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도 저물어가는 이 즈음 12월 마지막으로 구매한 책 소개. 12월에 관심 있는 책이 우르르 쏟아져서 읽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마음은 급하고 급하다 급해.
신간
윌리엄 트레버, <밀회>
트레버가 다시 단편집으로 돌아왔다. 제목은 <밀회>, 아아, 제목부터 설렌다! ‘밀회’라는 제목에서 불륜을 떠올릴 수 있는데, 아직 읽지는 않았지만 이 작품은 불륜을 다룬 것 같다. 이 책에 수록된 이야기들은 대부분 ‘사랑’ 그것도 ‘사랑의 잔재들’이라고. 책에 실린 열두 편의 소설 속 인물들은 사랑이 삶에 남기고 간 안타깝고 슬픈 비밀들을 조심스레 털어놓는다고. 트레버의 문장으로 또 얼마나 심금을 울릴지 기대된다.
카렐 차페크, <평범한 인생>
차페크의 ‘철학 3부작’ 중 그토록 재출간되기를 바랐던 <평범한 인생>이 나왔다. 죽음 앞에서 자신의 ‘평범한 인생’을 돌아보며 새로운 ‘자신들’과 조우하게 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 <호르두발>, <별똥별>도 열린책들에서 이참에 다 재출간하면 참 좋겠다. 이 책 어여 읽고 싶은데 지금 읽고 있는 책이 빨리 안 끝나네.
에드위지 당티카, <안에 있는 모든 것>
처음 읽는 작가이다. 아이티계 미국인 소설가이자 단편소설의 대가로 불리는 에드위지 당티카는 1969년 아이티 포르토프랭스에서 태어나 열두 살에 미국 뉴욕으로 이주. 단편집 <크릭? 크랙!Krik? Krak!>(1996)이 전미도서상 최종후보에 올랐으며 장편 <뼈들의 농사The Farming of Bones>(1998)로 미국도서상을 수상한 전력이 있다. 이 단편집에는 다양한 사랑과 이별 이야기가 등장한다. 몇 구절 읽었는데 완전 내 취향이다. <안에 있는 모든 것>은 이미 대가의 반열에 오른 당티카의 작품 중에서도 “최고로 꼽힐 아름다운 단편집”이자 “품질 보증 마크” 같은 책이라고.
오가와 요코, <은밀한 결정>
<박사가 사랑한 수식>으로 유명한 오가와 요코의 장편소설. 2019년 ‘The Memory Police’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영문판을 시작으로 프랑스, 독일, 브라질, 러시아 등 28개국에 번역되며 25년 만에 다시금 재조명 받고 있는 작품. 영미권에서는 전미도서상 번역 부문과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며 화제로 떠올랐다. 특히 영미권에서는 “오웰의 <1984>, 브래드버리의 <화씨 451>,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을 연상시키면서도 독자적인 목소리와 힘을 지닌 작품”(타임), “분위기 있는 공포로 가득찬, 잊을 수 없는 문학적 스릴러”(시카고 트리뷴)라는 호평을 받았다고.
그레이엄 그린, <사랑의 종말>
그레이엄 그린 신간이다. 게다가 제목도 <사랑의 종말 The End of the Affair>이야! 어머 이건 닥치고 사야 해. 리뷰가 속속 올라오고 있는데, 스포일러 당할까봐 실눈 뜨고 보고 있다. 언능 이 책을 읽어야 하는데 읽을 책이 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최승자,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
아아, 이 책 소식을 듣고 얼마나 반갑고 놀라웠던가. 새로운 작품집은 아니고 최승자 시인의 첫 산문집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를 다시 펴낸 책이다. 1989년 처음 출간된 지 32년 만. 그래도 3부에 걸쳐 25편의 산문을 엮었던 기존 책에 1995년부터 2013년까지 쓰인 산문을 4부로 더해 증보한 개정판이라는 점에서 반갑다. 이 책과 함께 난다에서 최승자 시인의 또 다른 산문집 <어떤 나무들은>도 재출간 예정이라고 한다. 난 이 책 갖고 있지만 재출간 버전도 또 살 듯. 예약 출간이라 책은 아직 받지 못했다.
참, 여러분 이 책 사면 주는 난다 10주년 기획전 굿즈- ‘일러스트 탁상 달력’하고 ‘2022 난다 다이어리’ 빨강 기대 이상으로 좋습니다. 참고하세요.
크리스티앙 보뱅, <환희의 인간>
<작은 파티 드레스>에 이어 이 사람 산문집이 계속 출간되는데 한 번 읽어볼까 싶어졌다. 프랑스가 사랑하는 시인이자 에세이스트, 크리스티앙 보뱅의 에세이. 일상의 소소한 풍경 속 마주하는 기적과 예술과 예술가, 책과 꽃, 상징적인 인물, 환상, 그리워하는 여인에게 보내는 편지 등 서문을 포함한 열일곱 개의 짧은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고. 이 책 읽고 좋으면 국내 출간된 그의 다른 작품도 모두 읽어 볼 예정.
토베 얀손, <페어플레이>
무민의 작가로만 알려진 토베 얀손의 소설이 속속 민음사에서 출간되고 있다. <페어플레이>와 <정직한 사기꾼> 두 권이 나란히 출시되었는데, 이 책을 구매할 시점에 <정직한 사기꾼>은 배송을 며칠 뒤에나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일단 <페어플레이>만 구매. 짧아서 금방 다 읽었다. 어떻게 보면 토베 얀손의 자전적 이야기로도 볼 수 있는데 작품 속에 연인이자 예술적 반려인이었던 ‘툴리키 피에틸레’와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듯하다. 두 노년 여성의 창작과 일, 사랑, 우정의 이야기.
베르톨트 브레히트, <채신없는 할머니>
희곡으로 널리 알려진 브레히트의 단편집이 나왔다. 안 살 수 없지.
김초엽, <행성어 서점>
“손이 가요 손이 가. 김초엽에 손이 가요~ 자꾸 자꾸 손이 가~”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 좋았나 보다. 김초엽 소설은 계속 읽어보고 싶어졌다. 창작력도 대단한지 작품집이 계속 쏟아지는데, 먼저 이 짧은 스토리가 실린 책을 읽어 보았다. 다음과 같은 100자평 남겨서 다부장님한테 폭풍 칭찬 들었다. 낯선 이야기 같지만 결국 그 안에는 김초엽표 ˝다른 미각을 가진 거주자들에게 더 환대를 베풀 수 있는 행성이 된다면˝(206쪽) ˝인류는 더 이상 우주의 외로운 먼지 조각들이 아니에요.˝(149쪽)가 담겨 있다.
프랑수아즈 사강, <신기한 구름>
사강 작품도 최근에 신간이 두 권 출간되었다. <마음의 심연>과 이 책 <신기한 구름>. <신기한 구름>은 사강이 다섯 번째로 발표한 소설로 그 어떤 작품보다 ‘사강적(saganisée)’이라는 평을 받았다.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주인공 ‘조제’가 좋아해서 스스로 ‘조제’라 불리기 원했던 그 인물, ‘조제’가 등장한다. ‘조제’는 사강의 세 번째 소설 <한 달 후, 일 년 후>에 등장했기도. 다부장님은 사강 잘 못 읽겠다고 하던데, 난 사강 작품 나오는 족족 읽는 것을 보면.... 국밥 두 그릇 먹는 부장님과 잠자냥 소녀의 취향 차이? ㅋㅋ
펠럼 그렌빌 우드하우스, <펠럼 그렌빌 우드하우스- 편집자는 후회한다 외 38편>
장바구니에 계속 담아두고 중고로 나오길 기다리던 책, 그냥 새 책으로 구매. 저어기 예스24 적립금으로 샀다. 얼마나 두꺼운지 진정한 벽돌 책이다! 현대문학세계단편선에서 지금까지 그레이엄 그린과 카프카가 가장 두껍다고 생각했는데 그 책들 저리 가라임. ‘우아하면서도 재치 넘치는 글로 오늘날 영국 유머의 표상이 된 P. G. 우드하우스’의 대표작만 엄선.
루이스 부뉴엘, <루이스 부뉴엘- 마지막 숨결>
을유에서 나오는 ‘현대예술의 거장’ 시리즈 좋아한다. 다 사고 싶지만 책 값이 만만치 않아서 침만 흘리고 있는데, 루이스 부뉴엘은 당장 구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감독 중 하나. 이 책은 루이스 부뉴엘이 “어떤 기록이나 어떤 책의 도움도 받지 않고” 오직 기억에 의존해 써 내려간 반半자서전으로, 그의 영화처럼 진솔한 자기 고백, 통쾌한 유머가 가득하다고. 아아, 이 책도 빨랑 읽고 싶어!
에밀 졸라, <집구석들>
올해 에밀 졸라 책 여러 권이 나오고 있다. <집구석들>도 그중 하나. 퀴즈 맞힌 다부장님께 선물하고 나도 샀다. 요즘 읽고 있는 책.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기대보다는 재미가 없다. 너무 막장만 계속되니까 좀 질리는 느낌. 이 책을 얼른 끝내야지, 저 위에 재미난 책들을 읽을 텐데 진도가 안 나가네 안 나가. 현재 9장 읽을 차례..... 오늘 내일 끝내고 싶다.
시몬 베유, <중력과 은총>
문지에서 시몬 베유의 <중력과 은총>이 새로 출간되었다(윤진 번역). <중력과 은총>은 아주 예전에 읽었는데 무슨 말인지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와중에도 좋았던 기억은 난다. 윤진 번역의 이 책으로 다시 읽어보고 싶다. 최근 시몬 베유 작품이 속속 출간되는 것도 반갑다. 참 이 책은 퀴즈 대회 1등한 vita 님께 고심 끝에 선물한 책인데, 요즘 즐겁게 읽고 계시는 듯. 흡족하다.
중고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7- 소돔과 고모라 1>
차곡차곡 중고로 모으고 있는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드디어 7권까지 구매. 중고로 전 권 다 모으면 그때부터 읽기 시작해야지! ㅋㅋㅋㅋ
밀레나 아구스, <달나라에 사는 여인>
관심 있어서 보관함에 담아뒀던 책인데 중고로 나와서 냉큼 구매. 중고로 구매한 게 미안할 정도로 좋았다. ‘마음에 돌을 품고 살았던 여인들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리뷰 남김.
메릴린 로빈슨, <하우스키핑>
언젠가 폴스타프 님 리뷰 읽고 보관함에 담아뒀던 책. 메릴린 로빈슨 작품은 읽어 본 적이 없다. 이 책으로 시작해야지. 2005년 <타임>지가 선정한 100대 영문 소설 중 하나이기도 하다. “빛과 공기와 물처럼 날카롭고 투명한 언어로 들려주는 이야기가 뇌리를 떠나지 않는 꿈처럼 여겨지는 작품”이라고.
자, 올해는 책 더 이상 구매하지 않고 이 책들을 읽겠다! 그나저나 여러분, 12월 굿즈로 주는 피너츠 피규어 독서등 이것도 기대 이상으로 좋습니다. 업무에 다들 참고하세요. ㅋㅋ
아직 도착하지 않은 최승자 시인 산문집과 선물한 책 등을 합하면 12월에도 이 상자를 조금 넘게 구매해버린 것 같다....; 음.
그나저나 그냥 넘어가면 왠지 섭섭한 우리 냥이들 사진- 12월의 픽!
11월 한 달 사춘기 소년 마냥 나를 애태우던 우리 둘째는 완벽하게 옛 모습으로 돌아와 폭풍 애교 발산 중. 근데 너 대체 왜 11월 한달 내내 나한테 삐쳤던 거야?? 그것은 영원히 미스터리로 남아.......
새로운 스크래쳐 선물 받고 기쁜 막내- 가리가리 월플러스, 태피토퍼 버티칼 플러스 스크래쳐 등을 주로 썼는데, 이 두 상품의 단점은 새 거 사면 기존에 쓰던 것을 분해해서 버리는 데 만만치 않은 집사의 노동력이 들어갔다는 점. 재활용 쓰레기 양도 엄청 많이 나온다(집사들은 무슨 소리인지 알 겁니다). 고민하던 차에 틀은 그대로 두고 스크래쳐만 리필할 수 있는 상품을 발견하고 심봤다를 외쳤다. 이 상품은 '제프리공방 고양이 원목 수직 스크래쳐'인데 원목이라 스크래쳐만 리필해 주면 된다!!!!! 스크래쳐도 매우 튼튼하고 무엇보다 저 원목 조립이 아주 쉽다. 공쟝쟝 같은 집사는 3초면 뚝딱일 듯. ㅋㅋㅋㅋㅋ 아무튼 집사도 냥이도 대만족.
어때요? 나 잘 긁죠? 씐나씐나~ 여러분 1월... 새해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