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읽기 시작했다. 시작부터 우유배달 경험을 천연스레 늘어놓는 저자의 이야기가 '교열' 이라는 말이 주는 깐깐함과는 거리가 있다. 단어와 문장, 문장 부호와 어순, 철자의 미묘함과 무던함에 신경쓰고 골라내고 바로 잡는 것을 업으로 삼는 사람 이야기. 얼마전 본 일본 드라마 '교열결' 생각이 나서 웃음도 나왔다. 교열걸, 이라니...이런 멸칭 같은 (홀대 받는 교열부...또르르) 타이틀은 싫지만.

 

 

오탈자와 오역, 오류를 잡아서 독자가 책을 만나기 전에 고쳐 놓는다. 이 과정이 허술할 때 책은 얼마나 하찮고 우스워지는가. (아직도 '적과 흙'을, '산의 여름 - summer/summit 을 기억한다.) 하지만 교열자들은 즐기면서 글을 읽을 수 있을까. 나뭇잎과 가지, 나무의 멋진 몸통을 살피느라 숲에 깃든 향기와 숲 전체의 분위기를 놓치지는 않을까. 자세히 보아야 예쁘겠지만 훑어보아야 알게 되는 것도 있을텐데. 쓸데 없는 걱정일지도. 텍스트를 앞에 두면 아드레날린이 샘솟는 사람들일텐데, 나처럼.

 

이제 1/3정도 읽었는데 의외로 잘 읽힌다. (우리집에도 빨갛고 두꺼븐 웹스터 사전 있는데 ....) 재작년에 멋부리느라 샀던 뉴요커지도 꺼내봤다. 그래, 글자는 옳다. 교정 보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그런지 더 재미있고 (마이 칼라 이스 그린), 생각나는 누군가가 있다. 오실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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