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금서기행’ 밑줄

-가난에서 벗어나려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들었다. 삶의결핍은 문학의 깊이와 비례할까.
결핍은 상상을 일으킨다. 더 많이 결핍될수록 더 많은 상상이온다. 상상으로써 인간은 현실에서 탈피하고 어딘가를 동경한다. 동경은 세계를 이해하는 힘이다. 따라서 둘은 비례한다고 본다(옌롄커는 극도로 피폐한 유년을 보냈고, 그 이야기를산문집 나와 아버지』에 썼다). - P66

미국은 소련이 일본의 731부대 생체 실험 자료를 확보할 것이 두려워 일본으로부터 직접 그 자료를 넘겨받았고, 이후 이 사안에 대해 침묵했습니다. 그 중심에 선 인물이 바로 맥아더 장군이었다고 소설은 기술합니다. 켄 리우는 이 소설에서 먼저 ‘과거의 정보와 기억을 그대로 체험할 수 있는 기술의 발견‘을 언급한 뒤, 그기술이 인간 사회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상상력을 동원해 이야기했습니다. 반일 소설만은 아니고, 중국과 미국까지 동시에 비판한 작품입니다. 소설 「역사에 종지부를 찍은 사람들」은 켄 리우의단편 14편이 실린 종이 동물원」 맨 끝에 수록됐는데, 일본에서는이 소설만 빼고 작품집을 펴냈습니다. 중국도 켄 리우의 작품에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그의 책은 중국에서 4권 이상 출간됐는데,
중국어판에는 공산당을 비판한 대목이 곳곳에서 삭제된 채 출간됐다고 전해집니다. 한중일 가운데 이 소설을 온전한 형태로 읽을 수있는 나라는 한국뿐입니다. - P86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작품에 매달린 ‘음란서적‘이라는 꼬리표, 이것이 가장 푸른 눈』을 둘러싼 미국 사회금서 논쟁의 전말입니다. 한 남성의 인면수심의 가정 범죄를 다룬소설을 성장기 아이들이 도서관에서 ‘자유롭게‘ 읽도록 한다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도서관협회도 자녀들이 이 책들을읽도록 ‘권장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타인이 책을 읽거나 책을 읽지 않을지 판단할 권리는 없다고 주장합니다. 책의 자유로운유통과 표현의 자유를 믿고 따르는 미국 도서관은 금서 지정 요청때문에 상당한 사회적 논란을 겪는 중입니다. - P98

「아메리칸 사이코」는 발표 후 페미니스트들의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등장 여성 대다수가 이성적 사고력이 결여된 인물로 그려졌기 때문입니다. 비판에 앞장섰던 페미니스트는 저널리스트이자사회운동가로 지금도 활동 중인 글로리아 스타이넘이었다고 전해지는데, 그녀가 바로 영화 「아메리칸 사이코」의 주인공으로 낙점되는 크리스천 베일의 ["새"]어머니였다는 사실도 의미심장합니다. - P112

금서 지정을 원하는 이들의 요구에 "표현의 자유를 바탕으로 세워진 국가인 미국이 특정한 목소리와 생각들을 침묵시키는 것을 허용한다면, 왜 다른 국가들은 그것들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라며 반박했습니다.
ALA의 주장은 어린 학생들이 동성애 성애 묘사 서적을 자유롭게 읽도록 ‘권장하자는 게 아닙니다. 정확히 옮겨 적자면 ‘자녀에게 책을 읽게 할 혹은 읽지 못하게 할 권리는 독자 개인과 부모에게 있으며, 제3자가 그것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입니다. 성적으로 노골적인 주제의 책을 읽기에 너무 어리더라도 이는 독자와 부모가 결정할 문제이지, 타인이 관여할 일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 P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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