안녕, 태은아.
부지런한 너의 엄마를 부러워하는 나는 해람이의 엄마란다.
난 너의 엄마를 본 적 없고, 너를 본 적도 없지만
같은 해에 아이를 낳고 같은 공간에 둥지를 틀었다는 이유로
우리는 서로의 나이듦과 자라남을 지켜볼 수 있는 행운을 가지게 되었단다.
덕분에 너에게 편지를 쓸 기회도 생겼고.
너의 엄마가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은 별싸라기처럼 많겠지만,
멀리서 엄마의 글을 통해 바라보는 아줌마로선 무슨 말을 해줄 수 있을까 조심스럽구나.
다만 내가 나의 딸에게 가장 오롯하게 바라는 소망을 다시 되뇌일뿐이다.
용감한 사람이 되어라.
이 세상 온갖 빛깔의 기쁨과 고통과 슬픔과 희망을 내 몫으로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이 용기다.
하지만 너 하나가 받아들인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면 있는 힘껏 부딛쳐라.
그 또한 용기이다.
부딪치고 부딪치고 또 부딪쳐도 깨지지 않는 벽이 있다고 해도 좌절하지 마라.
너가 낸 작은 흠집이 먼 훗날 일파만파가 될 것이라고 믿고 낙관하라.
그렇게 용기를 내라.
이것이 바로, 역시 딸을 가진 엄마로서, 여자로서, 너에게 주는 축원이고 바람이란다.
하지만 아무리 용감한 사람이라도 용감해지기 위한 시간이 필요한 법이지.
그 시간 속엔 너의 엄마와 아빠가 있을테니 넌 이미 행복한 아이고,
행복한 아이의 돌에는 사랑과 기쁨이 충만할 거야.
미리 축하해. 너의 한 살 생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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