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태은이랑 코엑스에서 하는 캐릭터 박람회에 갔다.
수민엄마랑 가고 싶었지만 시간이 안되었고 내년에 가자니 꼭 가고 싶어 하는 수없이 박람회 마지막 날 사람이 많이 붐비는 날에 가게 되었다.
코엑스몰에서 유모차를 빌리는데 유모차가 다 나가고 없다고 했다.
언제쯤 들어올까요 하니 모른다 해서 그냥 가려는데 멀리서 반납하러 오는 사람이 보였다 얼른 다시  유모차 대여하는데로 갔지만 이미 여러 사람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대여를 해 주는 사람이 나를 먼저 해주려고 했는데 기다리던 사람이 화를 냈다. 기다리지 않고 갔잖냐고.
난 싸우고 싶지도 안았고 싸우지 않더라도 나와 아이를 향해 못마땅한 얼굴을 짓게 하고 프지 않았다.
그 사람 말이 맞다.
더 오래 기다려야 하고 그래서 다리도 아프고 힘들지만 나는 기다리지 않고 일단 갔으니 맨 뒤로 가는게 맞다.
나는 얼굴에 철판을 쓰고 그냥 받을수도 있었지만 뒤로 물러서기로 했다.
기다리는 동안 태은이는 아기띠 속에서 지켜운듯 마구 몸을 움직였다.
대여해주는 직원 아가씨가 내게 말해따.
"왜 그러셨어요? 제가 먼저 대여해 드릴려고 했어요."
나는 더 많은 시간 유모차가 반납되기를 기다리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 꾹 참고 유모차를 받는게 나았을까? 아니면 뒤로 물러선 내가 잘한 일일까?
아이를 키우면서 요즘 내 원래의 성격과 좀더 악착같아지고 철면피가 되어야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갈등을 불러온다,
무엇이 태은이에게 옳은 일일지.
아이와 함께 하면 모든 것이 경쟁이 붙었다,
유모차 뿐아니라 하다못해 엘리베이터를 타는 일도.
모두 악착같아야 한다.
우여곡절끝에 들어간 캐릭터 박람회에는 우선 입이 딱 벌어졌다.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다니고 있어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곧 익숙해졌다.
아이를 데리고 이곳저곳에서 사진을 찍어주며 구경을 했다.
딸기 코너는 너무 이뻤지만 유모차를 끌고 구경하기가 너무 힏들었다.
태은이는 점점 뚱한 표정을 하더니 이내 잠이 들었다.
나는 잠든 아이를 데리고 사진 찍기에 바빴다.
하지만  자꾸 여러 생각이 내 걸음을 문득문득 멈추게 했다.
좀더 많은 곳을 보여주고 느끼게 해주고 감각적인 아이로 키워야지. 감각과 열정을 가진 태은이로 키워야지 하는 내맘
그런 내맘이 욕심이 되어 태은이를 피곤하게 하는 건 아닐까.
엄마는 용감하다.
태은이가 없을때는 낯선이와 이야기하는 것도 달가워하지 않았는데 과감히 유모차에서 아이를 아아들고 사진찍어 달라기를 부탁한다.
여기에도 경쟁은 붙는다.
줄을 선다지만 때론 줄이 삐둘어져서 체면차리다가는 캐릭터나 포토존에서 사진한번 찍으려면 한참 기다려야 한다.
늘 그런데서는 밀리던 나인데. 오늘도 꽤 많이 밀렸다.
그래도 라스카별에서 온 뮤 캐릭터 포토존에서는 태은이를 깨워 사진을 찍어주니 사람들이 모두 인형같다고 칭찬을 하고 같이 사진 찍고파 하는이도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꼭 사진을 올려달라고 캐릭터 담당자가 명함까지 쥐어준다.
태은아 네가 엄마를 참 기쁘게 하는구나.
바람회 시간이 거의 끝나갈 즈음 놀이공간인 볼풀장을 보았다 
볼풀은 그래도 좀 큰 아이들이 하는 곳인데 태은이를 유모차에서 내려 앉혀보았다.
오 너무나 좋아라 한다.
몸이 밑으로 쑥쑥 빠지는데도 하나도 안 무서운가 보다.
볼풀하나 집어드고 안 놓으려고 억지로 떼어놓았다.
집에서는 볼풀을 사주어도 저렇게 많이는 힘든데 하며 아쉬운 맘이 들었다.
더 오래 놀면 좋겠지만 폐장시간이 다 되었다.
사진도 많이 찍고 많은 것을 보고 온 즐거운 시간이었다.
나는 힘들었지만 그래도 하나도 힘든 것같지 않았다.
내년에는 좀더 계획을 짜서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가장 큰 희소식 중 하나는 태은이가 말을 한다는 것이다.
그래보았자 엄마라는 말인데 아주 또렷하게 이야기한다. 엄마라고
울때. 자다가 일어났을때 배가 고플때 이유식을 먹일떄
처음에는 엠마, 엄마마마, 맘마 이렇게 하다가 아주 정확히 엄마라고 한다.
지난 금요일인 7월 27일부터 하기 시작해서 점점 하루에 하는 횟수가 늘기 시작한다.
태은이에게 더 많은 수다를 떨어주고 책을 더 많이 읽어주었어야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많이 미안하다.
그래도 채 7개월이 되기전에  엄마를 부르는 태은이.
태은아 엄마를 불러주어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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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07-30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엄마'하고 부를 때 엄마들은 환희를 느끼지 않을까요. 사람 많은 데 다녀오느라 고생하셨어요. ^^

hnine 2007-07-30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이 유모차에 태우고 수원에서 코엑스 수족관까지 다녀오고나선 완전히 뻗었던 때가 엊그제 같습니다. 그아이가 벌써 내일모레 초등학생이 되고. 태은이 촐생 소식 들은게 엊그제 같습니다. 벌써 말을 시작했다고요. 하늘바람님, 저도 아이 키우며 많이 했던 생각들이랍니다. 그래서 아이 키우며 나에 대해 돌아볼 기회가 더 많이 생긴다고 하는 것 같아요.
태은이는 정말 예뻐요.

하늘바람 2007-07-31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제가 콧바람이 들어서 어디든 가고 프더라고요
에이치나인님 수원서는 정말 힘들지요. 정말 그런 것같아요
아이가 제 자신을 더 많이 관찰하게 만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