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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ㅣ 새싹동화 1
고정욱 글, 박은영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07년 8월
평점 :
가끔 누군가의 발을 밟을 때 너무 미안해서 차마 미안하다 말을 못할 때가 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때도 그렇다. 너무 고마운데 쑥스러워서 고맙다는 말을 못할 때가 있다.
그게 가족이라면 더욱 그렇다.
늘 몸도 안좋으신데 무겁게 짐을 싸 들고 오시는 어머니 아버지께 나나 고맙다는 인사조차 제대로 못한다. 기대에 모미치게 지내서 미안하다고 잘해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그말도 못한다.
나처럼 평범한 사람도 그럴진대
남들은 안해도 되는 일에 반드시 도움을 받아야만 하고 그래서 일일이 고마워해야 하는 장애인들은 어떨까
사실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일인데 이 동화로 인해 아 정말 그렇겠구나 싶었다.
도와줘서 고맙고 친하게 지내주어서 고맙고 곁에 있어주어서 고맙고
그렇게 고마운건데
지영이는 자신을 힘들게 학교에 보내주는 할아버지가 오히려 짜증이 나고 싫었다.
왜 고미워해야 하는지 알면서도 그래야하는 자신이 싫었을 것이다.
그맘이 까칠까칠 내 살결에 와 닿아서 맘이 참 그랬다.
어릴때 아이를 업고 등교를 시키는 어머니를 본적이 있었다,
그때는 그냥 그러려니 했었는데 아이엄마가 되고 보니 그 일은 보통일이 아니다.
아직 아이가 걷지 못해 아기띠를 해서 안고 다니는 요즘 아이 몸무게가 10킬로도 안되는데 절절매고 커다란 유모차를 끌고 다니다 차라도 오면 피힐까 골목길 접어들때 사람들과 차 살피려 절절매고 그러면서 휠체어를 끌고 다니는 장애인들 생각은 못했다.
하지만 나역시 내 아이가 지영이 같다면 할아버지 못지 않은 괴력을 발휘할 거라 생각한다.
못할 게 뭐 있을까
내 아이가 아픈데 내 아이에게 필요한데 내 아이가 공부를 해야하는데 그게 엄마의 마음 부모의 마음이다.
아이는 그것을 모르거나 혹 알아도 싫어할 수 있지만 묵묵히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을 동화에서 볼 수있어 좋았다.
할아버지가 쓰러지고 유서가 나 올때 나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는 게 아닐까 싶었는데 그게 아니라 정말 다행이었다,
안도의 숨이 저절로 쉬어졌다.
작가의 경험담이 섞여진듯한 이 동화는 어른이 된 나도 잘 모르고 생각 못했던 부분이 다뤄져서
많은 아이들이 읽어서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좀더 넓혔으면 한다.
그리고 그렇게 힘들게 공부를 하는 장애아동에게 좀더 많은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