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400. 다만 한 사람을 기억하네 (김연수)
옛 연인이 보낸 이메일은 십 년 전 두 사람이 로스코의 벽화를 보고 난 후 들렀던 카페와 옛 노래 그리고 그 노래를 들은 어느 일본인 이야기를 전한다. 낯설고도 친숙한 그 옛 일본 노래를 찾아 듣다가 오지은의 노래가 생각났다. 아련한 느낌. 여기, 그곳, 지금, 과거, 나, 너 그리고 삶과 죽음의 붙잡기 어려운 꼭지점들이 섬세한 노랫가락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끊.어. 진. 다.
109/400. 아이를 찾습니다 (김영하)
부모들이 꾸는 가장 끔찍한 악몽. 차마 입에 올릴 수도 없는 사고.
대낮에 눈 깜짝할 새 아이가 사라진다, 그리고 생활은 무너지고 시간은 흐른다. 십일 년 후, 중학생 나이가 되어 돌아온 아이는 모습도 남이고 사투리 억양도 남이 되어버렸다. 이 무섭고 잔인한 소설이 어찌 끝나는지 알아야겠기에 책을 덮지도 못하고 끝까지 읽긴 했는데... 아직 내 심장은 미치도록 불안하다. 이런 불행은 그냥 갑자기 뒷통수를 후려치듯 오는구나. 무섭다. 이런 내용인줄 알았다면 읽지 않았을텐데.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