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위화 지음, 조성웅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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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화라는 작가의 글로는 두 번 째, 소설의 형태로는 첫 만남이다. 다섯 단편 소설의 묶음과 저자의 말, <나의 문학의 길>이 실려 있다. 전에 읽은 수필집도 작가가 편집에 공을 들인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 그는 각 나라의 번역서 마다 새로운 저자의 말을 쓴다 - 이번 <나의 문학의 길>도 그런 배려가 보인다. 

각기 다른 단편들이 (배경이 항상 여름은 아니지만) 여러가지 의미의 원제 <炎熱的 夏天>의 오늘날 중국을 사는, 또 한국을 살아 내는 우리 모습을 보여준다. 이야기 마다 메마른 일상 속, 범부들이 두려워하는 (하지만 동경도 하는) 흔들림이 찾아온다. 소심한 속물들을 비꼬는 내용이 대부분이지만 다행히 그 시선이 잔인하거나 매섭지 않다.

 

간결한 문장은 독자의 시선과 상상력을 편안하게 다그치지도 않고 마냥 늘어지지도 않는다. 구질구질하게 감정에 호소하거나 끈적거리는 미사여구가 없다. 이 무더운 여름 날, 읽고 나니 내 마음 속 시원한 바람이 분다. 당연히 아직 못 만났던 위화의 <허삼관 매혈기>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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