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뒷세이아 - 그리스어 원전 번역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호메로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략이 뛰어난 오뒷세우스가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이상한 사람이구먼! 나는 그대를 행동으로든 말로든 해코지하지 않을

뿐더러 누가 그대에게 많이 주더라도 시기하지 않소.

여기 이 문턱은 우리 두 사람이 있기에 충분하고, 그대는 또 남의 재물을

시기할 필요도 없소. 그대도 나와 마찬가지로 부랑자인 것 같고

우리가 부자가 되는 것은 신들에게 달려 있으니 말이오.

그대는 주먹다짐을 하자고 지나치게 도전해 나를 화내게 하지 마시오.

내 비록 늙은이지만 그대의 가슴과 입술을 피로 물들이지 않도록

말이오. 그렇게 되면 내일은 훨씬 더 내게 편안하겠지요.

그대는 아마 라에르테스의 아들 오뒷세우스의 궁전에

두 번 다시 돌아오지 못할 테니 말이오."

부랑자 이로스가 부아가 치밀어 그에게 말했다.

"아아! 저 식객의 유창한 말솜씨 좀 들어보게나.

꼭 난로 청소하는 할멈 같네 그려. 나는 저자에게 재앙을 생각해내어

좌우에서 이빨을 쳐서 모조리 땅바닥으로 쏟아버리겠소.

마치 곡식을 망치는 돼지의 엄니들을 뽑듯 말이야. 자, 이제

허리띠를 꽉 매. 우리가 싸우는 것을 여기 이분들이 모두

아시도록 말이야. 하지만 너는 너보다 젊은 사람과 어떻게 싸울래?"

그들은 이렇게 높다란 대문 앞 반들반들 깎은 문턱에서

마음껏 서로 상대방의 부아를 돋우고 있었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18권 제14∼33행

 

 

 

(오뒷세우스의 말)
그래서 내가 지금 그대에게 말하니 그대는 명심하여 내 말을 들으시오.

대지가 기르는 것들 중에서, 숨쉬며 대지 위를 기어 다니는

온갖 것들 중에서, 인간보다 허약한 것은 아무것도 없소.

신들이 그를 번성하게 하시어 그의 무릎이 팔팔하게 움직이는 동안에는,

그는 훗날 재앙을 당하리라고 꿈에도 생각지 않지요.

하지만 축복 받은 신들이 그에게 불행을 자아내시면 그는 불행도

굳건한 마음으로 참고 견디지요. 그럴 수밖에 없으니까요.

지상에 사는 인간들의 생각이 어떠한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인간들과

신들의 아버지께서 그들에게 어떤 날을 보내주시느냐에 달려 있소.

나도 한때는 사람들 사이에서 꼭 성공할 줄 알았소.

그러나 나는 나의 아버지와 형제들을 믿고는

내 자신의 완력과 힘에 이끌려 못된 짓을 많이 저질렀소.

그러니 사람은 결코 도리를 무시하지 말고 무엇을 주시든 말없이

신들의 선물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오. 왜 이런 말을 하는고 하니

내가 보기에 구혼자들은 못된 짓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18권 제129∼143행

 

 

······

그러니 신이 나를 집에 돌아오게 해주실지 아니면 그곳

트로이아에서 내가 죽게 될지 나도 모르오. 이곳 일들은 모두

당신 소관이오. 내가 떠나고 없는 동안 당신은 이곳 궁전에서

내 부모님을 생각해주시오, 지금처럼, 아니 지금보다 더 많이!

그러다가 내 아들에게 수염이 돋는 것이 보이거든 그때는

누구든 당신이 원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이 집을 떠나시오.'

그이는 이렇게 말씀하셨고 그 모든 것이 이제 이루어질 것이오.

제우스께서 모든 행복을 앗아가신 이 저주 받은 여인에게

가증스런 결혼이 찾아오는 밤이 다가올 것이오.

그러나 내 마음을 몹시 괴롭히는 것이 한 가지 있으니

이런 일은 전에는 구혼자들의 풍습이 아니었다는 것이오.

누구든 훌륭한 여인과 부잣집 딸에게

구혼하고자 하여 서로 경쟁하는 이들은

손수 자신들의 소들과 힘센 작은 가축들을 몰고 와서

신부의 친척들에게 잔치를 베풀고 빼어난 선물들을 주었지,

아무 보상도 없이 남의 살림을 먹어치우지는 않는단 말예요."

그녀가 이렇게 말하자 지략이 뛰어난 오뒷세우스가 기뻐했으니

그녀가 상냥한 말로 그들의 마음을 호려 그들에게서 선물들을

끌어내면서도 마음속으로는 다른 것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18권 제265∼283행

 

 

 

아니면 소들을 몰아야 한다면 좋으련만! 그 황소들은 더없이

훌륭하고 크고 황갈색이며 두 마리 다 꼴을 배불리 뜯었으며

나이도 같고 힘도 같으며, 그들의 기운은 지칠 줄 모르오.

그곳에는 네 정보 넓이의 들이 있고, 흙덩이는 쟁기 앞에 양보하지요.

그러면 그대는 내가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밭고랑을 갈 수 있는지

볼 수 있을 것이오. 아니면 오늘이라도 크로노스의 아드님께서

아무데서든 전쟁을 일으키시어 내가 방패와 두 자루의 창을

들게 되고 내 관자놀이에 꼭 맞는 온통 청동으로 된 투구를

쓰게 된다면, 그대는 내가 선두대열에 섞이는 것을

보게 될 것이고 내 이 배를 말로써 조롱하지 못할 것이오.

아니, 그대는 몹시 교만하고 마음씨가 야박한 사람이오.

그대는 자신을 위대하고 강력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것은 그대가 보잘것없는 소수와 어울리기 때문이오.

만약 오뒷세우스가 돌아와서 고향 땅에 닿는다면

저 문들이 비록 매우 넓기는 해도 문간을 지나 문밖으로

도망치려는 그대에게는 금세 너무 좁아질 것이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18권 제371∼386행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뒷세이아 - 그리스어 원전 번역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호메로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참을성 많은 고귀한 오뒷세우스가 그에게 대답했다.

"무슨 말인지 잘 알았소. 나도 멍청하지는 않으니까요.

그대가 먼저 들어가시오. 내가 이곳에 남겠소. 나는 주먹이나

내던지는 물건에 얻어맞는 일이라면 무식한 편이 아니니까요.

나는 너울과 전쟁터에서 고생을 많이 해서 마음이 굳건한 편이오.

그러니 이들 고난들에 이번 고난이 추가될 테면 되라지요.

그러나 배란 녀석이, 인간들에게 수많은 재앙을 가져다주는 그 빌어먹을

배란 녀석이, 일단 욕구를 품게 되면 아무도 숨길 수 없는 법이오.

훌륭한 노 젓는 자리가 있는 배들이 선구를 갖추고 추수할 수 없는

바다를 지나 적군에게 재앙을 안겨주는 것도 다 그 배란 녀석 때문이지요."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17권 제280∼289행

 

 

 

······ 하인들이란 일단 주인이

권세를 잃고 나면 더 이상 정직하게 봉사하려 하지 않지요.

예속의 날이 한 인간을 덮치게 되면 목소리가 멀리까지 들리는

제우스께서 그의 미덕의 반(半)을 앗아가시기 때문이지요."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17권 제320∼323행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하고 그는 말을 이었소. "어려서부터 정당화된 예속 아래서 사는 법을 배웠고, 그리하여 우리의 생각이 부드러울 때부터 똑같은 습관과 관습이라는 포대기에 싸인 채 자유라는 문학의 더없이 아름답고 풍요한 샘물을 맛볼 수가 없었소. 그래서 우리는 결국 숭고한 아첨꾼밖에 되지 않았던 것이오." (4) 그의 주장에 따르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다른 재능들은 노예들에게도 주어지지만 노예는 아무도 연설가가 될 수 없다는 것이오. 그것은 자기에게는 언론의 자유가 없으며 자기는 말하자면 갇혀 있다는 생각이 금세 그를 엄습하기 때문인데, 그는 습관의 되풀이되는 타격에 그런 생각을 갖게 된다는 것이오. (5) 호메로스의 말처럼 "예속의 날은 미덕의 반(半)을 앗아가버리기 때문이오. 그래서" 하고 그는 말을 이었소. "내가 들은 것이 사실이라면 퓌그마이오이 족 또는 난쟁이족을 가두어두는 새장들이 그 안에 갇힌 자들의 성장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그들의 몸을 옭아매는 사슬들로 그들을 불구자로 만들듯이, 마찬가지로 우리는 모든 예속도 설사 그것이 정당화된다 하더라도 영혼의 새장과 공동의 감옥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오."

 

 -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롱기누스 / 숭고에 관하여」중에서

 

 

지략이 뛰어난 오뒷세우스가 물러가며 말했다.

"아아, 나는 그대의 지혜가 그대의 용모와도 걸맞을 줄 알았는데!

그대는 그대 자신의 집에서 구걸하는 자에게 소금 알갱이 하나도

안 줄 사람이오. 그대는 지금 남의 식탁 가에 앉아 있고 앞에 많이

가졌으면서도 나에게 빵 조각 하나도 집어 줄 엄두를 못 내니 말이오."

그가 이렇게 말하자 안티노오스는 마음속에 더욱 화가 치밀어

그를 노려보며 물 흐르듯 거침없이 말했다.

"자네는 내게 악담까지 늘어놓았으니 생각건대,

이제 더 이상 이 홀에서 모양새 좋게 물러가지는 못하리라."

그는 이렇게 말하고 발판을 집어 들어 오뒷세우스의 오른쪽 어깨

맨 아랫부분, 등이 시작되는 곳에 던졌다. 그러나 오뒷세우스는

바위처럼 꼼짝 않고 서서는 안티노오스의 가격에도 비틀거리지

않고 마음속으로 재앙을 꾀하며 말없이 고개를 흔드는 것이었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17권 제453∼465행  

 

 

 


그러더니 그는 문턱으로 돌아가 그곳에 앉았고 가득 든

바랑을 내려놓으며 구혼자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명성도 자자하신 왕비님의 구혼자들이여! 나리들은 내 말을

들으십시오. 나는 내 가슴속 마음이 명령하는 바를

말하고자 합니다. 정말이지 소 떼든 흰 양 떼든

사람이 자기 재산을 위해 싸우다가 얻어맞으면

그때는 고통도 마음의 슬픔도 없는 법입니다.

그러나 나는 인간들에게 수많은 재앙을 안겨주는 이 빌어먹을

가련한 배란 녀석 때문에 안티노오스에게 얻어맞았습니다.

걸인들에게도 신들과 복수의 여신들이 계신다면

안티노오스가 결혼하기 전에 죽음의 종말이 그를 따라잡게 되기를!"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17권 제466∼476행

 

 

 

돼지치기 에우마이오스여, 그대는 그녀에게 이런 말로 대답했도다.

"왕비님! 아카이오이족이 이젠 제발 좀 조용했으면 좋겠군요.

그가 하는 이야기들은 틀림없이 마님의 마음을 호릴 것입니다.

사흘 밤 사흘 낮을 나는 내 오두막에 그를 붙들어두었습니다.

그가 배에서 도망쳐 맨 먼저 나를 찾아왔기 때문이지요.

그런데도 그는 자신이 겪은 모든 고통을 다 이야기하지 못했습니다.

마치 신들에게 가르침을 받아 그리움의 말들을 인간들에게

노래하는 가인을 어떤 사람이 응시하고 있고, 가인이 노래하는

동안에는 사람들이 물리지 않고 노래 듣기를 열망할 때 같이,

꼭 그처럼 그는 오두막에서 내 곁에 앉아 나를 호렸습니다.

자기 말로 그는 아버지 때부터 오뒷세우스의 빈객으로서

미노스의 일족(一族)이 있는 크레테에 산다고 했습니다.

그곳에서 그는 구르고 굴러 천신만고 끝에 지금 이리로 온 것입니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17권 제512∼524행 

 

 

 

참을성 많은 고귀한 오뒷세우스가 그에게 말했다.

"에우마이오스여! 나는 당장이라도 이카리오스의 따님이신 사려 깊은

페넬로페에게 모든 것을 거짓 없이 사실대로 말하고 싶소이다. 나는

그분의 남편을 잘 알고 있소. 우리는 같은 고초를 겪었으니까요.

그러나 나는 교만과 폭력이 무쇠의 하늘까지 닿은

저 가혹한 구혼자들의 무리가 두렵소. 방금도 나는

집 안을 돌아다녔을 뿐 나쁜 짓을 아무것도 하지 않았건만

저자가 나를 때려 몹시 아프게 했을 때,

텔레마코스도 다른 어느 누구도 그것을 막아주지 않았소.

그러니 지금 그내는 페넬로페에게 그녀의 열망에도 불구하고

해가 질 때까지 방 안에서 기다리라고 이르시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17권 제560∼570행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뒷세이아 - 그리스어 원전 번역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호메로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오뒷세우스의 사랑하는 아들이

문간에 서 있었다. 그러자 돼지치기가 깜짝 놀라 벌떡

일어서더니 반짝이는 포도주에 열심히 물을 타던

그릇을 손에서 떨어뜨리고 자기 주인에게 다가가

그의 머리와 아름다운 두 눈과 두 손에

입 맞추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

마치 사랑하는 아버지가 십 년 만에 먼 나라에서

돌아온 아들을, 아버지의 속깨나 썩이던

귀염둥이 외아들을 반기듯이

꼭 그처럼 고귀한 돼지치기는 신과 같은 텔레마코스를

마치 죽음에서 벗어난 사람인 양 얼싸안고 입 맞추었고

울면서 물 흐르듯 거침없이 말했다.

"돌아오셨군요, 내 눈의 달콤한 빛인 텔레마코스 도련님!

도련님이 배를 타고 퓔로스에 가셨을 때 다시는 못 볼 줄 알았지요.

어서 안으로 드세요, 도련님. 객지에서 막 돌아온 도련님을

안에서 뵈며 마음속으로 즐기고 싶어요. ······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16권 제11∼26행

 

 

 

참을성 많은 고귀한 오뒷세우스가 그에게 말했다.

"이보시오! 나도 한마디 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오.

구혼자들이 그대의 궁전에서 그대의 뜻을 거슬러

어리석은 짓들을 꾀하고 있다는 그대의 말을 들으니

나는 실로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소이다. 말씀해보시오.

그대는 자진하여 굴복하는 것이오, 아니면 나라의 백성들이

어떤 신의 음성에 복종하여 그대를 증오하는 것이오?

아니면 그대는 큰 싸움이 벌어진다 해도 그들만은 전우라고

믿을 수 있는 그대의 형제들을 혹시 원망하고 있는 것인가요?
내게 기백이 있는 만큼이나 내가 젊다면 좋으련만!

그리고 내가 나무랄 데 없는 오뒷세우스의 아들이거나,

아니면 오뒷세우스 자신이 떠돌아다니다가 돌아온다면 좋으련만!

아직은 한 가닥 희망이 남아 있소. 그때는 내가 라에르테스의 아들

오뒷세우스의 궁전으로 가서 저들 모두에게 재앙을

안겨주지 못한다면 누구든 당장 내 목을 쳐도 좋소.

하나 만약 그들이 다수로서 혼자인 나를 제압한다면

그때는 그들이 나그네들을 학대하고 아름다운 궁전에서

하녀들을 볼썽사납게 끌고 다니고

포도주를 마구 퍼내고 결코 이루어지지 않을 일에

무턱대고 쓸데없이 음식을 먹어치우는 것과 같은

그런 못된 짓을 언제까지나 지켜보느니

차라리 나는 내 궁전에서 살해되어 죽고 싶소이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16권 제90∼111행

 

 

참을성 많은 고귀한 오뒷세우스가 그에게 대답했다.

"나는 신이 아니다. 왜 너는 나를 불사신으로 여기느냐?

나는 네가 그를 위해 신음하고 많은 고통을 당하고

남자들의 행패를 감수했던 네 아버지니라!"

이렇게 말하고 그가 아들에게 입 맞추자 눈물이 두 볼에서

땅으로 흘러내렸다. 그가 늘 억제하던 눈물이었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16권 제186∼191행

 

 

 

이렇게 말하고 그가 다시 앉자 텔레마코스는

훌륭하신 아버지의 목을 끌어안고 슬피 울었다.

그러자 두 사람 모두에게 비탄하고 싶은 욕망이 일었다.

그래서 그들은 새들보다도, 이를테면 아직 깃털도 나기 전에

농부들이 그 새끼들을 보금자리에서 채 간 바다독수리들이나

발톱이 굽은 독수리들보다도 더 하염없이 엉엉 울었다.

꼭 그처럼 애처로이 그들의 눈썹 밑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16권 제213∼219행

 

 

 

또 한 가지를 너에게 일러줄 것이니 너는 명심하도록 하라.

네가 진실로 내 아들이고 우리 핏줄이라면

어느 누구도 오뒷세우스가 집에 와 있다는 말을 들어서는 안 된다.

라에르테스도, 돼지치기도, 하인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아니, 페넬로페 자신도 그것을 알아서는 안 된다.

오직 너와 나, 우리 둘만이 여인들의 의도를 알아내도록 하자꾸나.

우리는 또 그들 중 누가 우리 두 사람을 마음속으로 존중하고

두려워하는지, 누가 우리를 무시하고 너깥이 고귀한 자를

업신여기는지 하인들도 시험해볼 수 있을 것이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16권 제299∼307행

 

 

 

오뒷세우스를 알아본 개

장 오귀스트 바르(Jean-Auguste Barre, 1811~1896), 19세기경, 콩피에뉴 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뒷세이아 - 그리스어 원전 번역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호메로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테네의 말)
여자의 가슴속 마음이 어떠한지는 그대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여자란 자기를 아내로 삼은 남자의 살림을 늘리기 원하며

일단 사랑하는 남편이 죽고 나면,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들이나 전남편은 더 이상 기억하지도 묻지도 않는단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15권 제20∼23행

 

 

 

참을성 많은 고귀한 오뒷세우스가 그에게 대답했다.

"에우마이오스여, 그대는 나를 방랑과 무서운 고통에서

구해주셨으니 나에게서 사랑 받듯 아버지 제우스에게서도

사랑 받게 되시기를! 인간들에게는 떠돌아다니는 것보다 더한

불행은 달리 없기 때문이오. 그러나 사람들은 방랑과 고난과

고통을 맞게 되면 그 빌어먹을 배란 녀석 때문에 심한 고통도

참게 마련이지요. 한데 지금 그대가 나를 붙들며 도련님이

돌아오실 때까지 기다리라고 하시니, 그대는 내게 신과 같은

오뒷세우스의 어머니와 그분이 떠나며 노년의 문턱에 남겨두고 간

아버지에 관해 말해주시오. 그분들은 아직도 햇빛 아래

살아있나요, 아니면 이미 죽어서 하데스의 집에 가 있나요?"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15권 제340∼350행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뒷세이아 - 그리스어 원전 번역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호메로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내 비록 부모님을 고향 땅에서 내 눈으로

보기를 열망하지만 부모님을 위해서도 나는 이토록 슬퍼하지는

않을 것이오. 그만큼 떠나고 안 계신 오뒷세우스에 대한 그리움이

나를 사로잡는구려. 나그네요! 그분께서는 이곳에 안 계시지만

나는 그분의 이름을 말하기도 조심스러워요. 그분께서는

나를 남달리 사랑해주셨고 마음속으로 염려해주셨으니까요.

그래서 나는 구분을 멀리 떨어져 계시지만 '나리'라고 부르지요."

참을성 많은 고귀한 오뒷세우스가 그에게 말했다.

"여보시오! 그대가 전적으로 부인하며 그분이 더 이상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 말하고 그대의 마음이 불신으로 가득 차 있으니

나는 그저 되는 대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맹세하고 말하겠소.

오뒷세우스는 돌아올 것이라고. 그리고 이런 반가운 소식에 대한

보수는 그분이 돌아와 자기 집에 도착하는 즉시 내게 주시오.

그때는 내게 외투와 윗옷 같은 좋은 옷들을 입혀주시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14권 제141∼154행

 

 

 

내 당당한 마음은 죽음을 전혀 예감하지 못했고

나는 월등히 맨 먼저 뛰어나가 적군 중에서

나보다 걸음이 빠르지 못한 자를 창으로 죽이곤 했소.

전쟁에서 나는 그런 사람이었소. 나는 들일이나

빼어난 자식들을 양육하는 살림살이는 좋아하지 않았소.

그 대신 나는 언제나 노를 갖춘 배와 전쟁과 반들반들 닦은

창과 화살을 좋아했는데, 이것들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섬뜩하기만 한 참혹한 것들이지요. 그러나 나는 신들께서

내 마음속에 넣어주신 바로 그런 것들을 사랑했소.

좋아하는 일은 사람마다 다르게 마련이니까요.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14권 제219∼228행

 

 

 

"이제 내 말을 들으시오, 에우마이오스와 그대들 동료 일꾼들이여!

내 한 가지 소원이 있어 말하겠소. 주책없는 술이란 녀석이

그렇게 하도록 내게 명령하는구려. 술이란 녀석은 가장 사려 깊은

사람도 노래하고 상냥하게 웃도록 부추기는가 하면 춤추도록

일으켜 세우기도 하고 말하지 않는 게 더 좋을 말도 내뱉게 한다오.

그러나 일단 입 밖에 낸 이상 나는 아무것도 숨기지 않겠소.

아아, 우리가 매복조를 짜서 트로이아의 성벽 밑으로 인솔했을

때처럼 내가 젊고 내 힘이 약해지지 않았더라면 좋으련만!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14권 제462∼469행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