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편안한 죽음 을유세계문학전집 111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강초롱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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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 드 보부아르(1908~1986)의 자전적 소설이자 "보부아르가 쓴 최고의 작품"이라고 사르트르가 극찬한 작품으로 1964년 발표되었다.

나는 보부아르가 여성 관련 철학서만 쓴 줄 알았는데, 이번에 을유문화사에서 아름다운 사진을 표지로 한 그녀의 소설이 나와서 문득 궁금해졌다. 


사진은 1915년 촬영된 것으로 왼쪽부터 시몬, 어머니 프랑수아즈, 여동생 엘렌이다. 소피 마르소를 연상시키는 살짝 쳐진 눈매, 큰 리본으로 포인트를 준 우아하게 컬을 넣은 긴 갈색 머리, 살짝 벌린 입의 8살 시몬이 너무나 예뻐서 사진을 한참이나 들여다 봤다. 어머니는 고개를 살짝 숙이고 있어 이목구비는 잘 보이지 않으나 시몬이 어머니의 눈매와 머리카락을 닮았음을 알 수 있다. 장밋빛 뺨에 통통한 얼굴, 금발의 여동생 또한 사랑스러워 소설 속 묘사된 정많고 다정한 동생의 모습과 겹쳐진다. 


어느 날 엄마가 욕실에서 넘어져 대퇴부 탈구로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나와 여동생은 번갈아 가며 엄마를 돌보고 엄마는 수술을 받지만 진짜 병은 대퇴부 문제가 아닌 장 속에 자리잡고 있는 암, 그것도 최악의 육종암으로 밝혀진다. 

엄마에게는 복막염 때문에 수술한거라고 말하지만,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며 통제되지 않는 절망감을 느낀다. 나는 서서히 죽어가는 엄마를 바라보며 그녀의 지나간 삶을 되돌아 본다. 나에게 엄마는 가부장제에 갇힌 전형적인 여성으로서 자신의 충족되지 못한 갈망을 자식들에게서 보상받으려한 '소유욕과 지배욕'이 강한 엄마였다. 그로 인해 나는 엄마와 많은 갈등을 겪었고 관계가 악화되어 거리를 두고 지내왔는데, 그런 엄마가 지금 산송장이 되어서 시몬 앞에 누워있는 것이다. 


엄마와의 이 뜻하지 않은 대면에서 나는 엄마에 대한 그동안의 인식을 서서히 재정립하는 시간을 갖는다. 엄마의 육체적 고통을 옆에서 지켜보며 가부장적 사회에 억눌린 열등한 여인이 아닌, 고통에 신음하고 살기 위해 애쓰고 죽기 싫어하는 '동물적 본능'을 가진 한 인간으로 엄마를 바라보게 된다. 나는 무심하게 던지는 엄마의 말 속에서 그동안 그녀가 얼마나 자신의 진짜 감정을 관례적인 행동 속에서 감추고 있었는지를 깨닫는다. 나는 그런 엄마의 모습을 보며 놀라기도 하고 때로는 감탄하면서 새로운 시선으로 엄마를 바라보기 시작한다. 

엄마가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엄마가 참고 견뎌야 했던 경험을 이해하고자 한다. 


남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기에는 다른 사람들을 향한 복수심이 너무나 컸고, 치료해야 할 상처가 너무나 깊었던 까닭이다. 무언가를 할 때면 엄마는 늘 스스로를 포기해야만 했다. (...) 하물며 자신의 마음을 헤아리길 거부해 온 엄마가 어찌 나를 이해해 보려는 마음을 먹을 수 있겠는가? (...) 예상치 못한 상황과 맞닥뜨릴 때면 엄마는 무척 당황하곤 했는데, 이는 이미 주어진 틀 안에서만 생각하고 행동하고 느끼도록 교육받은 탓이었다. (p.96)


나는 죽음을 목전에 둔 이 환자에게 애정을 느끼고 있었다. 희미한 불빛 아래에서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는 오랫동안 속에 담아 둔 후회의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청소년 시절부터 대화를 나누지 않게 된 우리는 서로 너무나 다르고, 또 한편으로는 서로 너무나 닮은 탓에 끊어진 대화를 다시 이어 나갈 수 없었다. 그런 내가 엄마와 대화를 다시 나누게 된 것이다. 엄마가 몇 가지 단순한 말과 행동 속에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낼 수 있게 되면서부터, 완전히 식어 버렸다고 생각했던 엄마를 향한 내 오랜 애정이 되살아났다. (p.108,109)


자신의 욕망을 억누르고 희생하면서 살도록 교육받고 자란 엄마, 그 엄마의 지난 삶을 회상하며 이해하고 같이 느끼는 과정을 통해 나와 엄마를 가로막고 있던 벽은 허물어진다. 

엄마 역시 '나처럼 삶을 사랑했고, 그래서 나와 마찬가지로 죽음에 대해 반항심'을 느끼는 사람임을 깨닫는다. 마지막 죽음을 앞두고 엄마가 나에게 보여준 진실된 모습은 나로 하여금 '엄마가 품고 있던 나를 향한 사랑의 따스함'(p.150)을 느끼게 한다. 


이 소설은 죽어가는 이와 그 죽음을 지켜보는 사람 사이에서 피어나는 사랑과 화해, 이해의 마음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죽음이 인간에게 어떤 의미인지 철학적인 성찰도 보여준다.

육체적 고통은 온전히 환자만의 것이다. 내가 아무리 환자의 손을 꼭 잡아준다해도 그 고통을 나는 느낄 수 없다. 그러나 곁에서 그 차가운 손을 꼭 잡아줌으로써 환자 홀로 감당할 수밖에 없는 죽음의 고통과 두려움을 조금이라도 줄여줄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인간 사이의 연대이자 인간이 인간에게 베풀 수 있는 가장 순수하면서도 소중한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소설 속에서 나는 죽음과 맞서 싸우던 엄마와 '세포 구석구석까지 연결'되어 있어, '엄마의 패배로 나 역시 쓰러지고 말았다'(p.151)고 말한다. 나는 육체적 고통과 두려움, 처절한 고독 속에서 신음하는 엄마와 함께하는 순간 '죽음의 신'을 본다. 엄마와 함께 죽음을 경험한 것이다. 

가장 외롭고 고통스러운 현장에서 서로 이해하지 못했던 이들이 나누는 연대감을 이 소설은 말하고 있다. 


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마지막 문장을 끝으로 독후감을 마친다. 


자연스러운 죽음은 없다. 인간에게 닥칠 일 가운데 그 무엇도 자연스러운 것은 없다. 지금 이 순간 인간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 이는 그 자체로 세상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모든 인간은 죽는다. 하지만 각자에게 자신의 죽음은 하나의 사고다. 심지어 자신이 죽으리라는 걸 알고 이를 사실로 받아들인다 할지라도, 인간에게 죽음은 하나의 부당한 폭력에 해당한다.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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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6-15 11:1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지연스러운 죽음은 없다는게 맞는거 같아요. 주변사람은 다시 볼 수 없는 것이고, 떠나는 사람도 다시 돌아 올수 없는 것인데...그래도 조금은 편안할 수 있도록 곁에서 힘을 주는게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

coolcat329 2021-06-15 18:25   좋아요 3 | URL
인간은 마지막 순간만큼은 진실해지는거 같아요. 근데 죽음은 남의 일이라 생각했기에 가시는 길 손 잡아드리고 편안히 보내드리지 못한 제가 참 나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페넬로페 2021-06-15 12:4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이 에세이인줄 알았는데 자전적 소설이군요. 요즘 한번씩 이런 생각을 해요.
난 이제 탄생보다 죽음을 더 많이 보고 살겠구나, 하는 생각요^^
보부아르는 엄마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궁금하네요.

coolcat329 2021-06-15 18:35   좋아요 4 | URL
네 저도 그러네요. 나를 포함한 모두의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본 시간이었습니다.

scott 2021-06-15 15: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자연스러운 죽음은 없다.]
부모님 모시고 한달에 몇번 병원에 갈때 마다 ‘건강하게 살다가‘를 주문처럼 외우고 있습니다.
세상에 태어난 모든 생명들 슬프지 않는 마지막이 없다고 하죠.

coolcat329 2021-06-15 18:40   좋아요 4 | URL
네 건강이 최고입니다. 이 책 읽으면서 아프신 엄마 생각이 많이 났네요.

붕붕툐툐 2021-06-16 00: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진 속 세 모녀가 매우 예뻐요. 마지막 문장 진짜 좋네요~ 다 죽을 걸 알고 그걸 받아들인데도, 부당한 폭력으로 느꺼질 거 같아요~

coolcat329 2021-06-17 15:48   좋아요 1 | URL
사진 속 모녀가 참 좋아보이죠? ☺

얄라알라 2021-06-17 15: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서재에 보부아르 애정하시는 분들 많으셔서 좋은 작품 꾸준히 소개 받는데, 소설까지 있었네요^^ 어머니의 삶, 간병, 질병...벌써 마음이 묵직해지는 걸요.

coolcat329 2021-06-17 15:50   좋아요 2 | URL
저는 보부아르 잘 모르는데 호기심에 읽어봤어요. 이 책 읽다보면 제 주변의 돌아가신 분들, 현재 병으로 힘든 날들 보내시는 분들이 생각나서 ‘다 가엽구나...‘생각이 듭니다.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지음, 송병선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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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세계문학 전집 1,2,3번<안나 카레니나>이어 4번째 책인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는 페루의 세계적인 작가이자 2010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Mario Vargas Llosa 1936~)가 1973년에 발표한 소설이다. 

콜롬비아의 가르시아 마르케스와 함께 남미를 대표하는 작가로 여러 문학상과 함께 1985년에는 프랑스 정부가 수여하는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고, 1990년에는 페루 대통령 선거에도 출마했지만 알베르토 후지모리에게 패해 낙선했다. 이후 다시 문학에 전념하여 1994년 스페인어권의 최고 문학상인 '세르반테스상', 2010년에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함으로써 그의 외모 만큼이나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는 이전 작품에서는 어떤 유머도 사용하지 않던 작가가 처음으로 자신의 소설에 '유머'를 도입함으로써 문학에 대한 작가의 관점을 바꾼 작품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바르가스 요사는 1958년과 1962년에 아마존 지역을 방문하면서 '아마존 수비대원들의 성적 욕망을 해소하기 위해 페루 군부가 조직했던 특별봉사대'라는 조직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처음에는 진지한 어조로 이야기를 쓰려고 했으나 곧 그럴 수 없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 이야기는 익살과 농담과 웃음을 요구'하고 '문학에서의 유머와 장난이 어떤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지 드러내주면서 진지한 문학에서 해방되는 경험'을 하게 해주었다고 서문에서 밝힌다. 


1956년 페루, 리마에 있는 병참사령부에서는 아마존 밀림 지역에 주둔한 군대 병사들이 마을 부녀자들을 상대로 저지르는 겁탈과 강간을 중단시키기 위해 특별 모임을 소집, 모범 장교로 정평이 나있는 판탈레온 판토하 대위를 책임자로 아마존 밀림 지역인 이키토스에 보내기로 결정한다. 여든 명의 장교 중 판토하 대위가 책임자로 선택된 이유는 '천부적인 조직력, 정확하고 엄밀한 질서 의식, 행정 능력'(p.17)을 가지고 있다고 평이 나 있기 때문인데, 실제로 술, 담배, 여자를 멀리하는 그는 장교로 복무하면서 한 번도 징계를 받은 적이 없는 뛰어난 장교이다. 


고립된 밀림 군부대에서 복무하는 병사들은 성에 너무 굶주린 나머지 마을 여자만 보면 물불 안 가리고 무조건 덤비고 보는데,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하냐면 1년도 안되서 43명의 여성이 임신을 할 정도이다. 당연히 지역주민의 분노는 끓어오르고, 군대는 가해자인 병사와 피해자인 임신한 여성을 강제로 결혼시키는 말도 안되는 조치만 내릴 뿐이다. 

따라서 페루 군부는 더 극단적인 방법을 고안, 그것은 성에 굶주린 병사들을 위한 '수비대와 국경 및 인근 초소를 위한 특별봉사대'(줄여서 수국초특)를 창설하기로 하고 바로 이 책임자로 판탈레온 판토하 대위를 선택한 것이다!


군대와 가정밖에 모르던 '바른 남자'가 하루 아침에 이런 어처구니 없는 임무를 맡게 되니 얼마나 괴로울까 싶지만 군인에게 명령은 목숨과도 같기에 판토하 대위는 울며 겨자먹기로 특별봉사대를 조직하기 시작한다. 철저히 비밀리에 운영되어야 하기에 민간인으로 위장, 아내와 어머니에게도 비밀로 하며 판토하 대위는 본격적으로 창녀들을 모집, 군대에 창녀들을 공급하기 시작하는데...더 이상 내용을 말하지 않겠지만 한 가지는 말하고 싶다. 일을 너무 잘해도 문제라는 거...


이 책은 그 불편한 내용에도 불구하고 작가가 작정하고 경쾌하고 웃기게 쓴 글이라 중간중간 빵빵 터진다. 특히 2장은 상부에 보고하는 문서로 '수국초특' 창설과 운영 상황을 알려주며, 특히 병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병사 개인당 월 평균 희망 횟수와 평균 희망 소요 시간-결과를 도표로 작성한 판토하 대위의 진지한 보고서는 읽으면서 웃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소설은 형식과 구성이 독특하다. 빠르게 전환되는 대화 장면들, 보고서, 편지, 신문 기사, 라디오 방송 대본 등 다양한 장르가 삽입된 점은 이 소설의 특징이자 재미이다. 이러한 문학과 비문학의 경계를 허무는 구성은 작년에 읽은 아르헨티나 작가 마누엘 푸익의 <거미 여인의 키스>(1976)를 생각나게 했다. 그러고보니 두 작품은 1970년대 남미 문학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위선적인 페루 군부, 자신의 사리사욕을 챙기는 언론인, 혼란한 정치 상황, 그 가운데 극성을 부리는 신흥사이비 종교집단, 자신의 몸을 팔아 생계를 이어갈 수밖에 없는, 그러나 투철한 직업 정신으로 특별봉사대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개성 만점 창녀들 등 이 소설에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등장한다. 


작가는 이 모든 것을 유머러스하게 그려 보이지만, 그 안에는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무언가가 담겨있다. 앞에서는 바르고 도덕적인 척 하지만 뒤에서는 온갖 더럽고 추잡한 짓을 벌이는 페루 군부, 그 추악한 위선과 여성의 성이 권력에 의해 재물로 희생당한 역사는 이 소설을 마냥 웃으면서 읽을 수 없는 이유이다. 


이 말도 안되는 정책이 페루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놀랄것도 없다.

우리나라에도 달러 버는 애국이라며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국가에 의해 미군기지로 보내졌는가...달러벌이를 위해 나라가 직접 나서서 성병관리를 했고 병든 여성들은 따로 모아 수용한 역사는 참 너무나 가슴아프다. 기지촌 여성들의 삶은 여전히 힘들다. 자발적으로 일했으면서 이제와서 왜 아쉬운 소리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직업소개소에서 속아 잔뜩 빚을 지고 일할 수밖에 없던 여성들도 많았다. 나라가 외화벌이 수단으로 매춘을 조장한 역사는 우리나라에도 있는 것이다.


웃기는 소설이지만 아픔도 담고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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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6-02 20:3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유머가 있는 소설이라니 넘 끌리네요~ 제목도 뭔가 심상치 않고요~ 그나저나 문학동네 세계전집을 1권부터 다 읽고 계시는 건가요? 완전 멋짐 부럽!

coolcat329 2021-06-02 21:38   좋아요 3 | URL
위에 제 글이 전집을 순번대로 읽었다고 해석될 수도 있네요 ㅋㅋ
아 우연이지만 제가 뿌듯하게도 안나 카레니나를 읽긴 했답니다😂
근데 절대 순서대로 읽는 건 아니구요. 저는 다만 이 바르가스 요사의 소설이 안나 카레니나 바로 뒤에 있다는 걸 강조하고 싶은 마음에 저렇게 쓴 거에요.😅
5번은 르 클레지오의 <황금 물고기>인데 조만간 읽겠습니다!

Falstaff 2021-06-02 21:57   좋아요 3 | URL
<황금물고기>.... 읽으시면 단박에 클레지오의 팬이 돼버리실 겁니다!
아, 넘 좋았어요.

coolcat329 2021-06-02 22:01   좋아요 1 | URL
아! 왜이리 좋은 책이 많은지요~^^ 조만간 읽겠습니다 ~

잠자냥 2021-06-02 22:31   좋아요 1 | URL
쿨캣 님 호를 만드세요. 조만간 쿨캣 ㅋㅋㅋ

미미 2021-06-02 21: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찜을 안할 수가 없네요!

coolcat329 2021-06-02 21:40   좋아요 2 | URL
바르가스 요사 책은 두 권만 읽어봤지만 그냥 이상하게 이 작가가 좋네요. 그냥 무조건 좋은 거 있죠~~^^

scott 2021-06-02 21:0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쿨켓님 꾸준하게 고전 완독 하시는건 멋집니다! 일주일에 한권 고전 완독 목표 세웠지만 어느새 흐지부지해 버린 1人 ^ㅅ^

coolcat329 2021-06-02 21:43   좋아요 5 | URL
제가 사실은 골고루 읽자~주의였는데, 문학이 늦게 너무너무 좋아져서,게다가 책 읽는 속도도 빠르지 않아 이 짧은 인생 좋은거 읽고 가자싶어 문학만 읽기로 결심했답니다. 그래도 4단 서랍장 위에서 주무시고 계시는 <피에 젖은 땅>은 읽어야 하는데요...🤭

새파랑 2021-06-02 21: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런 무서운 분이 계시는군요 ㅋ 저도 언젠가는 이렇게 순번으로 읽어보고 싶어요^^

coolcat329 2021-06-02 21:45   좋아요 4 | URL
아닙니다 ㅋㅋ 제 문장이 헷갈리게 해드렸네요. 제가 새파랑님 독서력이라면 추진해보겠는데요 ㅎㅎ

Falstaff 2021-06-02 21:2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근데, 솔직하게 얘기해서 쿨캣님 실망시키는 한이 있더라도 말씀드립자면, 이 책이 제가 읽은 모든 요사 가운데 제일 재미 읎었습니다. ㅋㅋㅋㅋ 그러니 이제부턴 무조건 이것보다 재미있을 겁니다. 이게 좋은 소식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ㅋㅋㅋㅋㅋ

coolcat329 2021-06-02 21:50   좋아요 5 | URL
아~~제가 사실 바르가스 요사는 <새엄마 찬양>으로 단박에 팬이 되었어요. 네~이 소설보다 더 재미있어요.
폴스타프님이 요사 작품 중 최고로 인정하신게 <천국은 다른 곳에>아닌가요? 맞죵?
이거 중고 상태최상으로 구해놨습니다. <염소의 축제>두요~~
남미 소설은 이상하게 너무 끌립니다. 이유가 뭔지... 읽은게 많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자꾸 빠져드네요~

이런 의견 너무나 좋고 감사합니다 😄

Falstaff 2021-06-02 22:02   좋아요 4 | URL
요사는 정치소설과 예술 특히 미술 분야의 소설로 거칠게 나눌 수 있겠더라고요.
예술 소설쪽으로 대빵은 얘기하신 <천국은 다른 곳에>, 뭐 말이 필요 없습니다. 비록 헌책만 살 수 있지만 눈에 띄면 곧바로 읽어야 할 것이지요.ㅋㅋㅋ <달과 6펜스> 이상으로 재미 있습니다.
정치소설은 <세상 종말 전쟁>이고요.

근데 대통령 선거에 나가서 장렬하게 영광의 준우승을 한 사람이잖습니까. 예술 소설이라도 정치적인 색깔은 조금 들어 있습니다. ^^

coolcat329 2021-06-02 22:06   좋아요 4 | URL
아!<세상 종말 전쟁> 알겠습니다. 🙂

페넬로페 2021-06-02 22:5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문학동네 전집 순서대로 읽기 시작하시는 줄 알았어요 ㅎㅎ
아! 이 책도 읽고 싶은데 어떡하죠 ㅎㅎ
일단 찜합니다~~

coolcat329 2021-06-03 09:40   좋아요 1 | URL
읽고 싶은 책들 많은건 행복입니다~좋은 하루되셔요!

바람돌이 2021-06-02 23: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집에 사놓고 안 읽은 책 <염소의 축제>있는데 이걸 빨리 읽고 이 책도 읽고.... 아이고 저는 마음만 바쁜 독서가입니다.

coolcat329 2021-06-03 09:41   좋아요 1 | URL
저도 염소 읽어야하는데요 ㅋㅋ 자꾸 다른 책이 유혹을 하네요. 책보면 행복하기도 하지만 마음도 바빠집니다.

레삭매냐 2021-06-03 10: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처음 만난 요사스러운 샘
의 책이라 그런지 가장 애정이 가는
책이기도 합니다.

이 책을 필두로 해서 요사스러운 샘의
극렬 팬이 되었습니다.

영화도 있는데 장난 아닙니다. 지금은
아마 구할 수가 없지요.

작가로서는 좋지만 정치인으로서는
페루의 MB라는 말이 있어서리...

<염소의 축제>는 제가 직접 모니터링
한 책이라 ㅎㅎㅎ 인연이 많네요.

coolcat329 2021-06-03 14:01   좋아요 2 | URL
저도 영화 사진 좀 올리려다가 그냥 관뒀습니다. 레삭매냐님이 올리신 사진만으로도 충분해서요. 가장 수위가 낮은 걸 올리셨더라구요.ㅎ

정치인으로서 요사는 생각않는게 좋겠습니다. 헐 페루의 ××...

직접 모니터링이라함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리뷰를 쓰신건가요?

레삭매냐 2021-06-03 14:16   좋아요 2 | URL
제가 찾아 보니 두 번 리뷰를 올렸었
네요 ㅋㅋ 찐팬 인정이네요.

사진은 그리했다 합니다 ㅋㅋ

모니터링은 출간 전에 원고를 받아
오탈자와 기타 등등의 자잘한 오류
들을 잡아내는 작업이었습니다.

서평단하고는 좀 다르지요.

얄라알라 2021-06-03 18:28   좋아요 3 | URL
와 레삭매냐님 출간전 모니터링까지, 역시 책의 달인이신지라 러브콜도 많이 받으시나봐요. 멋지십니다^^ 인연 있는 책은 최종 출간되었을 때 만나면 특별할 것 같아요.

얄라알라 2021-06-03 18: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대통령 후보까지 도전한 작가, 게다가 coolcat님께서 화려한 외모라하시니 곧 구글검색 들어가봐야겠네요.
독일에서도 아리안 순혈주의를 위한 여성들을 동원해 breeding house 내 기거하게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겁했는데, 무섭고 ㄲㅉ하네요. 유머러스하게 그렸다지만 기저의 ㄲㅉ이 읽기 전부터 무서워집니다.
책 소개 감사드립니다

coolcat329 2021-06-03 19:00   좋아요 2 | URL
바르가스 요사의 사진을 한 장 올릴 걸 그랬네요~
사진 보시면 남미의 화려함과 강한 양의 기운! 을 느끼실거에요.ㅎ

순수혈통에 대한 집착으로 여성들의 애국심을 부추겨 애낳는 공장에 가둔 만행 역시 참 끔찍합니다. 히틀러 본인이 아리안 순수혈통 같지가 않은데요...🤨

서니데이 2021-06-03 22: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처음 소개를 읽었을 때, 제목을 보고 생각했던 것과 책 소개의 내용이 달랐던 기억이 나요. 잘 읽었습니다. cooicat329님, 좋은 밤 되세요.^^

coolcat329 2021-06-04 10:50   좋아요 2 | URL
그쵸~만화 제목같기도 하구요~~서니데이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초딩 2021-06-05 18: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예전 스페인이 금에 미쳐 아메리카를 약탈하기 시작할 때, 페루를 그들은 지루라고 들었다고 합니다.
아무튼 마르케스와 같은 남미 작가의 발견이네요 ^^ 감사합니다. 러시아문학 만큼이나 남미 문학도 좋은 것 같습니다.
우앗 그리고 순서대로 문동 다 읽으시는거에요? 엄지척!

scott 2021-07-07 16: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쿨켓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
해피수요일 ^0^

새파랑 2021-07-07 16:17   좋아요 1 | URL
쿨켓님 축하드려요 😄

서니데이 2021-07-07 16: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coolcat329 2021-07-07 18: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모두들 감사드립니다. 😅

잠자냥 2021-07-07 20:32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전 그래서
안 할게요. ㅋㅋㅋㅋㅋ

coolcat329 2021-07-07 20:45   좋아요 1 | URL
넹~~😂😂😂 오늘 리뷰당첨 발표날이라 북플이 정신이 없습니다 ㅋ 어쩜 이리도 다들 부지런하신지 ㅋㅋ

초딩 2021-07-08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모파상 단편선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50
기 드 모파상 지음, 김동현.김사행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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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파상은 10년 동안 작가로 활동하면서 3백여 편의 단편과 6편의 장편 소설외에 시, 희곡 등을 썼다고 한다. 참으로 엄청난 양이다. 1893년 "어둡다, 아아 어둡다!" 라고 소리 지르며 43세의 젊은 나이로 떠나지 않았다면, 그의 작품의 양은 아마도 두 배로 불어나지 않았을까도 싶다. 


이 단편선은 그의 수많은 단편 중 19편을 담고 있다. 몇 개월 전부터 생각날 때마다 한 두편씩 읽었는데, 독후 기록을 남기려고 보니 몇 달 전에 읽은 단편은 기억이 나질 않아 당황스러웠다.


스승 플로베르의 지도 하에 그는 작가로서 자신의 생각을  <삐에를와 장> 서문, <소설>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재능은 오랜 인내이다-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모든 것을, 그 누구도 본 적 없고 말한 적 없는 어떤 측면을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오래, 그리고 무척 주의해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 가장 사소한 것에도 미지의 영역이 조금은 있기 마련이다. 그것을 발견해내자. 활활 타오르는 불을, 그리고 평원의 나무를 묘사하려면 그 불과 그 나무가 더는 다른 그 어떤 나무와도 그리고 다른 그 어떤 불과도 닮아 보이지 않을 때까지 그 불과 그 나무 앞에 머무르자." 


이 세상에 그 어떤 것도 똑같은 것은 없다는 사실을 스승 플로베르를 통해 알게된 모파상은 이런 창작 이론을 바탕으로 자신의 문학을 발전시킨다. 

섬세하고 날카로운 관찰력으로 인간의 삶을 정확히 포착한 그의 작품들을 주제별로 나누어 보면, '파리 소시민의 생활을 소재'로 한 작품들, 전쟁으로 인해 평범한 사람들이 겪는 비참함을 다룬 작품들, 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랑을 다룬 작품들, 노르망디 시골 사람들의 삶에서 소재를 취한 작품들로 분류할 수 있다. 


특히 나는 전쟁(보불전쟁)으로 빚어진 평범한 인간의 비극을 담은 작품 <두 친구>가 기억에 오래 남았는데, 그 어떤 감정도 배제하고 관찰하듯이 덤덤하게 표현한 그의 문체가 인상적이었다. 

이 외에도 그 유명한 <목걸이>,<보석>으로 대표되는 파리 소시민의 삶을 그린 작품들은 도시에 사는 인간들의 이기심과 속물성, 위선을 극적인 구성으로 보여주는데, 또 다른 주제로 분류되는 시골 사람들을 다룬 작품들과 비교해서 읽으면 매우 흥미롭게 다가온다. 시골 사람들의 단순한 삶 속에서 벌어지는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들'은 슬프면서도 우리가 보지 못하는 인생의 잔인함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의자 고치는 여인>, <달빛> 등 여성의 사랑을 소재로 한 작품들 또한 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며 사랑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19세기 후반 프랑스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특히 우리가 보지 못하는 '어두운 인생의 이면'을 섬세한 시선으로 관찰, 간결하면서 사실적인 문체로 보여준 그의 단편들은 하나하나가 옮긴이의 말대로 '찬란한 보석'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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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6-02 10: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모빠상 단편 너무 좋아요^^ 짧은 글에 어쩜 그렇게 임팩트 있게 글을 쓰는지 ㅎㅎ 생각날때 한번씩 읽어봐요 ㅋ 저는 장편이자 막장이라는 <벨아미>가 아직 못 읽고 책꽂이에서 노려보는데 언제 읽을수 있을지 ㅜㅜ

coolcat329 2021-06-02 12:20   좋아요 3 | URL
저는 지금 벨아미 상태 좋은 중고를 찾고 있어요 ㅋㅋ

미미 2021-06-02 11: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시,희곡 까지 써낸것도 놀랍습니다. 단편모음은 정말 리뷰쓰기에 애매한것도 같아요.
저는 단기간에 읽어도 앞쪽 잘 생각안남요ㅋㅋㅋ

coolcat329 2021-06-02 12:21   좋아요 4 | URL
단편이야말로 인내심이 필요한거같아요. 어쩜 읽은 내용이 기억이 안 날까요..ㅠ

붕붕툐툐 2021-06-02 22: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모파상 작품을 읽었겠으나 기억이 거의 없네요~
43세라... 뭐가 그리 어두웠을까요.. 단명이 아쉽습니다~

coolcat329 2021-06-03 09:43   좋아요 1 | URL
제가 알기로는 밤생활이 조금 과하셨던듯 합니다. 매독으로 고통받고 정신에도 문제가 와서...ㅠ
작품양으로 봐서도 뭐를 하든 적당히 하는 분은 아니었나봅니다.ㅠ

scott 2021-06-02 22: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 모파상 단편 장편 초딩 졸업 선물로 받았는데(큰엄마가 사주쉼) ‘비계덩어리‘ ‘목걸이‘ 부터 읽고 충격 받음 ^ㅎ^

coolcat329 2021-06-03 09:45   좋아요 4 | URL
헉~초딩 졸업으로 모파상이라뇨! 특히 비계덩어리는 어린아이가 충격받을만 하죠. 그걸 이해하신 스콧님 역시~👍

새파랑 2021-06-04 17:33   좋아요 2 | URL
와 중딩때 이런 책을 읽을 수 있다는게 놀랍네요~!!

초딩 2021-06-04 17: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두 친구의 그 가로등이 아직도 어두침침하게 느껴집니다.
읽고 듣고 또 오랜만에 다시 읽어도 모파상 좋은 것 같아요 :-)

페크pek0501 2021-06-05 13: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흥미로운 책입니다. 말씀하신 단편은(두 친구 부터 달빛까지) 제가 모두 읽은 것이네요. 아마 제가 반쯤 읽은 모양이에요. 반만 더 읽으면 이 책 완독입니다. 모파상은 단편의 천재인 듯.
같은 책을 읽어서 반가웠습니다...

파이버 2021-07-31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자 고치는 여인>에 나온 여인이 너무 가슴 아팠어요 19편이나 담겨있다니 책이 생각보다 두껍나보네요!
 
마르케스 - 가보의 마법 같은 삶과 백년 동안의 고독 푸른지식 그래픽 평전 6
오스카르 판토하 지음, 유 아가다 옮김, 미겔 부스토스 외 그림 / 푸른지식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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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흙을 먹던 여동생과 예지 능력이 있던 할머니, 그리고 절대로 행복과 광기를 구분 짓지 않던 똑같은 이름의 수많은 친척들과 함께 그 큰 집에서 보낸 슬픈 내 유년시절에 대한 시적 증거를 남기고 싶었다." 


이 책 <GABO : Memorias de una vida mágica>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삶의 결정적인 순간들을 화려한 그림으로 흥미롭게 보여주는 그래픽 평전으로 '네 명의 젊은 콜롬비아 작가들이 살아 있던 그를 위해 쓴 마지막 오마주'라고 한다. 


콜롬비아가 낳은 세계적인 작가, Gabo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어떻게 소설가가 되었는지, 에스파냐어로 쓰여진 소설 중 가장 많이 팔린 <백년의 고독>을 쓰기까지의 그의 삶과 이 대작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이 이해하기 쉽게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함축적으로 담겨있다. 


이 책은 가벼운 마음으로 그림을 즐기면서 쉽게 읽을 수 있는데, 다 읽고 나서 느낀 건 <백년의 고독>은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삶과 매우 긴밀히 연결되어 있어 작가를 떠나서 이해될 수 없는 작품이라는 사실이다. 


마꼰도 마을에 큰 성당을 지을 목적으로 헌금을 거두러 다니는 신부가 하느님의 무한한 능력을 보여준다며 초콜릿 한 컵을 마시고 땅 위 12cm 높이로 공중 부양하는 장면이 소설에 나오는데, 이 장면이 작가의 상상이 아니라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유년시절 실제로 목격한 장면이었던 것!

또한 소설에서 흙을 파먹는 레베까라는 여자가 나오는데, 이 인물은 실제로 흙을 파먹곤 했던 여동생 마르곳을 모델로 한 것이다.


저자 오스카르 판토하는 후기에서 '이 책은 마콘도의 빛이 이미지와 융합되어 어둠속에서 태동하는 바로 그 창작의 순간을 보여주는 데 주력했다' (p.171) 고 말한다. 


나는 이 책을  <백년의 고독>을 읽고 나서 봤는데, 소설을 읽기 전에 보면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될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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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5-28 22: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먼저 읽어야하는군요~!!

미미 2021-05-28 23: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들어가보니 평전이 10권정도 있어 다른 책들도 궁금합니다. <백년의 고독>대체로 어렵다던데 귀한 정보네요^^*👍

scott 2021-05-29 00: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래픽 노블은 ❣입니돵 ^ㅅ^
 
백년의 고독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4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조구호 옮김 / 민음사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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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책장에 가장 오래 꽂혀 있던 책, <백년의 고독>을 드디어 읽었다! 

워낙에 읽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겁을 집어먹고 있었는데, 막상 읽어보니 '이 책은 체력과의 싸움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이 책은 재미있다. 그러나 책을 펼치자 마자 이야기가 봇물처럼 터져나와 쉴 틈이 없다. 몸이 피곤한데 귀에다 대고 계속 누군가가 옆에서 쉬지 않고 이야기하는 그 피로감...그래서 이 책은 몸과 정신의 컨디션이 중요하다. 

긴 호흡의 문체,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사건들, 애송이 독자이지만 내 독서 인생에서 이토록 빽빽한 플롯의 이야기는 처음 만났다. 

많은 등장 인물들의 이름이 같거나 비슷하다는 점 또한 이 소설의 읽기 힘든 점으로 말하는데, 나는 이름으로 애를 먹진 않았다. 왜냐하면 6대에 걸친 한 집안의 이야기가 인물 중심으로 시간의 순서대로 전개되기 때문에 정신을 차리고 가계도를 확대 복사해서 옆에 두고 읽으니 도움이 되었다. 


이 소설은 마꼰도라는 가상의 마을을 배경으로 100년의 6대(7대라고 봐도 됨)에 걸친 부엔디아 집안의 성쇠를 다룬다. '주민들 가운데 서른 살이 넘는 사람이 하나도 없고, 죽은 사람이 하나도 없는 행복한 마을'(1권 23쪽)이었던 마꼰도는 외부와의 교류를 통한 과학 문물의 도입, 콜롬비아 정부의 간섭, 보수파와 자유파 간에 일어난 내전, 철도 건설, 미국 자본주의 유입과 같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운명을 같이 하게 된다. 외부 문물과 자본이 들어옴에 따라 한때 활기찬 도시로 흥하기도 하지만 그동안 마꼰도 마을이 누렸던 균형과 평화에는 금이 가기 시작한다.


미국 자본에 의해 운영되는 바나나 농장은 엄청난 이윤을 챙기지만 노동자들은 부당한 임금과 열악한 환경 속에서 매일매일 고된 노동을 견뎌야 했다. 노동자들은 조합을 만들어 파업을 하지만, 정부는 회사의 요청으로 군인을 파견, 파업에 참가한 노동자들을 학살한다. '천일전쟁'과 함께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이 '바나나 농장 학살 사건'은 이 소설에서 사실적으로 묘사된다.


군중은 기관총들의 지칠 줄 모르고 계속되는 규칙적인 가위질에 의해 가장자리가 양파 껍질 벗겨지듯 차근차근 동그랗게 잘려나가고 있었기 때문에 진원지를 향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거대한 소용돌이를 타고 빙빙 돌면서 가운데에 갇히게 되었다. (2권 152쪽)


군인들의 기관총 발사에 양파껍질 벗겨지듯이 가장자리 사람들이 벗겨져 나가는 학살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다. 

그러나 이런 끔찍한 학살은 정부의 조작으로 애시당초 없었던 일이 된다. 정부의 '특별 포고령'은 '사망자가 한 명도 없었고, 만족한 노무자들은 모두 가족을 찾아 돌아갔으며 바나나 회사는 비가 그칠 때까지 작업을 중단한다는 내용' (2권 157쪽) 이었다. 그러나 밤이 되고 통행금지가 되면 군인들은 용의자들의 집을 부수고 들어가 죽이는 일을 반복, 결국엔 '노조 지도자들을 몰살'하기에 이른다.


콜롬비아 정부는 이런식으로 국민들을 속이고 억압한다. 끔찍한 사건은 정부의 은폐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도 서서히 사라지고 마꼰도에는 자그만치 4년 11개월하고도 이틀동안 비가 내린다. 그리고 10년 동안 다시는 비가 내리지 않고, 마꼰도는 홍수와 가뭄, 개미들의 공격, 곰팡이 등으로 폐허로 변해간다. 


이런 역사적 흐름 속에서 부엔디아 가문이 태생적으로 갖고 있는 고독은 점점 깊어진다. 가문의 그 누구도 고독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고독한 운명을 타고난 부엔디아 가문은 콜롬비아, 더 나아가 라틴 아메리카의 불운한 역사와도 겹쳐진다.


그리고 마꼰도라는 마을의 탄생과 부엔디아 가문의 몰락에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근친상간이 있다.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내 소설 <백년의 고독>에서 내게 관심이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근친 상간에 의해 고착되어 있는 가족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것'(작품해설 2권 321쪽)이라고 말했다. 부엔디아 집안의 사람들 피 속에 흐르고 있는 근친 상간의 유혹은 고독과 함께 그들의 삶을 운명적으로 이끈다. 


마꼰도 마을이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사촌 호세 아르까디오 부엔디나와 결혼한 우르술라가 근친 상간으로 돼지꼬리가 달린 아이가 태어날 것을 두려워해 부부 생활을 안하는데, 이를 놀리던 동네 사람을 호세 아르까디오 부엔디나가 죽임으로써 마을을 떠날 수밖에 없던 사연이 있다. 우르술라는 자손들에게 근친끼리의 관계를 엄격히 금하지만, 부엔디나 가문의 혈통에 흐르는 근친상간을 향한 끌림은 억지로 금한다고 되는게 아니다. 형과 동생이 같은 여자와 관계해 아이를 낳고, 한 남자를 동시에 사랑하는 자매, 친오빠는 아니지만 오빠와 결혼하는 여동생, 고모와 조카, 이모와 조카와의 관계 등, 근친 상간은 대를 이어서 계속 크고 작게 나타난다. 


'왜 작가는 이 가족의 역사를 이야기하면서 근친상간의 모티프를 이야기의 중요한 요소로 삼았을까...?'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며 이 질문을 안 할 수가 없었다.

근친상간은 외부가 아닌 나와 가장 가까운, 나와 같은 피를 몸에 지니고 있으며 나의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과 몸과 마음을 나누는 것이다. 나를 밖으로 발산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수렴, 응축되는 느낌, 더 나아가 너와 내가 둘이 아닌 하나가 되는 느낌을 다른 어떤 관계보다 더강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고독한 존재이기에 어쩌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근친을 향한 본능적인 끌림이 있는게 아닐까...그래서 부엔디아 가문의 사람들은 내면에 숙명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그 고독을 근친과의 관계를 통해 치유할 수밖에 없던게 아닐까...


조카와 이모사이인 아우렐리아노 바빌로니아와 아마란따 우르술라의 사랑은 다음과 같이 묘사된다.


뱃속의 아기가 자라감에 따라 두 사람은 점점 단 한 사람으로 변해 갔고, 마지막 바람 한 줄기만 불어도 무너져버릴 것 같은 그 황폐한 집의 고독 안으로 점점 더 들어가고 있었다. (2권 296쪽)


고독해서 성에 탐닉, 더 나아가 근친 상간에 빠지고 그로인해 또 다시 고독해지는 인간의 반복되는 모습은 부엔디아 가문의 사람들의 삶을 통해 숙명적으로 다가온다.


마지막으로 내가 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을 소개하고 싶다. 호세 아르까디오 부엔디아와 우르술라의 장남 호세 아르까디오의 죽음을 묘사한 장면이다.


호세 아르까디오가 침실문을 닫자마자 권총 소리가 집 안을 진동했다. 한 줄기 피가 문 밑으로 새어나와, 거실을 가로질러 거리로 나가, 울퉁불퉁한 보도를 통해 계속해서 똑바로 가서, 계단을 내려가고, 난간으로 올라가, 터키인들의 거리를 통해 뻗어나가다, 어느 길모퉁이에서 오른쪽으로 돌았다가, 다른 길모퉁이에서 왼쪽으로 돌아, 부엔디아 가문의 집 앞에서 직각으로 방향을 틀어 닫힌 문 밑으로 들어가서는 양탄자를 적시지 않으려고 벽을 타고 응접실을 건너, 계속해서 다른 거실을 건너고, 식당에 있던 식탁을 피하기 위해 넓게 우회해서 베고니아가 있는 복도를 통과해 나아가다, 아우렐리아노 호세에게 산수를 가르치고 있던 아마란따의 의자 밑을 들키지 않고 지나, 곡식 창고 안으로 들어갔다가 우르술라가 빵을 만들려고 달걀 서른 여섯 개를 깨뜨릴 준비를 하고 있던 부엌에 나타났다. (1권 200쪽)


호세 아르까디오, 창녀들이 돈을 내고 서로 자려고 할 정도로 엄청난 남성성을 지닌 남자. 미스터리한 그의 죽음과 그의 피가 온 마을을 흘러 엄마인 우르슬라에게까지 가는 이 장면을 나는 잊을 수가 없다. 피를 따라가는 내 눈과 마음이 마법에 홀린 듯해 '아 이래서 이 소설이 마술적 리얼리즘이라는 건가...' 싶었다.


이 외에도 호세 아르까디오 부엔디아가 죽던 날, 밤새 내리던 노란 꽃비, 침대 시트를 타고 하늘로 승천한 미녀, 흙을 먹는 여자, 날아다니는 양탄자, 전염되는 불면증 등 이해하기 어려운 신비한 사건들로 가득한 이 소설은 그야말로 현실과 상상이 마술적으로 섞여 있어 내용을 이해하려고 하기보다는 이야기에 나 자신을 맡기고 읽는 것이 이 책을 재미있게 읽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참...써놓고 보니 글에 맥락이 없어 부끄럽지만 이 책을 읽고 이렇게나마 흔적을 남기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며 새삼 느낀건 역시 독서는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 건강식으로 먹고 운동도 게을리하지 않기로 다시 한번 마음을 먹었다.

이번 달에 가르시아 마르께스의 책을 두 권 읽었는데, 다음엔 <콜레라 시대의 사랑>과 <족장의 가을>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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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1-05-28 15:4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우 ~ 저도 오래 전에 읽다만
그런 책이네요.

그리고 다시는 쳐다 보지도 않
고 있네요 :>

coolcat329 2021-05-28 16:27   좋아요 4 | URL
저는요 이 책을 16,17년 전에 샀는데요...이제야 완독을 했습니다. 어떤 산을 넘은거 같아 정말 기쁩니다.😅

Falstaff 2021-05-28 16: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것도 무조건 필독서잖아요. ㅋㅋㅋ

coolcat329 2021-05-28 16:29   좋아요 3 | URL
네 ㅋㅋ 필독서죠🤣 너무 뿌듯합니다.

새파랑 2021-05-28 16: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피를 따라 내려가는 문장은 정말 인상적이네요. 딱 봐도 어려워보이지만 읽어보고 싶은 ㅜㅜ 읽고싶은게 너무 많아서 웁니다 ~~

coolcat329 2021-05-28 16:31   좋아요 3 | URL
새파랑님도 저 문장 인상적이시군요. 네 저 남성성의 화신의 죽음이 저에겐 마법같았습니다.

새파랑님은 책읽는 기계인데 뭐가 문제신가요~~^^ 저같은 느림보가 울어야죵 ㅠㅠ

얄라알라 2021-05-28 16: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16,17년을 coolcat님의 손길을 기다린 책이었군요^^ 완독 축하드립니다

coolcat329 2021-05-28 16:31   좋아요 3 | URL
네 ㅋ 정말 후련합니다. 감사합니다!

scott 2021-05-28 16:3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와 쿨켓님 완독 축하 합니다
저는 이책 거의 몇십년 묵혀 두었다가
어쩌다 물에 홀라당 젖어 양피지 처럼 페이지가 색이 바래고 두꺼워져서(종이가 녹지 않고)
한장씩 읽을때마다 버려야지 했다가 몇일 꼴딱 밤을 지새우게 만든
인생 책 중 한권 입니다
마르케스 이책 말고도 명작이 많은데 한국에 번역된 책이 몇권 없어서 슬픔이 ㅎㅎㅎ
^ㅅ^

coolcat329 2021-05-28 18:12   좋아요 3 | URL
이 책이 인생책이시군요! 인생책은 너덜너덜한게 더 멋지게 보여요.
저는 인생책 이런거 아직 모르네요. 저도 인생책 만나고 싶어요.😆
근데 이 책은 제 독서 생활에 어떤 의지를 불어넣어준 작품이라는 생각은 듭니다.
감사합니다 ~

페넬로페 2021-05-28 18: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꼭 재독하고 싶은 책 입니다
민음사판으로 구입해놨는데 조만간 다시 읽어야겠어요~~
리뷰, 넘 멋져요^^

Falstaff 2021-05-28 20:30   좋아요 5 | URL
저도 조주호(민음), 안정효(문학사상) 두 역자의 책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조>>>>>안 입니다.
조는 일단 직역, 안은 저작권료 지불하지 않은 중역이고요, 안은 소설가로 워낙 글을 맛있게 쓰는 양반이라 번역하기 힘든 (원문도 아니고)영어본을 기묘하게 맛있는 우리말로 바꾸었다는 누명을 쓰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줄거리를 왜곡시키는 건 아닙니다만 원문과 그래도 비슷하게 바꾸려고 애를 쓴 조주호 판을 권합니다.
즉, 제 생각엔 안정효 번역을 굳이 다시 찾을 필요는 없다! 하는 겁니다. 물론 지극히 사적인 의견입니다.

페넬로페 2021-05-28 20:51   좋아요 5 | URL
아! 그렇군요^^
그럼 제가 민음사판을 준비 잘한거죠? ㅎㅎ

coolcat329 2021-05-28 21:17   좋아요 3 | URL
저도 같은 의견입니다~^^ 때로는 긴 문장을 우리말에 맞게 끊어서 번역하는게 좋기도 하겠지만, 이 작품은 작가의 문장을 살려 번역한게 참 좋습니다. 너무 긴 문장은 낭독을 해보
는것도 좋더라구요~~

붕붕툐툐 2021-05-28 21: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이쿵~ 여기가 바로 백년의 고독 성지군요! 완독 너무 축하드려요~ 묵혔던 체증이 쑥 내려가는 느낌이시지 않을까 싶네요. 스콧님 리뷰 읽고 쿨캣님도 쓰셨다하여 방문했습니다. 넘 잘 읽고 가요~~

coolcat329 2021-05-28 21:20   좋아요 3 | URL
아이고~~직접 방문까지 해주시고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허접한 기록일 뿐인데 이렇게 응원해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2021-05-28 2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파이버 2021-07-31 16: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을 작년에 샀어요! 언제 펼쳐볼지는ㅜㅠ 말씀대로 독서도 컨디션이고 체력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