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란 그런건가? 계속 비슷한 인물들이 비슷한 역할을 풀어내는 무대?

그래서 아예 비슷한 이름으로 불려서 헷갈릴 수도 있지만

결국은 사람사는 게 이런거야, 하면서 체념일지 희망일지를 보여주는거?

 

 남미 소설에 데인 적이 있었고.. (판탈레온과 특별 봉사대는 도저히,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ㅜ ㅜ  ) 보르헤스는 아직도 내겐 너무 먼 그대이기에 마르케스의 책은 사두고 묵히기만 했는데, 드디어 읽었다.

 

쉽지 않았다. 시간이나 공간을 머리속에 그릴 수가 없었고, 인물들의 이름도 되풀이 되는데다, 무엇보다 삶과 죽음의 간격이 너무 색달랐다.

두 줄을 채 읽기전에 인물이 갑자기. 죽는다.

그리고 죽었다고 생각한 인물이 (아니, 그의 혼령이) 돌아와서 다른이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이거 농담이나 풍자로 읽어야 하나, 싶은 순간이면 주석에서 이거, 실제 역사랑 연관 있습니다, 라고 알려준다. 하지만 이 소설 속의 세상은 전혀 다른 곳이라고 한다. 책 뒤 설명글에서는 가상의 공간이 백년동안 겪는 고독이 제목의 뜻이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고독 보다는 우르술라가 쫓아다니며 챙기느라 바쁜 남자들의 이야기를 읽었다.

그런데,  묘하게도 이 책의 2권을 시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들의 다음 세대 이야기가 전세대, 그 전세대와 다르지 않겠지만 (갑자기 죽고, 사랑할 듯 거절하고, 추하게 늙다가 씽긋 웃고)..... 이 희한하게 생생한 가족들의 이야기를 도저히 덮을 수가 없다.

문장이나 이야기가 아주 재미있거나 긴장감 넘치는 것도 아닌데, 2권 끝까지 작가 마르케스가 얼마나 더 뻔뻔하게 막 나가는지 그게 궁금할 뿐이다. 뭐지? 이 작가? .... 역시, 노벨상은 아무나 받는 게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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