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에 <오사카 소년 탐정단>을 재미있게 읽었기에 2편이자 시리즈 마무리를 부담 없이 집었다. <시노부 선생님, 안녕>은 1편에서 3년이 흐른 이후의 초등 여교사(였지만 휴직+대학에서 학업 중인) 시노부와 이제는 중학생이 된 예전 제자 아이들, 선생님에게 구혼하는 남자들, 그리고 주변의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을 그린다.
시리즈 원제와는 달리 아이들이 직접 탐정 활동을 하지는 않는다. 대신 선생님의 관찰과 참견으로 사건의 실마리를 풀고 구혼자인 경찰의 조력자가 된다. 허지만 선생님의 그 참견, 혹은 참여가 과하게 느껴지는 장면이 많다. 무엇보다 초등4-5학년 때 담임 여자 선생님이 중학생 남자 제자들과 스스럼 없이 동네 누나 혹은 이모처럼 지낸다는 설정이 어색했다.
등장하는 여자 인물들은 하나같이 ‘스테레오타입‘이다. 나약한 싱글맘은 용의자X의 헌신을 떠올리게 하고 학교 선생님을 향한 갑질에 가까운 요구를 하는 극성 학부모회 엄마도 나온다. 염치 없이 이기적인 할머니와 운전학원에서 운전 배우기보다 잘생긴 남자 강사에게 관심을 쏟는 아줌마, 밥차리기와 셔츠 세탁이 자신이 없다는 것으로 결혼을 망설이는 여주인공 등 ... 여자 주인공을 내세운, 표지에 당찬 운동선수로 그려놓은 소설치고는 너무 후지다 싶었는데 어쩐지 ... 30년 전에 나온 소설이었다;;;;
여자 선생님이 주인공이지만 설정만 여성일 뿐 남자 작가의 남자 주인공 소설이다. 가볍게 읽자 했는데 사건 해결이 가벼울 뿐 사건마다 사람들은 죽고 다치는데 문제를 해결하면서 어쩐지 ‘죽을 만 했다‘ 내지 ‘피해자도 잘못이다‘라는 분위기를 만들어서 마음이 영 찜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