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잠자리가 물웅덩이 속 가을하늘이 궁금했는지 날아가다 날개가 몽땅 수면에 잡혀 발버둥친다. 새끼 손가락을 내미니 얇은 손들이 부여잡는 까끌한 감촉이 느껴진다. 그렇게 물거미에게 벗어나게 해 파랑하늘과 노랑햇살 속으로 날려보내주다. 스스르 스르르 날개짓이 곱다. 날개에 맺힌 물방울이 파드득거리며 산개한다. 

 

#2. 

퇴근길 책한권을 돌려주고 다른 한권을 빌려오다. 안상수체로 유명한 안상수와 쓰노가이타로, 뤼징런 등 디자인너의 이야기를 담았다. 모두에 '내'가 아니라 '다주어의 세계', '다주어의 두 제곱'이라는 대화가 끌린다. 서양의 모든 말의 모두에 있는 '내가', '내가'는 편협하고 이기적인 서구주의를 만들어 버렸다고 한다. 만물이 모두 주인이라는 것이 들어오면 그 관계가 1 더하기 1의 산술이 아니라 거듭제곱이나 영 등으로 '현대'의 방정식이 급격히 변할 수 있다 한다.  

 

 

#3. 

달님이 곱다. 몸의 이력이 있는 충* 운동장을 찾다. 가을바람도 몸이 더워질 무렵 익는다. 반달은 여물고 가을밤 하늘에 별도 총총 거린다. 6k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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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에 본 달님에게로 향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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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7) 구멍난 민주주의를 어떻게 채우는가 ing

 [체험의 연대]

세상이 마음만큼 진도를 나가는 것이 아니라 꼭 몸만큼만 진도를 나가는 것이라면, 머리 속에 반짝이는 것, 가슴에 품은 열정도 어쩌면 거품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세상이 바뀐 흔적들은 아마 그 몸들의 생채기이지 정녕 마음들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이렇게 너를 갈구하는 것은 아마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이고 해도 의미없음이다. 이렇게 홀로 서있다는 것은 안개같은 것이어서 비를 내리게 할 수 없다. 자꾸 사람들은 너를 피하고 외면하고 열린 마음들과 몸의 경험을 잊으려고만 해. 한번도 올바로 기억해내지 못해.

 
               몸의 연대는 비슷한 상황을 보고 어떻게 밀고가야한다까지 느낌이 한묶음이 되는 것.

 

[나에 대한 변주]

독립적인 생명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과 자연, 물질과 비물질의 '관계속에 존재'하는 것이 '나의 생명'이다. 마치 그물코처럼 연결되거나 동전의 양면처럼 '함께' 존재한다. 인도어로 그물은 인드라망이다. 인드라망의 관계 속에 '나의 생명'이 존재하므로 '나의 생명'이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파란여우 도법스님 강연후기 가운데)

 

 

 

 

 

 

 

 


뱀발.

1. 연휴 중간중간 책들을 모아두고 본다. 숙제는 아니지만 지난 초여름의 관심이 이어지는 셈이다. 돌아서면 잊어버리지만 읽는 순간의 강렬함은 조금조금 남는다. 그 윤곽들이 언제 세세히 들어차게 될지 염려도 되지만, 느릿느릿 속도를 줄여 찬찬히 들여다 본다.

2. 자유, 평등, 민주주의, 공화...어쩌면 서구의 사상이란 것이 인간을 세상에서 발라내는데 천오백년을 썼고, 그렇게 발라낸 [나]로 세상을 망치는데 또 다른 오백년을 쓰고 있다면, 그렇게 발라낸 [나]만의 독선과 오만에 대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야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

3. 철학도, 예술도, 과학도, 사랑도 그 이기심에 사로잡혀 종언을 고했다. 그러니 예술도, 철학도, 사랑도 과학도 없다. [나]만의 오만과 자신감은 멸했다. 고로 [나]는 없다.

4. 발라낸 인간은 이제 혼자 생각할 수 없다. 인류가 오백년동안 잊은 [너]를 불러낸다. 몰아지경이 아니라 나란 뻥뚫린 구멍은 온통 너로부터 흘러온 것이다. 발라낸 [나]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은 발라내서 구멍난 [나]로 존재했던 것이다. 나는 없고 온통 너로 인한 것이  [나]다.

5. [나]는 없고 애초 [-나-너]로 있는 것이라면 그리고 그 숱한 학문이 그 위에 올린 누각이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사람의 역사란 것이 기껏 사람만을 생각했지 옆에 붙어있는 사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그리고 따지고보면 사회에 대한 입장도 대가마다 다르고 허술하다. 사회에 대한 철학도 인간에 대한 철학도 비루하고 남루하기 그지없다.

6. 자유만, 평등만, 공화만..인권도...이렇게 깃발이 나부꼈지만 그 곁에 쌍으로 붙어있어야 하는 것들이 없다. 유적존재라면, 사회에 붙어있는대로, 발라내지 않고 붙어있는 사고를 해본 적이 없다. 낭만만 가득찬 자유의 깃발만이, 낭만만 그득한 평등의 깃발만이 날릴 뿐이다. 그리고 우리는 원하고 바라는 바를 그 깃발만을 써서 말하고 요구한다.

7. 그렇게 너를 만날 수 있다면, 망각의 그늘에서 너가 온몸으로 다가온다면, [나]만으로 사유하고 사는 것이 아니라, 삶은 늘 [너-나]에 빚진 것이라면, 그렇게 사회와 사람을 제거하지 않는 다른 길이 만들어진다면 인간이 온전하게 사유하게 될 수 있는 것일까?

8. 

뱀발 2. 주제와 도를 넘은 생각을 올린다. 욕먹고 우스꽝스런 느낌들을 놓는다. 하지만 충격이 컸음이 사실이고, 지금도 속도를 많이 줄여 우물가에 앉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오독의 연속일리라도 산책길에 만난 이들보다 뫔이 사로잡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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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좋은 삶 앞에서 정의란 무엇인가? ing
    from 木筆 2010-12-09 16:33 
    1. 어떤 이는 정의란 공리나 행복 극대화, 즉 최대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 어떤 이느 정의란 선택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 선택은 자유시장에서 사람들이 실제로 행하는 선택일 수도 있고(자유지상주의), 원초적으로 평등한 위치에서 '행할법한' 가언적 선택일 수도 있다(자유주의적 평등주의), 마지막으로 어떤 이는 정의란 미덕을 키우고 공동선을 고민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360     2.
 
 
라로 2010-10-14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어려운 말을 하시니 제가 잘 못알아 먹어서 댓글을 못 달았는데
오늘은 왜 그런지 인사도 하고 싶고 [윤리학] 저 책 어때요?라며 늘 댓글을 달았던 사람처럼 묻고 싶었어요~.^^;;
잘 지내시지요??

여울 2010-10-14 09:31   좋아요 0 | URL
ㅎㅎ. 네 잘 지내요. 여기저기서요. ㅎㅎ

불편을 끼쳐드려 송구스럽네요. 낙서치고는 곤혹스럽지요. ㅎㅎ

[윤리학]은 책도 얇고 표지그림도 좋아요. ㅎㅎ.
나비님도 가을이 점점 깊어가니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101011 긴잠과 꿈에 시달리다 일어난 시간이 다섯시쯤이다. 너무도 맑은 물, 뛰어들어 멱을 감다 올라오니 맑은 물이 내려오는 곳의 조짐이 심상치 않다.  테두리로 조금만 힘을 주면 깨져나갈 듯, 경계에 서있는 아이에게 가지말라고 소리를 지르다가 깨어난다. 얕은 안개가 흐르는 새벽 천천히 땀이 배이도록 달려준다. 조금씩 낙엽이 쌓이고 솔잎향이 무척이나 오랜만이다 싶다. 한번도 오른 적이 없는 구*동산성에 오르는 계단이 있어 기*청 옆으로 오르니 숨이 가쁘다. 10k 90'

101010  찌부두둥한 아침 막내녀석이 왠일인지 목욕탕을 거부하고 티브시청에 열중이다. 짱구시리즈 완결편이라 꼭 봐야한단다. 계*산으로- 갑*으로- 앞 천*대로 갈까하다 노*으로 향한다. 하**아파트 안 꽃밭이 정감이 있다. 사진으로 남기다가 사이길로 들어가보니 손길이 가지 않은 작은 습지는 야생이 되어 버려져 있다. 맑은 냇가, 감들은 가을색을 더하고 있고, 촘촘히 가꾼 담장아래 꽃들이 정겨워 담아오다. 그렇게 담고 달님을 느긋하게 즐기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버린다. 6k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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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09-101010

#1.  


그림이 고파서 도서관을 둘러봐도 없다. 다른 곳에 둘러봤는데 한구석에 시공사 시리즈가 알맞은 도판크기와 작가의 말, 비평이 있어 안성맞춤이다 싶다. 첫날은 이미 시간이 많지 않아  유재구의 [불립문자] 시리즈 9315, 9316, 여러 작품과 책을 본 적이 있는 문봉선의 초기 작들[자전거 1984, 현장 1987, 도시 1988, 동리 1988, 봄 1988, 자연 1990, 1991, 무유 1992 시리즈]을 챙겨본다.(繪事後素), 그리고 임영균의 사진[서울흑석동, 강릉경포대, 서울 성수동]인 인상에 남는다.

다음날 박승규[확산이미지 1990, 1995] - 윤형재 [또하나의 세계 아름다운 것들] - 오수환 [곡신시리즈] - 박영하의 [내일의 너]는 추상이 너무 강해 작가의 변을 듣고서도 아름다운 소리로 표현하고자 한다는 윤형재만 남는다. 나머지는 그대로 우주이거나 극추상이어서 당혹스럽기도 하다.

유리지의 금속공예 [달,가을....의 서정을 담은]와 수묵의 이철량의 [봄을 먹은 산, 바람소리]라는 작품이 남고, 그래도 감성으로 공감할 수 있는 유연희의 작품시리즈이다. [남도풍경, 감정의 공동울림] 그리고 대전 시립미술관 앞에 있는 입산의 조각작품이 강렬하다. 류인의 부친 류경채와 동생이 조각을 하고 있다한다. 破卵파란 시리즈와 시지프스를 닮은 입산시리즈는  볼수록 잔사에 많이 남는다

육근병의 과거=현재=미래, 시간의 연금술사란 바탕의 행위예술 시도가 낯설지만 인상에 남는다.  그런데 오해인지 모르겠지만 한결같이 홍대, 서울대 작가로 도배를 했는지 의아스럽기도 하다. 

뱀발. 책이 없다. 아트비방 시리즈 [시공사], 그림은 위로부터 유연희, 이철량 작품 두점씩.

 

 

 

 

 

#2.

일본 아방가르드? 작가 오카모토 타로의 [오늘의 예술], 한번 본 [눈의 황홀], 해학으로 보는 불교의 뒷이야기를 함께 보다. 부도, 석등, 삼신각, 후불탱화, 공포의 동물들, 그리고 석탑, 범종, 일주문에 들어서기 전 사천왕부터 그 이야기들이 재미있다. 부도-석등-석탑-범종 등 하대부-탐신부-상대부로 나뉜 이유와 그곳에 있는 부각들이 한번에 통으로 들어온다. 대웅전의 후불탱화의 해학이나 의미도 별반 관심이 없었는데, 한번씩 더 들여다보게 될 것 같다. 그리고 많은 재미를 놓친 지금까지의 후회도 밀려오고 말이다.  큰녀석과 함께 치과가는 길, [눈의 황홀]을 가지고 가 짬짜미 보다. 디자인의 역사쯤 되는 셈인데 상징이 갖는 의미나 역사로 보기에도 흥미롭다. 오감에 덧붙여 내장공감각부터 여러가지를 덧붙인다. 시각중심이 잃는 것에 대해서도 미디어학자를 빌려 다시 이야기하고 있다.

[오늘의 예술]의 부제는 누가 시대를 창조하는가이다. 그 큰 부제에 맞서 왜 그림을 그리고 그림을 그려야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붙어있고 이를 답한다. 두려움과 잘 그려야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는 일이 생활을 삶을 얼마나 윤택하게 할 수 있느냐를 말한다. 아이들이 천진스럽게 자신을 표현하고 남을 의식하지 않는 순간을 돌이켜보면 누구나 다 자신을 그렇게 표현할 수 있다 한다. 그런데 자꾸 잘 그린 것, 의식하는 것, 주눅들게 만드는 껍데기가 외려 표현을 불능하게 한다고 한다. 서툴더라도 더디더라도 그렇게 밖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느낌을 갖추다보면 자신의 것이 생기기 마련이라고 한다.  아래 접은 글에 조금은 생각해보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그림보다는 시대를 만드려고 한다면 ... ...

>젊은이는 어느 시대나 깜찍한 법이다.>


그리고 예능이 아니라 예술은 끊임없이 새로워지는 것이라고 한다. 새로워진다는 것은 새롭다라는 것은 느끼는 순간 이미 늦는 것이다라고 한다. 다 이상한 취급을 받던 것이 어느 순간 그렇게 시공간을 열어나간 것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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