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사람들, 혜원의 그림 밖으로 걸어나오다
강명관 지음 / 푸른역사 / 200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2008.9.9  

곧 시작할 새 드라마 "바람의 화원"를 위해 신문과 방송마다 신윤복 바람잡이가 한창이다. 봄에 있었던 간송박물관 전시를 놓쳐서 후회 막급이었지만 대신 이 책을 읽기로 했다.  조선후기 기생이야기 대목은 저자의 다른 책 "조선의 뒷골목 풍경"의 내용이다.

제목이 정겹지만 기대만큼 조선 사람들이 내게로 걸어 오지는 않는다. 저자는 누누히 그림의 비전문가임을 고백하고 역사와 생활사 중심으로 그림 주변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그림을 둘러싼 이야기니 만큼 저자가 실제 그림을 보고 쓰는 최소한의 수고는 해야했다고 생각한다. 글중에서 "그림을 보지 않아서..."라는 변명아닌 변명이 되풀이 될 땐, 그의 성의 없음에 실망을 감출 수가 없다. 아무리 미학 구도와 채색을 평하는 글이 아니라 할 지라도 독자가 기대하는 것은 그림속에 살아 있는 조선시대 사람들 이야기를 알고 싶은 것이리라. 영문학 공부를 번역서에 의존해서만 한다면 원서 속 문학에서만 찾을 수 있는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서둘러 맺는 마지막 장, 마지막 그림의 설명(?)은 그 성의 없음의 최절정이다.  
 

"마지막으로 한 점의 그림이 남았다. <상봉>은 특정한 곳에 끼워넣을 수 없어서 여기서 간단히 설명한다. ..(242쪽)"


"양반가라면 부녀자가 내외를 하겠지만, 천민이야 그럴 필요가 없으니 ...(중략) ... 더이상의 설명을 덧붙일 재간이 없다.(244쪽)" 

 

정말로 이렇게 윗문장으로 책을 마무리 하다니!  그들의 괴나리 봇짐 안의 물건들이 무엇이며 (악기로 보이는 물건 일부가 삐죽 올라와 있었다) 나룻터인양 한 장소의 설명은 왜 더 "재간"을 부려 보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그나마 2 년후 쓴 책 "조선의 뒷골목"은 그보다 더 재간을 부렸기에 다행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