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집 이야기 세 권을 다 읽었는데도 아쉽고 아깝다. 이야기와 떡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입과 마음이 함께 궁금해서 쑥버무리나 콩떡, 절편 하나 두 개쯤 더 먹고 싶다. 한 입 거리 떡으로 마음의 짐이나 고민, 내 안의 '싫은 나'를 고칠 수 있는 마법의 떡이라면 더더욱. 


월요일부터 마음과 기분이 바닥을 치고 내내 힘들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하나도 없고 아이들에게 이 엉망진창 세상을 '바르게 살아라' 말하는 것도 부끄러울 지경이었다. 그저 더럽고 악한 것들은 피해라 정도가 최선이었다. 다 버리고 부숴버리고 싶은 마음이었다. 이 나이에, 이제야 세상의 민낯을 마주한 기분이었다. 내가 너무 순진했던게지, 난 온실에서 살았구나, 반백년 동안. 아 징그러. (3권에서 늦둥이 둔 늙은 엄마 이야기에서 눈물 흘렸고요) 


어쩌면 온실과 꽃밭의 연속일까, 동화 읽기는? 그래도 내 눈을 계속 닦아주는 건 동화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용기, 집중력, 그리고 실수라면 되새기고 반성하는 것, 피하거나 거짓말 하지 않는 것이라고, 이런 가치들을 말해주는 다정하고 단단한 이야기들을 읽는다. 만만해보이지만 쫀쫀한 밀도.


계속 읽어야겠다. 나를 버티게 해주는 김리리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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