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천염천 - 거센 비 내리고, 뜨거운 해 뜨고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서영 옮김 / 명상 / 2003년 10월
절판


"우조, 마실래요?"라고 물어 보기에 나는 고맙게 우조를 한잔 받기로 한다. 이 우조 병이 또한 너무나 크다. 우조는 따뜻하게 식도를 통해 위 속으로 퍼져간다. "이거야 이거!"라는 느낌이 든다. 어쩌고저쩌고 말은 많았지만 이제 우조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체질로 변해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여튼 토속주라는 것은 그 지역에 익숙해지면 익숙해질수록 맛이 깊어지는 법이다. 키안티 지역을 여행했을 때는 와인만 마셨다. 미국 남부에서는 매일 버본 소다를 마셨다. 독일에서는 시종일관 맥주에 절어살았다. 그리고 여기 아토스에서는 그렇다, '우조'인 것이다. -51-52쪽

아이스티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터키에서는 아무리 덥고 땀을 흘려도 이상하게 이 뜨거운 차이만 생각난다. 그다지 차가운 것을 마시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늘에 들어가 후우 불어가면서 뜨거운 차이를 마신다.

차이는 원래 평범한 홍차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이상하게 차이는 차이일 뿐 홍차가 아니다. 어째서인지는 알 수 없다. 차이는 차이 맛이 나고 홍차는 홍차 맛이 난다.
-139-1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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