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쪽에서는 뭔가 기묘한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무라시게는 그것이 '미사'라 불리는, 남만종을 믿는 이들의 법회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타미 성읍에도 남만종 신자가 있어, 그들은 선교사가 없는 아리오카성에서도 의지할 곳을 찾아 어렴풋이 주워들은 미사를 이어 나가고 있다. 선교사와의 친분을 맺었던 다카야마 다료는 그들에게 믿음직한 기둥이었다. (169)
마리지천은 일광보살이다. 빛은 누구도 잡을 수 없고 무엇으로도 상처 입힐 수 없다. 때문에 무사는 육신이 일광처럼 상처 입지 않기를 바라며 마리지천을 숭배한다. 무라시게는 문득 철포가 없었다면 다료는 남만종에 귀의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남만에서 넘어온 철포로부터 몸을 지키려면 남만신의 가호가 좋다...... 그런 소박한 믿음은 무라시게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222)
"불탄 것은 남만종 예배소, 주위는 공터라 불이 퍼지지는 않고 저절로 꺼졌지만 남만종 신도 한 명이 십자가인가 하는 것을 가지러 불길 속에 들어가 그대로 타 죽었습니다." (2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