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021년 상반기에 좋았던 책을 추릴 때가 왔다니, 정말 믿어지지 않는다.
소설
1. 자우메 카브레, <나는 고백한다 1~3>
올해 상반기에 알라딘 서재에서 크게 인기를 끈 책이다. 작년 하반기에 출간되었는데, 사두고만 있다가 올해 읽었다. 작년에 읽었다면 아마도 2020년 올해의 책이 되었을 듯. 이 책은 일단 무지막지하게 재미있다. 장장 3권을 언제 읽었는지 모를 정도로 후딱 읽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웬만한 책이 다 시시하게 느껴져서 한동안 독서 슬럼프에 빠졌더라는 후문. 스토리, 플롯, 형식, 주제 모든 면에서 완벽한 작품이다. ‘비알’이라는 이름의 스토리오니 바이올린 한 대에 얽힌 시공을 초월한 ‘악’의 연대기인데, 사실 하나의 절절한 러브 스토리로 읽어도 손색이 없다. 올해가 아니어도 좋으니, 책 읽기 즐기는 분들은 죽기 전에는 꼭 읽으시라!
2. 윌리엄 트레버, <펠리시아의 여정>
섬세하고 서정적인 문체로 인간사의 쓸쓸함을 노래해온 윌리엄 트레버가 ‘스릴러’로 찾아왔다. 트레버가 스릴러라니! 그의 작품을 그간 읽어온 분들은 출판사에서 괜히 하는 홍보 문구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스릴러 정말 맞다. 그것도 꽤 흥미진진한 스릴러. 때문에 이 작품도 다음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장을 넘기게 된다. 그런데 역시 트레버 작품이긴 하다. 주인공 펠리시아를 비롯해 그녀 삶에 끼어들어오는 문제의 그 남자까지 트레버는 연민 어린 시선을 놓지 못한다. 그래서 이 양반 작품을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책 아직 읽지 않은 분들은 꼭 7월 안으로 읽고 리뷰 쓰시라! (총 상금 50만원 리뷰대회 있음)
3. 아글라야 페터라니, <아이는 왜 폴렌타 속에서 끓는가>
상반기에 정말 띄워주고 싶었던 책인데 조용히 묻혔다. 이 작품 정말 추천한다. 한 번 믿어보시라! 아글라야 페터라니, 이름도 생소하다. 루마니아 작가로 작품이 많지 않다. 이 작품이 국내에 소개된 것도 기적이라면 기적이랄까. 작가의 삶 자체가 소설 같다. 작가의 어머니는 루마니아 국립 서커스단의 곡예사, 아버지는 헝가리 출신 광대. 이 가족의 재능을 알아본 스위스 서커스 단장은 이들의 망명을 추진하고, 부모와 두 딸(작가와 작가의 언니)은 빈을 거쳐 스위스로 탈출하는 데 성공한다. 그 후 가족은 전 세계 서커스단의 초청을 받아 유럽 여러 도시와 브라질, 미국, 아르헨티나 등을 여행한다. 그 경험들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책. 유랑 서커스단 이야기라고 하니 왠지 발랄할 거 같지만 그렇지 않다.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유랑인의 참혹한 삶이 시(詩)처럼 펼쳐진다. ‘아고타 크리스토프’ 작품 세계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 책도 좋아하게 될 것이다. (현재까지 알라딘 실구매자 100자평 모두 별 다섯 기록 중인 드문 책)
4. 류드밀라 페트루솁스카야, <시간은 밤>
폴스타프 님의 ‘이 책들이 참 좋았습니다 2021-2’에서 1위...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가장 첫 번째로 꼽힌 책. 이 책도 진심 추천한다. 중편인 ‘시간을 밤’을 비롯해 아주 짧은 단편 열 두 개 등 모두 열 세편이 실려 있다. 여성 작가가 바라본 현대 러시아의 문제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빅토리아 토카레바를 인상 깊게 읽은 분들이라면 이 작가 이름도 기억하자. 물론, 빅토리아 토카레바 작품은 키득키득 웃음을 주는 데 비해, 이이의 작품은 심각하고 우울하기 짝이 없어서 읽다 보면 보드카 마시고 콱 취해서 이 책을 읽어다는 사실조차 잊고 싶어질 지경. 남자들의 삶에 가려져 희생을 강요당하고 그러고도 악처 소리나 듣는 러시아 여성들. 그런 여성들의 참모습을 페트루솁스카야는 생생히 증언하고 있다.
5. 버나딘 에바리스토,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나는 무척 재미있게 읽었는데, 어떤 분(다부장님)은 그렇지 않다고 해서 좀 취향을 타는 책인가 싶기도 하다. 열두 명의 여자들의 삶을 그리면서 오늘날 현대 사회가 지닌 거의 모든 문제, 인종, 성(性), 젠더, 계급 문제를 다루고 있다. 게다가 이 작품의 미덕은 젊은 세대뿐만이 아니라 처음에는 딸이었고 다음에는 아내이자 어머니였고 이제는 할머니면서 증조할머니, 또는 고조할머니가 된 여성들의 이야기도 한 사람의 ‘개인’으로 보여준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이들의 삶을 지켜보노라면 어느 지점에선가 아, 이건 내 이야기구나 하게 된다. 특히 아무도 예상치 못했을 마지막 ‘그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 이 이야기가 결국은 인간 모두의 이야기임을 깨닫게 된다.
6. 그레이엄 그린, <브라이턴 록>
그레이엄 그린이 스스로 자신의 최고 작품 중 하나라고 말한 <브라이턴 록> 하드보일드 범죄물 좋아하는 분들은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레이엄 그린 작품이 대부분 그렇듯이 좀 아리까리하다. 무엇이 선(善)이고 무엇이 악(惡)인지 독자는 섣불리 판단 내리기가 어렵다. 게다가 범죄소설 분위기를 풍기기는 하는데, 범죄가 일어나고 그 범죄를 처단하기까지 속 시원한 결말을 바라는 독자에게는 사뭇 당황스럽기 짝이 없는 전개가 펼쳐지기도 한다. 살인 방식도 교묘히 은폐되고, 처벌 방식도 시원하지 않다. 아, 그래서 읽으란 말인가 아니란 말인가 답답할 터인데, 그레이엄 그린의 그 모호함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당연히 일독을.
7. 가즈오 이시구로, <클라라와 태양>
가즈오 이시구로는 오히려 이런 SF를 더 잘 쓰는 게 아닌가 싶기도. <나를 보내지 마>와 <클라라와 태양> 같은 작품이 나는 그의 <남아 있는 나날>처럼 리얼리티 계열 작품보다 좋다. 어떤 존재가 세상을 떠난 후, 남겨진 이들이 겪는 아픔이 크다. 그래서 사람들은 때때로 그 빈자리를 채우고자 또 다른 존재를 그 자리에 ‘대신’ 앉혀놓기도 한다. 그런데 만일 기술이 크게 발달해서, 잃어버린 존재를 똑같이 본떠 만든 AI가 그 존재를 대신한다면, 그건 그 존재일까 아닐까? 누군가를 생각하는 간절한 마음, 희망, 연민, 사랑, 그리고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마음’에 대해 질문하는 한편의 슬픈 동화 같은 이야기. 덧붙여, ‘등급이 좋은 옷’ 같은 표현을 꼬집으면서 번역이 이상하다고 지적하는 분들이 종종 있던데, 클라라가 AI라는 것을 감안하고 읽어본다면 역자가 오히려 고심했음을 알 수 있다.
8. 미시마 유키오, <봄눈>
진짜, 미시마 유키오 이 미친 인간, 미치도록 잘 쓴다. 인간은 싫은데 싫으면서도 작품은 계속 찾아 읽게 만드는 마력의 소유자. ‘풍요의 바다’ 4부작은 <봄눈>을 시작으로 <달리는 말>, <새벽의 사원>, <천인오쇠(天人五衰)>로 이어지는데 저마다 시대 배경과 공간을 달리하는 독립된 이야기로, <봄눈> 말미에 미시마 유키오는 “‘풍요의 바다’는 <하마마쓰 중납언 이야기>를 전거로 삼아 꿈과 전생을 다룬 이야기”라고 쓰고 있다. 이 4부작의 배경은 메이지 시대 말기부터 미시마 유키오의 죽음(1970) 이후인 1975년까지를 그리고 있다. 작가 스스로 ‘나에 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이야기한 대작. 문장의 아름다움만으로도 그냥 입이 쩍 벌어진다. 한국의 ‘영숙이’처럼 누군가가 베껴 쓰고 싶어 할 작가라고 인정.
9. 옌스 페테르 야콥센, <베르가모의 페스트>
릴케는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옌스 페테르 야콥센을 반드시 읽으라 권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항상 가지고 다니는 책은 두 권입니다. 하나는 성경이고, 또 하나는 야콥센의 작품집입니다. 그를 읽으면 하나의 세계가, 세계가 지닌 행복과 부와 파악할 수 없는 위대함이 그대 머리 위로 떨어질 것입니다. 한동안 그 세계에 머물며 배우도록 하십시오. 무엇보다 그 책들을 사랑하십시오. 당신이 그에게 준 사랑이 어떠한 것이든, 그 사랑은 수천 배의 보답을 받을 것입니다.’- 야콥센이 작가로서 활동한 10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그가 남긴 작품은 장편 두 편과 이 책에 실린 중단편 여섯 편을 비롯해 시 몇 편이 전부이다. 고작 여섯 편이지만 서정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 인간 심리에 대한 섬세하고 내밀한 묘사, 그리고 신(神)도, 운명도, 인습도 아닌 인간 그 자신의 주체적인 선택을 강조한 시대를 앞선 정신 등이 ‘옌스 페테르 야콥센’ 그의 이름을 깊이 되새기게 한다.
10. 앨리 스미스, <데어 벗 포 더>
이 책도 폴스타프 님의 ‘이 책들이 참 좋았습니다 2021-2’에서 만나볼 수 있다. 여러 사람을 초대해서 파티를 열었는데 그 손님 중 한 남자가 당신의 집 어느 방에 들어가서 문을 걸어 잠그고 안 나간다면 어떻게 할 텐가? 이 작품은 그렇게 시작한다. 아이고야, 나 같으면 문 부숴버릴 거 같은데, 이 작품 속 인물들은 그렇게 못한다. 왜일까? 궁금하지 않은가? 독자를 편하게 두지 않는 수수께끼 같은 소설로, 무엇을 상상해도 그 상상 밖으로 펼쳐진다. 플롯에 익숙한 독자를 당혹하게 만들면서 그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만드는 영리한 소설이기도. 이 작품으로 나는 이 작가, 앨리 스미스의 책을 더 읽기로 하고 구매해 놓은 상태이다.
+ 그리고 이 한 권!
* 나딘 고디머, <거짓의 날들>
절판된 것이 너무나 아까운 작품. 어디서 재출간 안하는지? <거짓의 날들>은 한마디로 한 여성의 아름다운 성장기. 나딘 고디머가 유일한 자전적 작품이라고 꼽은 이 작품의 주인공 ‘헬렌’은 고디머 그 자신이기도 하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40년대, 남아프리카 백인 중산층 가정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헬렌은 협소한 광산촌과 속물적이고 이기적인 부모의 세계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 평범한 소녀이다. 백인의 특권은 공기처럼 자연스러워서 헬렌은 그걸 특권이라고 느끼지도 못하고 자란다. 그러나 헬렌이 내내 이런 인식 상태에 머물러 있다면 성장 소설이라고 볼 수 없으리라. 헬렌은 그 이후 누군가를 좋아하거나(연애), 대학에 진학해 유대인, 흑인 등 다양한 인종에, 다양한 출신 배경을 지닌 사람들을 만나고, 열정적인 사랑에 빠지면서 인식의 변화를 겪고 남아프리카의 현실에 눈을 뜬다. 아름다운 문장으로 쓰인 아름답고 치열한 작품. 재출간되면 꼭 읽어들 보시라!
비소설
1. 티머시 스나이더, <피에 젖은 땅>
이 묵직한 책은 축소, 은폐되었거나 때로는 왜곡된 스탈린-히틀러의 2차 세계 대전의 진실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데,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희생자 한 사람 한 사람의 공포와 두려움을 생생하게 보여준다는 점에 있다. 대부분의 역사에서 희생자는 대개 죽은 다음 숫자로 알려질 뿐이다. 그런데 스나이더는 희생자가 살아있던 한 사람임을 보여준다. 개별적인 삶을 부수적으로 다루는 숫자의 일부가 되어버리는 것은 개인을 말살하는 것이라고, 정확한 숫자가 전부는 아니라고 그는 주장한다. 나치와 소련 체제는 희생자들을 그저 숫자로 바꿔버렸고 심지어 그들 중 일부는 단지 ‘추정치’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스나이더는 인간의 마음을 가진 우리로서는 그런 숫자들을 ‘사람’으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말한다. 만일 우리가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히틀러와 스탈린은 ‘우리의 인간성마저 개조했다는 뜻’이 될 것이라는 그의 주장은 오늘날도 끝없이 이어지는 온갖 사건 사고 속에 희생자가 숫자로만 표기될 때의 문제도 과연 온당한지 되묻게 한다.
2. 토니 모리슨, <보이지 않는 잉크>
토니 모리슨의 여러 글들이 실려 있다. ‘에세이’라고 하면 어쩐지 가벼운 산문 위주일 것 같다. 나 또한 얼마쯤 그런 생각으로 책을 펼쳤는데 첫 장부터 조금 당황했다. 글도, 내용도 어투도, 주제도 하나 같이 모두 묵직하다. 진심으로 존경의 마음이 든다. 소설가이자 영문학자, 편집자, 비평가로서 토니 모리슨의 모습을 다양하게 볼 수 있는 에세이와 강연, 연설들이 묶여 있다. 그 주제도 다채로워서 문학은 물론 사회, 문화, 예술 문제에 이르기까지 날카로운 사유의 흔적이 펼쳐진다. 여러 글들이 인상 깊지만 무엇보다 이 책은 토니 모리슨 작품의 창작 배경을 이해하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된다. 어쩜 이렇게 지성미 철철인지! 토니 모리슨은 그런 사람이었기에 그런 빼어난 작품들을 남겼겠지.
3. 다니엘 슈라이버, <수전 손택-영혼과 매혹>
손택의 팬이라면 놓치기 아까운 책이다. 손택의 일대기를 중요 분기점에 따라 연대순으로 그리면서 손택이 되고자 했던 문학가이자 지식인으로서의 삶을 하나의 ‘프로젝트’로서 조명한다. 저자는 손택은 어린 시절부터 끊임없는 탐독을 통해 자기 것으로 만든 판타지로 구성된 새로운 정체성을 얻고, 평생 신조로 삼은 자기창조를 시작, 온갖 이상과 관심사, 품행과 야망을 아우르는 ‘수전 손택 프로젝트’에 자기의 열정을 쏟아 부었다고 본다. 평생을 문학과 예술, 지성을 좇는 데 바친 열정적인 한 여성의 삶을 객관적으로 서술하고 있는 이 책의 미덕은 손택의 장점도 단점도 독자가 다 아울러 볼 수 있게 한다는 점이 아닐지.
4. 어슐러 K. 르 귄, <찾을 수 있다면 어떻게든 읽을 겁니다>
르 귄은 서평을 흥미롭고 부담스러운 글이라고 말한다. 르 귄이 생각하기에 ‘바로 서점으로 달려가게 만드는 글’이 서평으로서는 최고이지만, 그는 잘 쓰고 잘 맞는 악평도 귀하게 여긴다. 이렇게 설명하면 단순 서평 책인가 싶은데, 첫 번째 장은 읽기와 쓰기, 문학, 특히 SF장르에 관한 르 귄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글들이 많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책은 언젠가는 사라지고 말 것이라는 이야기들이 정설처럼 받아들여지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책 읽기를 멈추지 못하는 책 환자들을 위한 다정한 위로이자 격려의 책이다. 책읽기만의 색다른 즐거움을 아는 이들, 그리고 거기서 빠져나오지 못해 오늘도 승냥이처럼 온라인 서점에 접속하고, 남들은 무슨 책을 읽나 살펴보고, 어떤 이들에게는 책보다도 더 재미없을 남들이 남긴 리뷰까지 읽어가며 책을 쓸어 담고 있는 이들, 그런 책 환자들을 위한 진심어린 격려의 책.
5. <마니에르 드 부아르> 2호
최근 4호에 속하는 <음모론의 유혹>이 출간되었다(나도 어제 집에 배송 도착!) <마니에르 드 부아르>는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의 자매지이자 국제관계 전문 시사지인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에서 창간한 잡지로, 지난해 9월 첫 호 <예술가는 무엇으로 사는가>에 이어 올해 초에는 2호인 <문학, 역사를 넘보다>를, 3월에는 3호 <뮤직, 사랑과 저항 사이>를 펴냈다. 나는 현재 3호까지 받아봤는데, 이 계간지 정말 추천하고 싶다. 특히 이 2호는 알라딘 서재의 문학 환자들에게는 고급 잡지를 읽는다는 기쁨을 크게 선사할 듯. ‘역사 앞에 문학의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질문 아래 1부 침묵을 깬 작가정신, 2부 아름다운 불복종, 3부 본질을 기록한 활자들, 4부 글을 쓴다는 것의 의미로 구분해, 사회적 굴레와 불합리에 저항하면서 불멸의 문학을 일궈낸 작가들과 그 작품을 집중 조명한다. 사르트르, 입센, 브레히트, 쿤데라, 카뮈, 루이 아라공, 레닌, 르 귄, 셰익스피어, 위고, 발자크, 괴테, 버나드 쇼, 보들레르, 조지 오웰, 마르케스 등 다루고 있는 작가의 면면도 참 화려하다. 특히 맨 마지막에 마르케스의 미출간 유작인 <월식의 밤>이 실려 있는 것도 매력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