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거참, 민망하네. 얼마 전 올해의 마지막 구매라고 거창하게 글 올리고 또 이런 글을 쓰네; 써;. 그래도 정말 올해의 마지막 구매입니다!
신간
라오서, <찻집>
루쉰(魯迅), 바진(巴金)과 함께 중국 3대 문호로 불리는 라오서의 희곡집이 나왔다. 다음 달에 사야지 장바구니에 담아뒀는데, 알라딘에서 자꾸 만료 예정 적립금 2천원 쓰라고 알림이 와서 그냥 이달에 샀다. <찻집>은 1958년 북경인민예술극원의 초연 이래 2021년 현재까지 무려 700회 넘게 무대에 오른 명실상부 현대 중국을 대표하는 희곡으로 북경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 중국 근대를 살아간 북경 서민들의 애환이 담겨 있다.
코스톨라니 데죄, <에데시 언너>
(나만의) 12월 깜짝 출간 작품 중 하나, 헝가리 작가 코스톨라니 데죄의 <에데시 언너>- 지만지 책 너무 비싸서(이 책도 정가 22,800원에 알라딘에서는 고작 5% 할인, 예스24는 무려 할인 없음!) 내년에 도서관 희망도서로 신청해서 읽으려고 보관함에만 담아뒀는데 아무래도 갖고 싶어서 구매. 인간이되 다른 인간으로 살았던 가정부 ‘언너’ 감옥이 “지금까지 자던 부엌에 비해 여러 가지가 다 더 좋았”을 정도로 인간적인 대접을 받지 못했던 그녀에게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을 그리며 20세기 초 헝가리의 가정부 실태를 고발한다. “양차 세계대전 사이에 나온 최고의 소설”이라는 평을 받기도. 같은 헝가리 작가인 서보 머그더 <도어>와 비교해 읽어도 흥미로울 것 같다.
*예스24에서는 지만지 책 할인 하지 않는데도 적립금 쓰느라 거기서 샀다(참고로 지만지 책은 교보 10%, 알라딘 5%, 예스24 0% 등등 할인율이 저마다 다르다!)
모리츠 지그몬드, <모리츠 단편집>
또 헝가리 작가이다. 코스톨라니 데죄와 더불어 헝가리를 대표하는 모리츠 지그몬드의 단편집이다. 1879년 헝가리 동부의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어려서부터 가난에 찌든 생활을 했고, 어린 시절에 겪은 이 비참한 삶은 그의 전 생애에 걸쳐 작품의 중요한 소재가 되었다. 이 책에는 헝가리 봉건주의 사회의 병폐와 모순, 고통받는 하층민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린 단편 10편이 실려 있다. 모리츠 지그몬드는 헝가리 최고 문학잡지<뉴거트>의 제1세대 작가들 가운에서도 특히 뛰어난 작가로 평가받으며, 그의 많은 작품이 현재 헝가리에서 필독서로 읽히고 있다.
막스 프리슈, <안도라>
폴스타프 님이 사랑하는(?) 작가 막스 프리슈의 대표작 <안도라>, 이 작품도 폴스타프 님이 극찬했던 바, 오랫동안 보관함에 담았던 것을 드디어 구매했다. 막스 프리슈 작품은 솔직히 재미없어 보여서 선뜻 집어 들지 못했는데 이 작품으로 시작해 볼 생각. 희곡이라 짧은 것도 한몫했다. 한 젊은이가 동료 시민들에 의해서 유태인으로 오인을 받아 참혹한 죽임을 당한다. 그런데 그 후 그의 진짜 부모가 알려지면서 그가 유대인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지는데! 폴스타프 님께 땡쓰투(40원) 했어야 하거늘.... 이 책을 예스24에서 사는 바람에 못했네요;
시몬 베유, <중력과 은총>
문지에서 개정판이 새로 나왔다. 아주 예전에 구판으로 읽었을 때는 띄엄띄엄 읽어서 제대로 흡수하지 못한 느낌. 이제 다시 읽어볼 생각으로 구매. 프랑스의 철학교사이자 노동운동가, 사상가 시몬 베유의 대표작 <중력과 은총>은 ‘밑으로 끌어내리는 중력에 맡겨진 인간의 불행과 초자연의 빛인 은총을 통한 구원’이라는 기독교적인 주제에서 출발, 베유의 독특한 신학을 아포리즘적인 문장 속에 담고 있다. 그러나 꼭 종교적이지만은 않은 책. vita 님께 퀴즈 1등 상품으로 선물했는데 크게 만족하신 듯.
에릭 로메르, <여섯 개의 도덕 이야기>
프랑스 누벨바그 영화의 선구자 중 한 사람인 에릭 로메르의 영화를 좋아한다. 이 책에 실린 작품 중에서도 <모드 집에서의 하룻밤>은 인상 깊게 본 편. <녹색광선>도 좋아하는데, 유난히 예쁜 장정으로 알라딘 서재에서 사랑받는 출판사 ‘녹색광선’도 에릭 로메르의 이 영화 제목에서 따온 게 아닐까 추측 중. 영화감독으로 유명한 그이지만, 사실 에릭 로메르는 영화감독이기 이전에 문학 교사이자 작가였고, <카이에 뒤 시네마>의 편집장을 지내기도 했다. 이 책에는 영화 ‘도덕 이야기’ 연작의 실질적인 바탕이 된 여섯 개의 짧은 이야기가 실려 있다.
리처드 스캐리, <부릉부릉 자동차가 좋아> / 프란체스카 페리, <꼬마 토끼야, 잘 잤니?>
크리스마스 조카 선물로 마련. 이제 15개월인 우리 쪼꼬미 조카가 아니 글쎄 중장비 자동차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자동차만 보면 눈이 돌아간다! 그래서 이 책을 샀는데 엄허나, 내가 봐도 재미있다?! 18개월인 또 다른 조카 줄 책 <꼬마 토끼야, 잘 잤니?>도 샀는데, 이 녀석은 토끼 인형 마니아인 데다가 책을 찢거나 씹어먹는 경향이 있어서 아예 헝겊책으로 샀다. 크리스마스 때 조카들 만났는데 한 녀석은 자동차에 폭 빠졌고 한 녀석은 토끼 인형한테 자꾸 이불 덮어주면서 자장자장~ 꺄 너무 귀여워. >_< (참고로 중장비 좋아하는 녀석은 딸, 똑같은 토끼 인형만 5개나 있는 녀석은 아들이라는)
중고
실비 제르맹, <호박색 밤>
이 책이 벌써 중고로 나와서 재빠르게 구매. 마술적 리얼리즘으로 역사적 현실과 신화를 넘나들며, 수많은 전쟁의 길목에서 살아간 한 가문의 백년의 광기를 보여준 소설 <밤의 책>의 후편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올 여름에 <밤의 책> 읽다가 아, 이 책 이렇게 쉽게 읽으면 안 되겠구나 싶어서 일단 멈췄는데, 내년에는 <밤의 책>, <호박색의 밤> 두 편을 연달아 읽어야겠다.
모옌, <개구리>
중국 작가 작품을 많이 읽지 않았다. 사회주의나 문화혁명 등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은 뭐랄까 너무 예상 가능해 보여서 구미가 당기지 않았다(요즘 다이 허우잉 <사람아, 아 사람아!> 읽고 있었는데 내가 좀 싫어하는 부분-정치색, 가부장 색채 짙은-이 역시 걸려서 일단 내려놓았다... -_-;). 그런 까닭에 그 유명한 모옌도 여태 안 읽었는데, 이 작품부터 천천히 읽어볼 생각으로 구매.
토니 모리슨, <자비>
토니 모리슨이 2008년 발표한 작품으로 “토니 모리슨이 이전에 쓴 모든 소설의 원전 같은 책.”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17세기 말, 식민지 시대 아메리카 대륙을 배경으로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인종주의와 노예제도가 어떻게 뿌리내렸고, 또 그것이 인간, 특히 여성의 삶을 망가뜨리는지 추적하는 작품.
엘리자베스 클레그헌 개스켈, <남과 북>
720쪽의 엄청난(?) 분량인데도 왠지 엄청나게 재미날 거 같은 책. 19세기 영국 산업혁명 시기를 배경으로 남부의 토지 귀족과 북부의 신흥 공장지대 사람들, 자본가와 노동자들 사이의 갈등을 다각도로 조명한 작품. 폴스타프 님이 “개스켈은 당시에 이런 시선을 가질 수 있었을지 매우 궁금”했다고 말한 점에서 이 책을 읽어보기로 결정.
푸시킨, <대위의 딸>
읽어본 것 같은데 읽어보지 않은 작품 중 하나인 <대위의 딸> 창비 버전으로 읽어보겠삼.
로베르토 아를트, <7인의 미치광이>
1900년대 초반의 아르헨티나를 배경으로, 아르헨티나 사회의 모순과 갈등을 그린 작품. 이것도 폴스타프 님께 마음속으로 땡스투~

진짜 올해의 마지막 책탑 사진이에유~~~ 다른 때에 비해서 좀 소소(?)하쥬?

알라딘 채콴자들아~ 새해 복 많이 받아라냥~

내년에도 열심히 사고 읽고 쓰거라냥~ 특히 내 팬인 공쟝쟝 유튭 방송으로 대성하라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