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호러? 혹은 생활? 이 동화의 종류가 뭘까...이 서늘한 기분은? 송미경 작가의 이 장편은 단편의 짜임새가 풀어져서 더 성글고 어색하다. 아쉬운 만남.

 

다친 사람과 동물을 치료해주는 거지 아이, 그 거지 아이를 둘러싼 동네 사람들의 반응. 상처의 이유가 증오와 혐오이며, 타인을 대하는 사람들의 행동이 두려움이라는 설정이 강렬하다. 상황이나 인물이 현실적이고 자세하다가도 환상으로 넘어가고, 그 변화가 거칠어서 자꾸 딴 생각이 끼어들었다. 아이들의 말투와 행동도 어색해서 어른 작가의 존재가 떠오르고. 이야기를 읽으며 나는 어린아이가 될 수 없었다.

 

이상도 하지. 예전 큰아이와 함께 동화/어린이책을 읽을 땐 내용 정리를 하거나 아이를 위해서(!) 공부 지도자의 입장으로 읽었다. 요즘은 막내도 훌쩍 자라서 동화를 거의 내 즐거움을 위해서 읽고 있다. 그러니 동화를 더 깊이 빠져들어서 읽는다. 내 안의 어른이 튀어나와서 어린이 나를 가르치려고 하는 동화는 별로야. 이번 책은 자꾸 어른이가 읽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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