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고 재능있고 따뜻, 아니 뜨겁고 복잡한 사람 심시선 여사와 남편들, 딸들에 아들, 그리고 손녀들 더하기 손자 이야기다. 매 챕터 시작에 심 여사의 글과 인터뷰 일부가 인용되는데 그 글들의 전체가 계속 궁금해진다. 특히 <어쩌다보니 마지막으로 남은 사람, 2002>의 재출간(?)을 기대한다. 


심 여사의 자녀들, 읽으면서 조금씩 알게 되는 그들의 '특이점' 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모래사장의 예쁜 조약돌이나 조개껍질 처럼 놓여 있어서 반갑게 주워 담으면서 읽었다. 이런 인생, 이런 역사, 이런 사랑과 사람들이 한 가족에 모여 있을 리 ... 없겠지. 어쩜 블랙쉽이 하나도 없어. 가족이 이렇게 (아무리 비용이 해결된다고 해도) 여유있는 일정으로 하와이 여행을 '추모'의 목적으로 과거를 까발리거나 원망하는 쌈박질 없이 해낸다니, 그것도 제삿상엔 각자 창의성에 기댄 선물을 올린다니. 너무나 예쁘고, 너무나 가짜 같잖아.  


그래도, 이런 소설이 있어야한다. 씩씩하고 착한 사람들의 이야기. 읽으면서 계속 '이게 진짜일리가 없어'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믿고 싶었다. 따뜻한 정세랑 작가의 글이 내 맘의 더러운 기름을 닦아줄 것만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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