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계속 만나고, 끌리고, 잊지 못해 뜨거운 망상을 키우는 상대라니. 니노는 과연 그럴만한 그럴 가치가 있는 사람일까. 이제 겨우 챕터 20 이지만 3권도 역시나 정신없이 독자를 몰아댄다.

 

2005년에 레누가 만난 릴라는 어떤 상태인건지. 작가 강연회에 나서고, 첫 책을 향한 쓰고 매운 리뷰를 대하는 레누의 마음은 어떤지. 니노. 아, 니노. 널 어쩌란 말이니. 릴라가 뜨거웠고 특별했다고 생각했는데. 릴라는 그저...

 

니노와의 만남 후에 서둘러 서점에서 푸코의 '성의 역사'를 사는 레누. 얼마전에 그 4권이 프랑스에서 나왔다는데. '육체의 고백'. 그건 중세 종교와 성, 그리고 육체에 관한 논술이라니 어쩌면 더 레누의 전공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레누의 첫 책과도.

 

http://www.gallimard.fr/Catalogue/GALLIMARD/Bibliotheque-des-Histoires/Les-aveux-de-la-chair

고백하자면 난 푸코의 원서를 완독한 게 없다. 늘 발췌만 그것도 영어나 우리말 번역의 도움으로 읽었을뿐. 그 현란하고 길게 꼬인 문장은 어렵고 미웠다. 아니 더 들여다 보기가 싫었어. 푸코를 입에 달고 살던 니노 (닮으려 애쓰던) 같은 선배들 때문이었을까. 하지만 이번에 나오는 성의 역사 4권은 유고집으로 그 특유의 복잡한 문장은 덜하다고. 릴라같은 선배도 있었는데, 그 선배는 지금 어디 있는지. 과방의 그 고만고만한 니노와 릴라, 레누들은 다 어디에 있는지.

 

레누, 당신의 첫 책은 진정한 소설이었을까요? Art of the Fiction 에서 작가가 절대 쓰지 말아야 할 걸 당신이 쓴건 아닌가 싶어요. 당신이 열정에 들떠 무엇에 씌운듯 쏟아낸 게 과연 소설이었을까요. 캐릭터와 저자의 경험, 목소리 사이 그 경계선이 흐릿한 건 많은 이들의 눈에 보였을거에요. 그런데 내가 읽고 있는 이 3권은 작가가 캐릭터에 손을 많이 댄 것 같아요. 캐릭터들이 어쩐지 다른 캐릭터를 특별한 의도로 불러내 등장하거든요. 마음이 급했나요? 혹시 독자들이 3권을 읽으며 지칠까봐? 아니면 당신이나 릴라, 아니 레누를 덜 사랑할까봐? 그 반지, 피에트로가 준 반지, 정말 예쁘네요. 불안할만큼. ... 뭘 걱정하나요. 안그래도 돼요. 나폴리 피자와 (포도주 대신) 맥주, 그리고 음악. 푸코는 잠시 잊고 (니노도 잊고) 당신의 이야기를 읽을 준비는 되있으니까요.

 


댓글(4)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18-02-26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요, 좋아요, 좋아요^^

유부만두 2018-02-27 08:08   좋아요 0 | URL
좋네요. 이번엔 릴라가 많이 나와서 흥미진진 (이라지만 괴로운 마음도 더해서) 읽고 있어요. Me Too 상황 넘치는 소설 속 이야기가 아프네요.

psyche 2018-02-27 0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의 역사는 한국어로도 이게 뭔 말이냐 했었던 기억이....
그것보다 피자에 맥주가 눈에 더 들어오네 ㅎㅎ

유부만두 2018-02-27 08:09   좋아요 0 | URL
맛있었어요. 저 맥주. 과일향도 나고 너무 달지 않아요. 이름을 못외움;;;;
성의 역사는 ...그렇죠. 우리말로 읽어도 이게 뭐여?! 하는 책!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