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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미션 - 우리의 과거와 미래를 찾아 떠난 무인우주탐사선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
크리스 임피.홀리 헨리 지음, 김학영 옮김 / 플루토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칼 세이건은 외계 생명체를 주제로 한 논문만 약 300편을 남겼다. 그는 외계 생명체를 찾는다는 사명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1976년 바이킹 1호가 화성에 착륙했을 때 세이건이 집중했던 것도 외계 생명체를 찾는 것이었다. 그러나 세이건은 그곳에서 최초의 사진들이 전송된 직후 “생명의 흔적은 없다”고 인정했다. 두 대의 무인 화성 탐사 로버(Mars Exploration Rover) 스피릿(Spirit)과 오퍼튜니티(Opportunity)는 우리에게 과거 화성에 물이 존재했다는 등의 새로운 사실을 알려줬다. 화성인이 허구였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불과 100년 전만 해도 화성인이 존재할 것이란 믿음은 팽배했다.

 

 

 

 

‘기회를 놓치지 마라.’ 미국의 명문가 출신인 퍼시벌 로웰은 이 집안 가훈을 믿으며 평생의 목표인 화성인 문제에 매달렸다. 화성 연구를 위해 미국 애리조나 주의 사막에 천문대를 세웠다. 화성인에 대한 발상은 이탈리아 천문학자 조반니 스키아파렐리의 화성관찰 논문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그는 화성 표면에서 ‘계곡(canalis)’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것을 프랑스 천문학자가 ‘운하’로 번역했고, 로웰은 ‘인공 운하’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결국, 화성에는 그 운하를 파놓을 수 있는 지적 존재가 있다는 믿음을 주게 됐다.

 

 

 

 

 

왜 인류는 많은 돈을 투자해 화성에 탐사선을 보내는가? 그 이유는 화성이 미래에 이용가치가 가장 크고 연구할 것이 많은 행성이기 때문이다. 비록 생명체가 없어 황량하지만, 지평선을 배경으로 드넓게 펼쳐진 화성의 정경은 인류에게 감동과 함께 기대감을 안겨준다. 탐사 로버가 보내온 화성의 모습을 보며 우주에 대한 인간의 호기심을 다시 상기하게 된다. 인간이 화성표면에 무인탐사선을 보내기 시작한 지는 40년이 넘었고 숱한 성공과 실패를 거듭해왔다.

 

오퍼튜니티는 현재 6개의 바퀴 중 1개가 고장 나 있고, 2개의 탐사 장비도 작동을 멈춘 상태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건재를 과시하며 탐사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약 3개월 활동을 목표로 발사된 오퍼튜니티는 나사(NASA)의 예상보다 훨씬 긴 생존력을 보인다. 나사 과학자들은 오퍼튜니티가 십 년 넘게 작동하리라고는 상상을 못 했다. 그간 숱한 잔 고장과 모래바람을 이겨내면서 고독한 주행을 하는 화성의 방랑자다. 앞으로 남은 오퍼튜니티의 생존 기간은 예측하기 어렵다. 그래도 과학자들은 포기하지 않는다. 오퍼튜니티의 주행은 화상탐사의 새로운 역사를 쓸 소중한 기회(Precious opportunity)이기 때문이다. 지구와 화성까지의 거리는 평균 2억 2,500만km에 달한다. 화성 현지 신호가 지구에 도달하기까지 시차가 발생한다. 지구에서 오퍼튜니티를 조종하는 연구진은 지구-화성 간의 시차를 고려한 교신 업무를 해야 한다. 연구진은 밤낮의 생체 리듬을 잃어버려 수면 부족으로 고생한다. 그렇지만, 광활한 우주 공간을 날고 싶은 꿈을 간직한 사람들에게 오퍼튜니티 조종은 화성의 드넓은 지평선을 누빌 특별한 기회(Special opportunity)다.

 

 

 

 

 

세이건은 외계 생명체를 만나지 못했지만, 그보다 절호의 기회(a window of opportunity)를 맞닥뜨리는 데 성공했다. 세이건이 보이저 1호의 영상 팀에게 우주의 사진을 찍자고 제안했을 때, 나사 과학자들의 태도는 냉담했다. 하지만 세이건은 반대를 무릅쓰고, 보이저 1호를 통해 우주의 어둠을 촬영했다. 보이저 1호의 사진 한 장은 과학도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도 감동할 만한 위대한 순간을 포착했다. 세이건은 지구를 우주의 어둠에 둘러싸인 외로운 티끌에 불과하다고 했다. 26년 전에 찍은 지구 사진이 아직도 우리 시선을 거듭 잡아끄는 이유는 깊은 성찰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창백한 푸른 점’은 인간 존재와 인류 역사 그리고 지구가 얼마나 작은지 깨닫게 한다. 한 장의 사진은 사소한 욕망, 분노 따위가 덧없는 것임을 절실히 느끼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다.

 

《스페이션 미션》에 소개된 우주 탐사 이야기들은 과거에만 머무르는 기록이 아니다.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디딘 닐 암스트롱의 말을 빌리자면, 성공과 실패의 기록들 모두 우주의 경이와 비밀을 풀기 위한 ‘커다란 도약’이다. 우리나라의 우주 탐사 기술력은 여전히 선진국의 계획에 의존해야 하는 단계에 불과하다. 몇몇 우주 과학자들은 우리나라도 국가 우주개발의 자주성을 확보해야한다고 촉구한다. 우주개발이 선택이 아닌 필요조건이 되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국가안보의 차원을 넘어 산업과 국가발전의 성장 동력으로서 우주를 접근하는 어른들의 생각이 성급하게 느껴진다. 우리 아이들이 우주에 대한 관심을 가지면서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 화성의 방랑자에게 붙여진 이름을 가장 먼저 생각한 사람은 우주개발로 이익을 꿈꾸는 어른들이 아니라 고아원 출신의 9세 소녀였다. 소녀는 가슴 벅찬 심정으로 소감을 밝혔다.

 

“전 고아원에서 살았습니다. 그곳은 어둡고 춥고, 또 외로웠어요. 별들이 반짝이는 밤하늘을 바라보면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꿈을 꿨죠. 미국에서 저는 모든 꿈을 이룰 수 있을 겁니다. 정신(Spirit)과 기회(opportunity)에 감사합니다." (《스페이션 미션》 83쪽)

 

로웰, 세이건, 오퍼튜니티 조종사, 그리고 무인 화성 탐사 로버에게 멋진 이름을 붙여준 소녀. 우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원대한 꿈을 펼칠 가능성의 기회(Potential opportunities)를 놓치지 않았다. 우리나라 어른들이 우주개발을 돈벌이 기회(Money Making Opportunities)로 여기고 있을까 봐 조금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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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0-27 15: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사진에 파란 점이 지구라더군요.. ˝˝창백한 파란 점하나.˝˝

오거서 2016-10-27 18:37   좋아요 2 | URL
그 점 위에서 우리는 아둥바둥 치열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 점이 세상 전부인 것처럼 여기면서요.

cyrus 2016-10-27 18:59   좋아요 2 | URL
세이건의 제안은 신의 한 수 였습니다. 숙연하게 만드는 이 사진이 아이들 과학 교과서에 실렸으면 좋겠어요.

붉은돼지 2016-10-27 16: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디 예천천문대인가 갔다가
저 사진 비슷한 엄청난 크기의 천체망원경으로다가 뭔가 보기는 봤는데...
이게 영 실감이 안나더라구요...

cyrus 2016-10-27 19:02   좋아요 1 | URL
천문대 규모가 클수록 성능, 명확도가 좋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

북프리쿠키 2016-10-27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싸이러스님의 리뷰가 빛을 발하는 분야인것 같습니다^^;

cyrus 2016-10-28 08:24   좋아요 1 | URL
우주 공포증을 극복하기 위해서 우주에 관심을 가지려고 합니다. ^^;;

고양이라디오 2016-10-28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세대에 인류가 화성에 첫발을 디디는 것을 보게 될까요ㅎ? 생각만해도 흥분되네요ㅎ

cyrus 2016-10-28 17:10   좋아요 0 | URL
나사는 2030년대에 인류를 화성에 보낼 계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일이 정말 현실화된다면 과학사의 획기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
 

 

 

누구든 세상엔 한 가지씩 무서워하는 것들이 있다. 특히 특정 동물을 무서워하는 동물 공포증 환자들은 목숨을 위협받는다고 생각할 정도로 동물을 무서워한다. 하지만 그 이유에 대해 정확히 설명하지 못한다. 인간은 뱀, 거미, 높은 곳 등 생명을 위협하는 것을 무섭게 여겨 이를 피하도록 진화해왔다.

 

 

 

 

 

 

 

 

 

 

 

 

 

 

 

 

 

 

에드워드 윌슨은 거미 공포증이 있다. 그는 이미 여러 편의 글을 통해 자신의 거미 공포증을 고백했다. 이런 공포증이 터무니없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피할 수 없다. 왜냐하면, 감정적인 반응이기 때문이다. 거미 공포증에 극복하려면 거미를 만지는 훈련을 통해 공포를 극복하면 된다. 그런데 윌슨은 거미 공포증의 치유책으로 개미를 열심히 탐구했고, 개미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가 되었다. 윌슨의 책 우리는 지금도 야생을 산다에 수록된 뱀의 변신은 인간의 공포 본성을 과학적인 관점으로 분석한 글이다. 윌슨은 뱀 공포증이 야생에 살던 인류가 생명을 지키기 위해 대물림된 본능이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평생에 한 번 뱀과 마주칠 확률조차 희박한 도시인은 뱀에 혐오감을 드러내고, 일부는 뱀 공포증이 있다.

 

 

 

 

 

동물에 대한 공포는 모든 인류에게 공통된 정신 반응이다. 이러한 특질로 인해 신비롭거나 부정적인 뱀의 이미지가 탄생하게 된다. 뱀이 지니고 있는 여러 상징 중에서 몇몇 부정적 측면만이 부각되어 사람들에게 두려움의 표적이 되었다. 기독교의 성경에 나오는 에덴동산 이야기는 인간의 타락을 초래한 악마의 상징으로 뱀이 부각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여기에서 뱀은 빛과 생명에 대립되는 어둠과 죽음의 세력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자신의 꼬리를 물고 있는 뱀 형상의 우로보로스(Ouroboros)는 우주의 무한과 영원성을 상징한다.

 

 

 

뱀에 대한 공포가 심한 사람들은 과장된 상상력을 발휘하여 미확인 생물체(Cryptid)를 만들기도 한다. 윌슨도 과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은 미확인 생물체 이야기에 관심이 많았던가 보다. 그는 뱀의 변신에서 굴렁쇠 뱀(Hoop snake) 이야기를 언급했다. 미국과 캐나다 일부 지방의 사람들은 굴렁쇠 뱀이 인간을 위협하는 무시무시한 존재라고 믿는다. 과거에 전해 내려온 기록에 의하면 굴렁쇠 뱀은 우로보로스 형태로 자신의 몸을 둥그렇게 만들어 데굴데굴 구르면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굴렁쇠 뱀의 정체는 현재까지도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거대한 상상력의 파도는 미지의 대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겁에 질린 인간의 마음을 순식간에 덮친다. 인간은 자신의 마음속에 부유하는 환상의 조각들을 모아 독특하면서도 장대한 신화를 만들어냈다. 신화 속에 등장하는 동물은 인간을 위협하는 존재로 묘사되었다. 인어로 많이 알려진 세이렌(Seiren)은 바닷가에 앉아 뱃사람들을 유혹하는 존재이다. 그의 아름다운 노랫소리는 지나는 뱃사공의 영혼을 빼앗아 죽음의 바다로 빠뜨린다. 트로이전쟁의 영웅 오디세우스는 고향 이타케로 돌아가는 도중에 이 세이렌의 은거 지역을 통과해야 했다. 오디세우스는 인간의 모든 고통을 잊어주는 감미로운 죽음의 노랫소리가 어떤 것인지를 알고 싶은 나머지 모든 선원에게는 밀랍의 귀마개를 하게 한 뒤 자신은 돛대에 단단히 몸을 묶는다. 중세에 널리 보급된 기독교 상징 사전으로 알려진 피지올로구스에서도 세이렌을 죽음을 부르는 존재로 묘사되었다.

 

 

 

 

 

 

 

 

 

 

 

 

 

 

 

 

 

 

 

과학자들은 선원들이 목격한 인어가 수생 포유동물인 듀공(Dugong)이라고 주장한다. 새끼 듀공은 어미의 품에 안겨 젖을 빨아 먹으면서 자란다. 그래서 듀공이 새끼를 안고 젖을 빨리는 모습을 본 선원들은 그 동물을 인어로 착각했을 것이다.

 

 

 

 

 

 

바넘 효과의 창시자이자 흥행의 달인(이라 부르고 희대의 사기꾼이라 쓴다)으로 명성을 얻은 피니어스 바넘은 남태평양의 피지 제도에서 발견된 인어 사체를 전시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바넘은 딱 일주일만 인어 사체를 공개했고, 엄청난 인파가 몰리면서 떼돈을 벌었다. 하지만 바넘의 피지 인어는 원숭이 사체의 상체와 물고기 꼬리 부분을 이은 것으로 밝혀졌다.

 

 

 

 

 

 

바넘의 사례처럼 인간의 공포 본능과 상상력의 결합은 순진한 사람들을 속이기도 한다. 기상천외한 뉴스만 보도하는 언론으로 유명한 위클리 월드 뉴스(Weekly World News)는 인어를 목격했다는 식의 가짜 뉴스를 몇 차례 보도한 적이 있다. 인어를 소재로 한 가짜 뉴스가 식상했는지 상체는 물고기, 하체는 다리로 이루어진 괴생물체의 발견을 특종인 것처럼 보도했다. 하지만 이 괴생물체 형상은 이미 마그리트가 먼저 그림으로 발명했다. 위클리 월드 뉴스 속 괴생물체의 사진은 조작된 것이다.

 

 

 

 

 

 

 

 

 

 

 

 

 

 

 

 

 

 

 

인간은 동물에 대한 두려움을 무마시키려고 파괴적인 본능을 드러냈다. 이 파괴 본능은 인간의 생명을 보호하는 방패가 되었지만, 인간이 진화에 성공하여 기세등등할수록 파괴 본능은 동물을 위협하는 무기로 변질하였다. 인간의 얄궂은 미식을 위해 상어의 지느러미가 잘려나간다. 지느러미가 없는 상어는 헤엄을 치지 못해 죽어간다. 우리는 상어가 인간을 공격하는 위험 동물로 생각하는데, ‘죠스의 주인공인 백상아리와 청상아리를 제외하고는 거의 인간을 공격하지 않는다. (윌슨은 상어를 분류하는 기준이라는 제목의 글에 백상아리가 상어를 공격하는 일이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고 썼지만, 사람이 건드리지 않아도 공격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1년에 백상아리의 공격에 희생당한 사람이 많아봐야 수백 명 나오지만, 지느러미가 잘려나가 사람에게 희생당한 상어의 수는 수백만 마리나 된다고 한다. 동물에 대한 인간의 공포는 이제 자연에 대한 착취와 정복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윌슨은 우리 머릿속에 박아 놓은 공포심의 편견을 버리고 야생 동물을 바라보라고 당부한다. 조물주가 빚어 만든 경이로운 야생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지금 우리 공포의 대상은 뱀, 백상아리가 아니고 지구마저 파괴하려는 포식자 즉 우리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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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0-22 1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샥스핀 먹으려고 상어 씨를 말리더군요..ㄷㄷㄷㄷ

cyrus 2016-10-22 19:54   좋아요 1 | URL
영천시장의 돔베기를 찾는 사람들도 많아졌어요. ^^;;

2016-10-22 2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10-23 19:11   좋아요 0 | URL
바다 근처에 사는 사람들이 생선회를 많이 먹지 못한 것과 비슷한 상황인가요? ^^

AgalmA 2016-10-22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렸을 때 어느 사진관에서 마그리트 <집합적 발명>을 인물 사진들과 함께 쇼윈도에 전시해놔서 뭐지@@....한참 들여다 본 기억이 있어요. 어린 아이를 충격에 빠뜨리다니! 사진관 아저씨가 저걸 진짜로 알고 그런 건 아니었길 지금에서야 빌어 보네요;

cyrus 2016-10-23 19:13   좋아요 0 | URL
마그리트 그림 중에는 아이들 정서에 충격(?)을 줄 만한 것들이 있어요. ^^;;

붉은돼지 2016-10-23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저 반인반어 오래전에 봤던 기억이납니다 ~~

cyrus 2016-10-23 19:15   좋아요 0 | URL
요지경 박물관 시리즈 《세상에 이런 일이》에 반인반어 사진이 실린 적이 있어요. 어렸을 땐 진짜로 있는 줄 알았어요. 지금 보면 합성티가 확 나요. ㅎㅎㅎ

서니데이 2016-10-23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인어는 다리가 길어서 수영하기 불편할 것 같아요.
cyrus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cyrus 2016-10-23 19:16   좋아요 1 | URL
오히려 걷는 속도가 빠를 수도 있겠어요. 그런데 물고기 상체에 사람 다리 가진 괴물이 달리는 모습을 생각하니 무섭습니다. ㅎㅎㅎ

서니데이님도 주말 잘 보내세요. ^^

비로그인 2016-10-25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의 상상력은 대단합니다.
cyrus님 좋은 하루되세요.

cyrus 2016-10-25 18:37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알파벳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모든 것은 한 톨의 씨앗에서 비롯되었다

한 알의 씨앗이 수많은 불꽃으로 피어나느니

푸른 세상을 열어가는 위대한 첫 발이 되느니

 

- 박노해 -

 

 

 

 

 

 

 

 

 

 

 

 

 

 

 

 

 

 

 

우리는 온갖 산해진미를 맛보고 있다. 그야말로 풍미(風味)의 시대다. 그래서 구석기시대에 살았던 먼 조상들보다 현재의 우리가 더 맛좋은 음식을 먹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술 취한 식물학자》와 《씨앗의 승리》를 읽어보면 반드시 그렇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의 식탁에 올라와 있는 대부분의 먹을거리는 인간이 인공적으로 재배하면서 단순화의 길을 걸었다. 특히 유전자 조작에 의한 품종 개량작업은 유전자의 다양성을 잃어버리게 하는 원인이 된다. 신품종의 곡물 및 채소가 식탁의 주인으로 군림하게 되면서 과거의 것들이 사라지고 있다. 이런 면에서 《술 취한 식물학자》와 《씨앗의 승리》에서 소개된 식물과 종자 이야기는 흥밋거리 이상이다.

 

씨앗식물은 생명의 필수적 근원이다. 씨앗식물을 재배하는 기술은 수확물 중에서 품종이 좋은 것을 선택해 보존하고, 그것을 적절한 때에 다시 심는 데 있다. 벼, 밀, 보리, 옥수수, 수수 등의 씨앗식물 생산은 문명을 만드는 기초가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인간이 육체 활동을 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해줬다. 특히 옥수수는 버릴 것 없다.

 

옥수숫대는 입에 넣고 씹으면 달착지근한 맛이 난다. 나는 옥수수 하나 먹고 나면 옥수숫대를 질겅질겅 씹거나 쪽쪽 빨아댄다. 입으로 들어갈 옥수수 알갱이가 남아있지 않은 옥수숫대는 쓰레기로 분류된다. 그렇지만 고대인들은 옥수숫대에 나오는 단물의 가치를 알고 있었다. 멕시코 북서부에 사는 토착 부족은 옥수숫대에서 짜낸 단물로 음료를 만든다. 고대인들은 오래 씹고 나서 뱉어낸 옥수숫대 찌꺼기들을 모아 술을 만들었다. 지저분한 제조 방식이지만, 고대인들이 즐겨 마신 옥수숫대 술에는 그들의 지혜도 녹아 있다. 침에 들어있는 아밀라아제(amylase)가 옥수숫대의 전분을 분해하여 당분으로 만든다. 술이 만들어지려면 기본적으로 술의 원료로 쓰인 녹말이 당분으로 변해야 한다. 그 과정을 고대인들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옥수숫대는 치통 억제 효과가 있다고 해서 민간요법으로 널리 활용됐다. 옥수숫대를 씹은 고대인들은 치통의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지 않았을 것이다. 치통, 치주염 환자들은 옥수숫대를 버리지 않는 것이 좋다. 잘 씻어 말린 옥수숫대를 끊인 물로 입안을 헹군다. 그러면 잇몸의 통증이 사라지는 ‘천연 가글’로 사용할 수 있다.

 

 

 

 

 

 

 

 

 

 

 

 

 

 

 

 

 

 

술의 제조 방식을 몰랐던 옛사람들은 침으로 녹말을 당화 시켰다. 술의 역사를 살펴보면 쌀을 씹어서 술을 만든 사실을 기록한 문헌을 확인할 수 있다. 조선 시대 기록에 의하면 오키나와에서는 처녀가 씹은 쌀 잔여물로 술을 빚었다고 한다. 우리는 효모(이스트)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특히 애주가들은 효모의 존재를 절대로 모르면 안 된다. 효모 덕분에 우린 옛사람들처럼 타인의 침이 섞인 술을 마시지 않게 되었으니까. 인간은 기원전 수천 년 전부터 이미 효모를 활용해 음식을 만들어왔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과일주 등 간단한 술을 제조했다. 현미경이 처음 발명되고 나서야 인류는 효모를 처음 발견했다. 효모의 정체를 알기 전까지 인류는 우연한 기회를 잘 살려서 술이 발효되는 과정을 터득했고 후손들에게 공유했다.

 

최근 과학자들은 곡물을 이용하는 고대인들의 지혜 그리고 씨앗을 오래 보존하는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동식물이 지구에서 사라져가고 있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경고하고 있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외국에서는 ‘씨앗은행’을 만들어 운영한다. 사철 엄혹하게 추운 북극권에 곡물 씨앗 표본 수백만 개가 보존되어 있다. 북극권 내에 위치한 노르웨이 스발바르에 ‘최후의 날 금고’가 세워져 있다. 밀과 벼, 배추, 상추 등 곡물과 채소 씨앗을 거대한 금고에 저장한다. 금고는 두께 1m 콘크리트로 축조되고, 폭발에도 견딜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기후의 급격한 변화나 핵전쟁으로 어떤 곡물의 종이 멸종할 경우 인류가 꺼내 쓸 수 있다. 씨앗은행은 미래의 후손들이 금고에 보관된 씨앗을 꺼내 서로 교배시켜 새로운 식량원을 개발할 때 도움이 되도록 같은 종이더라도 가능한 한 다양한 종자를 보관하는 역할을 한다.

 

십여 년 전에 미국의 과학자 단체 ‘고민하는 과학자 동맹’은 유전자 조작 농산물이 재래식 농산물의 유전자를 오염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제기했다. 유전자 조작 농산물과 조작을 재래식 농산물을 철저히 분리해 관리하지 않을 경우 향후 위험한 상황이 초래할 수 있다. 토종의 중요성은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더욱 많은 수확량을 확보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개발된 신품종의 수명은 짧기 때문이다.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변종은 수시로 진화하는 자연의 적을 이기기 어렵다. 씨앗은 우리 먹거리 시스템의 원천이다. 급격한 기후 변화와 우리의 식량 자급률이 계속 떨어지는 현실을 생각하면, 씨앗 보존이라는 문제가 왜 중요한지 알게 된다. 잠자는 씨앗도 미래에 매우 유익한 자원으로 쓰일 수 있다. 한 톨의 씨앗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으면, 생명의 나무로 자라야 할 희망의 씨앗은 인류 멸망에 이르는 불행의 씨앗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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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6-10-21 2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이쯤에서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연적인 것이 좋다라고 하지만 과연 `자연적`인 건 뭘까요? 자연선택은 오히려 변종으로 인한 진화에 대해 더 많은 걸 보여줬습니다. 목이 긴 기린처럼 말이죠. 자연도 유전자 변이 과정의 큰 틀 속에 있습니다.

GMO 경우 유전자 조작이 자연이 아니라 인간이 주체라는 게 문제라는 것인데, 너무 많음, 너무 급격함, 너무 상업적...그런 특성이 우리의 두려움과 불신을 불러 일으키지만, 반대 급부로 우리는 그 혜택을 보았고 앞으로도 볼 것입니다.

`옛 것이 좋은 것이다`, `자연적인 것이 좋은 것이다`란 관점으로만 사안을 보는 건 보수성, 수동적이 될 수 있어 이렇게 글 남깁니다.

cyrus 2016-10-22 09:37   좋아요 1 | URL
`자연적`이라는 단어가 태초 모습 또는 성질을 의미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지금까지 `자연적` 특징 그대로 유지한 생물은 많지 않을 거로 생각합니다. 제가 생물학을 심도있게 공부하지 않아서 `자연적` 특징을 유지한 생물의 수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잘 모르겠습니다. 이건 저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유전자 조작 식품의 문제점이 알려졌음에도 이용 추세는 높아질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 유전자 조작 식품의 부작용을 줄이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저는 그 유전자 조작 식품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 중의 하나를 씨앗 보존 정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비로그인 2016-10-25 11: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연의 중요함을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합니다.
 

 

 

 

 

 

 

 

 

 

 

 

 

 

 

 

 

 

 

인간이 행성 탐사를 위해 우주선을 쏘아 올린 지 50여 년이 지났지만, 행성탐사는 주로 금성과 화성에 집중돼왔다. 1977년 8월 20일 보이저 2호가 발사되었고 9월 1호가 우주를 향했다. 이 무인 탐사선에는 외계인과 만날 것에 대비해 ‘지구의 속삭임’이라는 타임캡슐 레코드가 들어있다. 내년 8월이면 보이저 1, 2호에 타임캡슐 레코드를 실어 보낸 지 40년이 된다. 보이저를 우주로 보냈던 칼 세이건이 지구 사진을 보고 ‘창백한 푸른 점’이라고 불렀던 게 벌써 20여 년 전이다. 보이저 1호의 카메라가 작동이 중지되기 전, 그 유명한 ‘창백한 푸른 점’ 사진을 찍었다. 보이저 1호는 더 이상 태양에너지에 의해 지배받지 않는 태양계의 먼 외딴 지역으로 나아가고 있다.

 

 

 

 

 

 

레코드에는 지구의 자연과 문명을 소개하는 115개의 이미지 그리고 파도, 천둥 및 동물의 울음 등 각종 자연의 소리를 담았고 55개국의 인사말도 녹음되어 있다. 바흐, 모차르트, 스트라빈스키의 음악과 일본, 중국 등의 음악도 외계 생명체에게 들려줄 목적으로 담았다. 이 레코드는 망망한 우주를 떠다니다 혹시 만날지 모르는 외계 생명체에게 보내는 ‘병 속에 든 편지’다. 생명체가 사는, 최소한 살 수 있는 환경을 지닌 행성의 존재 여부는 인간이 우주에 관심을 가진 이래 지금까지 이어져 온 오랜 의문의 하나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가진 과학기술로는 이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발하는 항성과 달리 행성은 항성의 빛을 받지 않는 이상 어둠 속에 묻혀있기 때문이다. 설령 빛을 받고 있다고 해도 지구와의 거리가 수천 광년 이상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높아 아무리 좋은 성능의 천체망원경으로도 그 모습을 감지하기 어렵다.

 

 

좀 엉뚱하긴 하지만 《지구의 속삭임》은 하늘을 쳐다보며 사색하는 책이다. 외계 생명체와의 만남 자체를 상상할 수 없었던 1970년대에 세이건은 인간이 우주 유일의 문명을 가진 생명체가 아닐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의 생각에서 하늘을 바라보며 느끼는 그의 감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바로 ‘그리움’, 그리고 ‘고독’이다. 세이건은 인류에게 우주가 무엇인지, 우주에서 인류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질문했다. 특히 ‘인간은 과연 어떻게 생겨났는가?’라는 질문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장 근원적인 의문 중 하나다. 이 질문에 여러 가지 대답이 존재할 수 있다. 종교에서도 대답하고 있다. 세이건은 가장 과학적이면서 합리적으로 대답했다. 그는 시끄럽고, 분주하고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인간을 ‘별의 자녀’라고 말했다. 인류는 명백히 우주의 산물이다. 빅뱅이론에 따르면 137억년 전 대폭발 이후 수소와 헬륨이 뭉쳐져 1000억 개 이상의 은하가 만들어졌고 그 은하 속에서 각각 1000억 개 이상의 별이 태어났다. 그 별 중 하나가 태양이고, 태양 주변에 생긴 행성 가운데 하나가 지구다.

 

우주는 무한하다. 무한이란 의미는 아주 미세한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그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조건이 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끝없음. 즉 무한의 의미이다. 세이건은 우주에 우리를 외로움에 떨지 않게 만들 수 있는 또 다른 존재가 있을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무한한 우주, 검은 공간에 점점이 떠 있는 별들. 그중의 하나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창백한 푸른 점’ 즉 지구이다. 우리는 그렇게 끝없이 넓은 우주의 한편에 놓인 창백한 점에 불과한 지구란 행성에 사는 존재일 뿐이다. 닐 암스트롱과 함께 달에 착륙한 버즈 올드린은 어느 인터뷰에서 달 착륙 순간 ‘장엄한 고독’을 느꼈다고 술회했다. 세이건의 두 번째 부인 린다 살츠먼 세이건은 지구인을 지구라는 섬에 좌초한 외로운 로빈슨 크루소로 비유했다.

 

 

우리는 지구라는 섬에 좌초한 로빈슨 크루소다. 창의적이고 꾀바르고 창조적이지만, 어쨌든 외톨이다. 혹시 별이 총총한 바다를 항해하는 배가 있을까 싶어서, 우리는 저멀리 수평선을 살핀다. 누군가와 접촉하고 싶은 바람에서, 막막한 공간 너머로 외쳐 본다. 두 손을 모아 입에 대고 소리를 지른다. "여보세요, 거기 누가 없습니까?" 답이 없으면 어떡하지? 우리는 황야에 대고 외치는 것뿐일까? 우리가 우주에 내지른 외침이 우주 공간의 계곡에서 메아리칠 뿐 협곡 건너편의 누구에게도 가 닿지 않는다면 얼마나 슬픈 일일까. 우리에게는 우리 자신의 인사말만 들릴 것이다. 다정하고 진심 어린 그 소리가, 유리병에 떨어지는 동전 소리처럼 공허하게 메아리칠 것이다. (린다 살츠먼 세이건, 《지구의 속삭임》 174쪽)

 

 

광활한 우주에 지성을 가진 생명체가 인간뿐이라는 건 고독한 상상이다. 보이저호의 우주 탐사는 인간이 고독한 상상에 해방될 수 있는 프로젝트다. 보이저호는 이 광막한 우주에서 얼마나 오래 날아가야 외계 생명체를 만날 수 있을까. 아마 못 만날 수도 있다. 그런데 이 레코드판에 수록된 정보의 수명은 10억 년은 된다고 하니, 그 사이에 외계 생명체를 만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인류가 멸종되지 않는다면 우리 후손은 외계 생명체의 대답을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보이저호의 우주 탐사가 성공이냐 실패냐 결과만으로 따지는 일은 중요하지 않다. 타임캡슐 레코드는 우리 눈과 머리로 새기기 힘든 우주와 인류의 조화가 함축된 상징적인 결과물이다. 이 우주와 인류의 조화가 바로 세이건이 강조했던 ‘코스모스(Cosmos)’이다. 타임캡슐 레코드 속에 담긴 메시지들은 지구적 관점이 아닌 우주적인 관점으로 지구 내부의 풍경을 바라봐야 특별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지구에 관한 정보들이 우리의 일상사일 뿐만 아니라 우주와 연결된 이야기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지식》의 저자 루이스 다트넬은 과학이란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것’의 나열이 아니라, ‘어떻게 우리가 알게 되는가’에 대한 이야기(371쪽)라고 말했다. 다트넬의 말은 내가 지금까지 보이저호의 ‘골든 레코드’를 ‘타임캡슐 레코드’로 명명한 이유의 근거를 받쳐준다. 《지구의 속삭임》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인류의 지적 유산’의 나열이 아니라 ‘어떻게 인류가 지적 존재가 되었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인류가 눈부신 과학기술의 발전을 토대로 현대 기술 문명을 구축한 것은 불과 지난 수백 년간의 일이다. 이러한 인류의 시대는 우주적인 관점에서 그야말로 찰나적인 시간에 지나지 않는다. 광대한 우주의 시간 속에서 인류는 마치 기적과 같이 같은 행성에서 같은 시대에 함께 시작점에 놓여 있다. 먼 미래에 인류 문명이 진보할 것인지 현재로썬 예측할 수 없다. 그런데도 인류는 이 소중한 행성에서 제 살길 찾느라 때때로 파괴적인 성향을 드러낸다. 최악의 상황까지 가게 되면 보이저호가 우주 한가운데에 소멸되는 것보다 인류가 먼저 사라지는 일이 더 빨라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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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0-14 20: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무한대의 우주 속에서 인간은 뭘 그리 욕심이 우주만큼 넓어서 여기서 서로와 싸우고 지지고 뽁고 하는지 참 어이없는 탐욕들이 많아요..딱하루만이라도 무기 내려놓고 서로 손이나 한번 잡아 봤으면 좋겠습니다....

cyrus 2016-10-15 16:44   좋아요 1 | URL
탐욕이 많은 사람들은 지구를 인류 공동의 땅으로 생각하지 않아요. 그래도 이들을 비판하고 맞서는 사람들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AgalmA 2016-10-15 0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켑틱 3호 보면 우주로 보낸 메시지들은 혹 있을 위험을 대비해 외계인에게 탐지될 수 없게 만들었다고 했는데, 골든 레코드의 진실은 뭘까요. 지구인의 자기 만족?

cyrus 2016-10-15 16:49   좋아요 0 | URL
《지구의 속삭임》의 역자 김명남 씨의 후기에 따르면 《스페이스 미션》이라는 책에 골든 레코드 프로젝트의 최근 결과를 알 수 있다고 밝혔어요. 사실 《지구의 속삭임》이 70년대에 나온 책이라서 외계 생명체 탐사 프로젝트에 관한 최신 정보를 이해할 수 있는 문헌이 되기에 많이 부족합니다. 스켑틱 3호도 참고해서 읽어봐야겠어요. ^^

페크pek0501 2016-10-16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구, 우주 이런 것 생각하면 지금 살고 있는 세상이 이상하게 생각되어요.
아등바등 살아가고 있는 우리도 이상하고 말이죠.
달나라를 여행하는 시대가 와서 제가 갔다 온다면 저의 인생관, 가치관도 많이 바뀔 것 같습니다.

cyrus 2016-10-17 11:19   좋아요 0 | URL
우주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면 세상을 보는 시선이 달라져요. ^^
 
똑똑한 음식책 - 귀 얇은 사람을 위한
조 슈워츠 지음, 김명남 옮김 / 바다출판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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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에 마키베리 분말을 인터넷으로 주문했다. 200g 한 통을 샀는데 2만 원을 훌쩍 넘는 가격이다. 어머니는 예전부터 마키베리의 효능에 관심을 보였다. 어머니가 드라마 다음으로 많이 챙겨보는 것이 건강 정보 프로그램이다. 요즘 건강 정보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홈쇼핑 전문 방송에서도 마키베리와 관련 제품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 어머니를 위해서 마키 베리 분말을 샀지만, 여전히 불편한 구석이 있다. 나는 정말 건강 정보 프로그램에서 몸이 좋다고 말하는 것들을 의심하는 편이다. 어머니는 나와 정반대의 성격이다. 방송에 출연한 전문가들의 말을 신뢰한다. 건강 프로그램이 오죽 많아서 중요한 건강 상식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방송을 볼 때마다 노트에 필기할 정도다. 몇 년 전만 해도 어머니는 블루베리가 건강에 좋은 과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때는 마키베리, 아사이베리의 효능이 국내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베리류 열매가 하나씩 소개되더니 어머니의 생각도 달라졌다. 아사이베리에 관심을 보이다가 몇 달 지나고 나면 마키베리가 블루베리와 아사이베리보다 항산화 물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럴 때 나는 진담 반 농담 반으로 얼마나 오래 사시려고 그래요?”라고 말한다.

 

건강 정보 프로그램의 문제점은 특정 치료법이나 식품의 효과를 단정적으로 표현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특정인의 사례를 일반화하거나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무분별하게 방송한다. 시청률에만 급급한 방송사 때문에 이를 믿고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만 방송사에 놀아난 꼴이다. 방송에 언급된 건강 정보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채 인터넷에 그대로 공유되는 것도 문제다. 건강식품업체들은 방송과 인터넷 홍보 덕분에 광고 효과를 톡톡히 본다.

 

건강이 염려되는 사람에게는 건강 정보가 불안감을 말끔히 씻어내는 단비와도 같다. 그런데 요즘은 엄청난 양의 건강 정보가 홍수로 변해 특별히 건강에 이상 없는 사람들의 마음에 범람한다. 조 슈워츠의 똑똑한 음식책은 건강 정보의 홍수에 쉽게 휩쓸리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저자는 건강식품을 둘러싼 속설들을 과학적으로 검증하면서도 속설에 대한 맹신을 경계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사람들은 아사이베리가 기적의 열매라고 칭송한다. 마키베리가 주목받기 전까지만 해도 아사이베리는 항산화 물질을 가장 많이 함유한 열매 1순위 자리를 굳건하게 지켰다. 아사이베리 관련 식품업체들은 항산화 물질 함유라는 단어를 강조해서 소비자들을 유혹했다. 아사이베리는 시중에 구하기 힘든 외국 열매이다. 굳이 적지 않은 돈을 내면서까지 사지 않아도 된다. 흔한 과일과 채소를 꾸준히 먹어도 항산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커피가 건강에 끼치는 영향을 이야기할 때 약방의 감초처럼 나오는 말이 커피의 양이다. 하루에 커피를 몇 잔 이상 마셔도 된다, 안 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건강을 챙기면서 커피 맛을 음미하고 싶은데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지 모른다. 커피의 유해성에 의심하는 독자라면 이 책을 참고해도 좋다. 하루에 커피 석 잔 또는 넉 잔 마셔도 좋다. 다만 설탕과 크림을 넣은 커피를 많이 마신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리고 류머티스성 관절염 환자는 하루에 커피를 많이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전문가의 입을 통해서 전달되는 건강 정보를 너무 믿어선 안 된다. 요즘은 의학적인 분야뿐만 아니라 그 질병 예방에 좋은 음식들에 대한 정보도 함께 제공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문제는 어떤 질병 예방에는 좋은 음식이 또 다른 질병에는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또 다른 질병의 악화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그 전달에서 신중함이 필요하다. 지금도 여전히 생선은 과일과 채소와 함께 천연 건강 음식재료로 거론되고 있다. 생선에 오메가3지방산이 풍부하다고 해서 많이 먹는 사람들이 있는데, 오메가3지방산의 환상에 너무 믿지 말자. 생선, 특히 고등어를 많이 먹다가는 통풍이 유발될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너무 잘 먹어도 병이 생긴다. 우리는 건강에 이로운 음식만 잘 먹고, ‘많이먹으면 병에 안 걸릴 거로 생각한다. 엄청난 착각이다. 나도 그런 낙관적인 생각을 하면서 음식을 먹는 바람에 올해에 통풍 진단을 받았다. 건강에 좋은 음식을 많이 먹는 것도 과식이다. 과식은 건강의 적이다. 지나친 욕심은 도리어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건강을 위해 중요한 것은 어떤 음식이 좋고, 어떤 음식이 나쁜지 아는 것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다. ‘잘 먹고 잘사는 법이 아니라 적당히 먹고 똥 잘 싸는 법이 건강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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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0-12 22: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음식은 정말로 과유불급이더군요..약간 모자란듯이 먹어야 하는데..아 .늘 과식하는 경향이 ,,,,로마 귀족들은 먹고 토하고 또 먹고 토하고 ..그랬다고 하던데..토하다가 식도 혈관 터져서 안죽었나 몰라요 ㄷㄷㄷㄷ

cyrus 2016-10-13 16:11   좋아요 1 | URL
대학생 때 매주 술을 마셨을 때 한 주에 한 번은 꼭 구토를 했습니다. 정말 괴로웠습니다. 구토 중에 토사물이 목에 걸려 질식해서 죽을 수도 있습니다. ㅎㅎㅎ

표맥(漂麥) 2016-10-12 23: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완전 공감입니다. 우리 집도 베리 순례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cyrus 2016-10-13 16:12   좋아요 0 | URL
베리 순례 ㅎㅎㅎ 살면서 외국에 나는 열매 한 번쯤 먹어보는 일은 나쁘지 않죠. 어젯밤 종편 채널의 건강 프로그램 주제가 `마키베리`였습니다... ^^;;

고양이라디오 2016-10-13 08: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희 어머니도 건강프로그램 즐겨보십니다ㅎ 현대인의 질병 중에 무분별하게 많이 먹어서 생긴 질병이 많습니다. 비만, 당뇨, 통풍, 고혈압 등 너무 달고 짜게 혹은 술과 고기를 많이 먹어서 생긴 질병들이 많습니다.

cyrus 2016-10-13 16:14   좋아요 1 | URL
저는 음식을 많이 먹어도 살이 안 찌는 체질이라서 몸에 아무 문제가 없을 거로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통풍 진단을 받은 이후부터 생각이 달라졌어요. 건강한 음식을 많이 먹으면 `착한 과식`이라고 착각했던거죠. ^^;;

뽈쥐의 독서일기 2016-10-13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엄마도 건강프로그램을 열심히 보십니다. 카메라로 사진도 막 찍어가면서...ㅎㅎ 근데 몇 달전에 리모컨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건강 프로그램에서 별별 효능을 선전한 재료가 꼭 홈쇼핑에 나오는 걸 보고 이제 정이 완전 떨어지셨어요. 건강 프로에서 이름도 생소한 걸 보고 `저걸 어디서 구하나..` 라고 생각하고 있으면 무조건 홈쇼핑에서 팔고 있습니다. 확인 시켜드리면 신뢰도가 팍팍 떨어지실 듯해요ㅎㅎ
근데 저희 집도 아사히베리나 퀴노아같은 건 꾸준히 먹게 되네요. 미디어의 노예ㅠㅠ

cyrus 2016-10-13 16:19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습니다. 퀴노아, 아마 씨앗, 비타민나무 열매 분말을 먹어서 좋긴 한데, 저는 그냥 시장에 살 수 있는 과일이나 채소만 먹어도 행복하고,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홈쇼핑 광고만 믿고 제품을 많이 사게 되면, 다 못 먹습니다. ㅎㅎㅎ

AgalmA 2016-10-14 05: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얼마나 오래 사시려고˝ ;ㅋ;....요즘은 뭔 베리가 이리 많은지... 좀 생소한 과일류 찾아다가 대충 효능 제시하고 파는 건 아닌지; 요즘은 식약청 이런데도 못믿을 사회분위기잖아요..
통풍이라니.... 건강 잘 챙기소서.

cyrus 2016-10-14 14:25   좋아요 1 | URL
요즘은 새로운 정보가 뜸한 편입니다. 그렇다 보니 다른 건강 프로그램에 이미 소개된 정보를 반복해서 보여주는 실정입니다.

몸 아픈 이후로 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그 후로 소식하고 있습니다.

비로그인 2016-10-25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강에 대한 관심은 예나 지금이나 계속되네요.
많지도 적지도 않은 적당함이 좋습니다.

cyrus 2016-10-25 18:38   좋아요 0 | URL
너무 건강에 신경 쓰이면 자신의 몸 상태를 과장하는 경우가 생겨요. 그게 바로 뮌히하우젠 증후군이라는 병입니다. ^^;;

fledgling 2016-10-25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인 얘기지만, 머리 mri도 찍고 진지하게 죽음에 대해 고민을 이번에도 하고 느낀 점은 아직 젊기도 하지만, 자기 몸의 주인인만큼 죽음을 자기가 통제하고 싶다는 욕망이랄까요. 아직은 or 일찍 죽기는 싫어서 몸을 더 챙기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죽고 싶을때는 몸생각 안하는 행동을 하기도 하니...

cyrus 2016-10-25 18:40   좋아요 1 | URL
저는 병에 걸려 아프기 싫어서 건강 문제에 귀 기울입니다. 아프지 않고 침대 위에서 조용히 숨을 거둔다면, 성공적인 죽음으로 생각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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