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보다 김겨울 저자의 문장이, 당분 절제된 건강함이 보인다. 책엔 여러 떡볶이 추억, 단짠과 극도의 매운맛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지만 어쩐지 풍기는 분위기는 불량식품/소울푸드와 거리가 있다. 책 말미의 비건 이야기는 반가웠고 (나도 6년차 비건 지향) 그만큼 떡볶이 충동이 약해서 섭섭했다.

맛있는 떡볶이집은 끝이 없고 인생은 하릴없이짧다. - P71

처음 이 프랜차이즈를 만든 대표가 철학과 출신이라던데, 이 목록만 보면 서양철학을 편애했던 것이 틀림없다. 떡볶이 프랜차이즈 소개글부터 전공자의 포스가 풍긴다. "떡볶이의 이데아, 네 맛을 알라." - P113

[오디오북 녹음을 할 때] 가장 먼저 한 일이 떡볶이를 끊는 것이었다. 떡볶이만 안 먹어도 일단 어느 정도 목소리를 유지할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 한 일이 커피를 끊는것. 일상을 지켜주는 두 가지를 기꺼이 중단하고 최선을 다해 녹음했다. 출판사와 제안한 회사 모두 만족했지만, 나는 성우라는 직업이 괜히 따로 있는 게 아니라고 다시 한번 절감했다.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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