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종말
그레이엄 그린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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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아무리 작가와 작품의 명성이 자자해도,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작품이 있다. 그레이엄 그린의 <사랑의 종말>이 그렇다. 이 작품을 읽고 나니, 그동안 내가 그레이엄 그린의 무엇을 좋아했던 걸까? 그의 작품을 계속 읽어야 하나? 이런 고민까지 든다. 지금의 심정이라면 한동안 그레이엄 그린은 안(못) 읽을 것 같다. 이 작품은 내게는 다른 의미의 하루키 작품 같았다. 내가 하루키 소설을 안(못) 읽는 이유는 그가 그리는 남자주인공들이 너무나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딱히 별다른 매력도 없는데 온갖 여자들이 그에게 몰려들어서 몸과 마음을 다 준다. 한두 명이 아니다. 하루키의 판타지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이다. 아무튼, 그건 그렇다 치고 다시 그레이엄 그린으로 돌아가서, <사랑의 종말>의 남주인공 ‘모리스 벤드릭스’. 정말 읽는 내내 눈살이 찌푸려지는 캐릭터이다. 하루키의 남주인공들을 능가하는 ‘개 멋+찌질이’ 종합 세트로, 온 세상을 증오한다는 이 중2병 환자는 날마다 한껏 똥 폼을 잡고는 세상에서 가장 우울하고 비관적인 척은 다 한다. 그러나 그는 오늘도 이미 헤어진 지 오래인 여자 ‘세라’에게 집착하며 그녀가 누구 다른 남자랑 자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지 홀로 고통 속에 몸부림치는 등신 중의 상 등신이다.    


애초에 시작부터 잘못이다. 작가인 그(그러니까 그레이엄 그린과 모리스를 떼어놓고 생각하려고 해도 그게 쉽지 않다. 이 작품을 읽으면 자꾸만 ‘그레이엄 그린=모리스 벤드릭스’로 여겨져서 어느 순간 그레이엄 그린까지 싫어진다. 게다가 이 작품은 그레이엄 그린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아닌가!), 모리스는 소설 글감을 찾아 고위 공무원인 헨리 마일스에게 접근한다. 헨리 마일스라는 인물을 묘사하기 위해 그의 아내 세라와 가까워지는 방법을 택하고 유부녀인 그녀와 곧 불륜 관계가 된다.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하던 그들은 우연한 일을 계기로 세라가 모리스를 피하기 시작하고 그렇게 관계는 끝을 맺는 듯했다. 그러나 2년 뒤 우연히 헨리를 마주친 모리스, 헨리는 심란한 표정으로 세라가 아무래도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것 같다고 털어놓고, 헨리의 이 말에 모리스는 헤어진 지 무려 2년이나 흘렀는데도! 세라가 대체 누구를 만나는 것인가 분노하면서 질투와 호기심에 사로잡힌다. 그러고는 심지어 헨리가 시도하려다 그만둔 흥신소 직원에게 세라의 뒤를 밟으라고 요청하기까지 한다. 여기까지 줄거리를 요약하고 있는데도 다시금 모리스의 찌질함이 떠올라서 뒷골이 당긴다.

모리스는 한술 더 떠서 자기를 만날 때도 아마 세라가 다른 남자를 만났을 것이라고, 그녀는 원래 그런 여자라고 그래서 남편이 있는데도 자기에게 그렇게 쉽게 넘어간 것이라고 세라를 헤픈 여자, 바람둥이 취급을 하면서 그녀를 향한 미움과 증오를 감추지 못한다. 뒷조사를 하면서 나름 흥미를 느끼기도 한다. 소설가인 모리스의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 작품은 그가 자기 심정을(또는 자기변호를) 얼마나 절절히 묘사하는지 그의 시점(만)을 따라가다 보면, 유부녀인 세라는 남편을 배신했고, 그것으로도 부족해 불륜 상대인 모리스도 배신하고 누군가를 만났을지도 모를, 지금도 또 누군가를 만나고 있을지도 모를, 나날이 가벼운 연애에 몸을 던지며 사는 불나방 같은 여자로만 보인다. 그러나 이 작품에는 나름의 반전이 있어서 흥신소 직원을 통해 모리스가 세라의 일기장을 손에 넣으면서 모리스 그 찌질이는 생각지도 못했던 세라의 또 다른 면모를 알게 된다.

그러나 나는 이 설정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세라의 일기, 그러니까 일기를 통해 모리스 및 독자가 알게 되는 세라의 다른 모습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두 사람의 사랑의 시작도 딱히 공감이 가지 않는데, 그래 그것도 서로 몸을 탐하다 보니 사랑이 생겼다고 치자. 그런데 세라가 그토록 그 찌질이 모리스를 사랑했고, 그런 하찮은 남자 때문에 그런 ‘맹세’를 하게 되었고, 그 맹세를 지키려고 그토록 안간힘을 썼다는 사실도 설득력이 부족하다. 세라의 그 일기장은 모리스(또는 그레이엄 그린)가 바란 세라의 모습이지 않을까? 모리스의 판타지가 아닐까? 그렇게 늙었어도 여전히 중2병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찌질이를 너무나도 사랑하고 평생 그리워한 순애보적인 여성! 아무리 봐도 이런 설정은 찌질이 모리스(또는 그레이엄 그린)의 판타지로만 여겨진다.   


저는 그이를 사랑합니다. 만약 당신께서 그이를 살려만 주신다면 저는 뭐든 다 하겠습니다. 나는 아주 천천히 말을 이었다. 그이를 영원히 단념할 테니 제발 살려만 주셔서 그이한테 기회를 한번 주세요. (170쪽)


이런 기도 누구나 한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너무나 간절하게 바라는 일이 있을 때. 꼭 신을 믿지 않더라도, 종교가 없더라도 그 어딘가에 의지하고 빌고 싶어져서 간절하게 중얼거리게 되는 그런 순간이 누구에게나 있다. 이를테면 “~하느님, ~을 해주시면 앞으로 ~하겠습니다.” 이런 종류의 말들. 나 또한 내 고양이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해 생명마저 위태롭다는 말을 들었을 때 길을 걸으며 빌고 또 빌었다. “하느님, 우리 고양이 살려주시면 앞으로 ~ 하겠습니다.” 중얼중얼. 나는 기독교인도, 가톨릭교도도, 신의 존재를 믿지조차 않는데도 그런 순간에는 그렇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간절히 바라던 일이 이루어지면 그렇게 간절하게 기도하던 자신의 모습을 잊고 살아간다. 마음 한켠에 양심의 소리가 조금 찔릴지도 모르지만 서서히 “~하겠습니다”라고 맹세하던 자신을 잊고 살아가게 된다. 그런데 세라는 그 맹세를 철저히 지키려고 애쓴다. 그녀가 애초에 종교적인 신념이 남몰래 철저했던 사람이라 그럴 수도 있었을 테지만 이 부분 또한 고개를 갸웃하게 되지 않을 수 없다. 그레이엄 그린이 <권력과 영광>, <브라이턴 록>, <사건의 핵심> 등 종교와 세속적 욕망 사이에 흔들리는 인간 군상의 모습을 다룬 문학에 천착하느라 그저 단순한 불륜, 사랑 이야기로만 끌고 갔어도 됐을 작품에까지 무리하게 종교 관념을 불어넣은 것은 아닌가 싶어진다. 그걸로도 부족해서 세라가 죽은 이후로 나타난 그 일련의 기적................................은 정말 너무했다 싶어지는 것이다. 휴.


게다가 세라의 죽음 이후 남자들끼리의 이야기도 지나치게 길다. 이 작품에서 세라는 죽기 전에도 죽은 후에도 주체적인 인물로 그려진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일기장을 통해 그려진 모습조차 모리스(또는 그레이엄 그린)의 소망이 반영된 허상일 뿐이다. 모리스, 헨리, 얼굴 반점남, 이 세 남자-아니 흥신소 직원과 그 아들내미까지 다섯 남자가 세라의 죽음을 두고 저마다 자기 나름의 의미를 찾으려고 하는 꼬락서니를 그토록 오래 지켜봐야 할 때는 이제 그만! 하고 책을 덮고 싶어지기까지 한다. 탕녀인가 성녀인가 이러고 있을 때는 정말이지 어휴....... 모리스랑 헨리가 한 집에서 사는 그 설정도 납득하기 어렵다. 그게 가능해?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모든 걸 능가하는 모리스 벤드릭스의 찌질함은 가히 압도적이라 끝까지 할 말을 잃게 만든다. 하느님과 자기가 세라를 두고 누가 진정으로 ‘소유’했는지 내기라도 하듯이 이를 바득바득 가는 인간, 세라의 장례식장에 가면서도 다른 여자의 몸이 닿자 욕정이 생각난다고 욕정 운운하는 이 인간, 자기는 하느님도 해보지 못한, 세라의 몸속에 들어가 봤고 그러므로 세라를 진짜 소유한 건 자기라고 주장하는 이 인간, 자기의 진심조차도 세라의 사랑을 확인한(일기장을 본) 후에야 털어놓는 이 비겁하고 비뚤어진 자존심으로만 똘똘 뭉친 이기적이고 쪼잔한 인물에는 책을 덮는 그 순간까지 단 1%의 호감도 생기지 않는다. 얼마나 얼굴을 찌푸리고 봤는지 책을 덮고 나니 얼굴이 아픈 지경이다. 이토록 심적으로 힘든 독서, 그럼에도 별 넷이나 준 까닭은 그레이엄 그린이 사랑하는, 욕망에 흔들리는 인간의 이기적인 심리를 이렇게도 흡인력 있게 그렸다는 점 때문이랄까..... 아무튼 나는 참 싫은 작품이었다........ 우리, 다시는 만나지 말자, 모리스 벤드릭스.



요즘 알라딘 서재에서 유행하는 놀이로 나도 이 글을 마친다. 올해의 찌질남 상을 <불륜의 종말>의 ‘모리스 벤드릭스’ 수여합니다..... 이보게, 벤드릭스 씨, 당신은 다리보다 마음이 더 절룩인 것 같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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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12-28 12: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등신까지읽고ㅋㅋㅋㅋㅋㅋ 책읽고 마저보려고 마지막 문단으로 쩜프했어요😆 잠자냥님 리뷰를 읽으니 걱정이되지만(브라이턴 록이 너무 좋았었는데 이번에 실망함 어쩔ㅜ) 제게는 어떨지 더 궁금해져요!

잠자냥 2021-12-28 12:53   좋아요 2 | URL
작품은 재미나고 흥미진진해요... 남주가 너무 짜증나서 그렇지;; ㅠㅠ

단발머리 2021-12-28 12: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사두어서요. 안 읽고 좋아요!만 하고 가는데 이 책 넘 좋죠? 그거만 좀 말해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12-28 12:5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저는 별 넷은 줬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1-12-28 12:56   좋아요 1 | URL
아하하!!! 접수되었습니다*^^

수이 2021-12-28 13:13   좋아요 2 | URL
저도 샀는데 잠자냥님 리뷰 읽기도 전에 제목 먼저 보고 앗뿔싸 했다가 에휴 하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습니다.

독서괭 2021-12-28 13: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궁금한데 저도 중간 점프.. ㅋㅋ 근데 요즘 서재에서 올해의 찌질남 상 주는 게 유행인가요?

Falstaff 2021-12-28 13:04   좋아요 5 | URL
저한테 올해의 찌질남은... 햐, 이거 이 책 좋아하시는 분 많아서 얘기하기가 좀 껄쩍지근한데요, 모라비아의 <경멸> 주인공 로베르토로 하겠습니다. 모라비아 팬 여러분 죄송합니다. ㅠㅠ

잠자냥 2021-12-28 13:10   좋아요 3 | URL
올해의 찌질남이 유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올해의~~~상’은 유행인 것 같아요. ㅋㅋ


청아 2021-12-28 14:23   좋아요 4 | URL
<경멸>의 로베르토가 찌질남인건 분명해요!!ㅋㅋㅋㅋ모리스 벤드릭스와 둘 중 누가 더 찌질한지가 관전 포인트가 되겠네요ㅋㅋㅋㅋ

- 2021-12-28 17:33   좋아요 4 | URL
어.. ㅋㅋ 저 이거 물감님 페이퍼에서 말했습니다. 저에게 올해의 찌질남 왕은. 잠자냥님 추천 책 <하이피델리티>의 롭입니다. 근데 롭이 싫은데 안싫은게 함정임... 난 왜 너드에 관대한가... 아직도 벗겨져야할 콩깍지는 얼마나 많은가.

청아 2021-12-28 17:53   좋아요 3 | URL
갑자기 장칼국수만큼 이슈가 될것같은 찌질남 스토리ㅋㅋㅋㅋ바로 검색하러 고고!

- 2021-12-28 18:04   좋아요 2 | URL
닉혼비 잘써요 ㅋㅋㅋㅋ 입담 너무 오지고 자기가 자기 찌질한거 너무 잘알아서 미워할 수가 없다 ㅋㅋㅋㅋㅋ

Falstaff 2021-12-28 13: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모리스가 그린의 페르소나고, 개멋 찌질이임에도 불구하고 별 넷의 평점을 즐기고 있으니, 그린의 필력이 을매나 대단한 겁니까! ㅋㅋㅋㅋ
농담이고요, 전 그린이 이제 좀 식상해져서 말입죠. 제3의 사나이하고 현대문학에서 나온 단편집으로 충분한 거 같더군요. 이 책도 안 읽을 겁니다, 아마도.

잠자냥 2021-12-28 13:11   좋아요 1 | URL
폴스타프 님, 이 책은 분위기는 또 죽입니다. 그게 다 그린 필력이겠죠. 근데 저도 그린은 폴 님이 말씀하신 그 두 책이 훨씬 좋네요. ㅎㅎㅎ

건수하 2021-12-28 13: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포일러가 있다니 읽을까 말까 하다가… 어느새 다 읽었어요 ㅎㅎ

모리스의 판타지라는 것에 동의합니다. 뭐 여성들도 판타지 많이 갖고 있지만, 남성들의 판타지가 소설에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ㅎㅎ 자기고백적인가 ㅋㅋ

이언 매큐언의 <암스테르담> 생각이 납니다 ㅎㅎ 이건 장례식장에서 남자 둘이 만나 찌질한 이야기 나누며 과거를 회상하는 이야기예요.

잠자냥 2021-12-28 13:13   좋아요 2 | URL
이건 그낭 제 생각인데 이 작품은 남녀에 따라서 호불호도 조금 갈릴 것 같아요. 하루키 <상실의 시대>에 많은 남자들이 환장하듯이? ㅋㅋㅋㅋ

수이 2021-12-28 13: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상실의 시대에 환장한 여성 1인 여기 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이거 읽고 별 다섯개 줄까봐 읽기도 전에 겁 잔뜩 먹은 거 아시죠? 잠자냥님 후달달달

잠자냥 2021-12-28 13:16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럼 이것도 좋을 거예요. 이 리뷰는 제가 이 작품의 싫은 점만 나열한 거고요. ㅋㅋㅋ 저 아래 제 100자평이 더 객관적인 것 같아요. ㅋㅋ

새파랑 2021-12-28 13: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종말까지 생각하셨는데도 별 네개나 주시다니 잠자냥님은 대인배? ^^ 저 설정이 그렇게 마음에 들지는 않고 종교도 좀 그렇긴 하더라구요 ㅋ 그래도 전 읽는 재미가 있었어요~!!
그러고 보니 <경멸>도 그렇고 전 찌질남(?) 이야기를 좋아하는것 같아요 😅

잠자냥 2021-12-28 14:27   좋아요 4 | URL
네~ 저도 재미는 있었습니다. ㅎㅎ
남주가 너무 스트레스 받게해서 으으윽...
<경멸> 저도 한번 읽어보고 누가 누가 더 찌질한가 비교해봐야겠어요. ㅎㅎ

다락방 2021-12-28 14: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걸 다 읽기도 전에 이런 문장을 적었었죠.

‘이 책의 화자이자 주인공인 ‘벤드릭스‘는 개자식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가 너무 싫어하는 인간 전형의 모습이었으므로 개자식이라는 욕도 후합니다. 진짜 너무 싫었고 흥신소 직원이 자기 아이 데리고 다니는 것도 너무 싫었어요. 그런데도 저는 묘하게 이 작품이 싫지는 않더라고요. 다른 작가였다면 이 이야기를 이렇게 끌고 가지 못했을 것인데 어떤 종교적 숭고함을 담은게, 그게 저는 느껴져서 그 지점에서 이상하게 좋네.. 하게 되더라고요. 그 남성들의 고백 부분에 대해서도 창녀와 성녀라는 너무 전형적인 여성상을 지들끼리 이랬다 저랬다 오락가락하지만 그렇지만 어쩌면 그 .. 뭐라 해야할까, 그 신성함? 그런건 정말 있는거 아닐까 싶어지고요. 그래서 찌질한 남자들 나오는데 작품 자체가 싫진 않은, 그런 묘한 느낌의 책이었어요.

‘이언 피어스‘의 <핑거 포스트>를 아주 오래전에 읽어서 다른건 기억이 안나는데, 제가 그 책 읽고서는 ‘어쩌면 누군가는 인류의 죄를 사하여주기 위해 희생당한거 아닐까‘ 이런 생각을 했었거든요. 써놓고 나니 좀 부끄럽네요? 그런데 이 책 사랑의 종말 읽으면서 어쩌면 이런 신성은 있지 않을까 싶은 그런 생각이 들었었어요. 그래서 참 묘한 책이에요.

잠자냥 2021-12-28 14:57   좋아요 3 | URL
네, 저도 다부장님의 그 표현을 읽었습니다요.
아마도 주인공은 너무 싫은데도 다부장님이 말씀하신 그런 지점 때문에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을 읽고 좋아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저도 그래서 무턱대고 나 싫다고 별 하나 또는 둘 줄 수는 없던 그런 작품인데... 그래도 전 이 작품을 좋아할 수는 없을 거 같아요.

다락방 2021-12-28 14:48   좋아요 3 | URL
쓰다말고 어디갔어요.....

잠자냥 2021-12-28 14:58   좋아요 2 | URL
‘없을 거 같아요.‘ 였는데 ㅋㅋㅋㅋㅋㅋㅋ 아까 다부장님 글에 댓글 단다는 게 밑에 제가 새로 댓글을 달아가지고 그걸 복사해서 붙인 게 다 복사된 게 아니었네요. ㅋㅋㅋㅋㅋㅋ 별말도 없던 것을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ㅋㅋㅋㅋ

mini74 2021-12-28 17: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올해의 찌질남 에 적극 동의합니다 ㅎㅎ *^^*

잠자냥 2021-12-28 22:49   좋아요 2 | URL
아휴 전 몇 년 동안 이런 인간 처음입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