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한여름 밤의 꿈'을 보고 너무 좋아서 셰익스피어 전집을 결재했다가 아침에 취소했다. 비극전집 두 권 사둔 것, 프루스트, 삼국지 등등의 거대하고 뜨거운 결심들이 나를 말렸다. 하지만 자꾸 올 여름엔 셰익스피어를 (다시) 읽고 싶다. 줄거리만 혹은 요약 발췌만 알던 작품들을 좋은 번역과 공연으로 만나니 생생하게 살아나는 이야기가 ... 


재미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걸 왜 예전엔 몰랐을까.


arte에서 시리즈로 나오는 클래식 클라우드 중 첫 권인 셰익스피어는 사진도 풍부하고 참고도서 목록도 좋다. 작가와 작품의 배경을 중심으로 여행하듯 따라가면서 흠뻑 그 분위기에 빠질 수 있다. 그러라고 만든 책 같다. 


그런데 저자의 감동이 과하게 앞서가서 독자인 나는 움츠리고 주위를 둘러보게 되었다. 지금, 여기에서 셰익스피어를 읽고 사랑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가뜩이나 속 뒤집어지는 법과 제도와 모든 것들이 있는데. 


아니, 그럴수록! 그럴수록 책과 이야기가 나를 붙들고 챙겨줄 수 있다. 나라도 흔들리지 말고 원칙과 사랑을 믿어봐야겠어! 그래야겠어! 


아, 그래도 저자의 감성은 과하게 넘쳐서 부담스럽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