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인간의 비참함을 만드는 것은 인간시민사이의 충돌이다. 이 둘을 하나가 되게 만들면 그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다. 그를 국가에 전적으로 내여주거나 완전히 그 자신으로 내버려두어라. 그렇게 하지 않고 그의 심장을 둘로 나누려고 하면 그의 심장은 갈갈이 찢어지게 될 것이다. 947 허시먼은 다성적인 즉 독자적인 여러 음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어울리는 방식의 해결책이 있다고 보았다. 또한 그는 사람들과 정책 결정자들이 그것의 복잡성을 인식하고 인정하면서 복잡한 제도들을 만들어낼 수 있게 할 문제해결적 정신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948 허시먼은 파스칼이 먹을 거리, 놀이, 기도, 정치에 대해 언급했던 바를 떠올렸다. 그런 영역에까지 비용-편익 계산은 불가능했다. 946


<사회과학에 대한 우리의 견해> 우리의 초점은 더 해석적인 것입니다.954

 

<<금지된 경계를 넘어서: 경제학에서 정치학으로,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 서구에서 좌우파 모두가 전후 서구의 정치경제가 복지국가의 위기라는 구조적 위기에 처했다고 보고 있었다...‘성장과정에서 오는 고통시스템적 위기와 혼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가 보기에 현재의 문제는 자본주의가 가진 근본적인 불합치성이나 근본 모순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역사상의 전환에서 발행하는 복잡하고 알기 어려운 특성들이 드러나는 것이었다....실제세계의 복잡성과 모호성을 생각할 때 정말로 유용한 기능은 이런 식의 반대되는 반응을 하는 와중에서 나오는 것일지도 모른다...좌파의 사고가 자기파괴적이라고 보았다. 숙명주의는, 종국에는 반대쪽을 유리하게 만드는 이데올로기적인 덫이었다. 966 시장이 협동과 갈등 둘 다에 대해 흔히 생각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도덕적인 제약들을 만들어내고 무임승차개념에 도전할 은유를 생각해낼 수 있었다. 바로 노젓기였다. 함께 노를 저으면 개인들은 노력을 덜 들이면서도 빠르게 나아갈 수 있을 터였다. 967


허시먼은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이 배타적이지 않다고 보았다. 기분에 의해서든 취향에 의해서든 사람들은 언제나 선택을 내린다는 것이 허시먼이 주장하려는 바의 핵심이었다. 그가 주목하고자 한 것은 선택이라는 활동이었다. <<이탈, 발언, 충성심>>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다양한 선택을 내리면서 제도를 바꾸는지 설명했다면, 이제는 그들이 왜 선택을 내리는지 설명해야 했다. 93 마음속에서 올슨과, 그리고 더 넓게는 개인주의와 벌였던 내적 투쟁은 사회변화를 추동하는 인간 행동에 대한 내생적 모델을 만들고자 했던 오랜 목표로 이어졌다. 973 섭리적 설명. 기술 변화든, 전쟁이든, 수입된 거대 계획이든, 외부 자본의 주입이든, ‘해외로부터의 원조이든, 재앙이든, 발견이든 그 무엇이든 간에, 외부 요인이 사회의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역사의 한 단계에서 다른 단계로 번쩍 들어 옮겨 줄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아야 했다. 974 


집합행동의 시계추 운동’. 만족과 실망, 공적 행동과 사적 행동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는 역학을 설명하려고 했다. ‘인간의 경험이라는 영역에서 감정의 반응이라는 영역으로 이동했다. BMW는 흥분을 약속하면서 불만족과 청구서도 배달했다. 모든 곳에 행복이 뿌려지고 있었지만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 뒤에는 실망의 긴 흔적이 남았다. 실망은 희망의 짝궁이었고 희망의 필수불가결한 쌍둥이였다. 후회와 실망. 실수를 범하지 않으려는 높은 기대를 가지고 수행된 활동의 결과였다. 실망으로 가득한 삶은 슬픈 삶이지만 실망이 없는 삶은 아예 견딜 수가 없는 것이 삶이다. 실망을 장엄한 전망과 야망을 누리고자 하는 성향의 자연스런 짝궁이기 때문이다. 돈키호테가 제정신으로 돌아온 것을 세르반테스가 한탄한데는 이유가 있었다. 그의 어리석음에서 얻을 수 있는 쾌락이 사라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975 


이러한 노력은 사적인 추구의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고 공적인 참여의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었다. 중요한 것은, 사적 추구와 공적 참여가 비슷한 동기들에 의해 추동된다는 점이다. 허시먼은 여러 충동들의 복잡한 혼합물인 자아를 무대로 펼쳐지는 변증법을 제시했다. 근대적 인간을 영구적으로 분열된 심장을 가진 존재로 만들어 버리는 이분법적 범주들을 사용하지 않는 정치경제학을 만들어냄으로써, ‘사랑스럽고’ ‘비극적이며복잡한인간 주체를 되살리고자 했다.. 976



실망을 일으키기 쉬운 것들을 구매할 때 수확체감이 발생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면 실망은 공적인 행동을 촉발할 수 있게 된다. 실망이 사다리를 놓아서 소비자-시민이 사적인 삶에서 공적인 영역으로 점차적으로 올라갈 수 있게해 줄 수도 있고 이데올리기 자체를 잠식할 수도 있다...공적인 행동도 시계추가 오락가락하는 스펙트럼의 범위에 속해 있는 한 지점이었다...공적인 행동은 과도한 헌신을 기대한다는 점에서 실망을 일으킬 수 있다. 사회주의가 저녁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먹기 때문에자기파괴적이라고 한 오스카 와일드의 말을 즐겨 인용했다...선거 역시 비용-편익으로 분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이중적인 특성을 갖게 된다. ‘과도하게 억압적인 국가에 맞서서 방어하는 기능과 과도하게 표현적인 시민으로부터 방어하는 기능을 둘 다 갖는 것이다...“중요한 것은 열정적인 사적 시민이 이제 다양한 실망에 맞닥뜨렸다는 점이다. 행복을 추구하며 오만가지 물건을 구입해 집에 채워 넣었지만 그것들이 다양한 실망을 안겨 주고 있었고, 따라서 이제 중력이 시계추를 반대편으로 움직이게 하리라는 기대였다. 978-980


찰스 테일러. 크리스토퍼 래시<<나르시시즘의 문화>> . 이런 종류의 비관주의가 그 자체로 빈약할 뿐만 아니라공적 행위를 건설적이지 못한 공적 특성이 주기적으로 분출하는 것정도로 폄훼하는 경향을 낳는다고 본다. 허시먼이 말하고자 한 것은 불안정한 균형이었다. 그는 공적인 것이 일상의 노동과 소비에 더 많이 스며들어서 공적 행동의 특성인 분투하는 것획득하는 것의 혼합이 사적 영역에서 육성될 수 있게해야 한다고 보았다. 이는 합리적 행위자보다 행복의 다양한 상태를 상상할 수 있는 사람일 것이기에 더 우월했다. 982


<<참여의 시계추 운동: 사적 이해관계와 공적 행동>> 내가 하려는 일은 삶의 양식을 변화시키는 동기들에 대한 이론을 만드는 것입니다. 나의 설명은 이후 경제학자나 정치학자들의 손에서 가설로 발전할 것입니다. 990 허시먼이 인간을 실수하는 이상주의자, 이해관계와 정념 둘 다를 가진 자로 묘사하자 이것을 도덕적인 주장으로 여겼다. 하지만 그가 원한 것은 인간 행위자를 더 사랑스러운 인물로, 어느 정도 안쓰러운 인물로, 그러면서도 약간 무서운 인물로, 따라서 비극적인 인물로그리는 것이었다. 탈미혹된 소비자에게 공적인 삶이 은신처가 될 수 있으려면 발언의 기술이 더 정교하게 다듬어져야 했다. ‘공적인 인간의 패배를 인정하는 것은 소비자 안에도 시민의 맥동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희망을 버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허시먼은 이것이 자기파괴적이라고 생각했다.희망을 포기하는 발언은 자기실현적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식인을 향한 윤리적 메시지가 있었다. 994-995

 

14.

<<손주들을 위한 사회과학>>. 허시먼은 윤리를 직접적으로 다루는 사회과학을 만들고 싶었다. ;윤리에 대한사회과학이 아니라 사회과학의 윤리를 다루는 사회과학 말이다. 999 합리적 행위자공동체적 정신이냐 사이에서 선택을 요구받던 시대에 결합되었으되 불안정한 주체야말로 통합된 사회과학의 초석이었다. 1000

 

마키아벨리는 인간이 어떠해야 하는지가 아니라 실제로 어떠한지에 기반해 정치학을 구성하려고 했고, 몽테스키외는 정치적 실천이 도덕이나 정의와 얼마나 많이 충돌하는지를 논하는 것이 무용하다고 경고했으며, 애덤 스미스는 이기심을 추구하는 머리를 감정을 느끼는 심장에서 효과적으로 분리시켰다. 마르크스조차 자본주의의 움직임을 이해하는 데 냉정한 과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1002 마르크스주의는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법칙을 추구했지만 그만큼이나 강렬하게 도덕적 분노에도 쏠려 있었다. 허시먼은 이 희한한 혼합, 풀리지 않는 이 모든 내부적 긴장이야말로, 과학에 중독되고 도덕적 가치는 거의 상실된 시대에 마르크스주의가 가질 수 있었던 그리고 지금도 가지고 있는 막대한 호소력의 원천이었을 것일고 언급했다.1003 허시먼은 도덕적 이해와 비도덕적 분석 사이의 풀리지 않는 마찰에 대한 주장을 정교화해 나갔다. 이 둘을 서로 분리되는 것이 아니고 어느 한 쪽이 다른 쪽을 누르고 승리하는 것도 아닌, ”영구적인 긴장관계에 있는 것으로서 제시하고자 했다. 1004 도덕적 사회적 규범은 시장과 별개가 아니라 시장이 기능하는 방식의 일부라고 볼 수 있었다. 1005 그에게 사회과학의 도덕성은 연구의 중심에 속하는 것이어야 했으며, 이는 사회과학자들이 도덕적으로 살아 있고 스스로를 도덕적 우려에 깊이 영향받도록만들어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게 된다면, 사회과학자들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도덕적으로 유의미한 연구를 생산해낼 수 있게 될것이었다. 1009

 

내부가 아니라 외부를 바라보는 것이 주는 즐거움과 자극을 재발견함으로써 객관적인 접근과 규범적인 접근 사이의 긴장을 극복하고자 한 것이다. 1015

 

<<집단적으로 앞으로 나아가기: 남미의 풀뿌리 경험>>1984 개발 업무를 진행하는 사람들이 좌절하는 흔한 원인 중 하나는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를 수량화가 가능한 것 위주로 측정해야 한다는 데 있다. 그러느라 다른 점들, 예를 들면 사랑이라든가 시민적 추구 같은 것들이 간과되어 버린다. 그것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자기육성과 향상, 머리와 심장을 조화시키고 자아와 사회를 조화시키기 위한 개선 등이 평가에서 누락되는 것이다. 프로젝트의 평가는 정해진 비용-편익 모델에 꼭 맞아떨어지지 않는 활동과 동기들에 열려 있어야 한다. 1025-1026 애초에 너무 거대한 비전을 가졌던 탓에, 계속 타협과 양보를 해 가며, 또 반대편의 힘에 의해 변형되어 가며 이루어지는 매우 제한적인 진보는 진보로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핵심은 완벽하게 만들 수 있느냐가 아니라 더 낫게 만들 수 있느냐이어야 했다. 1027

 

허시먼은 이 책의 독자와 이 책의 연구대상자가 분리되지 않길 원했다. 그래서 이 책을 개발이 실제 진행되는 과정을 기록한 여행기의 형태가 되게 하고 싶었다. (문어와 구어를 연결하고) 1037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의 혼합”. “사회의 모든 수준에서, 선진국에 비해 이 두 영역 간의 혼합이 도미니카 학교에서 더 많이 존재한다. 상층에서는 많은 기업인이 실제로 공적인 활동을 한다. 공적인 사안과 관련해 실제로 공식적인 지위를 갖고 있으며 공적인 대의와 단체에 시간을 많이 쓴다...우리는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이 섞인다고 하면 추한 면을 떠올리는 데 익숙하다. 그러느라 이러한 결합이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을 보지 못하고 어떤 종류든 진보에는 이런 결합이 필요하다는 것도 보지 못한다.” 1043

 

15.

<<반동의 화법:역효과론, 무용론, 위험론>>1991. 시민집단들 사이(진보진영과 보수 진영 사이, 급진 진영과 반동 진영 사이 등)에서 소통이 체계적으로 제거되는 현상에 대한 우려가 대중사회에서 원자화된 개인들의 고립이라는 문제보다 더 위험해 보인다. 1108 개혁이 왜 그렇게 망가지는지를 파악하려면 개혁을 향한 운동이 왜 그에 대한 거부감과 강렬한 적대감을 이끌어낸느지 파악해야했다. 1103 ‘위험 명제보수주의자들이 정치를 말할 때믄 좋은 의도에서 나쁜 결과가 나온다고 주장하면서 경제를 말할 때는 나쁜 의도에서 좋은 결과 가농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의도와 결과의 불일치를 찬양함과 동시에 비난한다. 1105 자신에게도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는 집단들이 열린 대화를 유지할 수 있는 역량이야말로 한 사회의 민주적 수준을 나타내는 척도이자 그 사회가 시민을 위한 미래를 일뤄 나갈 수 있는 역량을 얼마나 갖추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척도였다. 1109 1. 위험명제는 개혁이 과도한 비용을 유발하고 이전에 있었던 모든 혁신을 위험에 빠뜨리게 된다는 주방. 2. 무용명제는 변화를 위한 모든 노력은 무용하며 아무리 바꿔도 결국 제자리라고 말하는 주장. 1111 전통적인 적대와 비타협 담론으로부터 민주주의에 더 친화적인종류의 소통으로 가는 길은 길고 힘든 길일 것이다. 1117

 

16.

<<자기 전복의 경향>>1995 ‘정치 이전의 공동체적 감수성은 핵심을 놓치고 있는 개념이라고 경고했다. 충성심이란 정치로부터, 그것의 혼란과 가능성들로부터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 이전의 주장들을 전복하는 데서 나올 수 있는 것이다....과거의 개념들을 되짚어보려는 경향이 그 개념들을 확장할 수 잇는 방법을 찾기 위한 것이기에 그의 작업이 결코 완성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1133 <<경계를 넘다>>crossin boundaries




볕뉘. 지인의 모친상으로 부여를 다녀오다. 전날 소식에 몸과 마음이 흔들렸는지 하루 종일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다. 따스한 봄볕. 따뜻한 마음들이 그나마 작은 위안이 된 것 같다. 당사자는 오직할까 싶다. 애써 마음을 가다듬으려 하지만 몸짓에서 벌써 마음이 읽힌다 싶다. 대보수 마지막 날이라 일터에서 이렇게 매듭을 짓는다. 시계추처럼 끊임없이 반복하는 모습들이 읽혀 아쉽고 안타깝다. 한 번이라도 멈추면 한번이라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진보는 계속 나아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무지와 몽매에 가까운 것은 아닐까. 멈추시길, 그리고 둘러보시길...스스로 안까지. 마음 속까지. 자기전복의 경향조차 없는 무리들이 아니길. 스스로 증명하는 방법은 늘 열려있다는 사실까지 망각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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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패배주의적 사고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생각했다. 일의 진행 양상은 더 복잡하며 배움의 시기, 그리고 배운 교훈을 잊는 시기가 번갈아 온다. 이렇게 해서 완전한 혁명을 통해서만 변화가 가능하다는 생각이 강해진다. 곁에 이렇게 적어둔다. “전체를 모두 바꾸는 변화를 열망하는 것은 재앙을 만드는 조리법이다. 819

 

<경제 발전 과정에서의 소득불균형에 대한 참을성의 변화>. 열광에서 절망으로 전환한 1970년대 초반의 이 시기를 사람들이 하나의 집단적 감정에서 다른 하나의 집단적 감정으로 시계추처럼 이동한 순간이라고 보았다. 토크빌의 구절과 관련이 있는데 다른 사람이 더 나아지기 시작하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내 상황이 실제로 나아지든 아니든 상관없이 자신의 상황이 더 나빠진 것으로 느낄 수 있다. 열광에서 절망으로 시계추가 이동한다. 터널 효과 820

 

라로슈푸코의 <<회고록>>. 보상이 곧 올 것이라거나 마땅히 와야 할 보상이 오지 않고 있다는 인식(의미론적인 발명과 반전)은 감정을 뒤집을 수 있었다. 터널 효과는 환희의 첫 순간, 1960년대의 관용적인분위기를 나타낸다. 그리고 터널 효과가 사라지면서 1970년대에는 분위기가 분노로 바뀌었다. 정작 놀라운 것은 불안정성이 아니라 굉장히 널리 퍼져 있는 안정성이라고 생각했다. 안정의 지속은 폭동, 쿠데타, 혁명, 내전의 발생만큼이나 설명을 필요로 하는 일이었다. 822 <이해에 방해가 되는 패러다임의 추구> 해석적 사회과학이라 불리는 기념비적 논문.823

 

정책이 일으키는 부정적인 부수효과에 직면하게 된다. “남미 곳곳에서 국가가 차가운 괴물이 되어 가고 있는상황이었으므로, 이 현실을 조금이라도 설명하기 위해서는 예전에 긍정적인 부수효과들에만 강조점을 두었던 것과 달리 부정적인부수효과들을 파악해야만 했다. 830 1973. 허시먼은 과장된 희망 아니면 무기력한 절망이라는 양자택일에서 벗어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칠레에서 벌어진 일은, 자유시장은 해결책이 아니며사회주의 혁명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다시금 확인시켜 주었다. 833

 

필요한 것은 완전한 조명이 아니라 한두 개의 불빛이다. 837 산업을 고도화하는 과정이 문제에 봉착하면서 군부독재가 들어서고, 그렇게 들어선 독재 정권이 산업화 과정에 강제적으로 안정성을 부여하게 된다는 것이엇다. 오도넬의 논문은 새로운 재조정을 일으키는 국내 요인들에 관심을 둠으로써 좌파들이 주장하던 반제국주의도그마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또한 남미를 만성적인 규율 불가능성에 시달리는 지역으로 규정하는 미국 정치경제학의 케케묵은 이야기에 도전했다. 842 한편 허시먼은 오도넬의 경직된 단계론적 논의가 후방 연관 효과를 지나치게 과장하고 있으며 산업 발달이 가질 수 있는 다른 선택지와 다른 문제들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843 사회과학이 민주화된 남미에서 유용할 수 있으려면, 좌파와 우파가 희한하게도 서로 수렴해버린 견해, 즉 급진적인 해법이나 과거와의 완전한 단절이 없으면 발전은 존재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견해에서 멀어져야 했다. 846

 

<<자본론>> 산업적으로 가장 발전한 나라는 산업적 사다리를 타고 올라올 후발 주자들의 길을 먼저 갔을 뿐이라는 마르크스의 유명한 말을 늦게 시작하더라도 모든 자본주의가 동일한 경로를 갈 것이라고 해석되고 있지만, 바로 다음 단락에서 마르크스가 독일과 영국의 발전 과정이 매우 상이한 경로로 진행되었음을 세심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844 <<법철학>> 이미 1821년에 헤겔은 자본주의의 문제점들을 발산해낼 잠재적 배출구에 대한 논의를 담은 경제 이론을 만들었지만, 마르크스는 이 점을 보지 못했다.(헤겔이 제시한 배출구는 제국이었다.) 이를 간과하는 바람에 마르크스는 자본주의가 자신의 문제들에 대해 예기치 못했던 해결책들을 찾아 나가는 교묘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헤겔의 통찰을 활용하지 못했다. 845

 

개입적 변수들’. 경제 영역에서의 문제와 위기를 성공적으로 다루는 데 필요한 정책은 어떤 종류여야 하는지에 대해 지배층이 어떤 신념을 가지고 있는지 분석하는 것이 중요했다. 신념·개념·이념의 작동을 도입함으로써 경제 문제를 정치적 결과들과 연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경제발전 단계와 정치 형태 사이의 관계가 사람들이 갖고 있는 이념이나 인식에 의해 매개된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지배층이 특정한 산업화의 사이클이 효력을 다했다고 생각하는지의 여부에 따라 정치의 양상이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그 동기는 경제적인 것일 뿐 아니라 정치적이고 윤리적인 것이기도 했다. 849 터널 효과에 대한 수정: 경제 논의에 집중하다 보면 정부는 사람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경제 문제와 상당히 다른 것일 때조차도 경제문제라고 생각하다가 스스로 그런 조작의 희생자가 된다. 정치와 경제 사이, 신념과 행동 사이를 연결지어야 한다. 851 고통의 불협화음 속에 대안이 담겨 있다.신기루는 적어도 카라반이 목적지에 도착하게 만들기는 한다. 853 영웅과 악한을 찾아내려는 경향에서 벗어나 남미 독재 정원의 기반을 더 다양하고 온전하게 살필 수 있다면 그것을 더 빨리 없앨 수 있을 것이다. 순환논리가 아니라 윤리적인 목적이 필요한 이유는 이런 실용성에 있는 것이다. 854

 

사회가 대대적인 변화의 시기를 지날 때 그 변화의 과정에는 우연과 선택이 가득하기 마련이며, 이것을 파악하려면 이성의 한계를 겸손히 인정해야 했다... ...학자들이 자신의 한계를 받아들이면 오히려 경제를 더 잘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경제는 하나의 블랙박스가 아닙니다. 거기에서는 온갖 종류의 새로운 것들이 휘몰아치며 만들어지고 있습니다.”858-859

 

12.

 

<<군주론>> 권력의 신비에 대해 마키아벨 리가 무엇을 생각했는지를 보기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어떻게 생각했는지 보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865 스무 살 때는 마키아벨 리가 일반 원칙을 세우고자 한 것에 관심이 끌렸다. 그때 허시먼은 마키아벨 리가 추구한 원칙이 마르크스의 운동 법칙과 비슷하다고까지 생각했다. 장년이 된 허시먼이 다시 발견한 것은 역사의 법칙이 가진 아이러니를 드러내고자 한 회의주의자의 면모였다. 마키아벨 리가 인간이 상당히 경멸받을 만한 존재일 뿐 아니라 세상 또한 상당히 엉성하게 혹은 사악하게 조직되어 있다고 보았다는 것이다. 867 마키아벨리가 희소한 자원에서 극대치를 달성하고자 하는 경제학자처럼 주장하는 것을 다시 읽고 매우 놀랐다. 통치자가 미덕의 귀감이 되면서 동시게 국가를 유지하는 것은 애시당초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국가의 유지라는 제약조건 하에서 도덕을 극대화할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소비자가 예산의 제약 하에서 효용을 극대화하듯이 말이다. 868 고전적인 역설. 국가에서는 권력과 참여가 둘 다 필요하고, 결혼에서는 유사점과 차이점이 둘다 필요하다. 세계의 국가들은 종종 직선이 아니라 원으로 배열된다. 그래서 가장 좋은 국가와 가장 나쁜 국가가 가까이 붙어 있다. 명백히 상충하는 것으로 보이는 것들이 사실은 가까운 형제일지 모른다. 이 두 원칙은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869

 

MIT 컨퍼런스에서 경제 이론이 이렇게 끔찍한 방식으로 정치적 사건과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에 경제학자들이 그다지 충격을 받지 않는 것 같아 보이는데도 절망했다. 885 폴 샤믈리<<스튜어트와 헤겔의 정치경제와 철학>>. 막스 베버<<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나는 한 걸음 더 들어가서, 사람들은 그때 왜 새로운 원칙을 찾고자 하는 강박을 가졌던 것일까에 대해 탐구해 보고자 한다. 당시의 사람들에게는 절박하게 답을 구하고 있는 문제가 하나 있었다. 17세기에...대부분의 사람들이 겪던 절망적인 고통에서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하는 문제 말이다. 887 자본주의가 처음 생겨났을 때의 이론을 도출하여 자본주의의 억압된 기억을 되살릴 수 있다면, 희망을 시장의 구원에만 두거나 사회주의 혁명에만 두는 극단주의의 유혹을 꺾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 888 몽테스키외,<<법의 정신>> “사람들이 다음과 같은 상황에 있을 수 있다면 매우 운이 좋은 것이다. 정념은 그들을 사악해지는 쪽으로 추동할지 모르지만 그들의 이해관계가 그들이 사악해지지 않는 쪽에 걸려있는 상황.”888


애덤 스미<<법학 강론>>. 허시먼은 스미스가 경제적 인간이라는 개념을 발명하고 이 새로운 인간상을 연구하는 학과를 만들면서 경제를 정치에서 분리한 사람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스미스가 사실은 경제와 정치의 관계에 관심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이 책은 그에게 매우 새로운 통찰을 제공했. 894 마키아벨리 <<로마사 논고>>. “무장한 시민들은 자신의 자유를 위해 싸울 수 있는 사람들이며, 사회에 여러 계급이 존재하도록 함으로써 각 계급이 서로를 견제해 권력이 계속해서 분리된 상태로 있게 만들어서 자신의 자유를 지키는 사람들이었다. 스키너은 이런 이미지가 몽케스키외 공화주의론, 루소와 연결되었고 행동주의적 사상이 갖는 강점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896 어떤 유형의 경제 관계는 어떤 유형의 정치로 이어진다. 897 헤겔을 인용하면서 이제 영웅적인 이상무너졌고그 자리에 실천을 통한 변화가 들어섰다고 결론 내렸다. 그는 인간은 그가 하는 일을 하면서 변화될 수 있다.” 899

 

<<정념과 이해관계: 자본주의가 승리하기 이전의 자본주의 옹호 주장들>>. <<진보를 향한 여정>>을 집필하면서 정책 결정자들을 읽어냈듯이 이책을 집필하면서 고전 사상가들을 읽어냈다고 볼 수 있다.900 ‘정념이해관계라는 말로 새로이 포장함으로써 개인의 충동이 덜 충격적으로 보이게 되었고 사회에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범위로 흡수 가능하게 되었다. 스미스는 이를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개념으로 한 단계 더 발전시켰다. <<국부론>>에서 우리가 저녁식사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푸주한, 양조인, 제빵인의 이타심 때문이 아니라 그들 자신의 이해관계(이기심) 때문이다.“ 허시먼은 스미스가 선택한 단어들에 밑줄을 그었다. 사회가 호소할 수 있는 곳은 개인의 인류애가 아니라 자기애이며, 우리의 필요가 아니라 그들의 이득이다.901 


사적인 이기심을 추구를 옹호했지만 공적인 도덕적 태로를 잃지 않았던 사람으로서 스미스를 부활시킴으로써 투쟁의 양편에 다리를 놓고자 했다....902 허시먼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스미스에게서 정념이나 악덕과 같은 단어들이 이익이해관계와 같은 밋밋한 단어로 바뀌었는데, 이는 의도적인 것이었다. 인간의 동기들을 이런 식으로 새롭게 표현함으로써 그것들이 더 계산가능하고 예측가능하며 일관성 있는 것으로 인식되게 만든 것이다... ..의도치 않게 공공후생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는 것을 이렇게 표현한다. ”둘다 한 쪽의 어리석음과 다른 쪽의 근면이 점차로 가져오게 될 거대한 혁명을 예견하고 있지도 않았고, 그러한 혁명을 가져오기에 필요한 지식을 알고 있지도 않았다.“ 903 <<도덕감정론>> 그들의 주머니에는 별로 편리하지 않은 물건들로 가득하다. 그들은 이런 것들을 더 많이 지니고 다니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옷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주머니를 만든다.....스미스는 넓은 의미에서 공화주의 정신을 따르고 있었다. 정부가 스스로를 제약하는 규칙을 통해 국민과 국민의 번영을 위해 복무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904

 

반작용적인 정념들로부터 반작용적인 이해관계들이 나오고, 이러한 대치되는 힘들로부터 견제와 제약의 원리를 도출할 수 있다고 본다. 희망은 복잡한 혼합, 긴장, 변증법에서 나온다. 이해관계는 사실 각 본성의 좋은 면들만 취한 것이라고 여겨졌다. 자기애적인 정념은 이성의 제약을 통해 개선되고, 이성은 정념에 의해 방향지어지면서 둘 다 향상되는 것이다.... 그 시절에 이해관계의 원리가 진정한 구원의 메시지로 받아들여졌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909-910 


<<국부론>>에서 스미스가 수행한 혁명적인 작업은 이기심의 추구에 경제적인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사상가들은 이기심이 통치자의 과도함을 억제하게 될 것이라고 정치적인 언어로만 이야기했다. 허시먼은 이 결정적인 움직임이 정치학과 경제학을 분리하는 기반을 닦았고, 개인의 사익 추구를 더 계산가능하고 예측하능한 질서의 기초로 삼으려는 시도의 토대를 만들었다고 보았다. 910 <<정념과 이해관계>>에서 주되게 설명하는 부분은 스미스가 한때는 반의어였던 이해관계와 정념을 유의어로 만들었으며, 그럼으로써 모든 이가 자신의 개인적 이해관계를 따라갈 때 사회 전체의 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개념을 불러올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911

 

고전 사상가들은 정념과 이해관계를 경제적인 정신 속에 흡수할 수 있는 존재로서 결합된 자아을 제시할 수 있었고, 이와 동시에 이렇게 재결합된 자아의 자율성을 정치적 정념으로 가득차 짓밟고 간섭하려고 하는 국가에 맞서는 기제로서 제시할 수 있었다.912 허시먼은 애덤 스미스가 보이지 않는 손의 연금술 속에 녹여 없애버린 인간 충동들의 경쟁, 갈등, 긴장, 그리고 비유의어적인 특질들을 되살리고자 했다. 이러한 자아 모델, 즉 복잡하면서도 결합되어 있고 그러면서도 불편한 자아 모델을 사라졌다. 그래서 허시먼은 역사로 돌아가서 원래의 열망과 우려를 되살리기 위해 정념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913 


정념과 이해관계는 공동의존적이었다. 견제가 없을 경우, 정념의 지배는 끔찍한 유토피아로이어질 수 있었고 이해관계의 지배는 영혼 없는 실용주의로 빠지게 될 수 있었다. 915 허시먼과 스미스 모두 개인을 복잡한 존재로 보는 견해를 유지하기 위해, 그리고 사회의 섬세한 균형점이라는 개념을 촉진하기 위해 분투했다. 스미스가 앞을 내다보며 그랬다면 허시먼은 뒤를 돌아보며 그랬다는 점이 달랐을 

뿐이다.916 간은 상호경쟁하고 또 상호결합되는 충동들이 유장하게 투쟁하는 서사의 무대이다. 허시먼은 그럼으로써 인간이 이기적인 획득의 욕망과 공동체적인 미덕을 둘 다 갖는 근대적 인간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921 토크빌: 정부에 질서유지만 요구하는 국민은 본질적으로 이미 노예이. 그 자신의 후생의 노예인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족쇄를 채울 사람이 등장할 수 있다. 912




볕뉘. 생각보다 길어져 한 번 더 밑줄을 챙겨야 할 것 같다.  그의 저작은 다작은 아니지만 많은 것들을 함유하고 있다. 분량 역시 길지 않다. 설핏 읽었던 정념과 이해관계 최신 출간본은 그 근저에 많은 뿌리들을 함유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그 고민과 방향을 새겨준다고 볼 수 있다. 좀더 깊은 해석과 읽기가 필요한 듯싶다.  아마티아 센의 경제학에서 복수 개념들이 많이 등장하고, 또 다른 허시먼의 책 서문에도 등장한다. 책을 읽다보면 아시겠지만 아마티아 센은 허시먼의 조카사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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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경제발전전략>>

 

균형성장. 발전을 가로막는 모든 장애를 동시에 공격하면서 인플레이션이나 국제수지 불균형 같은 탈구는 최소화할 수 있는 정교한 전략을 세워, 그 장애들을 한꺼번에 타파할 필요가 있다. 빈곤국의 사회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동시에 갈등과 충돌은 정교한 전략을 통해 최대한 피한다는 목적을 가진 접근법.582

 

허시먼은 전체를 아우르는모델에 회의적이었다. 또 병리적인 후진성에 주목하기보다는 역사에서 불균형이 수행해 온 긍정적인 역할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584

 

성장은 구조적 불균형을 해결하는 과정이라기보다는 만들어내는 과정이었다. 그는 불균형이야말로 남미 국가들에서 성공적인 경제발전을 설명해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588

셸링은 사회변동의 동력을 보려면 사람들이 구사하는 전략들의 차이에 주목해야 하며, 이론들의 차이에 주목하는 것은 그리 의미가 없다고 보았다. ‘전략은 셸링과 허시먼 둘 모두의 키워드였다. 594

 

그는 카프카의 글을 다음과 같이 메모해 놓았다. “인간이 저지르는 모든 잘못은 참을성이 없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대죄의 근원이었다. 그리고 다음 구절에 밑줄을 그어 놓았다. “우리는 참을성이 없어서 밀려난다. 참을성이 없어서 되돌아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599

실패하는 것, 그리고 실패를 통해 배우는 것이 성공의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실패와 성취가 반드시 대척적인 개념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었다. 601

 

버크 <<프랑스혁명에 대한 고찰>> 메모. “우리의 적이 우리를 돕는 자이다. 우리와 씨름하는 상대는 우리의 신경을 강하게 해 주고 우리의 역량을 연마해 준다.” 여기에 허시먼은 어려움을 모면하려는 우리의 노력과 어려움에 대해 친숙하게 잘 알게 되는 것에 대한 생각을 덧붙여 놓았다. 602

 

허시먼이 말하는 개혁은 긴장을 인정하고 내생화하는 것을 의미했다. 그는 긴장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개인의 경우도 그렇고 한 사회의 경제에도 최적 수준의 긴장이 존재한다...변화는 긴장에 의해 동력을 얻으며, 긴장이 없으면 변화는 정체 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다. 개혁가에는 두 유형이 있다. 1. 무언가가 실제로 잘못되었기 때문에 바꾸려는 사람과 2. 현재 상황이 참을 수 없고 재앙적인 미래를 가져오리라는 인식 때문에 현상황을 바꾸려은 사람이 또 한 유형이다. 603

 

당시 주류이론은 개발이란 모든 장애를 일거에 제거하는 과정이며 그렇게 하고나면 그 경제가 발달된새 균형점을 향해 순조롭게 나아가리라 보는 견해였다. 그는 이것이 허황된 생각이며 인과관계가 거꾸로 된 주장이라 지적했다. 그가 보기에 압력, 긴장, 불균형을 만들어 내는 것이 운동을 추동하는 기본 동력이 되어야 했고, 그 다음에는 그것이 더 많은 마찰과 긴장을 내놓을 수 있어야 했다. 긴장을 만드는 장애와 제약들에는 숨겨진 합리성이 있었다. 608

 

압점사회간접자본보다 공업, 농업, 무역 등의 분야에 직접투자를 하는 것이 더 나았다. 이런 분야가 팽창해서 다른 쪽에 병목과 장애를 만들어냄으로써 사회간접자본의 부족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후진성과 후발성은 일반적인 순차적 단계대로 가지 않고 몇 단계를 건너뛰거나 뒤바뀐 순서로 갈 수도 있었다. 역사를 거쳐가는 길은 하나가 아니었다. 경제 전문가는 더 섬세한 행위자여야 했다. 610

 

연관효과전방 연관 효과는 제품이 소비자에게 전해지는 과정에서 제품의 정교화나 마케팅 등과 관련된 경제활동을 일으키는 것이고, 후방 연관 효과는 제품을 만들고 다루는 데 들어가는 투입요소에서 발생하는 연관 효과를 의미한다. 저개발 사회에서 희소한 것은 자본도, 중산층도, ‘기업가 정신, 개인주의적 근대성의 토대를 닦을 올바른 문화도 아니었다. 그보다 더 근본적으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의지와 기량, 개발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했다. 빅 푸시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하게 되면, 사람들은 다른 기회를 인식하지 못하게 되고 스스로의 힘으로 의사결정을 할 역량이 없다고 느끼게 된다. 611-612

 

불균형성장을 본다는 것은 작은 것들이 발달해가는 역할을 본다는 의미이다. 중요한 것은 지금이 바로 그렇게 해야 할 때라는 사실이다. 우리 각자에게 자기만의(그런데도 일반적인) 진리가 존재한다. 우리는 그것을 찾아내고, 그 다음에 부지런하고 용감하게 그것을 따라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614-615

 

8.

 

정책 결정과 경제개발에 개념이나 인식이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630 우리가 정작 알아내야 할 것은 무언가가 애초에 어떻게 문제로 인식되는가와 그러한 인식이 해결책을 구성하는 데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두 방향을 동시에 보아야 한다. 653 <<진보를 향한 여정>> 답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하고 책을 쓰는 경우와 문제를 가지고 있는데 책을 써야만 해소될 수 있을 정도로 그 문제를 밀도 있게 연구해보고 싶어서 책을 쓰게 되는 경우 가운데 후자이다. 질문에서 시작하면 하나의 답이 아니라 다양한 답들을 발견하게 된다. 653-654

 

개혁생성전도사reformmonger. 결론이 미리 정해져 있지 않은 채로 전개되어 가는 역사를 드러내고 대담한 개혁을 지지할 수 있는 분석을 제시해야 한다. 이 책에서는 단지 관찰자와 개혁가 사이의 거리를 없애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 둘이 합쳐진 인물상을 제시하거 거기에 이런 이름을 붙였다. 아직 결론이 정해져 있지 않은 역사야말로 사회과학이 역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회라고 보았다. 콜롬비아 대통령이 되는 예라스 레스트로레포는 그 말에 보태어 농민들이 정당 이외의 영역에서도 정치적으로 더 활발해지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 정치 정당으로서보다는 기업 같은 이익집단으로 말이다. 662-663

 

개혁은 프티부르주아적인 위로제라고, 어떤 사람들은 장애물이 너무 많아 걸려 멈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보았다. 양쪽 모두, 모든 것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고 보는 염세주의적 견해를 설파하고 있었다. <<진보를 향한 여정>>이 체 게바라의 베스트셀러 <<게릴라전>>에 맞서는 균형추가 되길 바랐다. “혁명과 개혁을 가르는 경직된 이분법을 깨고, 실제 세계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이 두 가지의 전형에서 벗어나 있다는 사실을 보이는 것이 허시먼의 목적이었다. 669

 

9.

 

어쩌면 좁은 의미의 실패가 넓은 의미의 효과를 달성하는 데 필수적인 것이 아닐까? 691 다모다르 계곡 개발 공사는 현지에서 경쟁자와 모방자들의 등장을 성공적으로 유도했기 때문에 실패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현지 경쟁업체들 자체는 크게 효율적이지 않을지 몰라도 다른 이들의 효율성과 기업가 정신에 자극을 주고 있었다. 이 프로젝크는 수요를 촉발시킴으로써 더 많은 기업 활동을 야기시켰고, 그런 의미에서 건설적인 압점역할을 한 셈이었다...사공이 너무 많아서 일이 진행되지 않고 적을 만들게 되는 상황이다. 이런 저항은 더 많은 적응과 변화의 압력을 만들어낸다. 이런 점들을 보려면 예측된 것이 아니라 예측되지 않았던 것들을 볼 수 있는 눈이 필요했다. 691-692

 

<<이탈, 발언, 충성심>>

나이지리아 프로젝트가 끔직한 내전으로 치닫게 될 줄 예상하지 못했다. 출장뒤 논쟁으로 시작된 분쟁은 내전으로 격화되었고 300만 명이 목숨을 잃게 된다. 허시먼은 충격을 받았고 자책했으며 적지 않게 겸손해졌다. 개인적으로 개발이 초래할 수 있는 재앙을 보지 못했다는 것, 그리고 세계은행의 의뢰로 진행한 연구에서도 이 점을 평가하지 못했다는 것. 이 것이 이 책을 쓰는 동기가 된다. 696 어떤 종류의 프로젝트에서는 이득이 쉽게 계산되거나 수량화되지 않는다. 그래서 가장 생산적일 때조차도 그 이득이 파악되지 못한다.697 구체적인 내용들을 재료로 삼아서만 추상적인 내용이 만들어지게 하는 방식으로 정보를 조직했다. 추상은 구체적인 특성을 파악하는 데 통찰을 줄 수 있는 경우에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 702 각 프로젝트가 갖는 행동적 특성성격적 특질을 봐야한다. 703 그 특질들을 염두에 두면서 발견의 항로를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704 예기치 못한 긍정적인 부수효과들, 특히 해당 환경에서 행동과 제도에 변화를 이끌어낸 효과들에 눈을 열고 그 프로젝트에 대한 모니터링까지 포함해야 한다. 705 해당 프로젝트의 테크놀로지가 그 프로젝트가 흘러가게 될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독립변수 중 하나다. 기차, , 관개 수로, 도로 등이 각각 활동과 성과의 내용과 범위를 조건짓고 있다. 08 ‘숨기는 손’. 덜컹거리면서도 성취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만든다. 가격이론의 가격설정자, 가격 수용자의 개념을 들여와 특질 수용자는 기존에 존재하는 문화적 제도적 환경에 적응해 가면서 진행되는 프로젝트를, 특질설정자는 환경을 바꾸고 제도적 여건을 더 적극적으로 변화시키면서 진행되는 프로젝트로 일컫는 말로 쓰일 수 있었다. 709-711

 

<<개발프로젝트 현장>>. 원칙<<경제발전 전략>> 정책<<진보를 향한 여정>> 삼부작, 프로젝트인 이 책. 프로젝트란 예견하지 못한 방향과 계기들을 따라갈 수 있게 열려 있어야 하며 그 과정을 계속 점검해 가면서 득이 되는 것들을 촉진하고 해가 되는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주장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탄생한 작품이었다. 715

 

멸망생성 전도사. 패러다임과 인식에 갇히 죄수. 남미에는 근본주의적 진단을 하는 경향이 강했다. 따라서 위기는 만성적인 것이며 모든 문제가 뿌리 깊은 근원에서 비롯한다고 여겨졌다. 이것이 우파의 상황이었다면, 남미 좌파들은 그 반작용쪽으로 치우쳐 있었다. 이들에게 비근본적인요소들을 사소한 것으로 치부되어 기각되었다. 우파는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가 자본주의로 전환을 강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고 좌파 역시 구조주의적 편향에 빠져서 혁명만이 돌파구라고 주장했다. <남미 수입대체산업화의 정치경제>는 남미경제사의 고전이 되는데 양 극단의 중간에 길을 내야 한다는 대의를 옹호하는 주장으로 스스로의 서사를 갖는 과정으로서 산업화를 살려냈다. 허시먼은 종속이론에 대한 논쟁의 익숙한 문제들을 떼어내 태도정신으로 옮겨놓음으로써 새로운 장을 열었다. 그의 마음은 슬그머니 일으키는 혁명을 강조하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었지만. 726-730

 

10.

 

<<이탈, 발언 그리고 충성심>>

해결하기 위해 문제를 창출한다. 747

 

허시먼은 사회과학의 통합을 추구하고 있었다. 그는 협소한 학과주의를 극복하려면 경제학, 정치학, 사회심리학, 도덕윤리학 사이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763 장애를 너무 거대하게 인식하면 그 장애가 결코 변화될 수 없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잠재적인 대안들이 억눌리고 개혁의 길이 놓이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반면 장애물을 새로운 방식으로 인식하면 그것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었다. 769

 

페스팅거 연구팀의 심리학자들은 신념과 태도가 행동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이 신념과 태도의 구성요소임을 보여주었다.(UFO종말론신자 연구) 770 변화를 설명하는 내생적 이론이 있다면, 상황이 좋을 때나 암울할 때나 개혁을 옹호할 수 있을 터였다. 773 허시먼은 소외위기라는 프레임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가 추구한 것은 인간 내면의 불안정성을 인정하면서도 인간 행동의 핵심에 대한 통찰을 줄 수 있는 이론이었다. 이탈과 발언 모두를 건전한 상태로 유지할 필요가 있도록 조직의 디자인을 향상시킨다면 여기에 회복을 위한 희망이 있었다.774-775 태도변화가 사회변화의 전제조건이라고 보는 일차적인 순차관계를 깨뜨림으로써, 훈계를 통해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려 하는 것이 갖는 한계를 지적하고자 했다 776 사람들은 완고한 이탈자도 아니고 순수한 항의자도 아니다. 서로를 보완하며 서로를 잠식한다. 이책이 집중하고 있는 것이 기본적인 충동들을 포착한 뒤 거기에서 나온 행동이 어떻게 유동적이고 혼합적이며 불완전한 현실을 창조하는지, 혼합과 교환의 연금술을 보여주었다. 781 어쩌다가 최적의 혼합이 존재할 수도 있겠지만 그 혼합이 안정적인 균형점은 아니었다. 충성심조차도 안정적인 것이 아니며, 그 뒤에는 휘몰아치는 인식의 과정이었다.(아브라함의 고뇌를 설명한 키르케로르글) 개인주의적이고 다른 하나는 집단주의적이라는 식으로 이탈과 발언을 마치 양극단의 전형인 것처럼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이 둘의 상호작용이었다. 시민이 해결해야 할 문제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동시에 존중을 표하는 것이었다. 즉 소비자-구성원, 소비자이자 구성원이 되어야 했다. 782-783

 

무질서와 불균형의 사례들은 외생적인 요인에 의한 역기능이라고만 설명되었고 고유함, 예외, 비정상은 기본적인 개념 설정에서 아예 제거되었다. 허시먼은 이러한 문제설정 방식을 거꾸로 뒤집고자 했다. 불안정성, 무질서, 불균형을 중심에 놓고서 그것들의 작동이 어떻게 내생적인 이론을 구성하는 토대가 될 수 있을지 알아보고자 한 것이다... ...이 글은 아주 절묘하고 적절하게 옛 개념들을 새롭게 생기 있는 언어로 다시 표현하고 있으며, 그것들 사이의 관계를 전에 없이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784-785 이 책에서 충성심은 독립된 행위라기보다는 적극적인 행위들인 이탈과 발언 사이의 계산에 영향을 미치는 배경요인으로 취급되었지만, 충성심이 높은면 이탈보다는 발언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처럼 이탈과 발언 사이의 전투에서 핵심 개념이다. 786-787

 

<정치경제학과 가능주의><<희망으로의 편향:남미와 개발에 대한 논문들>>. 가능주의자. “우리는 늘 변화를 예측하려고 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예측은 확률적으로 발생할 법한 것을 알아내는 것을 의미한다. 허시먼은 확률적으로 발생할 법한 probable이라는 단어를 잠재적으로 가능성이 있는 possible'이라는 단어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키르케고르는 가능한 것있을 법한 것을 구분했다. 그리고 플로베르의 언명인 결론을 내려는 열망에 반대하라를 떠올렸다.794-795 그는 이 책에서 가능주의자라는 인물을 도입했고, 가능주의자들이 지침으로 삼을 나침반으로 미리 투사되지 않은 미래를 가질 권리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이는 소외를 극복한 삶을 현 상태에 대한 완전한 반대 테제로서만 상상하는 혁명주의자들에 대한 공격이자, 자신이 만든 예측 모델을 가지고 그것을 이해할 능력이 없다고 간주되는 사람들 위에 군림하려고 한 주류 사회과학자들에 대한 공격이었다. 796 나는 인간 행동의 의도하지 않은 결과들이 매우 강력할 수 있다고 믿으며, 이 지점에서 급진주의자들과 결별한다. 또한 만족을 느끼려면 필요한 폭력의 마지막 건빵한 조각을 통해서만 올 수 있다고 믿는다. 이 지점에서 나는 자유주의자들과 결별한다.(톨스토이 우화:롤빵을 먹고도 배가고파 마지막에 건빵 하나를 먹고서야) 797

 

우리가 가진 시간과 노력 중 적어도 일부라도 여러 요인이 최적으로 조합된 상태를 알아내려고 하기보다 여러 요인이 시계추처럼 번갈아 발생하는 것에서 나올 수 있는 유용성을 파악하는 데 쓰여야 한다. 799
















볕뉘. 플로베르는 아직 접해보지 못했다. 그러지 않아도 검색을 해보고 있었는데 마침 로쟈님 페이퍼가 있어 참고해본다. 플로베르 외 키르케고로, 몽테뉴를 리콜 해봐야할 듯싶다. 카프카는 어느 정도 읽었다고 여겼는데 언급되는 단편 가운데 읽지 못한 것들이 있다. 제목은 카프카의 말이다. 감사하게도 모든 장의 시작은 카프카의 말로 시작하고 있다.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로 출간되어 있는 <<이탈, 발언 그리고 충성심>>으로 기재된 책은 쉽게 읽힌다 싶었는데, 그 배경들을 감내하면서 읽어야 된다. 가볍게 이력이 적혀 있는데, 이런 읽기도 다른 저작에 고스란히 이어진다. 하물며 말미 저작은 동화책같다는 평판도 받는다. 책들마다 고민들이 새겨져 있으며, 엄청난 독서 역시 이어지고 있다. 어젯밤, 책 내용이나 고민들이 내려와 힘들었다 싶다. 얼기설기해진 마음은 책걸이라도 해야 되지 않겠는 하는 감정까지 일었다. 그 마음들은 다른 곳에 새겨두어야겠다 싶다. 분량이 많이 길어졌다 싶다.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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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시먼에게 분리새로운 조합의 가능성을 창출하는 것이었다. 그는 가능주의possibilism라는 말을 만들기도 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이 단어는 쾌락은 실망을 주지만 가능성은 절대로 실망을 주지 않는다는 쇠렌 키르케고르의 유명한 경구를 차용해 자신의 기질을 드러낸 것이었다. 27

 

허시먼은 사건이 변칙적이거나 일탈적이거나 뒤집힌 순서로 전개될 가능성을 생각해 보고 그것을 잠재적 경로로서 그려 볼 수 있도록 연구자의 상상력을 재설정해 줄 사회과학을 만들고 싶었다. 미래의 역사가 나아갈 수 있는 대안적 경로에 여지를 열어 줄 다양한 조합들을 탐색해 볼 수 있도록 말이다. 28

 

오래될수록 딱딱해지는 것이 아니라 물컹해지는 바게트 빵처럼, 허시먼은 역사가 일반 법칙들을 거부하면서 전개되는 다양한 방식에서 의미를 발견하고자 했다. 33

 

좋은 시는 위대한 발명품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것 같아. 매우 단순하지만 읽는 사람이 그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잖아. 37

 

정통과 확실성만 추구하다보면 의심과 회의가 가져다줄 수 있는 창조적인 가능성들과 예기치 못했던 경로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들을 배제하게 될 수 있다. 45

 

앨버트 O.허시먼의 이야기는 개인사의 형태를 취한 한 시대의 기억이고, 실망에서 희망을, 긴장에서 해법을, 불확실성에서 자유를 발견하는 새로운 사회과학의 이야기이며, 지식인들이 겸손하면서도 대담한 태도로 관찰할 때 더 잘 포착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들의 원천으로서 사회 세계를 바로보는 문학적 스타일의 이야기이다. 50

 

1.

 

우리는 세상에 대해 울거나 웃을 게 아니라 세상을 파악해야 한다.“ 118

 

결국 이 명령은 무언가를 첫 인상에 조롱하거나 적대시하지 말고 그것을 탐구하고 파악하고 고려하라고 요구한다. 그럼으로써 이 명령은 우리가 선전 구호만 넘쳐나는 상황에 맞서도록 이끈다. 스피노자의 가르침은 바로 그런 상황, 괴테의 말을 빌리면 개념의 빈틈을 말로 때우는 상황에 맞서 우리가 지켜내야할 이상으로 옹호되어야 한다.” 119

 

아우어바흐 우리는 정밀과학을 우리의 모델로 삼아야 한다. 우리의 정밀성은 구체적인 것들과 관련이 있다. 역사라는 예술에서 위대한 도약은 판단의 관점을 정교화하는 데서 나온다. 그렇게 해야만 다양한 시대와 문화를 그것들 자신의 전제와 견해들에 비추어 파악할 수 있고, 그것들을 최대한 발견해낼 수 있으며, 현상을 외부적 요인으로만 설명하는 모든 절대주의적 분석을 게으르고 몰역사적인 것으로서 기각할 수 있다.” 213

 

에우제니오는 주위를 보라고 조언했다. 세계의 현상들을 먼저 포착한 뒤 거기에서 아이디어가 나오게 만들라는 것이었다.....행동을 취하기 전에 객관적 조건들이 성숙하기를 꼭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 218

 

프티 이데. 작은 것들은 큰 통찰을 주면서도 그 통찰로 환원되어 버리지 않았다. 반면 거대 개념은 세계를 완전히 파악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여러 원인들이 있는 사회적 과정들을 단 하나의 원칙으로 설명하려했다. 이를 피하려면 현실을 부분 부분으로 이해하고자 노력해야 하고 자신이 관점이 주관적일 수 있음을 인정해야했다. 220

 

그가 확실성을 인정한 예외가 하나 있었다면, 회의주의의 가치였다. 그는 회의야말로 유일하게 확실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불확실성은 내가 틀렸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회의는 무언가를 내가 알고 있다고 확신하지 않는 것이다. 전자는 자신감을 약화시키지만 후자는 그렇지 않다. 콜로르니는 의심과 회의가 창조성을 갖는다고 여겼다. 세상을 보는 대안적인 방식을 허용하기 때문이었다. 221

 

햄릿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자는 것이 이탈리아의 사상적 맥을 짚고 있던 친구들의 말이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에서 햄링이 아무런 동기부여도 일으키지 못하는 종류의 회의주의를 보여주었다면, 친구들은 회의주의가 행동을 추동하는 힘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고자 했다. 222

 

2.

 

영국에 왔을 때 내 눈에서 비늘이 떨어져 나갔다....그곳에서야 비로소 나는 경제학이 정말로 무엇인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235

 

그의 전환은 복잡하고 혼란스러웠다. 마르크스주의를 버리고 하이에크를 택한 것이 아니었고 계급 분석을 버리고 케인스를 택한 것이 아니었다. 여기에는 통상적인 전환이나 개종이야기에서보다 훨씬 많은 숙고와 선택과 적응의 과정이 있었다. 236

 

훗날 새러는 허시먼이 문학작품을 읽으면서 주인공이 특정한 환경에서 어떻게 인지적 ·감정적 과정을 거쳐 의사결정을 내리고 행동하게 되는지에 매력을 느꼈다....엘버트는 작가가 주인공읫 심리에서 상황적 결과들을 도출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상황에서 심리적인 결과들을 도출하는 것에 놀라워했다고 한다. 268 ”관찰하라, 쉼없이 관찰하라.“ 269

 

카스텔루치. 피콜로 이데. 하나. 유쾌한 상상을 설명의 핵심으로 삼는다. . 상상력이 사람들의 믿음을 구성하고 믿음이 행동을 구성함으로써 세계사의 사건들에 영향을 미친다. . 회의와 의심은 도덕적 성찰과 행동에 대한 개념을 꺾기는커녕 오히려 더 강하게 만들었고 그 덕분에 허시먼은 모든 실천은 그에 앞서 역사의 전체성을 파악해야만 가능하다는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271

 

3.

한 국가의 경제정책은 단순히 무역 통제를 향한 내생적 경향성에서 발생하는 기술적이거나 실무적인 반응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그 경제정책의 밖에서, 그리고 위에서결정된 정치적 정책을 실현시키기 위한 도구로 보아야했다. 302

플로베르는 회의주의적인 합리주의자로 키워진 한 젊은 남성에게서 비이성적인 요소들이 미신의 형태로 분출한다는 주제를 담고 있는데, 여기에서 합리주의는 해결책도, 만병통치약도 아니고 방향을 잡기게 그나마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의미하지. 위기를 겪고 난 뒤에 우리는 어떻게든 그 입장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 같아.“ 356

<<국가 권력과 교역 구조>> 허시먼은 독일과 이탈리아의 경제적인 공격성을 생각하고 여기에 보호주의, 국가 개입, 독점 등으 일반적인 경향성을 결합하면서, 어느 국가가 폐쇄적인 경제적인 경제정책을 편다고 해서 그것이 곧 그 국가가 경제 문제에 대해 국가 내부만 바라본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점을 드러내려고 했다. 폐쇄적인 경제정책은 오히려 외부를 향한 무역 전략을 촉진했다... ... 세계경제 시스템의 붕괴와 거대 블록 간의 충돌은 불합리한 것도 아니었고 민족주의적인 병리현상도 아니었다. 그것은 체제의 기본적인 모순에 대해 각국이 합리적으로 취할 수 있는 반응이었다... ...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들이 주장해 온 것과 달리, 제국은 자본주의의 주기적 위기가 초래한 결과가 아니라 교역에 내재된 상호의존성에서 기인하는 결과였다. 376 공급효과/영향력 효과. 이런 방식으로 교역은 타국에 강요를 행사하는 수단으로서 전재의 대체재가 된다. 약한 무역 상대국을 굳이 물리적으로 정복하지 않고도 지배할 수 있는, 20세기식 제국주의 모델인 것이다. 379

 

4.

 

가능한 것들에 대한 열정. 가능한 것들의 범위를 인식하는 것, 그 인식의 범위를 넓히는 것, 때로는 있을 법한 probable'것을 포기하면서까지 가능한 possible'것들을 추구하는 것. 이것이 그가 이후 계속해서 되살리게 되는 프티 이데의 기초가 된다.(possible은 잠재적인 것으로서의 가능성을, probable은 현실적으로 있을 법한 것으로서 가능성을 말한다.) 421

 

5.

 

그는 마셜 플랜이 입안될 때 뒤에서 보이지 않게 움직인 사람 중 한 명이었다. 464. 최적의 위기. 란 변화를 강제할 수 있을 만큼은 크지만 그 변화를 끌고 나갈 수단까지 무력화시킬 만큼은 크지 않은 충격을 일컫는다. 466 유럽국가들이 문을 닫아걸고 배타적인 양자간 협상을 하기 때문에 유럽 지역 내 무역이 침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쟁 부채를 갚기 위해 외환을 확보하고자 하는 절박함은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 유럽 지역에서 무역이 되살아나지 못한 다면 유럽은 막대한 대미 무역적자를 줄일 수 없을 것이었다. 그렇게 순지출이 순유입을 계속 초과하게 되면 미국의 원조죽은 것이나 다름없는 환자를 치료하려는 격이 되고 말 것이었다. 468

 

인플레이션과 무역적자 사이에서는 인과관계가 양방향으로 작동한다고 주장했다. 476

 

좁은 의미의 마키아벨리적인 관점에서 통합된 유럽이 생기는 것이 미국에 유리하지 않다는 주장이 있어 왔다. 하지만 현재의 경험이 보여주는 바, 미국이 유럽을 전체로서 본다면 우리의 이익은 유럽의 통합에 의해서만 달성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미국은 유럽을 하나의 지역으로 다루어야 했다. 480 각국에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지 않으면서 유럽의 금융과 재정을 상호 긴밀히 연결시킬 수 있는 통화 금융 조직의 구조를 어떻게 생각해낼 것이냐였다. 482

 

6.

 

무언가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배워 나가고 현상을 면밀히 관찰하는 기술은 몽테뉴와 콜로르니의 영향으로 이미 형성되어 있었고, 여기에 작은 것들일상의 행위에 주목하는 특징이 더해졌다... ...그는 거리를 두고 조망하는 사람이 갖는 경험과 먼 experience-distant'개념을잠시 접어두고 경험과 가까운 experience-near' 지식을 추구했다. 경험과 가까운 지식이란 행동하는 사람이 그 행동 과정에서 배우게 되는 통찰을 의미한다. 527

 

후발 주자들은 선진사회가 기존의 공장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치중하는 동안 그 단계를 아예 건너뛰고 나중 단계로 도약할 수도 있었다. 즉 후진성은 부채가 아니라 자산이 될 수 있었다. 536 허시먼은 국가적인 사안이나 정치적 맥락 같은 것보다는 경제발전의 미시적 기반들에 관심이 더 많았다. 538

 

개발과정으로부터 무언가를 배우고 싶지, 개발의 모든 비밀을 다 아는 사람인 양 행세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544 1954년경 콜롬비아가 잘하지 못하고 잇는 것이 무엇인지보다는 잘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집중하고 있었다. 545 프로젝트 평가가 허시먼 회사의 주요 업무가 되었다. 그때는 몰랐지만 여러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평가했던 경험이 긴 경로를 돌아 그가 사회과학계에서 일구게 될 경력에 큰 도움을 주게 된다. 551 경제학자들이 일반적으로 권력 야망을 가지고 있어서 자신의 용맹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한다, 그 결과 과학으로서 경제학이 저개발사회 발전의 세세한 부분까지 청사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고 경고했다. 569


볕뉘.


마지막 장이 다가온다. 갓난 아이를 들은 듯 무게감이 느껴진다. 어젯밤 말미를 읽다보니 잠도 제대로 오지 않아 설친다. 새벽에 마저 읽을까 싶다가 잠이 달콤해 이불 속에서 버티었다. 타계한 지가 2012년이니 그리 먼 일도 아니다. 조지 오웰이 스페인내전에 가기 전에 이미 다녀가셨다. 남미는 그야말로 밥먹듯이 가셨고, 지식인을 히틀러 치하에서 탈출시키는 요원으로 활동도 하셨고, 까뮈와 알제에서 만나기도 하셨단다. 전기저자도 대단하다 싶다. 바쿠닌의 전기도 흥미롭게 읽은 바 있지만, 이렇게 시대와 저작의 이면까지 꼼꼼하게 현장감을 느끼게 하는 대작은 상상이상이다.  두서없이 정리하다가 일단 쉬어가기로 한다. 분량도 분량이거니와 그 맥락은 많은 것들을 불러내며 환기시킨다. 산 역사의 증인이라는 표현이 진부할 정도다. 역사의 생성자라는 것이 나을까. 그냥 밑줄의 이력을 쓰윽 보셔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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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1.
그러니 자넬 믿을 수 없어.

더군다나 자네가 전제하는 걸.
별반 흔들려 본 적이 없는 그것을 말야. 그래 묻고 싶어.
그건 무너질 수도 있고.
하면서 더 탄탄해질 수도 있지.
누가 그러던가.
자네가 믿는 사람이 그러던가.
그러면 되물어보게. 무엇을 해야하는가보다 왜 하느냐구.
그 분의 전제가 무언지 궁금하지 않은가.
그 사람은 그걸 의심해본 적이 있다고 하던가.


2.

들어본 적이 없다고.
헌데 왜 그러는가. 자넨.
그러해야만 할 이유가 있는가. 사명감인가. 의무감인가.
그럼 그런 이유같은 건 애초에 없는 거라고 해보게.

왜 허망한가.
기댈 곳이 없어지는가.
삶의 끈아풀마저 잡을 수 없는가.
그렇군. 자넬 기대는 사람들도 자네에게 묻지 않았겠네.


3.

아쉽고 안타깝네.
안타깝고 아쉽네.

그래 자네도 문제야.
좀더 의심했더라면
자네가 길 하나쯤은 더 낼 수 있었다곤 생각한 적은 없는가.

그래 자네가 문제야.
좀더 흔들렸더라면 조금 더 단단해졌을거야. 아마.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가.
불리할 때 말고, 유리할 때일수록 친해져야할 이것 말야.


4.

명심할 필요는 없네.
세상에 존경같은 건 없네. 그런 게 다 망쳐놓았네.
그런게 다 무능을 키우고 감싸니.
늘 허세가 묻어 높아지기만 하는 건 아닌가. 내 편만 원해.

5.

한 두번쯤
당신이 믿는 세상같는 건 없다고 해보지않겠나.
그렇게
원하는 건 없다고 말일세.
늘 판에 박힌 회의가 두렵지도 않은가. 실행만 원하는. 자기를 갈아넣는.


볕뉘.





1. 아마 맴돌 듯. 그 자리에 머무는 건. 이럴 자유가 없어서는 아닐까. 불확실한 걸 말하는게 아냐. 분위기라는 서툰 관성. 절망을 폐기처분해버리고야 마는 힘. 말로 표현되지 않는 어떤 것들. 그 거름으로 또 자라날 숱한 것들은 어디 있을까. 애매를 보장해주는 관용같은 건 왜 대기하지 못하게 하는가. 참을성같은 것은 사전에 없는 듯이... ... 앨버트 허시먼을 3/5정도 읽고 있다.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것들을 모아본다.


2. 1차별에는 당신이 상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이 있다. 인종차별, 성차별, 장애차별, 종차별, 나이차별, 계급차별, 차별이 위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울기를 보완한다는 차원에서, 비슷한 삶의 시선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고, 양심의 회복 방향으로 가야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사람은 복수적인 존재이므로 다양한 차별을 행하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불감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시야를 확보해나가는 과정에 있다고 보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2.2 인종차별을 하는 발언을 하면 법적인 처벌을 받는다. 성적인 차별을 하면 정도에 관계없이 법적인 처벌을 받는다. 장애차별을 하면 받는가. 나이차별을 하면 받는가. 아이를 홀로두면 받는가. 종차별발언을 하면 처벌을 받는가. 계급차별을 하면 환경차별을 하면... .... 이렇게 생각을 확대해보자. 지금 당신은 어디쯤인가. 진리는 언제든 만들어질 수 있다. 그 기준으로 세상을 보면, 아직 도래하지 않는 세상을 본다면.....그럴 것이다.

2.3 대부분 그렇겠지만 자기의 아픔이 커보인다. 그래서 자신의 아픔을 기준으로 하면 다른 아픔이 가려서 덜 보이기도 한다. 차별 감정은 서로 예민해지는 것이고, 서로의 삶들을 윤택하게 하자는 것이 기본 취지일 것이다. 법과 제도는 무수히 만들어질 수 있다.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3. 참회자와 심판관. 인간의 양면성을 말해주는 것이겠다. 어느 하나로 설명해줄 수 없는...그런 과정을 살아내는 것이 삶인지도 모르겠다. 단언보다는 회의와 주장의 근저에 있는 의심들이 삶의 또 다른 길을 열어주고 가게하는지도 모르겠다. 지나친 확신들을 경계해 본다. 아마 위의 2번의 일거수 일투족이 빅데이터로 모아지는 사회라면, 이렇게 막가는 법체계 시스템을 갖는 사회라면, 스스로도 예비 범죄자로 분류되어 잠재종신형에 처해지지 않을까 싶다.

4. 어느 하나로 자신의 자리와 위계가 정해지지 않는다. 진리를 잡았다고 하는 순간 놓친 것이다. 과도함이 스스로에게 자라나고 있는지, 또 다른 우상이 슬며시 그 자리에 들어온 것은 아닌지. 스스로 되묻고 아파해야 할 것 같다. 이런 회의만이 다음을 준비하고 일상을 열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닌가. 지나친 확신이 지금을 밀고 가는 것은 아닌가 싶다. 어느 한 분야를 콕 짚어내지 않더라도 어느 하나 샘플로 들춰보더라도 맹신에 가깝다. 감내하지 못할 극단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고, 그 벽들이 더 견고해지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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