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결혼을 했다. 아니 왜 ㅋㅋㅋ 아무튼 결혼을 했는데 결혼식을 한 건 아니고 그냥 혼인신고만 하고 같이 살고 있었다.
남편은 착한 사람이었다. 착하고 배려심 있는 사람이고 알라딘의 내 글도 다 읽는 사람이었다. 꿈에서는 내가 아는 사람이었는데 깨고 나니 누군지 전혀 기억이 안나네? 여하튼 그렇게 착하고 좋은 남자라고 생각한 남편에게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었고 그것 때문에 나는 크게 당황하며, 아니 대체 내가 왜 이 남자랑 결혼한거지? 하고 급 후회를 하게 되는데..............그게 뭔지는 빔! 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을 샀다.
좀 많이 샀다.
어떤 날은 박스를 풀지 않은 채로 그냥 지나가기도 했다.
어쨌든 주말 전에 다 풀긴 했다.
자, 뭘 이렇게 많이, 왜 샀는지 어디 한 번 다락방이 하는 얘기를 들어보자. (응?)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이번달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도서인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읽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샀다. 마르크스, 마르크스 그 이름도 유명하고 마르크스 하면 자본론 딱 나오긴 하지만, 사실 나는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읽어본 적이 없다. 일전에도 너무 모르는 것 같아서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을 읽기는 했지만, 그래도 다시 한 번 또 기초를 새기자 하는 마음에서 샀다. 사놓고 어제 조금 읽었는데 와.. 꿀잼이다. 너무 재미있어. 내친김에 그렇다면 마르크스의 자본론도 살까? 하다가 참았다.
박완서의 [나목]은 투비에서 이벤트 중이길래 샀다. 나목 읽고 서평이든 뭐든 쓰면 1등이 백만원이래. 그래서 사긴 했는데 과연 내가 읽을지, 읽는다면 쓸지.. 모르겠다. 사면서도 '내가 과연?' 햇으니까.
[when stars are scattered]는 알라딘에서 영어책 읽는 모임의 도서인데, 그래픽 노블이라고 해 글씨가 소설보다 적을 것 같아 샀다. 사실 그 미아 텅인가 나오는 그 책도 원서 사뒀는데 어디 나도 한 번, 하고 읽어보려다가 안읽었단 말이지? 그래 이 책은 읽어보자 하고 샀는데 또 사놓기만 하는건 아닐지... 영어책 안읽은지 오만년 됐는데, 그래도 나름 듀오링고 연속학습 167일에 빛나는 사람이다.
강남순의 [철학자 예수]는 사실 신간 나온거 보고 흥미로운 제목이라 살까 했지만 강남순이라서 그냥 안사고 넘어갔던 부분이다. 강남순은 페미니즘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책 한 권 안읽었어도 그 이름을 알고 있는 유명한 여성학자인데, 음, 나랑은 여성주의를 대하는 입장이 차이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물론 모두가 나랑 같은 관점 혹은 가치관을 가질 수는 없지만, 나는 '여성을 향한 폭력은 무조건 안된다'고 생각하는데 강남순을 비롯한 어떤 여성주의자들에게는 그 가해자가 누구이냐에 따라 좀 판단이 달라진다는 걸 알게된거다. 나는 그 지점이 용납되지 않는다. 왜 '내가 아는 어떤 남자' 라면 그 성폭력의 가해가 그렇게까지 비난받을 일이 되지 않는걸까.
정희진 선생님에 대해서도 일전에 어떤 리뷰어가 선생님의 사설을 읽고 '선생님으로 시작했지만 이제 버립니다' 라고 쓴 후기를 본 적이 있는데, 나는 그 후기를 써야했던 그 마음을 이해한다. 왜냐하면 나는 그 후기를 쓴 사람과 같은 마음이기 때문이다. 아, 그래도 나는 여전히 정희진 선생님의 방송을 듣고 여전히 존경하지만, 그 실망과 돌아서야 하는 마음에 대해 공감한다는 거다. 아무튼, 철학자 예수는 읽어볼 거다. 예수라는 인물에 대해서 좀 흥미가 생겼거든. 그건 '폴 존슨'의 [유대인의 역사]를 읽고 그렇게 되었다.
'루시아 벌린'의 책은 일전에 [내 인생은 열린 책]을 읽었었고 그 뒤로는 굳이 찾아 읽진 않아도 되는 작가로 나는 기억하고 있는데, 얼마전에 시사인에서 이 책, [청소부 매뉴얼]의 리뷰를 읽고 어디 다시 한 번 읽어보자 하고 사게 되었다.
[캣퍼슨]도 어딘가에서 뭔가를 보고 사게 되었는데, 그동안 이 책을 사지 않았던 이유는 내가 싫어할 것 같았기 때문이고... 아무튼 이번에 샀는데 사서 받자마자 '어쩐지 내가 싫어할 것 같다'는 느낌이 또 들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물론 펼쳐봐야 알 일이지만 어째서 다 읽지도 않고 팔아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들까? ㅋㅋㅋㅋㅋㅋㅋㅋ
[벚꽃 흩날리는 밤]은 왜 샀는지 기억이 안난다. 사람이 어떻게 모든걸 다 기억하고 사나요?
언젠가부터 뭔가 질려서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더이상 읽지 않게 되었는데, 최근에 알라디너의 리뷰를 보고 오오, 이번엔 한 번 다시 읽어볼까 하고 사게 되었다.
[고비키초의 복수]는 낯설다. 내가 언제, 왜 샀는지 모르겠다.
[단순한 과거]는 ㅈㅈㄴ 님의 페이퍼 보고 샀다. 사는 건 정말 잘 산다.
[숲은 깊고 아름다운데]는 요즘 좋은 평이 많이 올라오길래 오오 어디 나도 한 번, 하고 샀다.
[그럴 땐 몰타]는 몰타 갈라고 샀다.
[극우주의와 기독교]는 전광훈도 그렇고 아무튼 좀 읽어볼라고 샀는데 어제 절반 읽었는데 오늘 아침에 아무것도 기억 안나는 이 놀라운 기억력 어쩌면 좋아? 아무튼 나머지 절반의 부분도 읽어볼 것이다.
어제 티비를 보다가 한 치킨 광고를 봤는데, 광고의 시작에 갓난 아기가 나온다. 아기를 간신히 재운 부부가 치킨을 시켜 먹는데 치킨의 바사삭 소리에 아기가 깰지도 모른다, 뭐 그런 내용의 광고였다. 그런데 잠든 갓난 아기가 너무 예쁜거다! 나는 얼른 단톡방에 들어가 여동생과 남동생에게 말했다. "둘 중 하나가 아이 좀 낳아줘. 갓난 아기 너무 보고싶네. 막내도 컸으니까.." ㅋㅋㅋㅋㅋㅋㅋ 그러자 둘다 '언니(누나)가 낳아!" 하는 답을 보내왔다. 그래서 내가 다시 보냈다. "아니, 나는 힘든 육아는 패쓰하고 예뻐해주고만 싶어..." 그러자 여동생이 "똥기저귀 갈아보란 말야!" 했다. 미안..
아, 아가 너무 예쁘네. 이렇게나 아가가 너무 예쁘니 결혼하는 꿈을 꾼건가?
아무튼 이만 줄인다.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