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한해 160권의 책을 읽었다. 상반기에 좋았던 책은 따로 페이퍼를 올렸기에(참조), 하반기에 다른 책들보다 좀 더 좋았던 책들을 올려본다. 7월부터 12월 사이 하반기에 읽은 책 목록 가운데 추리다 보니, 상반기(1~6월)에 읽은 책들에 비해 중량감이 좀 떨어지는 느낌이 든다. 그만큼 올 상반기에 좋았던 책을 많이 만났구나.



소설



1. 마르그리트 뒤라스, <태평양을 막는 제방>
뒤라스 작품을 그래도 이것저것 챙겨 읽었는데 이 작품을 읽기 까지는 100% 마음에 드는 작품은 없었다. 그 띄엄띄엄 쓴 듯한 문체도 내 취향은 아니었고. 그런데 이 뒤라스의 초기작이 내 마음을 확 붙잡을 줄이야. <연인>과 비슷한 내용이지만 <연인>보다는 사회비판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조제프와 그 여인의 이야기도 시간이 흐를수록 기억에서 선명해진다.




2. V.S 나이폴, <자유 국가에서>
이 책 다 읽은 무렵, 바빠서 리뷰를 안 남겼는데, 다시 읽고 리뷰를 남기고 싶은 작품. 나이폴이 이렇게 좋은 줄 몰랐네요? 최근에 재출간 된 <세계 속의 길>도 올해 꼭 읽어야지. 진정한 자유를 찾아 떠돌지만 어느 곳 하나 마음 편하게 온전히 속할 수 없는 이방인이자 영원한 방랑자들의 삶을 그린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3. 앨런 홀링허스트, <스파숄트 어페어>
내가 좋아하는 문체가 아닌데도 자꾸 읽게 되는 앨런 홀링허스트- 이 사람 문체 증말 신기하다. 허영&허세 잔뜩 낀 문장인데도 또 묘한 매력이 있어서 자꾸 읽게 된다. 게다가 대부분의 책이 왕창 두꺼운데 솔솔 읽힌다? 이 작품도 600쪽이 넘는데 단 이틀 동안 내리 읽을 정도로 흡인력 있다. 서로 관련 없을 듯한 이야기를 툭툭 던져서 하나로 모아 직조하는 솜씨나 걸신들린 듯 탐욕스럽게 쫓아가게 되는 아름다운 문장 등은 앨런 홀링허스트의 큰 장점이 아닐까. 덧붙여, 앨런 홀링허스트는 부디 <수영장 도서관>으로 시작하지 마시라능.




4. 애니 프루, <브로크백 마운틴>
예전에 영화로 유명했을 때는 오히려 거리 두고 안 읽던 작품. 이제야 읽고 감탄 또 감탄했다. <시핑 뉴스>보다 훨씬 좋았다. ‘영원한 서부’ 와이오밍 자연에서 살아가는 외롭고 거칠고 미쳤거나 미쳐버릴 것 같은 사람들의 인생을 관조적이면서도 섬세한 필치로 담고 있다. 애니 프루의 모든 단편을 읽어보고 싶다.




5. 카렐 차페크, <평범한 인생>
깊은 밤 어두운 방에서 스탠드 불 하나 켜고 소주 마시면서 읽으면 딱 참맛이 느껴질 그러 작품이다. 평범하게 살아가지만 마음속엔 나 이렇게 평범하게 죽지 않아! 오기도 욕망도 있고, 한때 남다른 꿈도 품어봤을, 그런 소소한 삶을 꾸려나가는 모든 이들을 위한 소설.




6. 서머싯 몸, <케이크와 맥주>
서머싯 몸의 작품은 일단 재미있다. 이 작품도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그런데다가 여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로지’ 캐릭터가 신선(?)하다. 순간적인 쾌락과 사랑에 온몸을 던지는 로지 그녀와 영혼이라도 팔 기세로 불나방처럼 성공과 명성을 좇는 작가들의 모습이 묘하게 닮았으니, 누가 그녀에게 돌을 던지랴. 위트와 재치, 풍자, 애수까지 골고루 느껴지는 서머싯 몸의 필력.




7.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 <경계선>
장르 소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도 이 작품집에는 반했다. 북유럽 신화 속 존재인 트롤을 인간 중심의 현대사회로 가져와 젠더, 인종, 세상의 모든 편견을 깨뜨리는 이야기로 만든 <경계선>은 짧지만 정말 강렬하다. 그 밖에 다른 수록작들도 모두 하나 같이 우리 머릿속의 편견과 경계선을 지워버린다.




8. 엔도 슈사쿠, <사무라이>
세속적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이 종교를 만나고 그로 말미암아 마음의 갈등을 겪는 과정을 작품으로 담아내는 데 탁월한 솜씨를 보이는 엔도 슈사쿠. 올해 읽은 그레이엄 그린의 작품(<브라이턴 록>, <사랑의 종말>)도 그와 비슷한 세계관을 담고 있다. 그런데 나는 엔도 슈사쿠 쪽이 조금 더 좋다. 좀 더 차분하고 진솔하게 다가온달까.




9. 왕샤오보, <혁명 시대의 연애>
중국 소설인데, 중국 소설답지(?) 않아서 조금 뜻밖이었던 작품.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더 인상 깊어지는 신기한 작품. 중국 작품에서는 문화대혁명 시대를 논할 때 내편 VS 니편, 가해자와 피해자가 선명하게 나눠진다. 그런데 이 작품은 그렇지 않다. 니편도, 내편도 모호한 세상, 그 안에서 개인의 실존 문제를 질문한다. 중국 문학에서 이처럼 개인의 실존 문제에 천착한 작품도 드물지 않나 싶어지는데 그런 면에서 꽤 현대적 작품으로 느껴진다.




10. 라오서, <찻집>
위에 쓴 왕샤오보 <혁명 시대의 연애>와는 아주 상반되는 작품이랄까. 우리가 중국 작품에서 기대하게 되는, 또는 예상하게 되는 모든 것들이 담겨 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좀 식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평범한 내용과 평범한 삶이 때로는 가장 진솔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라오서의 <찻집>이 그렇다.



비소설



1. 캐럴라인 냅, <욕구들>
2021년 한해 알라딘에서는 캐럴라인 냅의 글이 꽤 사랑을 받은 것으로 기억한다. 나 또한 냅의 작품을 여럿 읽어봤지만 딱히 감흥을 느끼지 못하다가 이 작품에서는 아하, 오호라, 했던 기억이 난다. 거식증을 앓은 냅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여성들에게 당신의 욕망은 정당하다고 해방을 선사하는 과정은 눈부시고 명민하다. 무엇보다 이 책은 내게 국민 서평 대상을 안겨준 효자 책이라능.




2. 김소영, <어린이라는 세계>
이 책이 큰 사랑을 받을 때도 크게 관심이 없었다. 보관함에 담아두곤 나중에 한번 읽어보지 뭐~ 했다는. 어떤 이에게는 너무 쉽고 평범하고 나이브하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지만 바로 그 점에서 이 책의 탁월함이 드러난다. 누구나 어린이와 어린 시절을 글로 쓸 수는 있지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면서 그들을 대상화하지 않고, 그 세계를 하나의 세계로 온전하게 존중하면서 그리기는 쉽지 않다. 어린이뿐만이 아니라 이 세상 모든 약자들을 바라보는 관점을 달리해주는 책.




3. 서현숙, <소년을 읽다>
별 기대 없이 읽었는데 감동과 깨달음이 클 때, 그 책은 마음에 오래 남는다. <소년을 읽다>가 그랬다. 이 책의 소재도, 내용도 왠지 뻔해보이지만, 그 뻔함이 왜 그렇게 강렬하게 다가오던지. 이 책은 무엇보다 ‘책의 힘’을, ‘사람의 힘’을 세삼 일깨워준다는 점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4, 남보라, 박주희, 전혼잎, <중간착취의 지옥도>
한때 이런 종류의 책을 열심히 읽었던 터라 그래도 남보다는 조금 더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이처럼 참혹한 노동의 세계가 존재할 줄이야. ‘중간착취’라는 용어로 온갖 착취를 당하고 있는 파견용역 노동자의 지옥 같은 삶을 한국일보 기자들이 폭로하고 있다. 대다수가 노동자로 살아가면서도 또 다른 노동자들의 착취를 ‘능력주의’로 환원해 그 차별과 착취가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많은 한국인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




5, 존 오코넬, <데이비드 보위의 삶을 바꾼 100권의 책>
순전히 데이비드 보위 팬이라서 즐겁게 읽었다. 보위의 독서 목록을 보면 실로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런 책을 읽었기에 그런 음악과 예술이 가능했구나 싶어지기도 하고, 와 이런 책까지 읽었어? 놀라게 되는 목록도 있다. 보위가 직접 쓴 글들이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었을 텐데! 그게 좀 아쉽다는.



상/하반기 모두 합해서 2021년의 책 딱 열 권만 꼽았다!




1. 자우메 카브레, <나는 고백한다 1~3>
전율전율전율전율전율, 오, 신이시여 어찌하여 자우메 카브레를 이제야 알게 하셨나이까?!



2, 윌리엄 트레버, <펠리시아의 여정>
올해의 거짓말쟁이& 올해의 안타까운 소녀 그들의 숨막히는 숨바꼭질



3. 류드밀라 페트루셉스카야, <시간은 밤>
올해의 러시아 여성 작가



4. 아글라야 페터라니, <아이는 왜 폴렌타 속에서 끓는가>
올해의 발견. 작가는 왜 그토록 일찍 세상을 떠났는가.




5. 미시마 유키오, <봄눈>
영원한 애증의 대상 미시마 유키오. 그의 붓에는 문장의 신이 붙어 있는 게 틀림없구나.




6. 마르그리트 뒤라스, <태평양을 막는 제방>
올해의 재발견 마르그리트 뒤라스, 올해의 멋진 언니상을 조제프의 연인에게.




7. V.S. 나이폴, <자유 국가에서>
올해의 재발견22222 나이폴




8. 앨런 홀링허스트, <스파숄트 어페어>
새로운 애증의 대상 앨런 홀링허스트




9. 애니 프루, <브로크백 마운틴>
올해의 단편 대가 애니 프루.



10. 나딘 고디머, <거짓의 날들>
올해의 ‘나는 소망한다 재출간’


2021년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



자우메 카브레, <나는 고백한다>
말이 필요 없는 현대의 고전. 이 세상의 어떤 작가는 이런 작품을 쓰는구나! 읽으면서 좌절했지만 읽는 내내 즐거웠고 읽고 나서 감동했고, 10년 주기로 한 번씩 다시 읽어보고 싶은 작품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와와, 감탄하고, 전율했던 적이 얼마만이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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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2-01-03 13: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잠자냥 페이퍼 역시 명품이라능. 근데 원래 이런 말투 쓰셨냐능? ㅋㅋㅋ
자냥님과 골드문트님이 베오베로 꼽은 나는 고백한다!! 올해는 꼭 읽고 말겠다능. 이 말투 중독된다능🙄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잠자냥 2022-01-03 13:21   좋아요 5 | URL
가끔 썼다능! ㅋㅋ
나는 고백한다 꼭 읽어야한다능!
다른 책 안 읽어도 이 책은 죽기전에 읽으라능!!
괭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능~ㅋ

Falstaff 2022-01-03 13:1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오, 저도 모레, 수요일, 5일, 책 왕창 주문할 겁니다.
나이폴, 지둘려라! ㅋㅋㅋㅋ 홀링허스트는 좀 더 고민 좀 하고 돈 남으면 확실히 사줄게!
믿고 보는 책 리스트라니까요!

잠자냥 2022-01-03 13:22   좋아요 4 | URL
ㅋㅋㅋ 나이폴 추천입니다. 전 새로 (재)출간된 나이폴 <세계 속의 길> 주문할 겁니당
홀링허스트 <수영장 도서관>은 잊어주세요~ ㅎㅎㅎㅎ

Falstaff 2022-01-03 13:42   좋아요 2 | URL
여태까지 나이폴은 <도착의 수수께끼>가 제일 좋았는데 이번에도 기대해보겠습니다.
이 양반은 하여튼 인도인 후예로 태어난 트리니다드에서 공부 잘 해 영국으로 장학금 받아 떠나고, 이때 부터 세상 돌아다닌 이야기를 거의 빼놓지 않았는데 <세계속의 길>도 마찬가지거든요. 그래서 아직 읽지 않으셨으면 <도착의 수수께끼> 제가 읽은 나이폴로는 유일하게 길거리 헤매지 않고 한 군데 정착해서 쓴 작품을 권하고 싶습니다만. ㅎㅎㅎㅎ
<수영장 도서관>에서 식용유 콸콸 쏟아 붓는 건 읽어봤습니다.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1-03 14:11   좋아요 3 | URL
ㅋㅋㅋ글케 따지면 <자유 국가에서>도 좀 돌아다니면서 쓴 글인뎁쇼! ㅎㅎ
중.단편이 섞여 있으니 그 점도 유념해주시옵소서~
<도착의 수수께끼>도 찜입니다~

새파랑 2022-01-03 13: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이 가장 좋아하는 수영장 시리즈가 없네요? ^^ 저는 잠자냥님이 언급한 책중 딱 두권 읽었네요 ㅜㅜ.
그런데 아직 안읽고 가지고 있는 책은 다섯권 이라는 😅 잠자냥님의 좋았던 책은 다 담아야겠습니다~!!

잠자냥 2022-01-03 14:10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 아 이 사람아~ 수영장은 아니라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
새파랑 님은 금방 다 읽으실 것으로 아뢰오~

얄라알라 2022-01-03 16:42   좋아요 1 | URL
ㅋㅋ저도 수영장 1권은 읽은 사람입니다.잉? 하면서.^^

잠자냥 2022-01-03 17:00   좋아요 3 | URL
아아아니, 북사랑 님 그 난이도 높은 책을;; ㅋㅋㅋㅋㅋㅋㅋㅋ (‘도서관‘이라는 말이 들어가서 읽으신 거 아닙니까?ㅋㅋㅋㅋ)

미미 2022-01-03 13: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 책 구매전에 올려주셔서 감사해요ㅎㅎㅎ 역시또 덧붙여진 설명에 홀딱 넘어갔습니다~♡ 장바구니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시급해졌어요. 작년에 사 두었던 책이 좀 있어서 다행입니다.

잠자냥 2022-01-03 14:12   좋아요 4 | URL
ㅋㅋ 구매 전에 이런 글 올리면 돌 맞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미미님 올해는 책 구매 0.0001% 가는 겁니까! ㅎㅎㅎ

햇살과함께 2022-01-03 13:5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러시면 안돼요!! 나는 고백한다 너무 기대커서 실망할까 봐 걱정되서 못읽겠어요:; ㅎㅎ

잠자냥 2022-01-03 14:12   좋아요 3 | URL
ㅋㅋ <나는 고백한다>는 실망할 리 없는 책입니다.... (아니야 그만해야지겠어요; 정말 기대가 넘넘 커서 실망하실라 ㅋㅋㅋ)

Falstaff 2022-01-03 14:40   좋아요 3 | URL
저는 (자기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읽었다는 단서를 달긴 했습니다만) <나는 고백한다> 별로였다, 라는 감상을 봤습니다. ㅋㅋㅋㅋ
이야기가 좀 복잡하게 헝클어져 있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독서력이 짧은 독자도 아니었는데 말입죠.

햇살과함께 2022-01-03 16:35   좋아요 1 | URL
ㅋㅋㅋ 골드문트님이 애쓰시니 기대감을 낮추겠습니다

coolcat329 2022-01-03 14: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역시 잠자냥님도 <나는 고백한다>로군요!
이중에 딱 한 권 읽었네요.

잠자냥 2022-01-03 14:21   좋아요 3 | URL
쿨캣 님도 어여 <나의 고백한다>로 들어오세요~~

다락방 2022-01-03 14:5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으하하 이제나저제나 기다리던 페이퍼네요.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게다가 기쁜 것은 제가 이미 잠자냥 님의 그간 페이퍼나 리뷰를 읽으면서 슝슝 장바구니에 넣고 바로 구매한 적이 많았기 때문에, 잠자냥 님의 이 리스트에 제가 가진 책이 제법 많다는거죠. (그게.. 기뻐할.. 일인가??)
2022년에도 열심히 읽고 써주세요. 제가 부지런히 쓸어 담겠습니다. (그래도 되는 일인가..??)

잠자냥 2022-01-03 15:30   좋아요 5 | URL
제가 이 페이퍼를 12월 31일에 호기롭게 올리려고 했으나.... 그날 퇴근 후 가족들과 과메기에 쐬주를 엄청 마시는 바람에 ㅋㅋㅋㅋ 결국 못 쓰고 휴일에는 제가 컴퓨터를 잘 켜지 않는 관계로 또 그냥 넘어가고 이렇게 1월 3일에 올렸습니다요.
그나저나 다부장님 올해도 많이 쓸어담고 많이 쓰세요. 저도 그렇게 하도록... 에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blanca 2022-01-03 15:3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저 앨런 홀링허스트 진짜 갈등이에요. <수영장 도서관> 작가 맞죠? 그렇게 문장이 고급진까요? 두꺼워서 취향 아닐까봐 시도 못하는 중. <나는 고백한다> 이거 안 읽으면 안 되는 분위기인 것 같은데요.^^;;;

잠자냥 2022-01-03 16:21   좋아요 4 | URL
ㅎㅎㅎ 그래서 <아름다움의 선>에 좋아요 누르셨군요?!
<수영장 도서관>은 앨런 홀링허스트 처음 읽는 작품으로는 비추입니다. 게이 섹스 묘사가 너무 노골적이어서 좀 힘들 수 있어요. <아름다움의 선>도 <스파숄트 어페어>보다는 좀 노골적인 부분이 있으므로 만일 앨런 홀링허스트 한번 읽어보고 싶으시다면 <스파숄트 어페어>로 시작하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문학 좋아하는 분이라면 한번쯤 시도해 볼만한 작가 같아요-
<나는 고백한다> 블랑카 님도 읽으면 빠져드실 거 같은데... ㅎㅎㅎ

페넬로페 2022-01-03 15:5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번엔 6권
권수로 치면 9권, 와우! 읽었어요 ㅎㅎ
작년에 열심히 따라 읽었어요.
올해도 고고^^
그나저나 저도 잠자냥님 좋아하시는 수영장 시리즈 읽고 싶네요~~

잠자냥 2022-01-03 16:25   좋아요 5 | URL
ㅋㅋㅋ 수영장 시리즈라니요! ㅋㅋㅋ
새파랑 님이 말씀하신 수영장 시리즈 중 <수영장 도서관>은 비추고요, <어듬 속에서 헤엄치기>는 한번쯤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제게는 별 다섯 작품이었습니다만, 다른 분들에게도 별 다섯일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요. ㅎㅎㅎ

꼬마요정 2022-01-03 16: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글보고 <시간은 밤> 샀는데 아직 못 읽었어요ㅠㅠ 근데 <나는 고백한다>도 담고 있어요ㅜㅠ 연말 연시에는 알라딘을 멀리 해야겠어요. 이렇게 결산을 하시니 전 눈이 돌아가서 ㅎㅎ

늘 좋은 책 좋은 글 고맙습니다. 역시 읽기만 해도 뭔가 지식인이 된 듯한 기분입니다. 열심히 읽을게요!! 늘 건강하시구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잠자냥 2022-01-03 16:58   좋아요 2 | URL
하하하, 연말연시에는 알라딘 멀리 해야겠다는 말씀에 크게 웃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여러 분들이 눈 돌아가게 하지요?!

아이고, 요렇게 따뜻한 말씀 감사합니다. 꼬마요정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얄라알라 2022-01-03 17: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잠자냥님, 제가 이미 요 포스팅에 알차게 달린 댓글들을 요리조리 읽어보았지 뭡니까? 평소 소설은 1달 1권도 잘 못 챙기는 제가, 당시 폴스타프님의 리뷰를 보고 일부러 읽은 책이 바로 <수영장도서관>으로서 ㅋㅋㅋㅋㅋ잠자냥님께서 ˝비추˝라고 하심 ㅋㅋㅋ새벽에 혼자 읽으면서 ‘잉? 나만 이해 못해?‘ 이랬답니다 ㅋㅋ

잠자냥 2022-01-03 21:51   좋아요 0 | URL
ㅋㅋㅋ 소설 가끔 읽는 분이 하필이면 그 작품을 읽었다니 애통하옵니다!

유부만두 2022-01-03 17: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추천해주신 ‘폴렌타’ 아주 흥미로웠어요. 세상은 넓고 제각각이구나, 다시 배웠고요.
기대가 컸던 ‘브로크백 마운틴’은 별로였어요. 그 부인의 터진 복장에 더 신경이 쓰였는지도 모르고 무방비 상태로 그들의 첫날밤 장면을 읽어서 그런지도 몰라요. 허업! 했다니까요. 하지만 그들이 가질 수도 있었던 다른 삶을 생각하면 맴이 짠합니다. 그 어려운 선택이 그 부인을, 부인들을 더 편하게 만들어주었을지도 모르는데요…
펠리시아의 여정, 정말 재미있게 또 감탄하면서 읽었어요. 추천에 감사합니다라능!!!

잠자냥 2022-01-03 21:54   좋아요 0 | URL
<폴렌타>는 저도 두고두고 생각이 나고요. ㅎㅎ <브로크백 마운틴>은 사실 그 표제작 말고도 다른 작품들도 빼어난 게 많아서 더 좋았더랍니다. 특히 거기 실린 단편 중에 와이오밍에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몇몇 여성 이야기도 참 인상 깊더라고요. ㅎㅎ

유부만두 2022-01-04 08:52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전 그 표제작 영화 대본 묶인 책을 읽었거든요. 단편집의 다른 이야기도 챙겨보겠습니다.

잠자냥 2022-01-04 09:23   좋아요 0 | URL
아, 영화 대본인 책을 읽으셨군요! <브로크백 마운틴> 자체도 영화 대본보다는 애니 프루의 단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영화 봤을 때는 그다지 감흥이 없었는데(특히 그 느닷없는 섹스신 ㅋㅋㅋ), 단편으로 읽고 나서 그제야 그 두 사람의 감정선이 더 제대로 잘 느껴졌거든요. 암튼 ‘브로크백 마운틴‘도 이안 감독 영화보다 애니 프루 단편이 훨씬 좋아요!

유부만두 2022-01-04 09:29   좋아요 1 | URL
단편이랑 대본 같이 실린거요. 소설이 훨 나았어요. 동감^^

mini74 2022-01-03 18: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이 좋아라. 이렇게 다시 지름신이 강림하고 ㅎㅎㅎ 막 담다간 거지꼴을 못 면한다지만 ㅎㅎ 겹치는 책들엔 왠지 자냥님과 통했다는 빈기움에 히죽히죽 바보같이 웃고있어요 ㅠㅠ

잠자냥 2022-01-03 21:55   좋아요 1 | URL
ㅋㅋㅋ 알라딘 개미지옥에서는 책 사고 거지꼴 되는 거 환영 받지요? ㅎㅎㅎ

책읽는나무 2022-01-03 21: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거대 지름신 중 한 사람은 바로 잠자냥님이라능~~
또 보관함 터질 뻔 했다능~~
조만간 보관함 기워줄 이 찾아야 한다능~ㅜㅜ

다락방님과 잠자냥님 덕에 완전 제가 많이 약한 부분인 외국소설분야....일단 책 제목 섭렵만 6 개월이란 시간을 쏟았습죠~
올리신 책들 일단 대부분 낯설지 않은 걸 보니 공부 한 보람이 있어요ㅋㅋㅋ
이젠 찾아서 읽기만 하면 되는뎅~~🤔🤔

잠자냥 2022-01-03 21:56   좋아요 3 | URL
제가 거듭 말씀드리지만 알라딘 보관함과 장바구니는 절대 터지지 않아요! 굿즈로 주는 실제 장바구니는 터지더랍니다만…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1-03 23: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흐아.. 여윽시… 책읽고 싶어지는 페이퍼다!!!!! 뜨아!!! 너무 너무 읽고 싶다!!!! 몸이ㅜ열개면 좋겠다!!!

잠자냥 2022-01-04 00:11   좋아요 2 | URL
어여 읽어~ ㅋㅋㅋ

mini74 2022-02-10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냥님 이 페이퍼 보고 거지될빤했습니다 ㅋㅋㅋ 책을 부르는 책이야기~ 자냥님 축하드려요
적립금을 과메기로 바꿔주면 좋을텐데요 그죠 ㅋㅋㅋ

잠자냥 2022-02-10 23:49   좋아요 1 | URL
푸하하 적립금만큼 과메기 먹기에는 넘 비릴 거 같아요! ㅋㅋㅋㅋ

독서괭 2022-02-10 23: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시 명품페이퍼라능. 당선됐다능!! 축하드린다능!!

잠자냥 2022-02-10 23:50   좋아요 1 | URL
고맙다능!!

얄라알라 2022-02-21 12: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경계선 도서관에 비어 있길래 신청했어요^^

잠자냥 2022-02-21 13:46   좋아요 0 | URL
네! 재미나게 읽으세요~
 
신기한 구름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북포레스트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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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만적인 사랑의 모습들. 이 책에 그려진 조제와 앨런의 관계를 지켜보노라면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철저하게 상처 받고 고독해지느니 고독하게 홀로 있는 인간이기를 택하고 싶어진다. 자기파괴적인 조제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광기 어린 집착을 보이는 앨런도 둘 다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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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1-03 07: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책 읽으려고 장바구니에 담아뒀는데 잠자냥님의 별 셋이군요 ㅋ 그런데 100자평이 너무 좋네요 ^^

잠자냥 2022-01-03 09:31   좋아요 2 | URL
이 책에 나오는 남녀 주인공들이 도무지 제 스타일이 아니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ㅎㅎㅎ 사강의 감각적 필치는 여전합니다.

미미 2022-01-03 07: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울한 분위기인가봐요? 잠자냥님이 이렇게 써주시니 어쩐지 더 궁금해요!!ㅎㅎ

잠자냥 2022-01-03 09:32   좋아요 2 | URL
밝은 분위기는 아니랍니다. ㅎㅎㅎ

책읽는나무 2022-01-03 08: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도서관에서 빌려 왔어요~얇아서요^^
그래서 100자 평을 읽고 흠🤔🤔 중입니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읽어야 겠군요!!

잠자냥 2022-01-03 09:32   좋아요 3 | URL
얇아서 금방 읽고 재미도 없는 편은 아니니 냉큼 읽어보시는 것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수이 2022-01-03 10: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중년에게는 좀 후달리는 사랑법이군요;;;;; 저도 도서관으로 고고씽 하겠습니다 ☺️

잠자냥 2022-01-03 10:43   좋아요 1 | URL
어우, 난 저들처럼은 못살겠더라고요; 어우... ㅋㅋㅋㅋ

다락방 2022-01-03 14: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개인적으로 광기 어린 집착.. 진짜 너무 싫어합니다. 광기 아니어도 집착 그냥 싫어하지만 그러나 집착은 그저 광기인 것을.. 여하튼 정말 끔찍합니다. 그냥 그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

잠자냥 2022-01-03 15:26   좋아요 1 | URL
어우, 이 작품 남주가 완전 집착남인데 여주가 그걸 또 잘 못 끊어내더라고요. 아휴... 피곤해;
 
찻집 - 茶館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90
라오서 지음, 오수경 옮김 / 민음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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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마지막 날 라오서의 <찻집>을 읽는다. 120쪽 남짓의 짧은 작품. 어젯밤 미처 다 읽지 못하고 잠들어 아침 출근길에 읽는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이곳이나 저곳이나 그때나 지금이나 소시민들 삶은 왜 이다지도 힘겨운가. 영하 10도 가까이의 이 추운 날에도 고단한 몸을 이끌고 여기저기 밥벌이를 위해 나서는 이들의 모습이 <찻집>의 인간군상과 별반 다르지 않다. 아, 그래도 오늘 이 땅의 사람들은 조금 나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랏일’에 대해서는 마음껏 말할 자유가 있지 않은가? 허나 라오서의 <찻집>속 유태찻집에는 찻집 곳곳에 이런 글귀가 붙어 있다. ‘나랏일은 이야기하지 맙시다’ 그것도 한두 해도 아니다 거의 50년 가까이 이 글귀는 찻집에서 떨어져 나갈 줄 모른다.

<찻집>은 1890년대 말부터 거의 50여 년간의 이야기를 다룬다. 청나라 끝 무렵, 무술정변 시기부터 중화민국 초기와 항일 전쟁 승리 이후 중요한 세 역사 시기를 배경으로 중국의 격변하는 역사 흐름과 그로 말미암아 피폐해지는 민중들의 삶을 그리고 있다. 이 책의 첫 시작 부분에는 등장인물들이 거의 4쪽 가까이에 소개되고 있다. 이렇게 많은 등장인물을 극이 진행되는 동안 잊거나 헷갈리지 않고 기억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는데 다행스럽게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유태찻집’ 주인이자 <찻집>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왕이발’을 비롯해 찻집 단골 송대인, 상대인, 아편쟁이 ‘당철취’, 중매쟁이 ‘유마’, 건달두목, 찻집 건물주 ‘진중의’, 환관 우두머리 ‘방태감’, 아편쟁이 ‘당철취’의 아들 ‘소철취’, 중매쟁이 ‘유마’의 아들 ‘소유마’ 등등 캐릭터가 생생하고 인물마다 개성이 강하게 드러나 금세 극에 몰입할 수 있다.  

제국 열강의 침략으로 (청)나라의 앞날이 풍전등화 같은 상황, 나라에서는 부국강병을 내세우며 개혁을 실시하지만 그마저도 실패로 돌아가고 북경의 소시민들의 삶은 전과 다름없이 흘러간다. 찻집에 모여 차를 마시면서 별것도 아닌 일로 말다툼을 벌이다 패싸움을 하기도 하고, 굶주림에 시달리는 가난한 농부는 딸을 팔려고 찻집을 기웃거리고, 환관인 방 태감은 가난한 농부의 딸을 사서 아내로 삼으려 하고, 그 중간에서 중매쟁이 ‘유마’는 잔뜩 이익을 챙기려고 한다. 2막과 3막의 배경도 여전히 찻집이다. 세월도 흐르고 찻집을 오가는 인간군상도 조금씩 달라지지만 격변하는 세상에 비해 그 찻집을 찾아오는 이들의 삶은 몇몇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나아질 줄 모른다. 특히 세월이 흐를수록 유태찻집은 나날이 형편이 나빠지기만 한다.

왕이발은 자기 찻집을 시대에 맞게 ‘개량’하면 좀 더 나아지리라 생각하며 애를 쓰지만 그것은 그저 그의 소망일이다. 군벌 전쟁 속에서 찻집은 점점 기울어 가고 찻집을 찾아오는 이들은 예전에 비해 도덕적으로도 타락해 인신매매를 일삼거나 탈영병 둘이 한 여자를 아내로 삼으려는 수작도 거리낌 없이 의논한다. 그런 와중에 3막에 이르러서는 국민당 세력과 결탁한 외세(미군) 세력까지 들어오면서 세상은 점점 자본주의의 모순까지 뒤엉켜 더욱 혼란스러워지고 찻집을 찾는 소시민들의 삶은 더욱 가열차게 나락으로 떨어진다. 그런 중에도 이 찻집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단 하나 ‘나랏일은 이야기하지 맙시다’란 구절이니, 정치색이 서로 달라 나랏일을 이야기하다 싸움이라도 날까 두려워서가 아니라, 섣불리 나랏일을 입에 담았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끌려가 목숨을 잃는 이들이 50년 내내, 제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계속 있어왔다는 것을 보여주는 바, 그 한마디가 중국 사회의 경직성을 이 한마디로 알 수 있다.


왕이발 : 난 평생 어린 백성으로 살았어요. 누구든 보면 예를 올리고, 절하고, 읍하고, 그저 애들이나 잘 커서, 얼지 않고 굶지 않고, 병 안 나고 살기를 바랐죠! 그런데, 일본 놈들이 있을 땐 둘째 녀석이 도망 다니느라, 마누라가 그렇게 아들 생각으로 애를 태우다 갔고! 어렵사리 일본 놈들이 물러가고 한숨 돌리나 했더니, 웬걸요? (쓸쓸히 웃는다.) 허허, 허허, 허허!
진중의 : 일본 놈들이 있을 땐 무슨 합작이니 하면서 내 공장을 먹어 치우더니, 우리 정부가 들어서자, 공장은 어느새 반동의 재산이 되었더군, 창고 속에 있던 그 많던 물건 다 없어졌지!
왕이발 : 개량, 난 그래도 늘 개량하느라 애썼어요. 남에게 처지지는 않으려고요. 차만 팔아 안 되겠기에 하숙도 쳐보고 하숙이 없어지자 평서도 시켜 보고, (<찻집>, 111쪽)


잘 먹고 잘 살려는 욕심이 있기에 어느 정도 장삿속도 있지만 그렇다고 자기보다 형편이 어려운 처지에 놓인 이웃을 냉정하고 외면하지도 못하는 왕이발은 열심히 살아가는 평범하고 선량한 인물이다. 그와 말이 잘 통하는 찻집 단골 송대인, 상대인도 비슷한 성품의 소유자들이다. 그런데 그들의 삶은 그들이 젊은 시절부터 거의 일흔에 이르기까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 그에 비해 환관이면서도 크게 위세를 부리는 방태감이나 아편쟁이 당철취와 그의 아들, 중매쟁이와 그의 아들 등 도덕적으로 타락하거나 그런 세력에 빌붙어 자기 몫을 챙기는 자들은 자자손손 떵떵거리며 살아가는 모습에서 독자는 인생의 모순과 비애감을 느끼게 된다. 특히 아편쟁이의 아들인 소철취가 ‘도교’ 사제로 교주에 오를 꿈을 꾸며 큰소리를 떵떵 치는 모습에서는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라는 말이 떠올라 씁쓸한 웃음이 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 작품이 마냥 우울하고 암담한 것은 아니다. 어려운 현실을 살아가는 인물들이지만 나름 그 삶을 웃어넘기려 애쓰고, 그러다 보니 극은 희비극적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그렇기에 이 작품이 그토록 오랜 세월 무대 위에 올라 서민들의 사랑을 받은 게 아닐까.   

라오서는 문화대혁명 시기에 반동분자로 몰려 홍위병들에게 끌려가 온갖 고초를 겪은 뒤 자살(타살 의혹도 있다)했다. 그의 삶을 들여다보노라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라오서가 만일 좀 더 오래 살아서, 아니 문화대혁명 시기 이후 중국이 아닌 다른 나라로 망명해 이 작품을 4막으로 늘려 문화대혁명 시기까지 다루었다면 어떤 작품이 나왔을까? 한결 더 비극적인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그때도 물론 유태찻집 곳곳에는 이 문장이 붙어있을 것이다. “나랏일은 이야기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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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2-31 16: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출판한 민음사세계문학 희곡이군요~! 리뷰를 보니 ‘나랏일은 이야기 하지 맙시다‘ 라는 문장이 무섭게 느껴지네요. 그러고 보니 표지도 좀 우울하고ㅎㅎ

하루만에 읽고 리뷰 뚝딱 쓰시다니 왠지 저녁 술(?) 약속 때문인거 같은 느낌 ^^

잠자냥 2022-01-01 01:58   좋아요 3 | URL
핫! ㅋㅋㅋ 맞습니다. 지금까지 술 마시다가 이제야 이 댓글 봅니다! ㅎㅎ

Falstaff 2021-12-31 17: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흠. 이름이 많이 나긴 했지만 사실 라오서는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별 다섯이라. 이거 점점 솔깃해집니다.

잠자냥 2022-01-01 01:59   좋아요 0 | URL
ㅎㅎ 폴스타프 님은 별 넷 예상해봅니다.

독서괭 2022-01-01 08:31   좋아요 0 | URL
엉?? 폴님 이름 바꾸셨어요? 아예 골드문트로?? ㅋㅋㅋ

Falstaff 2022-01-01 10:22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 벌써 몇 달 전에 제 집 문패에 2022년 부터 골드문트로 개명을 하겠노라 광고를 했었는데, 안 보신 모양입니다. 사실 골드문트가 늙으면 폴스타프처럼 될 거 같지 않으셔요? 그래 저도 아무 거리낌 없이 더 젊은 시절의 이름을 찾기로 한 겁니다.
물론 잠자냥 님을 비롯한 서재친구분들의 성원도 있었습지요.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1-01 11:19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해 아침부터 큰 웃음 준 그대 골드문트여, 복 많이 받게나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1-01 21:24   좋아요 0 | URL
아니, 골드문트 님! 이 되셨군요! 반갑습니다!

coolcat329 2021-12-31 18: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머! 작가 마지막이 ㅠㅠ 라오서 이름만 들어봤는데 이런 슬픈 사연이 있는줄 몰랐어요.

잠자냥 2022-01-01 02:00   좋아요 1 | URL
휴… 작가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생각하면 참…. 광기의 시대는 무섭습니다.

coolcat329 2022-01-01 14:57   좋아요 1 | URL
위화 <형제>인가...작가의 말 중에 이런 말이 나와요.
유럽이 400년 동안 겪은 변화를 중국은 40년 동안 겪었다는... 끔찍합니다ㅠㅠ

독서괭 2021-12-31 21: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랏일은 이야기하지 말라니.. 우리의 군부독재 시절 분위기가 50년 내내 있었다는 거네요. 어휴 😣

잠자냥 2022-01-01 02:00   좋아요 1 | URL
제가 보기에 중국은 어쩌면 지금도 그런 거 같습니다.

mini74 2022-01-01 0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글 읽고나면 다 읽고싶어지고 막 다 가지고 싶어지는 ㅎㅎ 자냥님 새해가 시작됐습니다 새해 복 마니 받으세요 ~~

잠자냥 2022-01-01 02:02   좋아요 2 | URL
어이쿠 그런 말씀이야말로 가장 큰 칭찬아닌가요! ㅎㅎ 미니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사실 12월 31일 밤 11시 59분 전에 저도 그 올해의 책 페이퍼 쓰려고 했는데 술 취한 바람에 그만 ㅋㅋㅋㅋㅋ

행복한책읽기 2022-01-01 00: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히야. 역시 마지막날까지 긴 리뷰 올려주는 리뷰대왕 잠자냥님. 해피해피뉴이어~~~ 새해에도 남친이랑 냥이들이랑 행복한 삶 꾸려가시고, 플친들에겐 명품 리뷰 계속 쏘아주시와요.^^ 별 다섯이라 또 낚시질하고 갑니당^^

잠자냥 2022-01-01 02:05   좋아요 3 | URL
올해의 책 페이퍼를 쓰느냐 리뷰를 쓰느냐 고민하다가 아직 올해는 끝나지 않았다!! 리뷰를 쓰자 했는데 이제 새해네요! ㅎㅎ 책읽기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좋은 책 많이 만나는 한 해 되시길 기원합니다~~
 

아니 거참, 민망하네. 얼마 전 올해의 마지막 구매라고 거창하게 글 올리고 또 이런 글을 쓰네; 써;. 그래도 정말 올해의 마지막 구매입니다!

신간



라오서, <찻집>
루쉰(魯迅), 바진(巴金)과 함께 중국 3대 문호로 불리는 라오서의 희곡집이 나왔다. 다음 달에 사야지 장바구니에 담아뒀는데, 알라딘에서 자꾸 만료 예정 적립금 2천원 쓰라고 알림이 와서 그냥 이달에 샀다. <찻집>은 1958년 북경인민예술극원의 초연 이래 2021년 현재까지 무려 700회 넘게 무대에 오른 명실상부 현대 중국을 대표하는 희곡으로 북경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 중국 근대를 살아간 북경 서민들의 애환이 담겨 있다.




코스톨라니 데죄, <에데시 언너>
(나만의) 12월 깜짝 출간 작품 중 하나, 헝가리 작가 코스톨라니 데죄의 <에데시 언너>- 지만지 책 너무 비싸서(이 책도 정가 22,800원에 알라딘에서는 고작 5% 할인, 예스24는 무려 할인 없음!) 내년에 도서관 희망도서로 신청해서 읽으려고 보관함에만 담아뒀는데 아무래도 갖고 싶어서 구매. 인간이되 다른 인간으로 살았던 가정부 ‘언너’ 감옥이 “지금까지 자던 부엌에 비해 여러 가지가 다 더 좋았”을 정도로 인간적인 대접을 받지 못했던 그녀에게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을 그리며 20세기 초 헝가리의 가정부 실태를 고발한다. “양차 세계대전 사이에 나온 최고의 소설”이라는 평을 받기도. 같은 헝가리 작가인 서보 머그더 <도어>와 비교해 읽어도 흥미로울 것 같다.

*예스24에서는 지만지 책 할인 하지 않는데도 적립금 쓰느라 거기서 샀다(참고로 지만지 책은 교보 10%, 알라딘 5%, 예스24 0% 등등 할인율이 저마다 다르다!)




모리츠 지그몬드, <모리츠 단편집>
또 헝가리 작가이다. 코스톨라니 데죄와 더불어 헝가리를 대표하는 모리츠 지그몬드의 단편집이다. 1879년 헝가리 동부의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어려서부터 가난에 찌든 생활을 했고, 어린 시절에 겪은 이 비참한 삶은 그의 전 생애에 걸쳐 작품의 중요한 소재가 되었다. 이 책에는 헝가리 봉건주의 사회의 병폐와 모순, 고통받는 하층민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린 단편 10편이 실려 있다. 모리츠 지그몬드는 헝가리 최고 문학잡지<뉴거트>의 제1세대 작가들 가운에서도 특히 뛰어난 작가로 평가받으며, 그의 많은 작품이 현재 헝가리에서 필독서로 읽히고 있다.




막스 프리슈, <안도라>   
폴스타프 님이 사랑하는(?) 작가 막스 프리슈의 대표작 <안도라>, 이 작품도 폴스타프 님이 극찬했던 바, 오랫동안 보관함에 담았던 것을 드디어 구매했다. 막스 프리슈 작품은 솔직히 재미없어 보여서 선뜻 집어 들지 못했는데 이 작품으로 시작해 볼 생각. 희곡이라 짧은 것도 한몫했다. 한 젊은이가 동료 시민들에 의해서 유태인으로 오인을 받아 참혹한 죽임을 당한다. 그런데 그 후 그의 진짜 부모가 알려지면서 그가 유대인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지는데! 폴스타프 님께 땡쓰투(40원) 했어야 하거늘.... 이 책을 예스24에서 사는 바람에 못했네요;




시몬 베유, <중력과 은총>
문지에서 개정판이 새로 나왔다. 아주 예전에 구판으로 읽었을 때는 띄엄띄엄 읽어서 제대로 흡수하지 못한 느낌. 이제 다시 읽어볼 생각으로 구매. 프랑스의 철학교사이자 노동운동가, 사상가 시몬 베유의 대표작 <중력과 은총>은 ‘밑으로 끌어내리는 중력에 맡겨진 인간의 불행과 초자연의 빛인 은총을 통한 구원’이라는 기독교적인 주제에서 출발, 베유의 독특한 신학을 아포리즘적인 문장 속에 담고 있다. 그러나 꼭 종교적이지만은 않은 책. vita 님께 퀴즈 1등 상품으로 선물했는데 크게 만족하신 듯.




에릭 로메르, <여섯 개의 도덕 이야기>
프랑스 누벨바그 영화의 선구자 중 한 사람인 에릭 로메르의 영화를 좋아한다. 이 책에 실린 작품 중에서도 <모드 집에서의 하룻밤>은 인상 깊게 본 편. <녹색광선>도 좋아하는데, 유난히 예쁜 장정으로 알라딘 서재에서 사랑받는 출판사 ‘녹색광선’도 에릭 로메르의 이 영화 제목에서 따온 게 아닐까 추측 중. 영화감독으로 유명한 그이지만, 사실 에릭 로메르는 영화감독이기 이전에 문학 교사이자 작가였고, <카이에 뒤 시네마>의 편집장을 지내기도 했다. 이 책에는 영화 ‘도덕 이야기’ 연작의 실질적인 바탕이 된 여섯 개의 짧은 이야기가 실려 있다.





리처드 스캐리, <부릉부릉 자동차가 좋아>  / 프란체스카 페리, <꼬마 토끼야, 잘 잤니?>
크리스마스 조카 선물로 마련. 이제 15개월인 우리 쪼꼬미 조카가 아니 글쎄 중장비 자동차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자동차만 보면 눈이 돌아간다! 그래서 이 책을 샀는데 엄허나, 내가 봐도 재미있다?! 18개월인 또 다른 조카 줄 책 <꼬마 토끼야, 잘 잤니?>도 샀는데, 이 녀석은 토끼 인형 마니아인 데다가 책을 찢거나 씹어먹는 경향이 있어서 아예 헝겊책으로 샀다. 크리스마스 때 조카들 만났는데 한 녀석은 자동차에 폭 빠졌고 한 녀석은 토끼 인형한테 자꾸 이불 덮어주면서 자장자장~ 꺄 너무 귀여워. >_<  (참고로 중장비 좋아하는 녀석은 딸, 똑같은 토끼 인형만 5개나 있는 녀석은 아들이라는)


중고



실비 제르맹, <호박색 밤>
이 책이 벌써 중고로 나와서 재빠르게 구매. 마술적 리얼리즘으로 역사적 현실과 신화를 넘나들며, 수많은 전쟁의 길목에서 살아간 한 가문의 백년의 광기를 보여준 소설 <밤의 책>의 후편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올 여름에 <밤의 책> 읽다가 아, 이 책 이렇게 쉽게 읽으면 안 되겠구나 싶어서 일단 멈췄는데, 내년에는 <밤의 책>, <호박색의 밤> 두 편을 연달아 읽어야겠다.




모옌, <개구리>
중국 작가 작품을 많이 읽지 않았다. 사회주의나 문화혁명 등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은 뭐랄까 너무 예상 가능해 보여서 구미가 당기지 않았다(요즘 다이 허우잉 <사람아, 아 사람아!> 읽고 있었는데 내가 좀 싫어하는 부분-정치색, 가부장 색채 짙은-이 역시 걸려서 일단 내려놓았다... -_-;). 그런 까닭에 그 유명한 모옌도 여태 안 읽었는데, 이 작품부터 천천히 읽어볼 생각으로 구매.




토니 모리슨, <자비>
토니 모리슨이 2008년 발표한 작품으로 “토니 모리슨이 이전에 쓴 모든 소설의 원전 같은 책.”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17세기 말, 식민지 시대 아메리카 대륙을 배경으로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인종주의와 노예제도가 어떻게 뿌리내렸고, 또 그것이 인간, 특히 여성의 삶을 망가뜨리는지 추적하는 작품.




엘리자베스 클레그헌 개스켈, <남과 북>
720쪽의 엄청난(?) 분량인데도 왠지 엄청나게 재미날 거 같은 책. 19세기 영국 산업혁명 시기를 배경으로 남부의 토지 귀족과 북부의 신흥 공장지대 사람들, 자본가와 노동자들 사이의 갈등을 다각도로 조명한 작품. 폴스타프 님이 “개스켈은 당시에 이런 시선을 가질 수 있었을지 매우 궁금”했다고 말한 점에서 이 책을 읽어보기로 결정.




푸시킨, <대위의 딸>
읽어본 것 같은데 읽어보지 않은 작품 중 하나인 <대위의 딸> 창비 버전으로 읽어보겠삼.




로베르토 아를트, <7인의 미치광이>
1900년대 초반의 아르헨티나를 배경으로, 아르헨티나 사회의 모순과 갈등을 그린 작품. 이것도 폴스타프 님께 마음속으로 땡스투~





진짜 올해의 마지막 책탑 사진이에유~~~ 다른 때에 비해서 좀 소소(?)하쥬?




알라딘 채콴자들아~ 새해 복 많이 받아라냥~




내년에도 열심히 사고 읽고 쓰거라냥~ 특히 내 팬인 공쟝쟝 유튭 방송으로 대성하라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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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목련 2021-12-30 09:3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겨우 제목만 아는 책도 손에 꼽네요.
제가 모르는 책은 왜 이리 많을까요.
<찻집>이라는 제목 때문일까요. 제일 굼금하네요^^
앙증맞은 모자를 쓰고도 우아한 고양이라니!

잠자냥 2021-12-30 09:41   좋아요 4 | URL
맞아요! ㅎㅎ 모르는 책이 하루에도 얼마나 많이 쏟아지는지!
읽고 싶은 책은 많고, 시간은 한정되었고~ ㅎㅎ
알라딘 서재 이웃분들 마음이 모두 그렇겠지요?
자목련 님께 앙증맞은 모자쓴 우리 고양이들이 새해 인사 올립니다~ ˝새해 건강하세요!˝

다락방 2021-12-30 09:4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으하하 저 <남과북> 있어요. 오만년전에 영화로 먼저 보긴 했습니다. 갖춘지 한참된 책이에요. 무엇보다 헝겊책 담아갑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아가 조카 책을 물고 빨고 씹고 뜯고 찢어버려서.. 아하하하

잠자냥 2021-12-30 09:51   좋아요 4 | URL
네, <남과 북> 사려고 보다 보니, 다락방 님 페이퍼 똭~ 보이더라고요. ㅎㅎㅎ
저 헝겊책 시리즈 중에 ‘부릉부릉 자동차‘, ‘애앵애앵 소방차‘ 등등 움직이는 자동차 헝겊책 시리즈도 있거든요? 전 그것도 하나씩 사줬는데, 이 자동차들도 뒤에 줄 당기면 자동차가 부르르 거린달까? 암튼 그러는데, 15개월, 18개월 조카 둘다 그 줄 잡아당기면서 자동차가 부르릉 거리는 걸 좋아하더라고요? 참고하세요. ㅎㅎㅎㅎ

다락방 2021-12-30 10:03   좋아요 3 | URL
그러니까 저거 한 권 말고도 더 사야한단 말씀이시죠? (그렁그렁)

잠자냥 2021-12-30 10:06   좋아요 3 | URL
아니 꼭 더 사라는 건 아님; ㅋㅋㅋㅋ 잘 잤니 토끼야 말고 곰도 있어요. 조카가 곰 좋아하면 곰 추천 ㅋㅋㅋ

유부만두 2021-12-30 09:4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개구리!!! 재밌어요!
잠자냥님 보다 먼저 읽은 책이 있어서 감격하는 중입니다????????

잠자냥 2021-12-30 09:52   좋아요 3 | URL
어이쿠, 만두 님이 저보다 먼저 읽은 책 아주 많으세요!
<파워 오브 도그>는 1월에 살 예정입니다!

Falstaff 2021-12-30 09:5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제게 낚이셔서 우쭐하긴 하지만, 정말 책을 사셨다고 하니까 으이크, 하는 기분도 듭니다. ㅋㅋㅋㅋ 하여튼 귀신같이 좋은 책들만 고르시네. 저도 <찻집>은 보관함에 있습니다. <에데시 언너>에 혹했다가, 가격보고 기함을 해서, 정신차려, 정신차리자, 했습니다. 에데시 언너... 사람 이름 같네요. 서유럽 식으로 하자면 안나 에데시. <7인의 미치광이>는 분명 읽었는데 내용이 전혀 기억이 나고요. ㅎㅎㅎㅎ

잠자냥 2021-12-30 09:54   좋아요 4 | URL
ㅎㅎㅎ 제가 낚시질 가장 잘하는 분이 아마 폴스타프 님일걸요~ 한가지 아쉬운 것은 폴 님 리뷰 보고 사는 책들 중엔 이미 중고로 나온 책이 많아서리 중고 사다 보면 늘 땡스투를 못하네요. ㅎㅎㅎ <에데시 언너> 혹시라도 사신다면 교보에서! 10% 할인 받고 사세요! ㅎㅎㅎㅎ <7인의 미치광이> 폴 님이 페이퍼로 칭찬하셨던 기억납니다. ㅎㅎㅎㅎ

유부만두 2021-12-30 09:56   좋아요 4 | URL
에데시 언너, 를 에데시 언니로 읽었습니다. ^^ 저도 찜.

구단씨 2021-12-30 09:5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진짜 마지막! ㅎㅎㅎ
저의 보관함에 있는 책도 있고, 새롭게 알게 된 책도 있네요.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근데, 올해 아직 이틀 남았습니다만....
아직 시간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장식할 책을 구매할 시간이요. ^^

잠자냥 2021-12-30 10:07   좋아요 4 | URL
네 진짜 마지막이에요!ㅋㅋㅋㅋㅋㅋ
근데 정말 왜 올해는 아직 이틀이나 남아가지고 ㅋㅋㅋㅋ 책 사고 싶게 말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
마지막을 장식해 보라는 구단씨 님 말이 굉장히 유혹적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coolcat329 2021-12-30 09: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비싼 지만지책을 두 권이나 사셨군요~조카들 책 빼고 책들 수준이 높은거 같아요.
저는 <대위의 딸> 하나 읽었네요.
<7인의 미치광이> 저는 제목이 타란티노스러워 아무 정보없이 모르고 사둔 책입니다. ㅎ
개구리는 모던클래식으로 있구요.
실비 제르맹 책은 <숨겨진 삶> 읽어봤네요. 참 좋아서 그 책을 굉장히 좋아할거 같은 사람 줬어요. ☺

잠자냥 2021-12-30 10:09   좋아요 5 | URL
지만지책 정말 도서관 희망도서 대출 신청 예산이 끝났다는 바람에.... 내년 2월에나 또 주문할 수 있을 텐데 그걸 못 기다리고 샀습니다요.
<7인의 미치광이> 그러고 보니 정말 타란티노스럽네요!
실비 재르맹 <숨겨진 삶> 정말 좋죠? 저도 그 책 친구에게 선물했답니다. ㅎㅎ

coolcat329 2021-12-30 10:11   좋아요 5 | URL
오! <숨겨진 삶>은 선물하고 싶은 책인가봐요. 잠자냥님과 제 마음이 비슷했나보네요.🤗

페넬로페 2021-12-30 10:03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잠자냥의 냥이들에게~~
올해도 너희들의 그 귀엽고 예쁜 모습들에 힐링하고 끄아, 하고 환호했어♡♡♡
주객전도라고 너희들의 집사가 올려주는 책보다 이제 너희들에게 더 관심이 가고 좋아하게 되었구나~~
내년에도 건강하고
집사의 시아버지의 역할 잘 하기를 바란다.
내년에 영양제 하나 더 추가! 콜?
그리고 집사에게 전해주렴~~
책은 언젠가 꼭 읽겠다고!
안녕♡♡♡♡♡

잠자냥 2021-12-30 10:09   좋아요 6 | URL
ㅋㅋㅋㅋㅋㅋ 페넬로페 님 이 댓글 오늘 꼭 냥들 앞에 앉혀놓고 읽어줄게요! ㅋㅋㅋㅋㅋ

미미 2021-12-30 10: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녹색광선> 잠자냥님 추측이 맞을듯해요! 출판사 이름으로 쓸정도라니 궁금해요<호박색 밤>은 표지가 👍 일단 <밤의책>부터 담아갑니다ㅎㅎ

잠자냥 2021-12-30 10:56   좋아요 4 | URL
에릭 로메르 영화는 대부분 아주 심심한(?) 싱거운 연애 이야기입니다. ㅎㅎㅎ 프랑스 영화 특유의 대사빨과 지루함이 백미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실비 제르맹 작품 좋아요~ ㅎㅎㅎ

책읽는나무 2021-12-30 10:14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역시!! 아는 책이 없네요~그나마 몇몇 작가 이름을 안다는 것에만 위로 받고 싶어요ㅜㅜ
내년엔 또 얼마나 더 방대한 책의 세계로 인도하실지???? 후덜덜~~ㅋㅋㅋ
이젠 잠냥님네 냥이들은 받들어 모시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귀여워~ 하면 안될 것이고, 귀여우십니다!!! 해야할 듯한 저 카리스마 눈빛!!!
정말 시아버지 포쓰!!!ㅋㅋㅋ
시아버님들도 복 많이 받아 아프지 말고, 잠며느리 잘 챙겨주시길♡
잠집사님도 건강하시고, 사이좋은 친구가 좋은 친구!!! 합시다ㅋㅋㅋ

잠자냥 2021-12-30 10:57   좋아요 5 | URL
내년에도 열심히 읽고 좋은 책 소개하도록 애쓰겠습니다. 이상 잠며느리 올림 ㅋㅋㅋ

햇살과함께 2021-12-30 11:42   좋아요 4 | URL
저도 첨 들어보는 작가와 책에 좌절:;;하다가 리처드 스캐리 보고 급 반가움^^ 숨은 그림찾기 같은 재미가 있어 아이들 어릴때 시리즈 책 엄청 많이 봤네요~ 그리고 개구리 읽었다 ㅎㅎ 통큰 잠자냥님의 소소한(?) 책 구매와 귀여운 냥이 사진, 바쁠 땐 냥이 사진만, 내년에도 많이 올려주세요~

잠자냥 2021-12-30 11:53   좋아요 4 | URL
햇살과함께 님, ㅋㅋㅋㅋ 리처드 스캐리 책 재미나더라고요. 자동차가 그렇게 많은 줄은!
뭔가 <월리를 찾아라> 보는 재미랄까요? ㅎㅎㅎ
저도 곧 <개구리> 읽겠습니다!

책읽는나무 2021-12-30 12:23   좋아요 3 | URL
햇살님이 일깨워 주신 리처드 스캐리!!!!! 아..저도 저 책 알아요^^
시아버님 미모에 빠져 그 책 아는 척 한다는 걸 그새 까먹음!!!ㅋㅋㅋ
아까 토끼책 보면서 아~~울 여드름쟁이 딸들 어린 시절 장래희망이 토끼랑 생쥐였었는데 저 책이 더 빨리 나왔더라면 꿈을 더 키워줬을텐데....생각했었죠!!
근데 조카들 귀엽네요!!
성별 호불호가 넘 귀여워ㅋㅋㅋㅋ

새파랑 2021-12-30 10: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은 저렇게 사셔도 아직 적립금 남아있는거 아닌가요? ㅋ 창비 세계문학 중고책을 장바구니에 넣어두면 계속 품절되던데 잠자냥님이 의심됩니다 😅

아마 내일 또 구매하실듯~!!

잠자냥 2021-12-30 10:58   좋아요 5 | URL
ㅋㅋㅋ 저기 예스24엔 아직 남아있어요. 그래서 저 책들도 예스24에서 산 게 많네요.
아마 창비 중고책 냉큼 사가는 거 저 맞을 거예요. ㅎㅎㅎㅎ

다락방 2021-12-30 11:38   좋아요 4 | URL
아 빵터졌네요. 새파랑님이 창비 중고 장바구니에 넣어두면 잠자냥 님은 빛보다 빠르게 그걸 채가신다능.. ㅋㅋ

수이 2021-12-30 10:4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안살거야 안살거야 안살거야 다 안 산다고 하시고 진짜 올해의 마지막 책탑이야 올해의 마지막 책 구매야 제가 이 거짓말을 이번주 얼마나 많이 도처에서 들은 줄 아십니까?! 2022년도 곧입니다. 함께 해서 좋았어요 2021년. 잠자냥님 없는 알라딘은 더 이상 상상 불가입니다. 건강하게 2021년 마무리 잘 하시고 내년에도 만나요.

덧. 위에 새파랑님이 ˝아마 내일 또 구매하실듯~!!˝ 왜 이 말이 계속 귓가에 울려퍼질까요. (응?!)

잠자냥 2021-12-30 10:59   좋아요 4 | URL
안살거야안살거야안살거야 <- 알라딘 최고 유행어죠. ㅎㅎㅎㅎ
와우, 제가 없는 알라딘이 상상불가라니! 과찬입니다만 기분 좋습니다! ㅎㅎㅎ

아, 근데 정말 내일 또 사는 거 아닐까요;;; ㅜㅜ

수이 2021-12-30 11:06   좋아요 5 | URL
잠자냥님과 더불어 한명 머릿속에 떠오르는 인물이 있긴 한데........... 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12-30 11:51   좋아요 3 | URL
(그 한 끼에 두가지 메뉴 먹는 사람 말입니까?) *소곤소곤*

다락방 2021-12-31 14:39   좋아요 1 | URL
저 오늘 아침에 주문했어요. 정말 마지막이겠죠? 오늘은 12월 31일 이니까... (해맑..)

잠자냥 2021-12-31 14:45   좋아요 1 | URL
헉 다부장님 뭐야! 나도 살까....? ㅋㅋㅋㅋㅋ
전 사실 어제 1권 구매했.....; 선물용이긴 했지마는...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12-31 14:46   좋아요 2 | URL
저 어제도 샀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제 꺼 샀어요. 어제는 세 권 샀어요. 뭘 샀는지 기억도 안나요. 껄껄.

잠자냥 2021-12-31 14:46   좋아요 1 | URL
졋따... 역시 이길 수가 읎다. 산다락방

수이 2021-12-31 15:04   좋아요 1 | URL
🙄 결국 ㅋㅋㅋㅋㅋ

mini74 2021-12-30 13:3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제가 산 책과 읽은 책이 200권 정도 차이가 나서 뭐지? 했는데 제 조카들에게 상납한 책들이더군요 ㅎㅎ 연령별로 예쁜 책들이 어찌나 많은지. 특히 외국 팝업책아며 장난감 책들 ㅠㅠ 조카들이 좋아하면 달도 따주고 싶은 마음, 정작 제 아이는 너무 진을 빼서인지 좀 방임한 ㅎㅎ 자냥님 고양님들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며 ~~ 아고 넘 예뻐요 ㅎㅎ

잠자냥 2021-12-30 14:14   좋아요 3 | URL
와우! 조카들에게 그렇게 많은 책을 상납! 통 크신 미니 님!
외국 팝업책은 심지어 비싸잖아요? ㅎㅎ 조카들이 좋아하면 달은 못 따주는 대신 정말 주머니에서 돈이 술술 ㅋㅋㅋㅋ
즤집 고양이들 만수무강 기원 감사합니다! ㅎㅎ

mini74 2021-12-30 14:48   좋아요 2 | URL
저 친정조카만 8명이에요 ㅠㅠ 중1 겨울방학때 1호가 태어나기 시작해서 27살에 마지막 8호가 태어났어요 ㅎㅎㅎ 그래서 그렇습니다 ㅠㅠ 중 1때 그 하찮은 용돈들을 모아서 그림책을 사주고 그넘이 중학생되선 해리포터 줄 서서 사주고 ㅠㅠ 지금은 좀 징그러워요 ㅎㅎ

공쟝쟝 2021-12-30 18: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 둘째 모자썼네? 아픈건 좀 나았어? 근데 저거 모자... 어케쓰는 거야? 악독한 자냥 며느리가 혹시 풀로 바른거야? 털 아프게? ㅋㅋㅋㅋ 이모는 지금 약간의 허리에 무리와 극심한 피로감 때문에 다크서클이 니 얼굴 수준이다야... 아구찜 먹고... 힘내볼께... 응원 고마오!!!!

잠자냥 2021-12-30 21:55   좋아요 3 | URL
ㅋㅋㅋ 둘째 아픈 거 탈출한지 오래~ 기운 펄펄~~ 새벽부터 우다다해서 아주 내가 피곤하다옹! ㅋㅋㅋ 저 모자 실은 투썸 크리스마스 곰돌이케이크에 곰돌이 머리 위에 장식처럼 얹어진 건데 ㅋㅋㅋㅋ 내동생이 제발 둘째한테 한번만 씌워보고 사진 찍어 달래서 머리 위에 얹어 봤더니 둘 다 가만히 있더라고?? 아마 머리 위에 얹은 것조차 안 느껴질 정도로 하찮은 모자여서 그런 듯. ㅋㅋㅋㅋ 아구찜 먹고 푹 쉬시오~ 안주 좋다고 술 따지 말고! 간도 쉬어야 해~~

공쟝쟝 2021-12-30 23:58   좋아요 2 | URL
아놔 근데 너모 귀엽다 ㅋㅋㅋ 홉스는 나를 닮아 악세사리 안어울리는 데 ㅋㅋ 무채색의 홉스 ㅋㅋㅋㅋ
저 맥주 딱 한캔 마시구 진짜 푹 쉼 ㅋㅋㅋ 아고 좋다 ㅋㅋㅋㅋ 해피하고만 ㅋㅋㅋ 진짜 자숙해야지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12-31 21: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으아 저도 참 읽은 책도 작가도 읎구나~~ 하다가 리처드 스캐리 보고 박수 ㅋㅋㅋ 전 이 사람 책 원서10권 세트 할인하길래 통크게 샀답니다..? 근데 생각보다 영어가 어려워서 제 공부용인 줄….
첫째는 모자 안 쓰겠다고 했나봐유 왜 사진 없어..🥺 둘째셋째 모자 샷 넘 사랑스러워요😍😍😍 은혜로운 사진 감솨합니다~~

잠자냥 2022-01-03 15:27   좋아요 3 | URL
아니, 이 댓글을 한해가 지나고 보네요! ㅋㅋㅋㅋ
첫째 모자 쓰게 할려고 갖은 애를 썼으나 실패. 솜방망이에 맞을 뻔 ㅋㅋㅋㅋ

얄라알라 2022-01-03 01: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리처드 스캐리 책을 잠자냥님 페이퍼에서 보게 되니, 더욱 이채롭습니다^^ 권권 다 사모았던 기억이 저도 새록새록.

잠자냥 2022-01-03 15:28   좋아요 1 | URL
ㅎㅎㅎ 저도 제가 어린이 책을 요로코롬 사게 될 줄은 몰랐네요.

얄라알라 2022-01-03 16: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 기억은 안 나지만, 리처드 스캐리 책은 굉장히 옛 그림책인데도, 그림을 보면 이야기가 절로 만들어지는 힘이 있었던 그림책^^ 요로코롬 사시는 그 마음 넘 좋습니다!
 
사랑의 종말
그레이엄 그린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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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강력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아무리 작가와 작품의 명성이 자자해도,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작품이 있다. 그레이엄 그린의 <사랑의 종말>이 그렇다. 이 작품을 읽고 나니, 그동안 내가 그레이엄 그린의 무엇을 좋아했던 걸까? 그의 작품을 계속 읽어야 하나? 이런 고민까지 든다. 지금의 심정이라면 한동안 그레이엄 그린은 안(못) 읽을 것 같다. 이 작품은 내게는 다른 의미의 하루키 작품 같았다. 내가 하루키 소설을 안(못) 읽는 이유는 그가 그리는 남자주인공들이 너무나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딱히 별다른 매력도 없는데 온갖 여자들이 그에게 몰려들어서 몸과 마음을 다 준다. 한두 명이 아니다. 하루키의 판타지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이다. 아무튼, 그건 그렇다 치고 다시 그레이엄 그린으로 돌아가서, <사랑의 종말>의 남주인공 ‘모리스 벤드릭스’. 정말 읽는 내내 눈살이 찌푸려지는 캐릭터이다. 하루키의 남주인공들을 능가하는 ‘개 멋+찌질이’ 종합 세트로, 온 세상을 증오한다는 이 중2병 환자는 날마다 한껏 똥 폼을 잡고는 세상에서 가장 우울하고 비관적인 척은 다 한다. 그러나 그는 오늘도 이미 헤어진 지 오래인 여자 ‘세라’에게 집착하며 그녀가 누구 다른 남자랑 자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지 홀로 고통 속에 몸부림치는 등신 중의 상 등신이다.    


애초에 시작부터 잘못이다. 작가인 그(그러니까 그레이엄 그린과 모리스를 떼어놓고 생각하려고 해도 그게 쉽지 않다. 이 작품을 읽으면 자꾸만 ‘그레이엄 그린=모리스 벤드릭스’로 여겨져서 어느 순간 그레이엄 그린까지 싫어진다. 게다가 이 작품은 그레이엄 그린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아닌가!), 모리스는 소설 글감을 찾아 고위 공무원인 헨리 마일스에게 접근한다. 헨리 마일스라는 인물을 묘사하기 위해 그의 아내 세라와 가까워지는 방법을 택하고 유부녀인 그녀와 곧 불륜 관계가 된다.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하던 그들은 우연한 일을 계기로 세라가 모리스를 피하기 시작하고 그렇게 관계는 끝을 맺는 듯했다. 그러나 2년 뒤 우연히 헨리를 마주친 모리스, 헨리는 심란한 표정으로 세라가 아무래도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것 같다고 털어놓고, 헨리의 이 말에 모리스는 헤어진 지 무려 2년이나 흘렀는데도! 세라가 대체 누구를 만나는 것인가 분노하면서 질투와 호기심에 사로잡힌다. 그러고는 심지어 헨리가 시도하려다 그만둔 흥신소 직원에게 세라의 뒤를 밟으라고 요청하기까지 한다. 여기까지 줄거리를 요약하고 있는데도 다시금 모리스의 찌질함이 떠올라서 뒷골이 당긴다.

모리스는 한술 더 떠서 자기를 만날 때도 아마 세라가 다른 남자를 만났을 것이라고, 그녀는 원래 그런 여자라고 그래서 남편이 있는데도 자기에게 그렇게 쉽게 넘어간 것이라고 세라를 헤픈 여자, 바람둥이 취급을 하면서 그녀를 향한 미움과 증오를 감추지 못한다. 뒷조사를 하면서 나름 흥미를 느끼기도 한다. 소설가인 모리스의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 작품은 그가 자기 심정을(또는 자기변호를) 얼마나 절절히 묘사하는지 그의 시점(만)을 따라가다 보면, 유부녀인 세라는 남편을 배신했고, 그것으로도 부족해 불륜 상대인 모리스도 배신하고 누군가를 만났을지도 모를, 지금도 또 누군가를 만나고 있을지도 모를, 나날이 가벼운 연애에 몸을 던지며 사는 불나방 같은 여자로만 보인다. 그러나 이 작품에는 나름의 반전이 있어서 흥신소 직원을 통해 모리스가 세라의 일기장을 손에 넣으면서 모리스 그 찌질이는 생각지도 못했던 세라의 또 다른 면모를 알게 된다.

그러나 나는 이 설정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세라의 일기, 그러니까 일기를 통해 모리스 및 독자가 알게 되는 세라의 다른 모습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두 사람의 사랑의 시작도 딱히 공감이 가지 않는데, 그래 그것도 서로 몸을 탐하다 보니 사랑이 생겼다고 치자. 그런데 세라가 그토록 그 찌질이 모리스를 사랑했고, 그런 하찮은 남자 때문에 그런 ‘맹세’를 하게 되었고, 그 맹세를 지키려고 그토록 안간힘을 썼다는 사실도 설득력이 부족하다. 세라의 그 일기장은 모리스(또는 그레이엄 그린)가 바란 세라의 모습이지 않을까? 모리스의 판타지가 아닐까? 그렇게 늙었어도 여전히 중2병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찌질이를 너무나도 사랑하고 평생 그리워한 순애보적인 여성! 아무리 봐도 이런 설정은 찌질이 모리스(또는 그레이엄 그린)의 판타지로만 여겨진다.   


저는 그이를 사랑합니다. 만약 당신께서 그이를 살려만 주신다면 저는 뭐든 다 하겠습니다. 나는 아주 천천히 말을 이었다. 그이를 영원히 단념할 테니 제발 살려만 주셔서 그이한테 기회를 한번 주세요. (170쪽)


이런 기도 누구나 한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너무나 간절하게 바라는 일이 있을 때. 꼭 신을 믿지 않더라도, 종교가 없더라도 그 어딘가에 의지하고 빌고 싶어져서 간절하게 중얼거리게 되는 그런 순간이 누구에게나 있다. 이를테면 “~하느님, ~을 해주시면 앞으로 ~하겠습니다.” 이런 종류의 말들. 나 또한 내 고양이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해 생명마저 위태롭다는 말을 들었을 때 길을 걸으며 빌고 또 빌었다. “하느님, 우리 고양이 살려주시면 앞으로 ~ 하겠습니다.” 중얼중얼. 나는 기독교인도, 가톨릭교도도, 신의 존재를 믿지조차 않는데도 그런 순간에는 그렇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간절히 바라던 일이 이루어지면 그렇게 간절하게 기도하던 자신의 모습을 잊고 살아간다. 마음 한켠에 양심의 소리가 조금 찔릴지도 모르지만 서서히 “~하겠습니다”라고 맹세하던 자신을 잊고 살아가게 된다. 그런데 세라는 그 맹세를 철저히 지키려고 애쓴다. 그녀가 애초에 종교적인 신념이 남몰래 철저했던 사람이라 그럴 수도 있었을 테지만 이 부분 또한 고개를 갸웃하게 되지 않을 수 없다. 그레이엄 그린이 <권력과 영광>, <브라이턴 록>, <사건의 핵심> 등 종교와 세속적 욕망 사이에 흔들리는 인간 군상의 모습을 다룬 문학에 천착하느라 그저 단순한 불륜, 사랑 이야기로만 끌고 갔어도 됐을 작품에까지 무리하게 종교 관념을 불어넣은 것은 아닌가 싶어진다. 그걸로도 부족해서 세라가 죽은 이후로 나타난 그 일련의 기적................................은 정말 너무했다 싶어지는 것이다. 휴.


게다가 세라의 죽음 이후 남자들끼리의 이야기도 지나치게 길다. 이 작품에서 세라는 죽기 전에도 죽은 후에도 주체적인 인물로 그려진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일기장을 통해 그려진 모습조차 모리스(또는 그레이엄 그린)의 소망이 반영된 허상일 뿐이다. 모리스, 헨리, 얼굴 반점남, 이 세 남자-아니 흥신소 직원과 그 아들내미까지 다섯 남자가 세라의 죽음을 두고 저마다 자기 나름의 의미를 찾으려고 하는 꼬락서니를 그토록 오래 지켜봐야 할 때는 이제 그만! 하고 책을 덮고 싶어지기까지 한다. 탕녀인가 성녀인가 이러고 있을 때는 정말이지 어휴....... 모리스랑 헨리가 한 집에서 사는 그 설정도 납득하기 어렵다. 그게 가능해?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모든 걸 능가하는 모리스 벤드릭스의 찌질함은 가히 압도적이라 끝까지 할 말을 잃게 만든다. 하느님과 자기가 세라를 두고 누가 진정으로 ‘소유’했는지 내기라도 하듯이 이를 바득바득 가는 인간, 세라의 장례식장에 가면서도 다른 여자의 몸이 닿자 욕정이 생각난다고 욕정 운운하는 이 인간, 자기는 하느님도 해보지 못한, 세라의 몸속에 들어가 봤고 그러므로 세라를 진짜 소유한 건 자기라고 주장하는 이 인간, 자기의 진심조차도 세라의 사랑을 확인한(일기장을 본) 후에야 털어놓는 이 비겁하고 비뚤어진 자존심으로만 똘똘 뭉친 이기적이고 쪼잔한 인물에는 책을 덮는 그 순간까지 단 1%의 호감도 생기지 않는다. 얼마나 얼굴을 찌푸리고 봤는지 책을 덮고 나니 얼굴이 아픈 지경이다. 이토록 심적으로 힘든 독서, 그럼에도 별 넷이나 준 까닭은 그레이엄 그린이 사랑하는, 욕망에 흔들리는 인간의 이기적인 심리를 이렇게도 흡인력 있게 그렸다는 점 때문이랄까..... 아무튼 나는 참 싫은 작품이었다........ 우리, 다시는 만나지 말자, 모리스 벤드릭스.



요즘 알라딘 서재에서 유행하는 놀이로 나도 이 글을 마친다. 올해의 찌질남 상을 <불륜의 종말>의 ‘모리스 벤드릭스’ 수여합니다..... 이보게, 벤드릭스 씨, 당신은 다리보다 마음이 더 절룩인 것 같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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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12-28 12: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등신까지읽고ㅋㅋㅋㅋㅋㅋ 책읽고 마저보려고 마지막 문단으로 쩜프했어요😆 잠자냥님 리뷰를 읽으니 걱정이되지만(브라이턴 록이 너무 좋았었는데 이번에 실망함 어쩔ㅜ) 제게는 어떨지 더 궁금해져요!

잠자냥 2021-12-28 12:53   좋아요 2 | URL
작품은 재미나고 흥미진진해요... 남주가 너무 짜증나서 그렇지;; ㅠㅠ

단발머리 2021-12-28 12: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사두어서요. 안 읽고 좋아요!만 하고 가는데 이 책 넘 좋죠? 그거만 좀 말해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12-28 12:5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저는 별 넷은 줬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1-12-28 12:56   좋아요 1 | URL
아하하!!! 접수되었습니다*^^

수이 2021-12-28 13:13   좋아요 2 | URL
저도 샀는데 잠자냥님 리뷰 읽기도 전에 제목 먼저 보고 앗뿔싸 했다가 에휴 하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습니다.

독서괭 2021-12-28 13: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궁금한데 저도 중간 점프.. ㅋㅋ 근데 요즘 서재에서 올해의 찌질남 상 주는 게 유행인가요?

Falstaff 2021-12-28 13:04   좋아요 5 | URL
저한테 올해의 찌질남은... 햐, 이거 이 책 좋아하시는 분 많아서 얘기하기가 좀 껄쩍지근한데요, 모라비아의 <경멸> 주인공 로베르토로 하겠습니다. 모라비아 팬 여러분 죄송합니다. ㅠㅠ

잠자냥 2021-12-28 13:10   좋아요 3 | URL
올해의 찌질남이 유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올해의~~~상’은 유행인 것 같아요. ㅋㅋ


미미 2021-12-28 14:23   좋아요 4 | URL
<경멸>의 로베르토가 찌질남인건 분명해요!!ㅋㅋㅋㅋ모리스 벤드릭스와 둘 중 누가 더 찌질한지가 관전 포인트가 되겠네요ㅋㅋㅋㅋ

공쟝쟝 2021-12-28 17:33   좋아요 4 | URL
어.. ㅋㅋ 저 이거 물감님 페이퍼에서 말했습니다. 저에게 올해의 찌질남 왕은. 잠자냥님 추천 책 <하이피델리티>의 롭입니다. 근데 롭이 싫은데 안싫은게 함정임... 난 왜 너드에 관대한가... 아직도 벗겨져야할 콩깍지는 얼마나 많은가.

미미 2021-12-28 17:53   좋아요 3 | URL
갑자기 장칼국수만큼 이슈가 될것같은 찌질남 스토리ㅋㅋㅋㅋ바로 검색하러 고고!

공쟝쟝 2021-12-28 18:04   좋아요 2 | URL
닉혼비 잘써요 ㅋㅋㅋㅋ 입담 너무 오지고 자기가 자기 찌질한거 너무 잘알아서 미워할 수가 없다 ㅋㅋㅋㅋㅋ

Falstaff 2021-12-28 13: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모리스가 그린의 페르소나고, 개멋 찌질이임에도 불구하고 별 넷의 평점을 즐기고 있으니, 그린의 필력이 을매나 대단한 겁니까! ㅋㅋㅋㅋ
농담이고요, 전 그린이 이제 좀 식상해져서 말입죠. 제3의 사나이하고 현대문학에서 나온 단편집으로 충분한 거 같더군요. 이 책도 안 읽을 겁니다, 아마도.

잠자냥 2021-12-28 13:11   좋아요 1 | URL
폴스타프 님, 이 책은 분위기는 또 죽입니다. 그게 다 그린 필력이겠죠. 근데 저도 그린은 폴 님이 말씀하신 그 두 책이 훨씬 좋네요. ㅎㅎㅎ

건수하 2021-12-28 13: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포일러가 있다니 읽을까 말까 하다가… 어느새 다 읽었어요 ㅎㅎ

모리스의 판타지라는 것에 동의합니다. 뭐 여성들도 판타지 많이 갖고 있지만, 남성들의 판타지가 소설에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ㅎㅎ 자기고백적인가 ㅋㅋ

이언 매큐언의 <암스테르담> 생각이 납니다 ㅎㅎ 이건 장례식장에서 남자 둘이 만나 찌질한 이야기 나누며 과거를 회상하는 이야기예요.

잠자냥 2021-12-28 13:13   좋아요 2 | URL
이건 그낭 제 생각인데 이 작품은 남녀에 따라서 호불호도 조금 갈릴 것 같아요. 하루키 <상실의 시대>에 많은 남자들이 환장하듯이? ㅋㅋㅋㅋ

수이 2021-12-28 13: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상실의 시대에 환장한 여성 1인 여기 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이거 읽고 별 다섯개 줄까봐 읽기도 전에 겁 잔뜩 먹은 거 아시죠? 잠자냥님 후달달달

잠자냥 2021-12-28 13:16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럼 이것도 좋을 거예요. 이 리뷰는 제가 이 작품의 싫은 점만 나열한 거고요. ㅋㅋㅋ 저 아래 제 100자평이 더 객관적인 것 같아요. ㅋㅋ

새파랑 2021-12-28 13: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종말까지 생각하셨는데도 별 네개나 주시다니 잠자냥님은 대인배? ^^ 저 설정이 그렇게 마음에 들지는 않고 종교도 좀 그렇긴 하더라구요 ㅋ 그래도 전 읽는 재미가 있었어요~!!
그러고 보니 <경멸>도 그렇고 전 찌질남(?) 이야기를 좋아하는것 같아요 😅

잠자냥 2021-12-28 14:27   좋아요 4 | URL
네~ 저도 재미는 있었습니다. ㅎㅎ
남주가 너무 스트레스 받게해서 으으윽...
<경멸> 저도 한번 읽어보고 누가 누가 더 찌질한가 비교해봐야겠어요. ㅎㅎ

다락방 2021-12-28 14: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걸 다 읽기도 전에 이런 문장을 적었었죠.

‘이 책의 화자이자 주인공인 ‘벤드릭스‘는 개자식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가 너무 싫어하는 인간 전형의 모습이었으므로 개자식이라는 욕도 후합니다. 진짜 너무 싫었고 흥신소 직원이 자기 아이 데리고 다니는 것도 너무 싫었어요. 그런데도 저는 묘하게 이 작품이 싫지는 않더라고요. 다른 작가였다면 이 이야기를 이렇게 끌고 가지 못했을 것인데 어떤 종교적 숭고함을 담은게, 그게 저는 느껴져서 그 지점에서 이상하게 좋네.. 하게 되더라고요. 그 남성들의 고백 부분에 대해서도 창녀와 성녀라는 너무 전형적인 여성상을 지들끼리 이랬다 저랬다 오락가락하지만 그렇지만 어쩌면 그 .. 뭐라 해야할까, 그 신성함? 그런건 정말 있는거 아닐까 싶어지고요. 그래서 찌질한 남자들 나오는데 작품 자체가 싫진 않은, 그런 묘한 느낌의 책이었어요.

‘이언 피어스‘의 <핑거 포스트>를 아주 오래전에 읽어서 다른건 기억이 안나는데, 제가 그 책 읽고서는 ‘어쩌면 누군가는 인류의 죄를 사하여주기 위해 희생당한거 아닐까‘ 이런 생각을 했었거든요. 써놓고 나니 좀 부끄럽네요? 그런데 이 책 사랑의 종말 읽으면서 어쩌면 이런 신성은 있지 않을까 싶은 그런 생각이 들었었어요. 그래서 참 묘한 책이에요.

잠자냥 2021-12-28 14:57   좋아요 3 | URL
네, 저도 다부장님의 그 표현을 읽었습니다요.
아마도 주인공은 너무 싫은데도 다부장님이 말씀하신 그런 지점 때문에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을 읽고 좋아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저도 그래서 무턱대고 나 싫다고 별 하나 또는 둘 줄 수는 없던 그런 작품인데... 그래도 전 이 작품을 좋아할 수는 없을 거 같아요.

다락방 2021-12-28 14:48   좋아요 3 | URL
쓰다말고 어디갔어요.....

잠자냥 2021-12-28 14:58   좋아요 2 | URL
‘없을 거 같아요.‘ 였는데 ㅋㅋㅋㅋㅋㅋㅋ 아까 다부장님 글에 댓글 단다는 게 밑에 제가 새로 댓글을 달아가지고 그걸 복사해서 붙인 게 다 복사된 게 아니었네요. ㅋㅋㅋㅋㅋㅋ 별말도 없던 것을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ㅋㅋㅋㅋ

mini74 2021-12-28 17: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올해의 찌질남 에 적극 동의합니다 ㅎㅎ *^^*

잠자냥 2021-12-28 22:49   좋아요 2 | URL
아휴 전 몇 년 동안 이런 인간 처음입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