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합장에 가는 사람은 물의 냄새를 따라간다. 그 냄새의 끝에는 커다란 유리문이 하나 있을 것이다. 나루는 가끔 시합장이 마법의 공간 같다는 생각을 했다. 마법사들이 허공에 지팡이를 흔들어 비밀의 포털을 열고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것처럼, 커다란 시합장 문을 열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있다. 들어와 보지 않고는 절대 알 수 없는 세상이다. 

   시합장에 들어서자 익숙한 염소 냄새가 스민 공기가 나루를 맞아 주었다. 금세 더워졌다. (60)



태양이는 그제야 엄마에게 설명하지 못했던 것들이 무엇이었는지 깨달았다. 대회에서 본 수영부 아이들은 달랐다. 그 순간 같은 장소에 있었지만, 그들만의 보이지 않는 세상이 있었다. 감싸고 있는 공기가 달랐고, 스타트대 위에서의 긴장감이 달랐고, 터치패드를 찍고 나서의 간절함도 달랐다. 태양이는 그들이 있는 세상에 들어가 보고 싶었다. 그렇게 환하게 빛나는 아이가 지금 태양이 앞에 있었다.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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