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에포크, 아름다운 시대 - 모네와 마네, 졸라, 에펠, 드뷔시와 친구들 1871-1900 예술가들의 파리 1
메리 매콜리프 지음, 최애리 옮김 / 현암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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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의 제자이기도 했던 베르트 모리조는 그 유명한 '그네'의 프라고나르의 증손녀다. 그녀는 에두아르 마네의 동생 외젠과 결혼하는데 주위 사람들의 바람과 걱정과는 다르게 형 마네와 모리조 사이는 연인이 아니었다(고 이 책의 저자 매콜리프는 말)한다. 


그네 (Fragonard, 1767) 


요람 (Morisot, 1874) 언니 에드마와 조카를 모델로 



꽃다발을 든 모리조 (Manet, 1872)

장례를 마친 후, 마네의 어머니는 베르트와 외젠의 집에 와서 살게 되었다. 베르트 모리조는 시어머니와 편한 사이가 못 되었고, 특히 마담 마네가 모리조의 그림 그리는 일에 대해 마뜩잖은 감정을 숨기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마담 마네는, 여자도 소일거리로 그림을 그릴 수는 있지만 그것이 가족에 대한 -요는 시어머니에 대한— 헌신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 모리조로서는 시어머니 주위를 맴돌 시간도 그럴 마음도없었고, 떨어져 지내는 동안 시어머니 편에서 기대하는 대로 날마다 편지를 쓰지도 않았기 때문에, 긴 결혼 생활 동안 그들 사이에는 여러 가지 불편한 감정들이 쌓인 터였다. 마담 마네는 쥘리가 태어나자 기뻐했고 아이는 유일한 손주가 되었지만, 그럼에도 고부간에는 긴장과 오해가 잠재해 있었으니, 그 주된 이유는 모리조가 그림 그리는 일을 최우선으로 삼고 시간을 쏟는다는 것이었다. - P218

모리조는 점차 화가로서 인정을 받기 시작하면서 다른 가족들과도 어려움을 겪었다. 남동생 티뷔르스는(그는 아무 일에도 그다지 성공하지 못했다) 그녀가 쥘리를 제대로 돌보지 않는다고 비난했는데, 이 부당한 비난은 모리조의 마음을 몹시 상하게 했고, 아마 그렇게 의도된 비난이었을 것이다. - P218

대체로 그 모든 불만은 베르트가 점점 더 많은 시간을 바쳐 그림에 몰입하게된 결과였다. 전에 없던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일에 골몰하는 한편 아이를 키우고 살림을 하고 아내 역할까지 한다는 것은 모리조에게 엄청난 부담이었다. 세상의 가치관은 가족과 친구가 우선이라고 끊임없이 말했고 그녀도 그 점을 인정하려 했지만, 친구와 가족이 찾아올 때마다 그림 그리기를 멈추기는 힘들었다. - P219

처음부터 모리조는 자신이 택한 길이 쉽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처럼 뜻하지 않았던 방면으로부터 마주치게 된도전들은 그녀로서도 예기치 못했던 것이었다. - P220

모네 역시 큰 충격을 받았다. 피사로는 아들에게 이렇게 썼다. "이 탁월한 여성의 별세에 우리 모두 얼마나 놀라고애통해하는지, 너는 짐작도 못 할 거다. 6 모리조는 평생 자기를내세우지 않았던 것처럼 죽어서도 사방에 부고를 내는 것을 원치않았지만, 소식은 그녀를 알고 사랑했던 사람들 사이에 빠르게퍼져나갔다. 장례식은 그녀답게 조촐히 치러졌다. 가까운 친구들과 가족만이 근처 파시 묘지로 초대되었고, 그곳에 그녀는 남편 외젠과 그의 형 에두아르와 함께 묻혔다.
그녀는 결혼 증명서에서처럼 사망 증명서에도 ‘무직‘으로 기록되었다. - P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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