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리 기자의 팟빵이었나 정희진 쌤의 팟빵이었나, 어쨌든 정윤수가 게스트로 나와 '이엔 앙'의 [댈러스 보기의 즐거움]을 언급한 적이 있었다. 그 때 오오 겁나 재미있겠어, 하고는 급박하게 샀었고, 요즘 그 책을 읽고 있다.
















<댈러스>는 오래전에 아주 흥행했던 미국드라마 라고 한다. 정유 부자 일가의 에피소드를 다룬 드라마라고. 제목은 들어본 것 같지만 본 적은 없다. 자, 우선 당연하게도 이엔 앙은 댈러스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소개해준다. 함께 보자.


<댈러스>는 원칙적으로 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지는 텔레비전 드라마 연속극이다. 이야기는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몇 마일 떨어진 사우스포크(Southfork)라는 호화로운 목장 저택에 살고 있는 유잉(Ewing)이라는 부호 가문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이야기가 시작할 때는 총 7명의 구성원이 이 저택에 살고 있다.
자크(Jock)와 엘리 (Ellie) 유잉, ‘제이 알‘ (J. R.)로 더 잘 알려진 이들의 첫째 아들 존 로스(John Ross)와 그의 아내 수 엘런 (SueEllen), 막내아들 보비 (Bobby)와 그의 아내 패멀라(Pamela), 그리고 부모의 말을 잘 듣지 않는 둘째 아들 게리 (Gary)의 딸 루시(Lucy)이다.
드라마 속 사건들은 항상 이 가족 구성원들의 행복과 불행을 둘러싸고 복잡하게 펼쳐진다.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은 제이알이다. 제이알은 가족 기업인 유잉 정유 (Ewing Oil)를 악독한 방식으로 운영하고 그의 아내를 무시하며 부모에게도 필요할 때만 공손히 대한다. 하지만 다른 인물들도 똑같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제이 알이 이 드라마의 주인공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가족의가장인 자크는 40여 년 전 큰돈을 벌기 위해 친구 디거 반스(DiggerBarnes)와 함께 텍사스의 유전에 왔다. 어느 정도 성과를 이룬 자크는 디거를 저버리고 유잉 정유를 설립했고 영향력 있는 기업으로 발전시켰다. 게다가 자크는 사우스포크 저택 주인의 딸이자 디거의 연인인 엘리 사우스워스를 빼앗았다. 엘리 (옮긴이 주: 극중에서는 ‘미스엘리‘로 불린다)는 자크와 결혼을 했지만 디거에 대한 마음을 간직한다. 그 사이 디거는 리베카(Rebecca) 라는 여성과 결혼하고 아들 클리프 반스(Cliff Barnes) 와 딸 패멀라 반스를 얻는다.


운명 (또는 플롯)은 패멀라가 자크와 엘리의 막내아들인 보비 유잉과 결혼하게 만든다. 따라서 패멀라는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패멀라는 반즈 가문 사람이고 부모를 사랑하지만 원수인 유잉 가(家)의 아들과 결혼했기 때문이다. 특히, 오빠 클리프는 유잉 정유를 몰락시키고 아버지를 위해 복수할 결심을 했기 때문에 패멀라는견디기 어려웠다. 클리프 반스와 제이 알 유잉은 서로에게 최대의적이다. 클리프는 변호사이자 정치인으로서 제이 알에 대항하지만제이 알이 늘 한 수 위인 탓에 싸움에서 이기지 못한다. 한편 클리프는 제이 알의 아내인 수 엘런과 불륜 관계를 가지기 시작한다. 수 엘런은 늘 제이 알과 언제나 싸울 기세지만 클리프에게는 금세 싫증을느낀다. 그녀는 항상 위기감을 가지고 살아가고 정신과 의사를 찾아간다. 때로는 술에 빠지게 되고 제이 알을 떠나고 싶어 하지만 그 방법을 알지 못한다.


패멀라와 보비의 관계는 좋다. 그런데 패멀라가 몇 차례 유산을했고 아이를 갖지 못한다는 사실이 이들의 행복한 결혼 생활에 어두움을 드리우게 되었다. 다행히 패멀라는 패션숍에서 일하게 되면서걱정거리를 잊고 집중할 것을 찾게 된다. 한편 스무 살 정도의 루시는 스스로의 삶을 살아간다. 때때로 아버지인 게리가 아내 벌린(Valene)과 함께 사우스포크 목장에 들르기도 한다. 게리는 미스 엘리가 가장 아끼는 아들이다. 과거에 게리가 목장을 떠난 이유는 아버지와 제이 알의 석유 사업과 관계를 맺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여기서 보비는 중간적 입장을 취한다. 목장의 카우보이로 사는 삶을 좋아하지만 도시에서 근대적인 사업을 하는 삶에도 매력을 느낀다). 미스 엘리 역시 석유 사업에 대해 회의를 느끼는데 그 이유는 석유 사업이목장 주변 미개간지에 쓰레기를 만들고 안타깝게도 가족을 분열시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목장은 카우보이인 레이 크랩스(RayKrebbs)가 운영하는데 놀랍게도 자크의 사생아임이 밝혀지게 된다. - P30~32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ㅋㅋㅋ 아니 그러니까 막장 .. 이잖아? 자크와 디거는 동업하려다가 원수가 됐는데 자크는 디거의 여자친구를 빼앗아 결혼했고 그들 사이에 낳은 아들중 하나가 디거의 딸과 결혼... 했으며 디거의 아들과 자크의 며느리는 원수 가문인데 또 불륜... 무슨일이죠.. 늬들은 사람이 서로의 가족들 뿐인거야?? 게다가 저기 목장에 있는 남자는 또 자크의 사생아래. 목장에 있는 남자의 사랑이야기 좀 궁금합니다. 카우보이 라면 할리퀸 로맨스 소설 한 편 뚝딱 나올 수 있지 않나염?




아무튼 이 복잡한 막장 가문에 대한 사랑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들이 서로 원수가 되어서 복수하겠다고 으르렁거리면서 상대 가족 구성원과 사랑에 빠지고 불륜관계가 되고 그러는 걸 보니 나는 참 답답해지는데, 그러니까 이것이 왜 그러느냐하면, 이들이 너무 상대만 보기 때문이다. 서로 상대의 가족에게 집착하다보니 사랑도 그 사람들 속에서 찾아버리잖아? 내가 이러라고 했니? 일찍이 내가 말이지, 제한된 환경 내에서 사랑에 빠지는 것을 하지 말라고 했잖아? 세상은 넓고 사람도 많은데 말이지, 맨날 복수하겠어!! 이러던 사람하고 사랑에 빠지고 말이야. 물론 사랑에 빠지는 것은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더 많은 사람을 본다면 그 때는 좀 달라질 수도 있지 않겠네? 


작게는 버지니아 앤드류스의 [다락방의 꽃들]에서부터 그렇다. 사춘기 시절에 몇년간 다락방에 갇혀있다 보니 친남매가 사랑하게 된 부분.. 하아- 그리고 우리의 그 뭣이냐, 폭풍의 언덕이 있다. 내가 또 이런 멋진 글을 일전에 써둔 적이 있지.


https://blog.aladin.co.kr/fallen77/14169919



어디로든 이동할 자유가 여자에겐 없었던 일에 대해서도, 그래서 가만히 그 곳에 머물면서 찾아오는 남자와 사랑에 빠지게 된 경우에 대해서라면, 가재가 노래하는 곳도 있고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도 있다. 역시, 내가 써둔 글이 있다.


https://blog.aladin.co.kr/fallen77/14259404


https://blog.aladin.co.kr/fallen77/8954224



저기 사생아 목장남 카우보이 나와서 갑자기 생각나는데, 얼마전에 페이퍼에서도 언급했지만, 나는 살면서 꼭 한 번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어느 나라에 있는지는 알지만 그 나라의 어느 주, 어느 도시에서 사는지는 몰랐고, 너 어디 사니? 물어볼 수도 없었다. 연락처를 알지 못했거든. 언젠가는 무작정 그 나라에서 가서 그 사람을 찾아봐야지, 찾기만 해봐라, 너가 기혼이냐 미혼이냐 그런거 묻지 않고 일단 한 번 들입다 자겠어!! 이런 생각을 햇더랬다. 과연 그를 찾으러 언제 갈까, 무작정 가보자, 라고 생각했는데, 아니 그 나라가 얼마나 넓은데 무작정 가서 어떻게 찾는단 말이야? 그때 내가 생각한 게 말이었다. 마침 내가 본 영화에서 자신의 일에 회의를 느낀 남자가 마침 그 나라로 가 조용히 혼자 살고 있었고 그를 만나기 위해서 다른 사람은 말을 타고 와야하는 장면을 보게되었고... 그래서 나는 앗 저거다!! 했더랬다. 일단 무작정 그 나라를 가자, 그 나라를 가서 말을 타고 그를 찾으러 다니자!! 내가 말을 타고 당신을 찾으러 가게쒀!! 이랬더랬다. 어때유, 카우보이 할리퀸 로맨스 소설 한 편 뚝딱 나오겠쥬? 


현실에서는 그와 연락이 닿았고 도시에서 만났지만 ㅋㅋㅋ 할리퀸에서는 여자가 목장으로 가 드디어 재회하는 장면 만들어 주게쒀!! 그런 후에 내가 잘 쓰지 못하는 19금 아니지 39금 쯤으로 몇 장 써주겠다!! 가자, 할리퀸으로 고고씽!! 사실 나는 딱히 카우보이를 좋아한다거나 어떤 로망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 뭣이냐, 로맨스 소설 표지 보면 카우보이들 괜찮더라고요?
















여기에 내가 한 편 추가하겠다!! 표지모델 내가 해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말 타고 있는 다락방 ㅋㅋㅋㅋㅋㅋㅋ머리를 바람에 휘날리며.........가 안되겠다 숏컷이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게 뭐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댈러스>를 드라마로 보게 된다면 어쩐지 매번 할 말이 되게 많아질 것 같다. 맨날 욕 쓰고 있었을 것 같지만, 맨날 욕을 쓰게된다는 건 맨날 보고 있다는 걸 뜻하는 것. 그런데 이게 너무 오래전 작품이라 지금 볼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 같다. 제가 댈러스를 좀 보고 싶습니다. 욕하면서 보고 싶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간식으로 쪽파크림치즈베이글 먹었는데 와, 입에서 파냄새 작렬한다. 양치하러 가야겠다. 슝 =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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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4-18 10: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잠자냥 님, 나 페이퍼 썼어요. 나 미워하지 마요!!

잠자냥 2024-04-18 11:11   좋아요 0 | URL
선물 주니까 페이퍼 쓰는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목련 2024-04-18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까지 그리며 소설 읽는 다락방 님.
등장인물 많고 복잡하 가계도 등장하면 저는 포기를 택하게 되는데.
근데, 곧 점심인데 간식을 드셨군요....

잠자냥 2024-04-18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저 가계도 봐도 모르겠어요. 근데...ㅋㅋㅋㅋㅋㅋㅋㅋ 잠깐만, 동공지진... ˝너가 기혼이냐 미혼이냐 그런거 묻지 않고 일단 한 번 들입다 자겠어!!˝ 들입다 자고 싶다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다락방 아직 늙지 않았따...ㅋㅋㅋㅋ 카우걸 사진 한번 갑시다. ㅋㅋㅋㅋㅋ말타고 저 모자 쓰고 채찍 휘두르는 다락방!

은하수 2024-04-18 11: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숏컷이어도 카우보이 모자 쓰면 멋질거 같은데요~~~ !
말 타고 달리는데 뭔들이겠어요.
그 자체로 멋지네요^^

햇살과함께 2024-04-18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표지 정말… 등짝이나 가슴은 참아보겠는데 정면 얼굴은 좀 힘드네요 느끼해….ㅋㅋㅋ

건수하 2024-04-18 13: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얼마 전 어떤 노래 제목 보고 다락방님 생각나서 찍어뒀었는데 이 글 보니 다시 생각났어요. Alec Benjamin의 <King Size Bed>.

단발머리 2024-04-18 13: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위의 줄거리 정리 읽다가 @@ 이랬는데, 다락방님 요약 설명 읽고, 아아~~ 하는 사람 저 말고 누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워졌다 사랑하게 되는 걸 저는 별로라 생각하는데, 이미 생성된 미운정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저의 이론 때문이오며...
카우걸 표지에 39금 할리퀸 예약합니다. 일단 선주문 20권!!

달자 2024-04-18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댈러스 요약 줄거리 읽다가 점점 산에 산으로...가서 아니 이게 뭐야 ㅋㅋㅋ했는데 또 다락방님께서 친히 인물도를 그려주셨네요...! 말타는 다락방님..상상만으로도 멋져,,,
 
AI 미제 사건 전담반
조 캘러헌 지음, 정은 옮김 / 북플라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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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이 빨리 넘어가는 재미도 있지만 생각할 거리도 던져준다.
인류를 구하기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소수의 사람을 희생하는 것은 과연 옳은것인가.
그나저나 이 책 속의 AI 같은 것이 내게 있다면 사랑에 빠질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사건 수사를 위해 내 사랑을 양보하게쒀!! (뭐래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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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4-15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래 증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4-16 09:0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웬만한 인간 남자보다 AI 가 낫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 날의 비행일지
오수영 지음 / 고어라운드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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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쩍 낯선 도시에 머물기도 하면서 글도 쓰는 삶이라니. 부럽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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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에는 친구들을 만났다.

우리는 고사리 삼겹살을 앞에 두고 근황을 전했다. 그러던중 친구1은 내게 요즘 여성주의 책은 어떤걸 읽냐 물었고, 나는 입 안 가득 삼겹살을 넣고서는 주섬주섬 가방안에서 책을 꺼냈다. 요즘엔 이거 읽어요, 라고. 친구1은 책을 살펴보았고 친구1이 살펴본 책은 이제 친구2에 게로 가있었다. 그 책은 당연하게도 이 책이었다.

















책을 가지고 있어서, 그리고 꺼내 보여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지 뭐야?

내가 가진 책에는 플래그가 몇 개 붙여져 있었다. 밑줄긋기로 옮겨두려고 했는데 아직 못하고 있었다.



친구 2는 내 책을 보면서 '어디에 밑줄 그었나 보자' 하고는 플래그 있는 부분들을 살펴 읽었다. 아니, 그런데 이거 왜 부끄러워? ㅋㅋ 내가 어디에 줄을 그었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뭔가 나를 들키는 느낌적 느낌? ㅋㅋㅋㅋ 요즘 뭐 읽냐고 묻고 어디에 밑줄 그었는지 살피는 친구들을 보니, 아 역시 책 읽는 친구들은 이렇다니까 하면서 상당히 즐거웠다. 도대체 누가 내가 읽는 책을 궁금해한단 말인가. 책을 읽는 친구들만 가능하다. 친구1도 친구2도 모두 알라딘에서 만난 여자사람 남자사람이어서 내가 읽는 책을 궁금해하고 밑줄 그은 부분들을 살핀다. 아 즐거워. ㅋㅋㅋㅋ 너무 좋아 ㅋㅋㅋㅋㅋㅋ 난 이런거 참 좋아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가 밑줄 그은 부분을 살피는동안 나는 2008년 2월의 일이 떠올랐다.

그 때 나를 만나러 우리 동네로 왔던 그 친구가 생각났다. 의정부가 집이었으니 먼 길이었는데 그는 내게 가도 될까 물었고 나는 화들짝 놀라서는 그래 오렴, 했더랬다. 그리고는 책장 앞으로 가, 가만있자, 그 친구가 오면 책을 한 권 줘야겠다, 하고는 내가 읽었던 책들 중 뭘 줄까 고민하고는 한 권을 가방에 챙겨넣었더랬다. 그 책은 이 책이었다.

















지하철역에서 만난 우리는 까페로 갔다. 아마도 카프리 맥주를 시켜두고 얘기했던 것 같다. 오는 길에 책을 읽었다길래 보여달라고 했더니, 그는 자신의 가방 안에서 책을 꺼내 내게 보여주었다. [호밀밭의 파수꾼] 이었다. 나, 호밀밭의 파수꾼 엄청 좋아하는데! 책을 넘겨보는데, 형광펜으로 밑줄 그은 부분들이 보였다. 그중에는 내가 밑줄 그었던 부분과 겹치는 곳들이 있더라.


"밑줄 누가 그었어요?"

"우리 누나가요."

"아. 나는 나랑 겹치는 부분 있길래 물어봤어요."

"거긴 내가 그었을 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래가지고 빵터졌던 기억이 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거짓부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구라쟁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저 책이 그 책인줄 모르고 나는 개정판으로 또 사서 읽었더랬다.
















이 책 사서 읽다가 읭? 이거 읽은것 같은데? 하고 검색했더니 이 책이 저 책이었던 부분.. ㅎ ㅏ -



토요일에는 여동생이 혼자 와서 엄마 아빠와 함께 올림픽공원을 산책하기로 되어있었다. 여동생은 오기 전에 '언니 혹시 토마토스프 해줄 수 있어? 내가 토마토 가져갈게' 하길래, 토마토는 우리 집에도 있으니까 그냥 와 하면서 고개를 갸웃했다. 타미가 토마토스프 좋아하는 건 알지만 여동생이? 지난번에 맛보니 갑자기 생각났다? 아무튼 집에 있는 재료들로 만들 수 있을 터였다. 그렇지만 우리는 저녁을 외식하기로 했는데 토마토스프는 언제 먹는다는거지? 그렇게 부모님을 모시고 오후에 올림픽공원으로 향했다.


엄마와 아빠와 나는 좀 일찍 도착했고 여동생이 오기를 기다리면서 편의점에서 아이스커피를 사서 마시고 있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여동생이 올림픽공원 역에 내렸다고 연락이 왔고, 나는 4번 출구로 나오라고 하며 그 앞에서 기다렸다. 그런데 뒤에서 내 이름을 불렀고, 돌아보니 거기에 여동생이 있었다. 반갑게 인사했는데, 여동생이 두리번두리번 거리면서 누구를 찾는거다. 엄마 아빠는 저기서 기다리셔, 하는데 아니 그게 아니라 또 두리번 두리번, 아니 왜 너 여기서 누구라도 만난거야? 했는데 갑자기 내 눈앞에 타미가 똭-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꺅 소리지르며 이 예정에도 없던 만남이 반가워 타미를 안고 방방 뛰었다. 너 뭐야, 너 안온다며, 했더니 서프라이즈 하려고 했다는 게 아닌가. 나는 너무 좋아서 타미의 팔짱을 끼고는 아니 어떻게 왔어, 하고 히죽히죽 하는데, ㅋㅋㅋ 뒤에서 여동생이 크게 내 이름을 부르며, 언니 뭐냐 왜 나는 두고 가냐,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타미는 우리 엄마 아빠의 뒤로 가서는 또 깜짝 놀래켜주었다. 그래서 즐겁게 산책했다.




좌 엄마 우 타미 되시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녁은 여동생이 사준 초밥과 사시미를 듬뿍 먹고 집에 와서는 피자를 시켜서 후식으로 먹었는데(네?) 엄마는 그런 나와 여동생을 보고 '니네 밥 안먹은 사람들 같아 '하셨다 ㅋㅋㅋ 타미는 토마토스프 자기가 먹고 싶었던 거라길래, 어쩐지 ㅋㅋ 하면서 그런데 지금은 배불러서 못먹을텐데? 했더니 내일 아침에 먹겠다는 게 아닌가. 나는 초밥과 소주를 마셨고 또 집에 와 피자에 와인을 마셨지만, 늦은 밤, 냉장고에서 주섬주섬 재료들을 꺼내어 후딱 토마토스프를 만들었다. 타미는 다음날 아침 식사로 내가 만든 토마토스프를 두 그릇이나 먹었다.


문득, 나라는 사람이 너무 좋아졌다. (네? 갑자기요?)


그러니까 나는 이렇게 되고 싶었던 때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찾아보니 2014년인데, '김기창'의 [모나코]라는 소설을 읽고서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뚝딱 음식을 만들어 내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글을 썼던 적이 있다. 한 남자 노인이 옆집에 사는 미혼모에게 마음이 있는데 저녁 식사에 그녀를 초대한다. 그녀를 맞이하기 위해 음식을 준비했지만 그녀는 약속 시간이 많이 늦었고 자신이 만들어둔 음식은 이미 맛이 없어진 상태. 그러나 힘든 시간을 보낸 것 같은 그녀에게 급하게 명란젓 오차즈케를 만들어주는 장면이 나오는거다. 지금 찾아보니 글이 좀 빻아서 링크는 안걸겠다 ㅋㅋㅋㅋㅋㅋㅋ그때만 해도 할 줄 아는 요리도 하나도 없었고 그뒤로 시도해도 뭔가 마음에 드는 것들이 별로 없는 가운데, 수시로 그 사이사이, 이런 나의 바람에 애인들도 그렇고 가족들도 그렇고 '고생하지 말고 사먹자'고 했더랬다. 나 역시 돈 벌어서 그냥 사먹자고 생각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이것저것 해보다 보니, 이제 타미가 내가 만들어주는 토마토스프를 좋아하게 되지 않았나. 와, 나는 정말, 그렇게 되어야겠다, 마음먹으면 그렇게 되는 사람이구나 싶으면서 스스로 또 내 뽕에 차는 거다. 
















내가 뉴욕에 처음 다녀왔을 때,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너 그렇게 가고 싶다더니 갔네' 라고 했고, 내가 책을 냈을 때는 '결국은 니가 그렇게 될 줄 알았어'라는 말을 들었었다. 나는 만나고 싶었던 사람을 만났고 그 사람과 하고 싶었던 것도 해냈다. 연락처도 알지 못했던 사람과 그렇게 될 수 있었다. 간절히 원하면 사람은 그 길로 가기 위해 작은 선택하나하나 그 방향에 맞게 조절하는 것 같다. 타미는 이제 이모의 토마토스프를 찾고 있다. 내가 해냈다. 만세!! 사실 뭐 대단한 요리는 아니지만 말이다.



금요일에 만난 친구1도 요즘 <눈물의 여왕>을 보고 있다고 했다. 

나는 어제 눈물의 여왕 본방송을 보았다.

나는 보면서 '윤은성'이란 캐릭터가 정말이지 너무 이해되지 않았다.

그러니까 윤은성(박성훈)은 홍해인(김지원)을 좋아한다. 김지원의 마음이 자기에게 있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계속해서 구애한다. 자신의 옆에 홍해인이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릴 적부터 좋아한 아주 오래된 감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김지원은 자신의 전남편인 백현우(김수현)를 좋아하고, 자신의 회사를 빼앗기까지 한 윤은성을 좋아한 적도 없지만 더욱이 좋아할 수 없게 되기도 했다. 자신에게 백화점 사장 자리를 다시 주겠다는 윤은성에게 홍해인은 '너는 나를 구해주는 것 같지만 그런 상황에 나를 몰아넣고 곤경에 처하게 한 게 너야' 라고 말한다. 이건 대단히 정확한 지적인데, [여자는 인질이다]가 생각나는 대사가 아닐 수 없다. 윤은성이 백화점을 빼앗지 않았다면, 홍해인에게 백화점 사장 자리를 '다시' 줄 필요가 없었으니까.




여자는 남자가 보호해준다는 데에 감격해서 애초에 보호가 필요한 이유가 남자의 폭력 때문이라는 점을 잊는다. -[여자는 인질이다], 디 그레이엄, p.190









아, 내가 이해가 안되는 지점은,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밝힌 사람에게 계속해서 자신의 옆에 있기를 요구하는 바로 그 지점이다. 백현우랑 늘 같이 저녁을 먹는 그것, 자신은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던 거라면서 홍해인을 초대해 집안의 가사도우미들을 부려 근사한 스테이크를 차려내고 또 좋은 와인도 준비한다. 입맛도 없고 너랑 밥 먹을 기분도 아니고 게다가 이자리까지 강제적으로 오게된 홍해인은 이 저녁 자리가 마땅치 않다. 안먹겠다는데도 계속해서 먹어달라고 애원하는거다. 자신이 얼마나 홍해인을 좋아했는지, 얼마나 오래전 시작된 사랑인지 얘기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해서 홍해인이 스테이크를 한 조각 먹어줬다한들, 그것이 본인의 의지로 기쁨에 충만해 먹는 자리가 아닌데, 그런데도 괜찮단 말인가? 자신을 피해 가려는 사람을 억지로 자기 옆에 데려다 놓으면, 그러면 자신의 사랑이 이루어진건가? 상대의 마음은 다른데에 있는데 단지 옆에 앉혀놓으면 되는거야? 그것을 자존심이 허락하는가? 왜 휘성 노래 가사에도 있지 않나. 


안되나요 나를 사랑하면 
조금 내 마음을 알아주면 안되요 
아니면 그 사람 사랑하면서 살아가도 되요 
내 곁에만 있어 준다면 



아니, 이게 괜찮아? 다른 사람 사랑하면서 내 옆에 있기만 하면... 그러면 돼? 그건 내가 나한테 너무 불친절한 거 아니냐? 내가 나한테 좀 너무하지 않아? 마음으로 다른 사람 사랑하면서 그런데 나랑 같이 밥 먹고 나랑 같이 자면, 그러면 되는 부분?? 너무 간절하게 상대를 좋아해서 저런 마음이 들 수도 있을 거라 생각이 들지만, 그런데 그게 정말 괜찮을 거라는 생각을 나는 정말이지 할 수가 없다. 싫다잖아. 내 옆에 있기 싫다잖아. 다른 사람 좋아한다잖아. 그런데 대체 왜그러냐고, 대체 왜 내 옆에만 있어 달라고 하는거냐고. 그렇게 옆에 있는게 도대체 어느 지점에서 의미가 있는 거냐고. 나는 이게 정말이지 너무 이해가 안된다. 그게, 정말 괜찮아????




아무튼 월요일이고 책탑 사진 올려야 하지만 지난 주에 책 한 권도 안샀지롱~ 메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람이 너무 바쁘면 쇼핑을 못합니다.

내가 토마토스프 하니까 치아바타도 만들고 싶었지만 강력분 똑 떨어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리미리 사두는 나지만 내가 요즘 쇼핑을 못한다. 하아- 인생.....



그럼 이만 빨빨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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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24-04-15 12: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등인거 같은데.,
책탑이 없다니... 왜 허무하죠 ㅠㅠ
저도 눈여 본방사수!!!~~^^
남남 보고 윤은성, 전재준... 박성훈 배우 좋아했는데 참 이해할 수 없는 남 캐릭터... 부글부글했는데
결정적으로 거짓말까지... 어떻게 그런 거짓말까지 하는 거뉘...
살려줬다는데도 싫은 해인 그 표정... 돌변해서 뭔 일 날까 무섭더라고요

다락방 2024-04-15 12:31   좋아요 1 | URL
자기 옆에 두기 위해서 조금이라도 마음을 잡기 위해서 거짓말까지 하는 것 같은데, 진실이 밝혀지면 더 정나미 떨어질텐데 아무튼 이해하지 못할 어릭석음 입니다. 마음 뭔지, 그 마음은 정말 해인을 사랑하는 마음일까요? 저는 해인이 옆에 있음으로 비로소 완성되는 자신의 모습에 취한게 아닌가 싶어요. 으.. 제가 정말 싫어하는 마음 입니다.

다음주에는 책탑 사진이 있지 않을까요?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4-15 12: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허르ㅡㅡㅡㅡ...탑이 없다니... 허무하다...-_-;
빻은 글 읽고 싶네요. 검색해봐야지...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오잉? 타미는 완전 어른이네요?!
다락방 님 글만 읽으면 아직도 애기애기한데.. ㅎㅎ 언제 저렇게 컸나요!

밑줄이라는 게 시간이 지나고 나서 보면 내가 그은 밑줄인데도 나 스스로 오그라들 때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요즘엔 거의 안 긋는데...
호감 가는 사람이 나랑 똑같은 책에 밑줄 그은 거 보면 구라치고 싶을 거 같기도 하네요.

다락방 2024-04-16 09:07   좋아요 1 | URL
이번주도 이제 화요일을 시작했는데 저는 아직 책을 안사고 있습니다. 이대로 저는 2024년에 책을 사지 않는걸까요? ㅋㅋ
타미 아주 쑥쑥 자라고 있어요. 이제 제할머니 키를 넘겼습니다. 우리 타미 흑흑흑 ㅠㅠ

저는 요즘에 밑줄 안긋고 플래그만 붙이는 편이긴 한데 그건 다시 팔기 위해서.. 입니다. 읽다가 팔지 않을 것 같으면 사정 없이 그어버립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나중에 제가 그은 밑줄 보고 제가 오그라들때도 있더라고요. 으으 이건 누가 안봤으면 좋겠다 싶기도 하고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호감가는 감정이란 거, 참 오래 잊고 살고 있네요. 인생...그러나 인간은 본디 외로운 존재!!

얄라알라 2024-04-15 13: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렇게나 바쁘신대도...친구1 친구2 그 호칭이 익명 숫자인데.애정 뿜뿜으로 느껴집니다

다락방 2024-04-16 09:08   좋아요 1 | URL
학교 다닐 때는 미처 몰랐던 기쁨이에요. 같은 취미를 가진 친구라는 거요. 제게 알라딘에서 만난 친구들이 특별한 이유는 우리가 함께 책을 읽는 사람들이라는 사실 때문인 것 같아요. 너무 좋습니다!! >.<

망고 2024-04-15 14: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안되나요 왜 따라 부르고 있을까요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4-16 09:08   좋아요 1 | URL
굉장히 처절한 노래죠. 저도 막 흐느끼며 따라 부르게 되긴 하지만, 그러다가도 ‘안돼, 그러면 안돼, 너 자신에게 그러지마, 그게 뭐야‘ 막 이렇게 됩니다. ㅋㅋㅋㅋ 저는 휘성의 그 노래도 따라불렀습니다. ˝너와 결혼까지 생각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랬던 때가 저도 있어서 말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4-04-16 09:35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안 흐느끼면 안되나요ㅋㅋㅋㅋㅋ 아 진짜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4-16 09:42   좋아요 1 | URL
흐느껴야 제대로죠. 저 발라드 부르면서 얼굴 표정 일그러져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술마시고 따라 부르면 울기도 한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가사가 제 심장에 포크 꽂아버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4-04-16 09:45   좋아요 1 | URL
아악ㅋㅋㅋㅋ제발 제 안의 다락방님에 대한 환상을 깨지 말아주십시오ㅋㅋㅋ

다락방 2024-04-16 09:4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어째서 왜 때문에 환상이 있는거죠. 제가 그렇게나 언제나 진실한 저의 모습에 대해 쓰고 있는데 말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4-04-16 09:51   좋아요 0 | URL
그래도 술 먹고 발라드 부르며 흐느끼는 이미지는 아니었단 말입니다ㅠㅠ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4-16 10:0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놔 어쩌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 2024-04-15 17: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헐~ 다락방님 진짜 바빴다~!

다락방 2024-04-16 09:09   좋아요 1 | URL
저 장난 아니에요 진짜 ㅠㅠ 너무 바빠요 ㅠㅠ 머릿속이 계힉으로 꽉 차있어요. 엉엉 ㅠㅠ

달자 2024-04-15 17: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다락방님 오늘 글도 너무 좋네요 하나의 소설같습니다.. 다락방님의 토마토스프.. 한다면 하는 사람… 오늘도 또 한번 당신에게 반하고 갑니다

다락방 2024-04-16 09:09   좋아요 1 | URL
아아 달자 님, 큰일났습니다. 알라딘에는 혹독한 전염병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다락방 앓이.. 다락방에 빠지면 약도 없다고 합니다. 이제 어쩌나요, 달자님을... 하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달자 2024-04-16 18:07   좋아요 0 | URL
제가 또 사랑하면 불나방처럼,주의라서요,,,, 다락방님이야말로 큰일나셨습니다 🦋

은오 2024-04-15 20: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타미님이 어린이가 아니었다니...?! 지금까지 다락방님 글에서 되게 어리게 상상하면서 읽었던 거 같은데.... 대반전 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되고 싶었던 때가 있었는데 이렇게 된 다락방님...크😍

달자 2024-04-16 02:27   좋아요 1 | URL
저두 타미님은 어린이일 줄 알았는데 놀랐너욬ㅋㅋㅋ!!

다락방 2024-04-16 09:10   좋아요 1 | URL
저희 타미 님의 경우 지금 중학생 이라고 합니다. 작년말부터였나 할머니보다 키가 커져버렸습니다. 아마 다음번에 오면 저보다 더 커져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중학생 타미... ㅋㅋㅋㅋㅋ 중학생은... 어린이인가요, 아닌가요? 잘 모르겠네요?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4-16 15: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 좋아하는 친구들만 그런 걸 물어보죠. 지금 읽는 책이 뭐니? 지금 가지고 있는 책이 뭐니? 어제 산 책이 뭐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그런 걸 물어보는 친구, 그걸 궁금해하는 친구가 좋아요.
근데, 다락방님 넘 바빠서 책 안 사고, 책탑도 없다고 하니, 무척 기분이 거시기하네요. 이건 있어서도, 있을 수도 없는 일 아닙니까! 조속한 알라딘 정상화를 위해 제가 양재동 가서 1인 시위라도 하렵니다.

저도.... 토마토 스프 만들어볼래요. 치아바타, 스콘, 다 자신 없는데, 그건 할 수 있을 거 같은, 나도 모르는 자신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다려라, 토마토 스프!!! 내가 간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4-18 11:42   좋아요 1 | URL
전 이번주에도 무척이나 바빴지만 퇴근길에 책을 주문해서 어제 박스가 도착했고 그 안에서 책은 오늘 꺼냈습니다. 박스 뜯을 시간도 없는 나란 여자.. 아무튼 샀습니다. ㅋㅋㅋㅋ 뭐샀게염? 그건 다음주 페이퍼에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토마토 스프는 이제 제가 정착한 게 너무 간단해요. 버터에 야채 볶다가 토마토퓨레(혹은 스파게티용 토마토 소스)와 원하는 농도가 되게끔 물을 넣고 간은 치킨스톡으로 맞추고(그러나 시판 소스는 굳이 간 맞출 필요 없더라고요) 오레가노 뿌려주고(없으면 생략) 좀 더 팔팔 끓이면 끝입니다!! 네덜란드에서 먹었던 그 맛은 아니지만 이건 또 이것대로 맛이 좋은지 타미가 잘 먹습니다. 정말 고마운, 좋은 조카입니다 ㅠㅠ

나중에 만들면 인증해주세요, 단발머리 님! 성공을 기원합니다. 빠샤!! ㅋㅋㅋㅋㅋ
 

















내가 책을 읽는 첫번째 이유는 '재미'다. 나는 책을 재미있어서 읽는다.

글자를 읽을 수 있게된 순간부터 나는 책을 읽었다.

집에는 책이 없었고, 그래서 책을 볼 수 있는 다른 집들이 좋았다. 친척이나 친구네 집에 갔다가 책장에 책이 꽂혀 있으면 나는 얼른 한 권 빼내 읽었더랬다. 어떤 어른들은 신기하다고 '너 정말 글자를 읽을 줄 아니?' 하며 내게 책을 읽어보라 했다. 그때도 그렇지만 나는 여전히, 지금도, 책을 재미있어서 읽는다. 책 안읽는 사람들은 책이 얼마나 재미있는지를 몰라서 그렇다고 생각하는데, 그렇다고 책 읽으라고 하면 잔소리가 되겠죠..


그러나 인생의 어느 순간, 책을 읽는 기쁨에 재미 플러스 다른 것들이 끼어들었다. 그것은 '앎의 쾌락과 약간의 통증... '(네? ㅋㅋ) 이라 할 수 있을텐데, 그러니까 내가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 것도 좋고, '미처' 깨닫지 못한 것을 툭 건드려주는 것도 좋은거다. 여기, 크리스틴 델피가 유산 상속에 대해 말할 때, 아 맞네 맞네 정말 맞다 하고 고개 끄덕이면서 나는 기뻐했다.



나는 유산 상속을 연구 주제로 택했다. 이 연구에서 나는 첫 번째 발견을 하게 된다. 어마어마한 양의 재산이 시장을 통해서 이동하지 않고 가족 안에서 순환한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이 재산은 '유산'이라고 불린다. 나는 또한 재산에 대해 모든 것을 다룬다고 알려진 경제학이 사실은 생산, 순환, 소비 체계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 부분, 즉 시장만을 다루고 있다는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p.6~7



아니 진짜 맞잖아? 어마어마한 양의 재산이 가족 안에서 순환해!! 아니, 맞잖아?!

나는 여기에서 인도의 결혼을 생각한다. 가족간의 재산의 흐름, 지참금.


여성들은 결혼할 때 부모의 집을 떠나 매우 멀리 떨어진 남편의 가정으로 들어간다. 젊은 여성들은 일단 결혼하고 나면 죽은 뒤에라야 남편의 집을 떠날 수 있으며 모든 고통과 굴육을 참아내야 한다는 권고를 받는다. 며느리는 새 자겅에 적응하려면 늘 최선의 행동을 해야 한다. 며느리는 시가 식구들에게 고분고분 순종해야 하며, 자신이 소유한 물건에 대해서도 사심 없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남편의 가족은 현금은 물론 특별히 지참금 용도로 제작하거나 구입한 보석 및 가정용품을 받는다. 지참금을 딸이 받는 상속 재산으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 (Goody 1976).

이와 관련해서 집고 넘어가야 할 두 가지 중요한 사항이 있다. 첫째, 지참금은 신부가 아니라 신랑 가족에게 전달된다. 시부모는 지참금의 분배에 관한 완전한 통제력을 갖는다. 둘째, 내가 아는한, 토지는 절대 지참금으로 주어지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여성에겐 재산이 없다. 이른바 그녀의 재산으로부터 아무런 부를 창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젠더에 따라 특정된 성격이 만들어진다. 남자들은 국가 경제에 공헌하고 생계비를 벌어 가족을 부양하는 사람으로서의 역할을 소중히 여기는 경향이 있다. 반면에 여자들은 남자에게 의존하고, 외부세계에 대해 무지하며, 자녀양육과 가사에 몰두한다. 그런 이유로 여자들은 지나치게 과소평가된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것이 바로 지참금 마녀 사냥에서 핵심이 되는 문제다. -[페미사이드], 다이애나 E.H.러셀 &질 래드퍼드, p.231-232
















여자가 시집가기 위해 필요한 게 지참금이라면, 그러나 그 지참금은 그 여자의 재산인가? 시집가는데 필요한 그 돈은, 여성이 집으로 부터 받은 돈이 아니다. 사유재산이었던 적이 한 순간도 없다. 유산으로 받은 것도 당연히 아니다. 크리스틴 델피와 맞닿는 지점은, 가족 내에서 받게 되는 이 유산이라는 것에 대해서 그러나 여성으로서 이 유산에 대한 지분이 얼만큼이냐 하는것이 아닐까. 인도에서 여자가 결혼할 때, 여자의 아버지가 쥐고 있던 돈은 이제 여자가 결혼할 남자에게로 그리고 그 남자의 부모에게로 간다. 딸을 낳으면 지참금 마련 때문에 부담이 된다는 말이 나오지만, 그러나 그 돈은 단 한 순간도 여자에게 가본 적이 없다. 여자는 그 돈을 만져본 적도 써본 적도 없는데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그뿐인가. 여자는 사유재산을 가져본 적도 없는데 얼라리여, 그건 그녀가 또한, 사유재산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아가멤논은 여성의 노예상태가 의미하는 바를 명확하게 진술하고 있는데, 그것은 다름아니라 남성들 사이에서는 더 나은 지위와 명예를 획득하는 것이었다. 아킬레스가 그의 막사에서 화를 내고 싸움에서 후퇴하게 만든 그 사건에서, 아가멤논은 아킬레스를 위협하고 무력으로 브리세이스를 강탈한 뒤로는 그녀를 건드리지 않았다. 그는 실제로 그녀를 원했던 것이 아니라, 아킬레스에 대항해서 명예를 얻고 싶었던 것이었다-이것은 여성의 사물화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 [가부장제의 창조], 거다 러너, P149



내가 처음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을 때, 나는 사회계약이 가부장적인 계약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 계약이 아버지들-그들이 동의함으로써 가족이 묶여지는 것이라고 여겨지는-에 의해 맺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 범주가 아무나와 누구나를 뜻하는 보편적인 의미에서의 '개인들'은 사회계약을 맺지 않는다. 거기에 여자들의 몫은 없다: 자연적 주체들로서 여자들은 [계약에서]요구되는 수용력과 능력을 결여한 것이다. 이 이야기들에서의 '개인들'이란 남자들이지만 그들은 아버지로서 행위하지 않는다. 결국 이 이야기들은 아버지의 정치적 권력이 패퇴되었음을 말하고 있다. 남자들은 더이상 아버지로서의 정치적인 장소를 갖지 않는다. 그러나 아버지들은 남편들이기도 하며-로크의 친구 티럴(Tyrrell)은 아내들이 '남편들에 의해 체결된다'라고 적고 있다-또 다른 관점에서, 사회계약에 참여하는 자들은 아들들 내지는 형제들이기도 하다. 계약은 형제들-혹은 형제애적 집단(fraternity)-이 맺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형제애가 자유와 평등과 함께 손에 손을 잡고 출현한 것도, 형제애가 정확하게 그것이 말하는바- 즉, 형제들 간의 사랑(brotherhood)-를 의미하는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닌 것이다. [여자들의 무질서], 캐롤 페이트먼, p.72-73

















자, 계속 읽어보도록 하자!! 빠샤!!



가정 내 생산 양식은 여성 종속의 다른 요소들, 특히 억압-경제적 착취처럼 물질적인 것뿐 아니라 예컨대 물리적이거나 상징적인 성화된 폭력(대상이 여성이냐 혹은 남성이냐와 연결된)과 물리적이거나 상징적인 성적 폭력(해부학적 기관으로서의 성기와 연결된)-을 고려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 폭력의 일부를 여성의 노동력 전유와 연결 지을 수 있다. - P31

오직 여성에 대해서만 우리는 결혼 여부를 사회 직능적 지표로 활용한다. 그러니 여성들이 사회 직능 범주(CSP)에 따라 평가받는 ‘남편과 같은 계급‘에 속하게 된다고 해서 놀랄 일이 어디 있겠는가.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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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4-09 16: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을 재미있어서 읽어요!! 그리고 요즘에는 ‘앎의 쾌락과 약간의 통증...’(네? ㅋㅋ)도 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이번에 인용하신 구절들 보니까 게일 루빈 <일탈>이 좀 떠오르는데요, 루빈은 그 책에서 여성 억압의 시작이 친족의 기원에서부터 비롯한다고 봤어요. 레비스트로스의 친족 구조 개념을 빌려와서 근친상간 금기 때문에 최초로 섹슈얼리티 통제가 발생한다고 봤거든요. 레비스트로스에 따르면 근친상간을 금기하는 이유가 사실은 어머니, 여자 형제, 딸들을 다른 사람에게 시집보낼 수 있도록, 즉 여성을 선물로 교환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는 메커니즘이라는 거죠. 족외혼이나 혼인을 통해 여성을 물건처럼 교환하고 이런 과정에서 남성은 거래의 주체로서 존재하고 여성 거래는 결국 남성들 간의 연대를 굳건히 해주고 기타 등등.......

단발머리 2024-04-09 22:44   좋아요 1 | URL
제가 항상 궁금했던 부분이 그 여성의 사물화잖아요. 그니깐 왜 여성을 물건처럼 교환했을까. 다른 부족과 친해지기 위해 왜 여성을 교환했을까. 왜 여성이 선물이었을까. 결국엔 재생산이잖아요. 그렇다면, 이런 여성 억압의 시초도 재생산이 가능한 신체의 문제로 좁혀지니깐요. 다시 몸인가... 하는 회의와 질문으로.... 돌아옵니다. 기타 등등 .......

다락방 2024-04-11 09:49   좋아요 1 | URL
저는 근친상간 금지인 사회에 태어나고 자라서인지 혹은 거기에 플러스 알파된 다른 많은 이유들 때문인지 여하튼 근친상간 진짜 너무 싫어하는데 말입니다, 근친상간을 금기하는 이유가 여자 구성원들을 다른 사람에게 재산으로 보낼 수 있기 위해서였다면, 그러니까 만약 여자를 재산으로 보지 않았다면, 근친상간은 금기가 아니었을 거란 말이 되는걸까요? 그건 그것대로 진짜 너무 싫고 징그러워서 ㅠㅠ 클레오파트라 아버지였나, 권력을 위해 클레오파트라와 결혼할 계획이었다고 했는데 ㅠㅠ 너무 역겹고 토나와요 ㅠㅠ

단발머리 님 말씀대로 결국은 여성의 재생산, 생산능력, 자궁.. 이 되는걸까요. 우리가 함께 읽은 [여성 괴물]이 그렇다고 말해주긴 했는데 말이지요. 결국 여자는 아이를 낳을 수 있고 남자는 낳을 수 없기 때문에 여성 억압이 시작되고 사유재산화가 시작되고... 후아-

단발머리 2024-04-09 22: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이 책 읽으면서 키워드를 세 개 (책 읽으면서 키워드 뽑는 편) 뽑았는데, 유산, 결혼, 가정경제였습니다 ㅎㅎㅎ
여성의 손에 한 번도 들어온 적 없는 재산이 오로지 그 외부에서만, 아버지, 남편, 시부모를 통해서만 순환한다는 건, 우리 모두 다 아는 사실인데, 크리스틴 델피는 참 정교하게 잘 집어내는 거 같아요. 저도 오늘 이 책 다 읽었고, 이제 글 쓰려고 부릉부릉 준비중입니다.
네 권이라 한 주에 한 권씩 읽으려 했는데 벌써 둘째주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4-11 09:46   좋아요 1 | URL
저도 일단 서문을 끝내놔서 한 권 마쳤다 얏호~ 하고 있지만 서문 뒤로는 책이 점점 더 분량이 많아지더라고요? 뭐하러 네 권으로 쪼개놨나 싶다가도 가지고다니기 너무 가벼워서 매우 만족중입니다. 열심히 읽어봅시다, 단발머리 님!! 똑똑한 여성들의 글을 읽는 건 넘나 짜릿합니다. 으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