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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헬싱키. Holiday Inn Helsinki City West 8층의 알록달록한 커튼과 메탈 스텐드가 놓여 있는 아담한 책상이 있는 cozy한 방.
인천에서 Frankfurt까지 10시간, Frankfurt 공항에서 2시간의 기다림, 다시 Frankfurt에서 Helsinki까지 2.5시간의 비행. 호텔에 도착한 시간이 밤 11시 50분.
몸이 축 늘어지게 피곤했지만 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았다. 1시쯤 잠들었을까? 뒤척뒤척하며.
그런데....4시 30분에 핸드폰이 울렸다. (세상 어디서나 터지는 011 로밍. 결코 편리한 것만은 아니다!) 잠이 덜깬 허스키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성과장님! 깨워서 죄송합니다. 급한 일이 있어서요."
듣고 보니 정말 급한 일이었다. 눈을 부비고 일어나 노트북을 켜고 일을 했다.
6시 30분. 급한 일은 해결했지만 다시 침대에 들어가면 일어날 자신이 없어 이른 아침을 먹으러 내려갔다.
조용하게 커피나 한잔 마시려 했는데, 뜻밖에 가슴에 똑같은 뺏지를 단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바글거렸다. 세상 어디에나 중국,일본,한국 관광객들이 넘쳐 난다. 가슴엔 뺏지, 허리엔 전대, 어깨엔 무비 카메라를 맨 채로!
커피 한잔, 꿀을 바른 토스트 한 쪽, 간단한 아침을 먹고 산책을 할 겸 호텔 앞을 한 바퀴 돌았다.
아.......너무 추웠다. 아무리 일교차가 크다지만... 북유럽은 곧 겨울이 올 것 같다.
다시 호텔방. 미팅 시간까지 2시간 30분 남았다. 다시 잠들면 일어날 자신이 없어 노트북 앞에 앉았다.
이상하게 피곤하면 끈적끈적한 노래가 듣고 싶다. 남들은 피곤하거나 우울하면 쿵쾅쿵쾅 흥겨운 노래를 들어야 힘이 난다는데, 난 착~가라 앉는, 슬프다 못해 서러운 발라드를 들어야 서서히 몸이 복구된다.
그래서 지금...바이브 3집을 듣고 있다. 자일리톨과 노키아의 나라 핀란드에서 바이브의 가슴 짠~한 노래와 함께 아침을! (어찌...무척 어울리지 않는다.)
출장 첫날, 헬싱키의 약간은 쓸쓸한 아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