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말하고 싶은 솔직한 이야기
김민화 지음, 오윤화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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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동말굽 아줌마께,

 어제 엄마가 노란 표지에 만화가 그려진 책을 읽어보라고 주시길래, 윽 독후감 시간이 왔나보다 하고 짜증이 날라 그랬었는데요, 책도 안 두껍고 그림도 좀 웃겨서 읽기 시작했어요. 엄마는 이 책이 절 위한 거라고 읽으면 좋을거래요. 어떤 아줌마가 어린이들의 고민을 덜어주려고 쓰신거래요. 근데, 전 이제 중학교에 갈거니까, 어린이는 아닌데요.근데요, 이런 고민은 4학년 동생들도, 저같은 6학년도, 또 중학생 형들도 하는 것 같긴해요.

 근데, 우리 엄마랑 친구 아니세요?
실은 우리 엄마가 저보고 맨날 맨날 하시는 말씀이 특목고 걸랑요. 그리고 제 방을 청소하신다면서 뒤지시고, 제 핸드폰도 보시고,...동생만 더 챙기시거든요. 그런데 책에 나온 애들 처럼 맨날 해결법이 있는 건 아니구요. 대화를 하면 된다,고 하셨는데요, 저도 제 속 이야기가 입 밖으로 나올 땐 생각하고 다르게 막 화를 내게도 되고요, 엄마는 듣지도 않고 다 안다고만 하시면서 더 혼을 내시거든요. 이럴때 효과가 좋은 무슨 '마법의 말' 같은 건 없을까요? 책 속의 아줌마들 처럼 매번 우리 엄마가 제 얘길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이 책 엄마들도 같이 보는거 맞죠? 우리 엄마도 꽤 찔렸을거 같아요. 만약 아줌마가 우리 엄마랑 친구시라면요, 다음 책에는 좀 나쁜 주인공 애들 얘기도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우리 엄마가 읽고 제가 쫌 괜찮은 애라는걸 아셨으면 좋겠어요. 그림도 이번처럼 재미있는 게 좋아요. 손가락에 매달려서 우는 경준이 그림을 보면서 저랑 똑 같아서 깜짝 놀랐어요. 그림이 슬픈데, 또 웃겼어요. 그런데요, 사실 이런 사춘기 고민에 대한 책들을 보면, 다 너무 비슷비슷한 거 같아요. 다들 착하고, 엄마들이랑 다 화해를 하잖아요. 매도 안 맞고요. 내 고민도 결국은 엄마가 들어줘야 하는 건데 말에요. 엄마가 안 바뀌면 다 소용없잖아요. 

 아줌마, 우리 엄마랑 친구시라면요, 제발 말 좀 해주세요. 이런 책 저보고만 읽으라고 하지말고 엄마도 좀 읽고 절 생각해 달라구요. 아마, 읽으셨겠죠? 그리고 지금쯤 이런 이상한 독후감 쓰면서 속으론 반성하고 있겠죠? 

사춘기 소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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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0-01-13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은 엄마인 제가 '반성하는 마음'을 담아서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