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아니 에르노 지음, 이재룡 옮김 / 비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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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익히 알고 있는 그 부끄러움에 관하여.
그 부끄러움은 필연적이었으나 마땅한 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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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1-03 10: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니?.....


수요일인데도 진짜 책탑이 없다니...부끄럽지 않니???

다락방 2024-01-03 10:11   좋아요 2 | URL
저 머릿속에 페이퍼 쓸 거 있는데 지금 일이 너무 바빠서 정신이 없어요. 할 것만 해놓고 올게요. 후다닥 =3=3
 
타인의 기원
토니 모리슨 지음, 이다희 옮김 / 바다출판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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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모리슨의 마땅한 분노와 그 분노로 인한 성찰이 담긴 글. 읽는 내내 나 역시 나와 다른 사람들을 타자화 하는 것을 멈추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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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자 2024-01-02 21: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좋죠.. 그 분노의 성찰과 힘에 저도 눈에 힘을 주어 꾹꾹 눌러 읽게 되었던 책

다락방 2024-01-03 12:13   좋아요 1 | URL
달자 님도 이 책 읽으셨군요! 새해 첫 책으로 묵직한 책을 골라 읽었습니다.

얄라알라 2024-01-03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비러브드가 다 인줄 알았던 까막눈..

[타인의 기원] 제가 ‘읽고 싶어요‘ 눌러 놓고도 까묵.

˝분노˝ ˝성찰˝ ˝타자화˝ ˝타인˝ 다락방님 올려주신 100자평 보니, 묵직한 메시지겠구나 싶어요^^

다락방 2024-01-03 12:13   좋아요 1 | URL
저는 <재즈> 랑 <러브> 읽었던 것 같습니다. <빌러비드> 는 가지고 있는데 차마 못읽고 있어요. 으..
 

작년 마지막 날에는 균형에 대해 생각했다. 그건 한 다정한 친구의 말 덕분이었다. 연휴라면 며칠동안 집 밖으로 한 걸음도 나가지 않는 것이 가능한 친구는 내게 '요가는 세상 지루한 운동일 거라 생각한다'고 한거다. 평소 테니스와 자전거 타기로 다져진 다부진 근육질의 그 친구라면, 그래, 매트 한 장 위에서 움직이는 건 지루해보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고보니 정말로 요가는, 매트 한 장위에서만 움직이는 운동이었다. 그런데 내가, 그 매트 한장만큼의 세계를 좋아하고 있었다. 나는 평소에는 굉장히 빨빨거리고 돌아다니는 사람인데. 이번 연휴 사흘동안 집에 가만 있었던 날이 없다. 언제나 밖으로 튀어나가는 사람인데, 사실 침대 위에는 잘 때 빼고는 잘 있지 않고, 그걸 잘 못하는데, 지하철, 기차, 심지어 비행기까지 타고 슝슝 돌아다니는 사람인데, 그런데 운동은 딱 매트 위에서만 했다. 가만히 집 안에 있는 걸 좋아하는 친구는 운동할 때는 여기에서 저기로 움직여야 했고, 언제나 빨빨거리며 다니는 나는 운동할 때는 매트 한 장 위에서만 했다. 어느 만큼의 이동과 어느 만큼의 멈춤은 우리 스스로 균형을 찾아내는 건가, 라는 생각을 했다. 친구들과 만나 이야기나누고 즐거워하면서도 어느 순간은 반드시 혼자여야 하는 것처럼, 내 안에서 균형을 찾아내는 일은 내 몫인 것 같았다. 그리고 우린 누구나 저마다 나름의 균형을 찾아서 맞추어가는구나. 여기에선 내게 이만큼의 공간을 허락하고 저기에선 내게 이만큼의 움직임을 허락하면서 균형을 찾아가는거야. 재미있다. 




요가 매트 위 나는 자꾸 볼썽사나워진다.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주변과 경쟁하려 들고, 조바심치고, 두려움에 떨며 쉽게 좌절한다. (p.6)













내가 사람을 대하는 태도, 일을 하는 방식, 무언가를 하고 있을 때의 자세들은 요가를 할 때 여실히 드러난다. 내가 억지힘을 써서라도 완성도를 높이려 한다는 것 말고 또 깨달은 것은 약하게 보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작은 힘으로도 움직일 수 있는데 센 힘을 사용하고 있었다. 부드러운 힘을 잘 쓰지 못했다.

나는 강해지고 싶었다. - P67









연휴 첫날, 눈이 펑펑 내리는데 굳이 요가를 갔다. 지난 한주간 한 번도 가지 않았기 때문에 토요일마저도 안간다면 내 몸에게 너무 미안할 것 같은 거다. 그렇게 우산을 받쳐 들고 요가센터로 가면서, 열두명이 예약되어 있던데 설마 한 명도 안오는 건 아니겠지? 걱정했다. 도착하니 나와 선생님 단 둘 뿐이었지만, 수업 시작하기 전에 세 명이 더 와서 네 명이 함께 수업했다. 오랜만에 하는 빈야사는 너무 빡세고 너무 힘들어서 수업 중간에 아이고 아이고 소리를 내야 했다.


수업을 마치고는 까페로 갔다. 책을 좀 읽어야 해서. 그렇게 눈이 많이 오는데 창밖으로 내리는 눈을 보면서 더불어 독서를 했다.




저녁에는 이모와 엄마와 함께 와인 한 잔을 하기로 했고 내가 안주를 준비하기로 했다. 얼마전에 인스타그램에서 보고 벼르던 안주가 있었다. 재료는 미리 다 준비해두었다. 나중에 알게됐는데 그 안주의 이름은 라따뚜이였다. 아, 이게 라따뚜이구나! 사실 엄마랑 둘이서만 먹을 생각이었어서 라따뚜이만 생각했다가 이모가 온다고 해 거기에 감바스와 샐러드를 추가했다. 머릿속에서는 별로 어려울 게 없었고 시간은 한 30-40분이면 충분한 것 같았다. 라따뚜이가 오븐에서 익어가는 20분간 감바스랑 샐러드를 완료하면 되잖아?


그러나 내가 누군가. 요리 초보에다 요리를 못하는 사람이 아닌가. 게다가 정리정돈은 또 얼마나 못하는가. 

요리를 하기에 앞서 충분히 재료와 과정에 대해 생각했지만 그것을 실제로 해내는 건 다른 일이었다.

재료를 썰어 준비하는 일도 생각보다 오래 걸렸고, 일단 샐러드용 오이와 토마토 씨는 다 빼서 썰어 한데 담아두었는데, 라따뚜이 재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앗, 샐러드용 오이 소금에 절여 두랬는데!' 하는 생각이 들어 부랴부랴 한데 섞인 토마토와 오이를 가져와 오이만 따로 골라냈다. 그리고 소금에 절였다. 자 그리고 다시! 이걸 이렇게 썰어서 이렇게 이렇게 두고, 자 이제 이걸 볶아야 되지? 아, 근데 새우 물기 빼야 되는데! 막 이래가지고 있는데 엄마랑 이모랑 뭐 도와줄 거 없냐고 오셨고 나는 다들 저리 가시라고 날 내버려두라고 했다. 내가 다 해줄게 그냥 기다려.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해야 내가 한거지! 막 이랬단 말야? 그런데 머릿속에 혼란의 도가니 오고 오븐 돌아가고 있고 프라이팬에서 마늘 볶고 있고 막 이러는데, 나는 그러니까 한 번에 이렇게 한가지를 초과해버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멀티 너무나 불가능한 사람이야. 가뜩이나 멀티 안되는데 정리정돈도 안되고... 엄마랑 이모가 말을 거는 순간 대답을 할 수가 없어서,


"나중에 물어봐 나중에, 지금 생각을 못해!"


막 이렇게 되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엄마랑 이모가 알았어 알았어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지금 프라이팬의 이거 볶아야 되는데 다른 생각을 일절 못하겠는 부분. 하여튼 그렇게 힘겹게 만들고자 했던 걸 다 만들었다. 


자, 라따뚜이 ㅋㅋ




그리고 감바스!1



그리고 참깨 드레싱도 직접 만들어 이루어낸 샐러드!




색깔이 다 너무 똑같다는 게 좀 거시기하지만 고기 싫어하는 이모에게 다 너무나 좋은 안주였다. 이모가 오기를 잘햇다고 했다. 그리고 이모와 엄마는 내게 할 말이 있다고 했다. 어쩐지 듣기 싫은데? 그래도 해보라고 했더니, 여행을 데려가달라는 거다. 자유여행. 그러면서 내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했다.


"비용은 엄마랑 이모랑 다 부담할게, 넌 안내만 해줘."


흐음.. 그래서 내가 2025년에 한 번 보자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듀오링고 열심히 해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저 안주를 만드는 일이 내게 너무 고되었던 것 같다. 능력 밖의 일을 해낸거였어. 술 얼마 마시지도 못하고 나는 뻗어버리고 만다. 다행스럽게도 식기 세척기 돌리는 것 까지는 어떻게든 해냈어. 나 들어갈게, 하고 들어가고 엄마랑 이모는 다음날 내게 너 어제 왜 훅 갔냐고 하셨다. 몰라, 요리 하느라 그랬나봐...



그리고 일요일은 친구랑 만나기로 했다. 친구랑 만나기 전에 책을 좀 읽고 글을 써야지. 가만있자, 그런데 나는 SRT 를 타고 이동할거란 말야? 전날 술을 마셔서인지 라면을 꼭 먹고 싶었다. 도착해서 라면 먹어야지, 그런데 진짜 너무 라면 먹고 싶다. 오오 그런데 마침 수서역에서 기차를 타러 가는 길에 라면을 파는 가게가 보인다. 김밥, 오뎅, 라면, 떡볶이.. 나는 라면을 먹고 싶다. 가만있자, 기차는 24분 후에 출발한다. 그렇다면 요리 나오는데 10분, 먹는데 10분.. 으로 되지 않을까? 자, 도전! 만약 안된다면 기차 시간 미루지 뭐, 하는 생각으로 주문했는데, 나오는데 5분 걸리고 먹는데는 10분이 채 안걸렸다. 우걀걀걀




그렇게 예약된 시간에 딱 맞추어 SRT 를 타고 나는 친구를 만나러 갔다. 친구를 만나기 전에 커피도 마시고 책도 읽고 리뷰도 하나 쓰고, 그리고 친구를 만나러 가서는 맛있는 걸 먹고 술도 마시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다음날에도 나는 어김없이 나갔다. 영화를 보려고 ㅋㅋㅋㅋㅋㅋㅋㅋ 새해 첫 영화는, <사랑은 낙엽을 타고>!! 사랑이 어떻게 낙엽을 탈까.. 여하튼 나는 그렇게 오랜만에 씨네큐브에 갔는데, 1월 1일이라 그런지 거리는 썰렁했다.




핀란드의 로맨스 영화라니, 후훗. 부푼 마음으로 극장에 갔는데 영화는 내 생각만큼 막 좋지는 않았다. 일단 굉장히 말이 없는 영화였다. 로맨스도 딱히 내 마음을 움직이는 것도 아니었고. 그런데 나는 영화 내내 너무 신기했다. 핀란드가 너무 궁금해지는 거다.


영화속에서 주인공들은 라디오를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뉴스를 듣는 장면이 반복해나온다. 그러니까 영화의 배경은 현재인데, 주인공들은 전혀 디지털적이지 않은 거다. 핸드폰을 가지고 있지만 핸드폰으로 딱히 연락하지도 않고, 전화번호를 수첩에 적어서 찢어준다. 당연히 잊어버리겠쥬? 답답했어.. 


그리고 어디나 빈부의 격차는 있고 어디나 가난한 사람이 있지만, 핀란드 엄청 선진국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들이 사는 세상은 전혀 선진국이 아닌거다. 마약을 몰래 파는 사람도 나오고 알콜 중독에 술취한 사람 돈 뺏는 것까지, 정말이지 다른 어느 나라들과 다를 바가 하나도 없어. 어느 지점에서 핀란드는 선진국일까. 교육이 성공적이라는 얘기 되게 많지 않나? 그리고 이 사람들은 술집에서 술 마시는데 술만 계속 마신다. 안주가 없어. 게다가 가라오케..도 너무 아날로그적이고. 나는 이 나라가 너무 신기해서 이 영화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핀란드 여행책을 주문해 버렸다. 딱히 여행을 가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이 나라 좀 궁금해서. 그래서 여행책을 보며 훑어보고 싶었다. 그렇게 알라딘에 '핀란드' 넣고 검색했다가 내가 이미 가진 책이 몇 권 있다는 걸 알게 됐지만(…) 그래서 셀프 트래블 하는 그 책을 샀다. ㅋ
















카모메 식당도 다시 봐야지. 



자, 월요일 책탑? 월요일 연휴니까 화요일 책탑?

없다. 정말 없다. 나 지난주에 한 권도 안샀다. 북유럽 책은 다음주 책탑(이 있다면)에 포함될 책. 책 사려고 한 2주전쯤 중고 팔아 예치금도 마련해두었지만, 안샀다. 지난주에 너무 바빠 야근하는 삶을 사느라 뭐 책 안사도 초조해지거나 하지도 않았다. ㅋㅋㅋㅋ 그래서 일단 이번 주에는 책탑 없는 한 주를 시작하게 되었다. 하하하하하.



아무튼 내가 다시태어날건데, 그러기 위해서 와타나베, 에리카, 잭 리처 얘기를 좀 해야 하는데, 이 페이퍼에 한꺼번에 쓰면 너무 길어져서 읽는 이들이 지치는 수가 있으니 다음으로 넘기도록 하겠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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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01-02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이럴수가.... 책탑 없는 페이퍼를 라따뚜이로 덮을 셈입니까!
진짜 이런 거 엄청 반대하지만....... 하지만, 라따뚜이는 너무 맛있을 거 같아요. 완전 맛있겠는데요!!!!!!!!!!!

다락방 2024-01-02 09:55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그러니까 제가 강하게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책탑이 없네요? 금요일에 살 뻔 했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책탑 없는 한 주를 만들어볼까? 하였습니다. 그리고 몇 권의 책을 완독해 내보내는게 목표였으나 그건 하지 못했네요. 정말이지 이번 한 해는 적게 사고 많이 읽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과연.. ㅋㅋ

언젠가는 단발머리 님께 라따뚜이 만들어 대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 베트남 한 달 살기 할 때 놀러오세요!
꺅 >.<

잠자냥 2024-01-02 10:32   좋아요 0 | URL
저는 그럼 옆에서 감바스를 만들겠습니다.
요알못인 저도 감바스는 할 줄 알...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1-02 10:51   좋아요 1 | URL
그럼 저는 라따뚜이와 감바스를 맛있게 먹겠습니다! 그건 진짜 자신있어요!
최종 승자는 나여......... 여러분! 나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1-02 11:28   좋아요 1 | URL
제가 치아바타까지 만들면 완벽한 상차림이 됩니다. 치아바타는 라따뚜이 찍어먹어도 좋고 감바스 찍어먹어도 맞춤해요!! >.<

잠자냥 2024-01-02 10: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연휴라면 며칠동안 집 밖으로 한 걸음도 나가지 않는 것이 가능한 친구˝ ㅋㅋㅋㅋㅋㅋㅋ 은바오 말입니까?ㅋㅋㅋㅋ
˝평소 테니스와 자전거 타기로 다져진 다부진 근육질의 그 친구˝ ㅋㅋㅋ 아 저군요? 근데 근육질에서 빵터집니다....
근육량이 일반 여자보다는 많기는 한데, 근육질은 아님 ㅋㅋㅋㅋㅋㅋ(집사2가 근육질 소리 들으면 비웃을 듯ㅋㅋ)

우아 라면 먹으려고 기차 시간을 미뤄요??? 저는 세상 꿈도 못 꿀 일...ㅋㅋㅋㅋ
(기차든 뭐든 정해진 시간은 다가오는데 그 전에 촉박하게 뭐 하는 거 진짜 싫어하거든요... 시간 딱 맞추는 거 스트레스 치솟음ㅋㅋㅋㅋ)

오잉 씨네큐브 갔었다니... 다락방님 백만년만에 간 거! 나도 1월 1일에 보러 갈걸! ㅋㅋㅋㅋ
다락방 옆자리에서 ˝락방아, 나야, 자냥이...˝ㅋㅋㅋㅋㅋㅋ

저도 저 영화 보고 핀란드도 가난한 사람들은 장난 아니구나? 그리고 진짜 다들 너무 우울하게 살고 있어서;
역시 사람에게는 햇볕이 중요하구나 중얼중얼...
이 영화에서 놀라웠던 건 남주가 일하다가 사고 나니까 음주 측정하는 장면이었어요. 그게 의무라니... 우리나라도 그런가??

화요일의 책탑 당근 있을 줄 알았는데 엄청 놀람....... 와.. 진짜 다락방 작심삼일은 하는구나?!

독서괭 2024-01-02 10:34   좋아요 1 | URL
에이 아는 척 안 할 거면서…

잠자냥 2024-01-02 10:37   좋아요 2 | URL
다락방은 할 건데요? 얼굴을 일단 내가 알고..
9년쯤 알고 지냈는데 내 기준 좋은(변함 없는) 사람이면 할 수 있음. 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1-02 10:43   좋아요 2 | URL
9년… 알겠습니다.

잠자냥 2024-01-02 10:58   좋아요 2 | URL
2093년까지 기다려야 하는 은바오보다는 대박이지 않습니까?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1-02 11:08   좋아요 1 | URL
저도 기차시간 미루기 싫었는데 다행히 미루지 않고 먹었습니다. ㅋㅋ 아니 그러니까 라면을 먹어야 하는 그 마음이 되게 컸다니깐요? 전날 과음해가지고 라면 국물만이 속을 달래줄 수 있었다!! ㅋㅋㅋㅋㅋ

오랜만에 씨네큐브 갔는데 사람들 엄청 많더라고요. 빈자리 없이 꽉 찼어요. 안그래도 여기 어딘가에서 잠자냥 님이 나를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바싹 긴장했어요. 이 영화는 이미 보셨으니 아마 다른 영화 보러 여기 와있을지도 모른다.. ㅋㅋㅋㅋㅋ

저도 말씀하신 장면 너무 충격이고 너무 좋았어요. 일하다 사고난건데 음주 측정하는 거요. 그거 너무 좋던데요? 우리나라는 술에 너무 관대해서 그런거 안할 것 같아요. 술 마셨다고 다 봐주잖아요. 똥같은 나라... 새해부터 나라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코로나 때문도 그렇고 씨네큐브 한동안 안갔는데 이제 좀 자주 가려고 하거든요? 그 뭐야, 켄 로치 감독 영화 1월에 개봉하잖아요? 그것도 보러 갈건데, 마주치면 아는척 하는 겁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잠자냥 님이 저한테 ‘다락방 님 안녕?‘ 하면 나는 ˝다락방 아닌데요?˝ 이래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1-02 10: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책탑이 없다니 대충격!!
다락방님 연휴 알차게 보내셨군요. 저는 집에 있는 게 더 편한 사람으로서.. 놀랍습니다. 안주 만드느라 고생하셨는데, 진짜 맛있어 보여요! 심지어 예쁘고!
어머니와 이모님께서 지난 여행에 매우 만족하셨나 봅니다. 가이드로 고용을 ㅋㅋㅋ 돈 다 대줄게, 안내만 해줘. 좋은데요!!
다음주 책탑을 크게 기대합니다 ㅎㅎ 해피뉴이어!!

다락방 2024-01-02 11:29   좋아요 2 | URL
저도 집에 있는게 편하긴한데 자꾸 나가고 싶어져요. 집에 있는 거 편한데 왜 나가고 싶어하는가. 그것은 저의 몸 안에서 무언가가 꿈틀대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그것은.. 역마살? ㅋㅋㅋㅋㅋ
안주 맛있고 예뻐서 파티용으로 제격이에요. 베트남 한달살기 하면 놀러오세요. 해드릴게요!! ㅋㅋㅋㅋㅋ
하여간 기회가 닿는다면 제가 친근한 알라디너들 초청해서 파티 하고 싶은 마음은 있습니다. ㅋㅋㅋㅋㅋ그날까지 알라딘 열심히 하세요, 독서괭 님!!

새파랑 2024-01-02 11: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가 까지는 좋았는데

이후 라면을 드시고...


눈오는 날 카페에서 하루키 작품이라니 너무 멋집니다 ^^

다락방 2024-01-02 11:30   좋아요 1 | URL
저 어제는 와인 먹고 안주 먹고... 출출해서 불닭볶음면 까르보나라 먹었어요. 후회중입니다. ㅠㅠ

잠자냥 2024-01-02 13:23   좋아요 1 | URL
ㅁㅊ 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까지 불닭볶음면에 까르보나라까지 먹은 줄 알고 있었네...
미미 님 댓글 달리고 나서 댓글 다시 읽다가 그게 아닌 거 알고 안심. 휴 다행이다.......

다락방 2024-01-02 13:42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그렇게까지 양이 많은 사람은 아닙니다. 흠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목련 2024-01-02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월요일이 아닌 화요일에는 책탑 가능,
왜 책탑 없죠?

점심에 라면 먹고 싶습니다!

다락방 2024-01-02 11:30   좋아요 0 | URL
후훗. 저도 1년에 한 주 .. 쯤은 책 안사고 넘어가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페넬로페 2024-01-02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연말에 감바스 해 먹었어요
와인과 함께요.
다락방님, 아니 다부장님 ㅎㅎ
혹시 승진한 건 아니신지!
올해도 책탑 많이 올려주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락방 2024-01-02 15:30   좋아요 0 | URL
오오 감바스 해드셨군요. 찌찌뽕!! ㅎㅎ
감바스는 와인 안주로 참 좋습니다. 조만간 또 해먹어야겠어요. 후훗. 마늘과 새우 올리브유의 조합이라니, 정말 환상적이지 않나요? 만드는 것도 딱히 어려운 게 아니라 참 좋은 아이템인듯 합니다. 후훗.

승진은 안해서 여전히 부장이고요, 승진이 아니라 퇴사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페넬로페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우리 계속해서 열심히 읽고 쓰도록 해요!!

미미 2024-01-02 1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보자마자 깜짝 놀랐습니다. 저 어제 ‘레오티비‘라고
한국에서 오래 산 핀란드인이 순댓국밥 먹는 거 보고 다락방님 생각났었거든요.
핀란드 관련 농담에 이런 말이 있대요. 와이프가 남편에게 ‘당신은 왜 사랑한단 말을 안해?‘
그러니까 남편이 ‘결혼하기 전에 했잖아? 입장이 바뀌면 얘기할께‘라고요ㅋ
핀란드 사람들 버스 기다리며 줄을 설 때도 1미터 이상? 떨어져있대요. 그만큼
자기 영역을 중요시하고 타인에게도 그렇게 배려한다고.

그나저나 라따뚜이와 감바스 아주 맛있어 보여요!! 저 치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락방 2024-01-02 15:32   좋아요 2 | URL
오오 한국에서 오래 산 핀란드인이 순댓국밥을 먹는다고요? 오오. 레오티비 듣기도 처음 듣는데 퇴근길에 봐서 검색해봐야겠네요. 지금은 퇴근길에 카모메식당 볼 예정이었는데 말입니다. 카모메 식당 다시 보고 싶더라고요. 다시 보면서 핀란드 풍경에 주목해보려고요. 후훗.

미미 님, 언젠가 우리 파티 합시다. 제가 라따뚜이와 감바스 만들어서 초대하겠습니다. 그때까지 우리 열심히 읽고 쓰도록 해요. 화이팅!!

hnine 2024-01-02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자꾸 요리초보라고 하시나요? 아닌데. 라따뚜이랑 감바스 만드는 요리초보도 있나요?
저는 ‘핀란드‘라고 발음하는 것만으로도 한기가 느껴져요. 추운 나라...

다락방 2024-01-03 12:14   좋아요 0 | URL
저거 만드는 동안 저는 정신이 나갑니다. 누가 말 시키면 대답도 못해요 ㅋㅋ 저 진짜 멀티 안되는 사람이긴 하지만 요리할 때는 정말 아무것도 못하겠어요. 사람들 어떻게 두 개씩 동시에 요리하고 그러는지 정말 모르겠네요. 하하.

저 어제 미미 님 추천으로 핀란드 인의 유튭을 잠깐 보았는데, 핀란드에서는 숲에서 사슴하고 곰하고 놀다가 소세지 구워먹는다고 해서 너무 놀랐습니다. ㅎㅎㅎㅎㅎ

은오 2024-01-02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제가 비용 부담하고 다락방님께 여행 데려가달라고 하고 싶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님이랑 여행가면 두배로 재밌을 것 같따.... 대신 평소 걸음의 20배로 걸어야 할테니 그때까지 제가 다리근육을 다져놓겠습니다. ㅋㅋㅋㅋㅋ
라면 너무 신기해요 ㅋㅋㅋㅋㅋㅋ 그걸 도전하시는 것도 성공하신 것돜ㅋㅋㅋㅋㅋ 하 진짜 다락방님 너무 웃기고 귀여우십니다........진짜현실웃음

다락방 2024-01-03 12:15   좋아요 1 | URL
저는 완전 뚜벅이이므로 일단 체력이 필요합니다, 은오 님. 2만보는 매일 거뜬히 걸을 수 있는 몸을 일단 만드시면 그 뒤는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ㅎㅎㅎㅎㅎ

저는 웃기고 귀엽다기 보다 음, 식탐이 강한 걸로.. 먹을 것에 대한 의지가 남다른 걸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 무시무시한 책이 왔습니다. 과연 이 책을 완독할 수 있을까, 이해할 수 있을까 싶은,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공포의 권력》!! 우린 1월에 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 준비 됐습니까, 여러분!!
















세상에, 여성주의 책 같이 읽다보니 줄리아 크리스테바 까지 왔다. 오 마이 갓.. 우린 할 수 있습니다!! 우리 그동안 무럭무럭 자라서 여기까지 왔다!! ㅋㅋㅋㅋㅋㅋㅋ 자, 함께 읽어봅시다.


다음 도서들도 안내합니다.


2월, 스테이시 앨러이모 《말, 살, 흙》
















3월, 도나 해러웨이 《영장류 사이보그 그리고 여자》
















4월, 크리스틴 델피, 《가부장제의 정치경제학》시리즈 전 네권


















자,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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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1-02 08: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방 마님 안녕?

다락방 2024-01-02 08:4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바꿀려다가 안바꿨다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1-02 08:52   좋아요 0 | URL
걍 살아….

다락방 2024-01-02 08:58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페이퍼 쓰고 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feat. 잠자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1-02 10:34   좋아요 0 | URL
나도 무려 어제 긴 거 썼어.... feat. 너나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https://blog.aladin.co.kr/socker/15191042

단발머리 2024-01-02 09: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물어봐서 대답하자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오고 있대요, 책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월부터 4월까지 책이 다 맘에 들어요. 정초부터 공부 욕구 활활! 🔥🔥🔥

다락방 2024-01-02 09:14   좋아요 0 | URL
저는 2월 책하고 4월 책 일부 사야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휴 바쁩니다. 새해에도 바빠요. 우리 힘냅시다, 단발머리 님!!

거리의화가 2024-01-02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번달 책 어제 샀는데 커피랑 같이 사는 바람에 아마도 내일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며칠 내로 끝낼 수 있는 책이 아닌 것 같지만 읽다 보면 뭐라도 건지는 게 있겠지 하는 생각^^ 다락방님 올 한해도 잘 부탁드려요.

다락방 2024-01-02 11:24   좋아요 0 | URL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다 이해하는 건 무리가 있고 또 어려워도 읽고나면 뭔가 건질게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저도 잘 부탁드려요, 거리의화가 님!!

미미 2024-01-02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공포의 권력>을 사두었던 것 같은데 아무리 찾아도 없어서 어제 주문했어요.ㅜ.ㅜ
샀다고 착각했길 바라며 ... 어려운 책도 함께 라면 가능하죠! 무려 해러웨이 선언문과
젠더트러블도 읽어낸 다락방님의 ‘여성주의 책 함께 읽기‘의 여정.

이제 크리스테바라는 산 등반을 기대하며^^

다락방 2024-01-02 15:29   좋아요 1 | URL
아아 부디 사두었다고 착각한 것이기를 바라봅니다. 미미 님도 저와 함께 <산책> 앱을 이용하시죠! 물론 저도 어느 순간 이용안해서 이런말 할 처지는 아니지만 ㅋㅋㅋㅋㅋ

자, 우리 크리스테바, 가봅시다!! 빠샤!!

미미 2024-01-02 16:31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산책>앱을 검색하니 강아지 이미지가 여럿 나옵니다ㅋㅋㅋㅋ 하이킹,라이딩이 있는 komoot인가요? 아니면 만보기어플?

다락방 2024-01-02 17:33   좋아요 1 | URL
미미 님, <산책: 내가 산 책들> 앱입니다. 바코드 읽혀서 내가 산 책 기록하는 앱이에요!!

그레이스 2024-01-02 15: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게 있는 책인데 읽을수 있으려나 하고 꺼내봤습니다. ^^;;
다락방님 올해도 서재에 두껍고 어려운 책들을 던져주시는군요?!
화이팅!

다락방 2024-01-02 17:33   좋아요 2 | URL
그레이스 님은 충분히 읽으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우리 같이 읽어보아요!! >.<

미미 2024-01-02 17:54   좋아요 1 | URL
그레이스님 이 책 갖고 계시다면 함께 읽으심 좋겠어요^^

그레이스 2024-01-02 17:56   좋아요 2 | URL
^^
혼자 읽기 에너지 찾기가 어렵겠죠?
저도 언젠가는 읽어봐야지 하던 작가라.. 시간이 허락되는대로 함께 해보죠^^

햇살과함께 2024-01-03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월 책과 비교하니 2~4월 책 재밌을 것 같은 ㅎㅎ

다락방 2024-01-03 12:11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는 언제 시작해야 할지 생각하며 다른 책 들고 나왔어요 ㅋㅋ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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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 진짜 너무 좋다. 책장을 넘길수록 아 내가 하루키를 좋아햇던 그 오랜 시간은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인터뷰집 <수리부엉이는 황혼에 날아오른다>를 보면 그는 '결국은 선한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했었는데, 이 책,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을 읽으면서 하루키의 그 말, '결국은 선한 이야기'를 계속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선한 이야기, 이 이야기는 선한 이야기이다.


'나'는 열여섯살 에 열다섯살 소녀가 만나 우정을 나누고 사랑을 나눈다. 그들은 매주 만나면서 다른 사람들과는 하지 않았던 대화를 나누며 교감하고 만나지 않는 동안에는 서로에게 장문의 편지를 쓰며 대화한다. 자연스레 소년은 소녀를 사랑하게 되고 연인이라 생각하며 소녀 역시 온전히 네 것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지금은 그러지 못하지만 그렇게 될 거라고. 소년은 이에 기다린다. 응, 너를 원하는 마음이 간절하고 내 육체도 뜨겁게 반응하지만, 그건 그렇게 중요한게 아니야. 너와 함께라는 게 중요해. 그렇게 간절한 마음을 품었던 소녀가 그러나 어느 순간 소년의 인생에서 사라진다. 한마디 말도 없이. 소녀가 나를 좋아했던 건 틀림없는 것 같은데, 도대체 왜 내게 한마디 말도 없이 사라졌을까. 그녀는 어디로 간걸까. 우리가 만나는 동안 소녀가 얘기했던 '그 도시'로 간걸까? 나는 소녀의 편지를, 그리고 소녀가 눈앞에 나타나기를 기다린다. 대학생이 되고 직장인이 되고 동료도 만나고 연인도 있었지만 그러나  그 관계들 중 어느것도 소녀에게 품었던 만큼의 격렬한 애정을 갖게 하진 않았다. 마음 속 저 깊이 누군가를 품고, 그 사람을 계속 기다린다는 걸 알면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성실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다. 그의 연애는 결혼으로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그는 그것에 대해서는 이제 더이상 기대하지도 않는다. 그의 나이 마흔다섯이 되어도 그는 변함없이 마음 속 성소에 소녀를 둔 까닭이다. 그러던 그가 그 소녀가 있는 그 도시에 들어가게 된다.


이 얼마나 바라왔던 순간인가. 그는 그 도시로 들어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곳에서 다른 삶을 살게 된다. '이곳'에서 소녀가 늘 말해왔던 '꿈을 읽는' 직업을 갖게 되고 그리고 매일 꿈을 읽는 도서관에서 소녀와 만날 수 있다. 비록 소녀는 자신과 헤어졌던 열여섯 살의 모습 그대로이지만, 그러나 눈앞에 그토록 그리던 그녀가 있다. 매일 그녀를 만나 꿈을 읽고 그리고 도서관이 문을 닫으면 그녀를 집앞까지 바래다주고 돌아가는 일이 그의 일과가 되었다. 그러나 이 행복한 순간을 위해 그는 자신의 그림자를 떼어버려야 했다. '나'와 떨어진 나의 그림자는 시름시름 앓는다. 그는 다시 나와 하나가 되고 싶다고 한다. 그 도시에서 떨어져 사는게 아니라 그들이 원래 함께했던 현실 세계-그것을 현실이라 불러야 한다면-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거다. '나'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그림자를 현실 세계로 돌려보내고 자신은 여기에 남겠다고 한다. 여기는 그가 그토록 오고 싶어했던 , 그토록이나 그리워했던 소녀가 있던 곳이니까. 그렇게 자신의 그림자와 작별을 하고 여기에 남고자 결심했는데, 눈을 떠보니 그는 다시 바깥-현실-으로 돌아와 있다. 그 도시를 떠나서. 그리고 이제 다시 이곳 생활을 해나가야 한다. 내가 왜 여기에 왔을까, 나는 거기에 남기로 결심했었는데. 그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조용하고 한적한 마을의 도서관 관장으로 취직해서 새로운 루틴을 만들고 새로운 사람들과 알고 지내게 된다. 



자, 나는 내 입장에서 이야기속 주인공이 되어본다. 그러니까 한 사람을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일에 대해서. 누구나 그렇게 사는 건 아니겠지만, 어떤 사람들은 마음 속 성소에 누군가를 품고 산다. 그 사람과 함께하지 못하면서, 그러나 마음속 성소에 누군가를 품고, 그런채로 직장을 다니고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책도 읽고 친구들을 만나고 또 연애를 하며 결혼에 이르기도 한다. 내 마음 저기 저 한구석, 저기에 있는 그 사람을 그대로 둔채로. 그런 상태의 나를 누군가는 '어딘가 비어있다'고 눈치챌 지도 모른다. 혹은 '도저히 다가갈 틈이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내 안에는 누군가가 분명히 계속 존재하고 있고, 아주 단단하기 때문에, 그러니까 나를 형성하는 하나의 축이기 때문에. 함께하지 못하는 상태에서의 함께함, 부재하면서 그러나 동시에 강한 존재, 그렇다면 내 마음속 성소의 사람과 지금은 함깨하지 못하더라도 언젠가는 함께할 거라는, 함께하고 싶다는 강한 갈망이 있지 않을까? 그것이 소년을 결국 싱글 중년이 되게한 것일테다. 그런데 마흔다섯, 그토록이나 바라던 상대를 만나게 됐고 심지어 매일 함께할 수 있게 됐다. 이게 얼마나 꿈같은 일이냐, 얼마나 달콤한 일이냐, 결국 이 순간을 위해 삼십년을 기다린건데. 


그런 상대는 여전히 열여섯살의 소녀다. 게다가 그 도시에서의 소녀는 내가 현실이라 부르는 바깥세계에서 나와 만났었다는 사실을, 나와 사랑했었다는 사실을, 내게 '온전히 네 것이 될게' 라고 말했다는 사실을 모른다. 자, 그렇다면, 그것을 소녀에게 알려야 할까? 마흔다섯인 내가, 열여섯의 너에게, 너랑 나랑 바깥 세게에서 사랑했어 우린 연인이었어를 말해야 할까? 나라면?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나는,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그를 계속 사랑하면서.


사실 내 나이 열일곱에 열여섯 남자를 사랑해본 적은 없어서(여중여고여대..), 그리고 나의 강한 무의식은 미성년자를 성애의 대상으로 보기를 거부해서, 아무리 입장을 바꿔보려고 해도 열여섯 소년을 떠올리게 되진 않는다. 대신, 나는 이 모든 이야기에 실감적으로 나를 넣어보기 위해, 상대의 나이를 스물일곱으로 설정했다. 자, 그와 내가 만나 뜨겁게 사랑하고, 내가 그에게 반하고, 그리고 그가 온전히 내것이기를 강하게 바랐던, 그 때 그의 나이 스물일곱. 그러나 그가 홀연히 내 앞에서 사라진다. 나는 그가 어디로 갔는지 짐작은 가지만 그러나 그곳에 가는 방법을 모른다. 그러나 그 당시 그가 나에게 보여줬던 마음은 진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도 내가 그를 사랑했던 만큼 나를 사랑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니 언젠가는 그가 내 눈앞에 나타나지 않을까. 결국 우리는 함께하지 않을까. 그로부터 소식이 오기를, 그와 함께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품고 나는 직장 생활을 하고 친구들을 만나고 취미활동을 하고 연애도 한다. 몇 번의 연애를 거듭해도 나는 정착하지 못한다. 그렇게 마흔 다섯이 되었고, 어느날 갑자기 나는, 그가 있는 곳에 닿게 된다. 눈을 떠보니 내 눈앞에 그가 있다. 그런데 그는 스물 일곱의 모습이다. 아이고야. 나는 드디어 그를 만나게 되어 너무나 행복하지만, 그런데 그는 다른 곳에서 나와 사랑했던 기억이 없다. 나를 모른다. 그저 자신의 눈앞에 내가 나타났고 함께 일을 하면서 매일 만나야 하는 것이다. 그와 나는 함께 일을 하면서 서로에게 무리 없이 잘해주지만, 나는 그를 매일 볼 수 있어서 기쁘지만, 그런데, 그에게 말을 할 것인가? 있지, 저기 다른 세상에서 우리가 연인이었어, 라고. 그는 여전히 스물일곱 나는 마흔다섯인데? 이 나이 차이가 뭐 감당하지 못할 나이차이도 아니고 상대가 미성년자인 것도 아니지만, 나는 '아니', 말하지 않을 것이다. 그저 내 마음에 품은 채로 그를 계속 사랑하면서, 말하지 않고 좋은 동료가 될것이다. 그러다보면 그가 다른 여자와 사랑하는 걸 보게 될지도 모르고 그가 아이를 낳고 아이 아버지가 되는 걸 보게 될지도 모르지만, 나는 말하지 않을 것이다. 


또하나, 하루키 이야기 속의 '나'는 그림자만 바깥 세상으로 돌려보내고 나는 여기 남기로 결심한다. 다른 사람들과는 교류하지 않는 적막한 도시. 내가 만나는 사람이라고는 출근해서 나와 함께 일하는 그만 있는 도시. 나는 내가 마음 속 성소에 품었던 사람이 이 도시에 있기 때문에 그러므로 여기에 남기를 선택할 것인가? 역시 '아니' 라고 확고하게 말할 수 있다. 나는 내 그림자와 함께 바깥으로 돌아갈 것이다. 비록 바깥으로 가면 내 마음 속 성소에 있는 스물읿곱의 그를 만날 수 없겠지만, 그러니까 그와 함께할 수 없겠지만, 나라면, '그와 함께 적막한 곳에서 둘이서만 사는 삶' 보다는 '그가 없는 바깥 세상에서 내 그림자와 그리고 세상 사람들과 함께 살기'를 선택할 것이다. 그렇다면 필연적으로 그를 다시 내 옆이 아닌 내 마음 속에 넣어야겠지만, 나는 그 삶을 선택할 것이다. 나는 그 없이는 살 수 있지만, 내 그림자 없이는 살기를 원하지 않으므로. '내'가 믿어야 할 건 바로 '나 자신' 이므로. 낙하할 나를 받아줄 이는 결국 나이고, 나에겐 그 누구보다 내가 필요하다. 그리고 나에겐 그도 필요하지만, 세상이 필요하다. 그만 있는 세상 보다는 그가 없지만 다른 사람들이 많은 세상을 나는 선택한다.



이런 생각을 하게 해줘서 하루키의 이야기를 읽는게 즐거웠다. 게다가 선하기까지 하다. 눈앞에 '나는 이미 죽은 사람이야 유령이라고 할 수 있지' 라는 존재가 나타나도 받아들일 수 있는 인간, 나는 섹스를 할 수 없는데 나에게 성애를 품고 있는 너는 그럼에도 나를 만날거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말해줄 수 있는 인간이 하루키의 이야기 속에 있다. 집으로 초대해 식사를 대접하고 와인을 따라주고, 그리운 사람의 묘지에 매주 방문하는 인간이 여기 있다. 다른 사람의 안부를 걱정해주는 사람이, 여기 있다. 믿을 수 없는 세상의 이야기를 믿을 수 있을 것 처럼 만들어내는 것이 하루키의 능력인 것 같다. 책속에서 가르시아 마르케스를 인용하며 '그가 사는 세계에서는 리얼과 비리얼이 기본적으로 이웃하며 등가적으로 존재했'(p.672)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하루키가 사는 세계 역시 바깥 세계와 그 도시가 기본적으로 이웃하며 등가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이 아닐까. 무엇보다,


나는 기다림이 나의 선택이 아니었을 수 있다는 깨달음을 가져간다. 선택이 아니라 그것만 주어진 것이었을 지도 모르겠다는.



나는 기다리는 것에 익숙한 게 아니라, 그저 기다리는 것 말고는 아무런 선택지도 주어지지 않았던 게 아닐까? (p.681)



자, 나는 떠난다. 나를 받아줄 이가 나라는 강한 믿음을 가지고 이 도시를 떠난다. 이 도시는 어떤 도시냐, 내가 그토록이나 원하던 바로 그 사람이 있던 도시, 삼십년을 기다렸다 만난 그 사람이 있던 도시, 그런데 그 도시에 그 사람이 있음을 알고도 나는, 나를 찾으러, 나를 믿으며 떠난다.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건 바로 그것이다. 나를 믿는 것, 나를 찾는 것. 그 사람보다 원하는 건, 바로 나였다.




시간은 몹시 느릿느릿하게, 그래도 결코 뒷걸음치지 않고 내 안을 통과해 갔다. 일 분에 정확히 일 분씩, 한 시간에 정확히 한 시간씩. 느리게 나아갈지언정 거꾸로 가는 법은 없다. 그것이 내가 몸으로 깨달은 사실이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때로는 그 당연한 것에 무엇보다도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다. - P138

누구를 위한 비밀 공간을 확보해둔 채 다른 사람과 연인 관계가 된다-그런 게 가능할까? 어느 정도는 가능하다. 그러나 언제까지고 이어가기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그녀에게 상처를 주고, 그 결과 나 자신에게도 상처를 주었다. 그리하여 나는 더욱 고독해진다. - P192

여성과의 관계로 말하자면 거의 똑같은 문제의 반복이었다. 남들이 그러듯 몇 명을 만나 사귀었고, 진지하게 결혼을 생각한 적도 있었다. 절대 반쯤 노는 기분으로 그런 건 아니다. 하지만 결국 그녀들과 진정한 의미의 신뢰 관계를 쌓진 못했다. 그럴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어떤 경우도 잘되지 않았다. 마지막에 꼭 무슨 일이 터져서 매번 그르치고 말았다-그르치다라는 표현이 실로 딱 맞았다.
그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내게 항상 네가 있었기 때문이다. 너의 존재가, 너의 이야기가, 너의 모습이 내 마음을 도저히 떠나지 않았다. 나는 언제나 의식의 깊은 곳에서 너를 생각했다. 짐작건대 그것이 가장 큰 이유다. - P193

매일 먹을 음식을 직접 만들고, 헬스장에 가서 선강을 챙기고, 일상을 청결히 유지하고, 남은 시간에는 책을 읽는다. 독신 생활에는 규칙성을 중시하는 것이 제일이다-규칙성과 단조로움 사이에 선을 긋기가 가끔 어렵다 해도. - P194

"네, 고독이란 참으로 무정하고 쓰라린 것이랍니다. 살아서나 죽어서나, 뼈와 살을 깎는 그 무정함, 쓰라림은 다를 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한편 제게는 과거에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했다는 기억이 강렬하고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 감촉이 양 손바닥에 짙게 배어 있어요. 그리고 그 온기의 유무에 따라 사후 영혼의 상태가 크게 달라진답니다." - P441

다만 당신의 이야기에서 제가 추측할 수 있는 바는, 사실 그 모두가 당신의 마음이 원한 일이 아니었을까 하는 겁니다. 당신 마음이(당신은 모르는 곳에서) 그러기를 원했다-그래서 그런 일이 일어났다. 아니, 그렇지 않다고 하실지도 모르겠군요. 그 수수께끼의 도시에 남겠노라 오롯이 스스로의 의지로 선택하셨다고요. 하지만 당신의 진정한 의지는 달랐는디조 모릅니다. 당신 마음 가장 깊은 곳에서는, 그 도시를 나와 이쪽으로 돌아오기를 원했는지도 모르지요." - P444

"살면서 몇 명의 여자를 만났고, 좋아하기도 했습니다. 제법 진지하게 사귀기도 했고요. 하지만 그 소녀만큼 누군가를 열망했던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머리가 텅 비어버릴 것 같고, 대낮에 깊은 꿈을 꾸는 것 같고, 다른 생각은 하나도 할 수 없는, 그런 순수한 심정을 품은 적은요. - P447

"여기서는 나이 차이도 시간의 시련도, 성적 경험의 유무도 대단한 요건이 되지 않습니다. 나 자신에게 백 퍼센트인가 아닌가, 중요한 건 그뿐입니다. 당신이 열여섯에서 열일곱 살 때 상대에게 품었던 사랑은 실로 순수했으며 백 퍼센트의 마음이었지요. 그래요, 당신은 인생의 아주 이른 단계에서 최고의 상대를 만났던 겁니다. 만나버렸다, 라고 해야 할까요." - P449

"지금 여기서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오직 하나-믿는 마음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무언가를 강하고 깊게 믿을 수 있으면 나아갈 길은 절로 뚜렷해집니다. 그럼으로써 이다음에 올 격렬한 낙하를 막을 수 있을 겁니다. 혹은 그 충격을 크게 누그러뜨리거나요." - P452

"아무래도 우린 해가 진 뒤에 만나는 수밖에 없겠네요."
"두 마리 부엉이처럼."
"어두운 숲속 깊은 곳, 두 마리 부엉이처럼." - P572

나는 눈을 감고 시간에 대해 생각했다. 예전에는-이를테면 내가 열일곱 살일 때는-시간 같은 건 말 그대로 무한에 가까웠다. 물이 가득찬 거대한 저수지처럼. 그러니 시간에 대해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 P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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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3-12-31 18: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다락방님의 진심이 담긴 리뷰를 쓸 수 있게 해준 리뷰이벤트 도서 간만에 등장!!👏👏👏👏👏 어떤 지점이 다락방님 마음을 움직이는지 알 것 같아요. 소설에 아주 푹 빠져서 읽는 다락방님의 독법도 도드라지고요^^ 즐거운 독서하셨군요~~!

다락방 2024-01-02 08:45   좋아요 0 | URL
어휴 하루키가 하는 이야기가 이야기 자체로 제 마음에 이렇게 훅 들어온적은 또 처음인 것 같아요. 그간 하루키의 유머를 제가 엄청 좋아했거든요? 찰떡같은 비유도 좋아했고요. 그런데 이번엔 이야기 자체가 저를 움직이네요.
ㅋ ㅑ - 역시 독서 만세입니다. 만세!!

단발머리 2023-12-31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다락방님 너무 좋은 리뷰 잘 읽었어요. 같은 책을 읽었을 때 겹치는 지점과 다른 지점을 발견하는게 이렇게나 즐겁고 행복한 일이네요.
저도 그 사람에게.... 이제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그 사람에게.... 내가 너를 사랑했던 그 사람이다, 라고 말하지 못할거 같고, 그리고는 그렇게 그 사람 곁에 남기 보다는 그 사람을 두고 도시를 떠나 나의 또 다른 현실로 돌아올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도 또 다른 나를 그 사람에게 남겨두고 싶기도 해요.
나의 일부를요.

전 하루키를 많이 안 읽어서요. 인제서야 조금씩 좋아져요. 이 책도 궁금해서 나오자마자 샀는데 이제 막 읽었네요.
좋은 시간이었어요, 그죠? 하루키를 읽는 시간이라니.....근사하다!!!

다락방 2024-01-02 08:47   좋아요 0 | URL
게다가 상대가 미성년자인데 내가 성년이라면 더 말하지 못할 것 같아요. 그건 말하는 순간 범죄가 되지요. 아무리 내 안에 사랑 있어도.. 그리고 어쨌든 저는 현실로 돌아올 겁니다. 그 사람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둔 채로 삶은 현실에서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걸 선택할 것입니다. 크- 어쩐지 마음이 살짝 아프지만, 삶이란 건 결국 모든 걸 다 가지면서 살아갈 순 없는 것이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해야겠지요. 내가 원하는 바를 이루어야겠고요.

정말 좋은 시간이었어요. 처음에 오글거려서 이걸 어쩌나 했는데, 좋은 독서였습니다!!

햇살과함께 2023-12-31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글거렸지만 결국엔 좋았군요! 저도 언젠가 하루키를 좋아할 날이?!

다락방 2024-01-02 08:48   좋아요 0 | URL
하루키 안좋아하는 사람들도 엄청 많잖아요. 저도 제가 지금 하루키를 알았다면 좋아했을지 모르겠어요. 제 경우에는 <렉싱턴의 유령> 이라는 단편집 읽고 훅 빠졌는데, 어쩌면 책과의 궁합도 필요한 일인것 같습니다!

persona 2023-12-31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못 읽겠다고 안 읽고 있었는데 끝까지 읽어봐야겠네요. ㅎㅎ 완독 축하드립니다.

다락방 2024-01-02 08:48   좋아요 1 | URL
저도 초반에 엄청 갈등했어요. 그냥 팔아버릴까, 하고요. 그런데 이렇게나 즐거운 독서를 하였습니다. 페르소나 님, 도전!! ㅎㅎ

루피닷 2024-01-01 0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락방 2024-01-02 09:09   좋아요 1 | URL
루피닷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미미 2024-01-01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완전 초반 재미없어서 던져두었다가 다락방님의 ‘아오 진짜 너무 좋다‘보고ㅋㅋㅋㅋㅋ
지금 400쪽까지 읽었어요 정말 좋네요. 마저 읽고 리뷰 읽어보렵니다. 다락방님은 한 문장조차 영향력!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락방 2024-01-02 09:09   좋아요 0 | URL
저 막 읽다 보니까 ‘아오 좋아‘ 이런 감탄사가 절로 나오더라고요. 지금쯤은 다 읽으셨을까요? 미미 님께도 어느 부분에서든 좋은 독서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미미 님, 해피 뉴 이어!!

느긋느긋 2024-01-17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1등 축하드려요!
이게 바로 호텔에서 쓰여졌다는 전설의 리뷰!!
읽고있으니까 책 다시 읽고싶어지는걸요, 읽으면서 무척 좋았던 그 시간을 다시 만들어봐야곘어요,

저도 돌아간다면 사랑하는 마음을 간직한채 말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저 나이간격은 너무한 듯 ㅠㅠ 그걸 떠나서라도
오래 그리워한 사람을 갑자기 볼 수 있게 됐을때는 그냥 매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좋을 것 같은 느낌.

마지막 문장도 새롭네요, 그 사람보다 원하는 건 바로 나, 진심으로 원하는 건 바로 나.
역시 외로움지수 0인 락방님다운, ㅎㅎ
그러고보니 다들 궁극적으로는 그럴 것 같아요.
선한 리뷰 잘 읽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