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과 비‘

빗소리에 깨다. 너를 반겨도 너를 맞고 싶지는 않구나. 그랬다. 네가 중력 같아서 너만 발라낼 수 없다고 말야. 그래. 네게 그림자처럼 잠겨 있으면 온통 긴장투성이지. 과잉각성상태*라구. 그래서 달디단 음식들과 술과 약에 절어 살 수도 있어. 내탓네탓도 같이 버무려져 있어. 어항을 들려다 보기만 하거나 나만 잘한다고 빠져나갈 수 있는 일이 아니란거야.좌우우좌의 문제가 아니란거야. 상하 하상은 늘 지금으로 튀어나오는 거지. 앞으로 잘해보겠다거나 관리하겠다거나 너만 잘하면 돼. 그런 갈래가 아니란 거야.

비가 와. 아주 많이 오고 있어. 단 한아이라도 그 스트레스의 늪에서 꺼내는 일. 삶의 비를 조금은 덜 맞도록 하는 일도 중요하지. 그래 당장 고개가 꺾이거나 말라비틀어지는 식물에게 단비같은 정치행정경제**사회운화심리과학기술예술같은 것이 답이겠지. 지금이야. 그런 게 어디있냐고 묻지. 그런데 한결같이 답들을 말하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야.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 그리고 나이가 들어. 이건 중요하지 않아. 오늘도 우울하고 아프고 일자리를 잃고 빚이 늘어나고 월세를 옮겨야 하는 사람들과 이런 부모의 긴장을 오롯이 받아내야 하는 아이들과 노인들이 늘고 있단 사실이 더.

알맞은 비. 알맞은 삶. 누릴 수 있는 반려 식물과 동물보다 더 필요해.

*《가난 사파리》
**《좋은 경제학》

볕뉘.

밑줄을 긋고 옮기고도 어쩌지 못하고 있다. 손쓰는 작업만 한다. 읽지 않고...물구나무서서 사진 찍어보기 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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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찰리 맥커시 지음, 이진경 옮김 / 상상의힘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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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

지난달 어린이어른어른이를 위한 그림동화를 본다

스스로에게
첫째도둘째도셋째도
이랬으면 좋겠다 한다.

아직도
설마 그렇진 않겠다 싶은데
이 선을 넘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혼자넘는 일은 그리 쉽지않아

같이
너머보잔 말이

다시 걸린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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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 2. 사적인 행복:기술의 발전은 자연환경을 변화시키면서 풍속과 자아에 대한 감정마저 바꿔 놓았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기술력은 개인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인간을 고립시킨다/함께 살려면 존재해야 한다./글쓰기는 남들과 함께 사는 존재가 되도록 해주고 독서 활동과 자전적 글쓰기는 자아가 시적으로 살아가도록 돕는다/자아 속의 거주는 댐이나 교량처럼 견고한 장소를 설계하는 엔지니어나 건축가의 욕망 같은 지배욕에 복종한다. 200

[ ] 사드라는 한 인간의 이름에서 비롯한 개인 현상인 사디즘은 구금에서 탄생했다. 사드 작품에서 정신착란의 발생 장소가 주로 섬이나 성채나 감옥이나 수도원 등이라는 사실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201

[ ] 근대적 인간이 사실상 기계를 통해 자연의 제약에서 해방됐다고 한다면, 인간은 예술을 통해 자신을 비춰볼 내면의 거울을 만들면서 문화적이고 사회적인 한계에서 스스로 자신을 해방하는 경향을 보인다./이처럼 개인의 혁명은 ‘개인주의‘라는 용어의 탄생과 함께 완성됐다. 개인은 운행하는 세계의 고유한 중심이다. 개인은 고유한 창시자이자 스스로 중심을 갖춘 작은 우주다. /개인을 정의 하는 것은 개인의 욕구와 욕망이다. 202, 203

[ ] 에고티즘 egotisme ; 에고티즘은 음악을 듣거나 그림을 보거나 문학작품을 쓰면서 자아의 동반 현상을 맛볼 때 느끼게 되는 은밀한 내적 쾌락을 의미한다. 204

[ ] 니체가 자아의 신격화를 통해 발견하고자 했던 것은 바로 죽은 신의 대체물이었다. 개인주의가 극단으로 치닫고 거기서 단지 허무만을 발견한 니체느 오로지 자아의 영원한 형성에서만 누릴 수 있는 황홀한 상태의 비극적 행복을 생각했다. 211

[ ] 욕망하는 개인은 혁명적이다. 행복에 도달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세상을 자기 중심으로 돌게 하는 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68혁명은 욕망이라는 무한하고 매력적인 힘의 근원인 개인, 마치 항성과도 같은 이런 개인의 주위에 사회를 위치시키기로 합의했던 것이다. 213/ 68혁명 이후 교육의 관건은 아이들이 성숙하고 자신만의 세계를 가꾸고, 더 많은 자유를 누리게 ㅏ는 데 있었다. 216


2.

[ ] 3. 상품화된 행복; 사드에서 초현실주의에 이르기까지 욕망하는 인간은 사회적 존재가 아니다. 그와 정반대로 전복을 기도하고 자발적으로 반란을 일으키며, 혁명적이기까지 한 존재다./시장경제 사회는 행복 개념의 공허함을 행복과 엇비슷한 이미지들로 대신 채워 넣는 데 열중하는 사회다. 219

[ ] 현대의 행복은 ‘행복해진다‘와 ‘행복을 직접 소유한다‘ 사이에서 동요하다. 220 행복은 점점 야만적인 모습으로 변한다. 최초에 행복은 소유보다는 전투와 승리의 쾌락과 더 밀접했다. 자본주의 경제 메커니즘의 호전적인 성격과 자본주의 경제 메커니즘이 세계를 지배하고 타자들을 짓밟는 과정에서 시장과 대김업이 탈취한 실질적인 행복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여기서 확인된다. 바로 이것이 오로지 경제에 정통한 몇몇 야수에게만 해단하는 변태적 행복이자 살인적 향유다. 221

[ ] 개인의 부르주아적 해방은 다른 형태의 행복이 가능해졌으을 의미한다. 개인의 부르주아적 해방과 동시에 인간은 행복에서 보편적인 특성들을 제거하기에 이른다. 222 정치의 목적이 국가에 속한 국민의 행복을 창출하는 데 있다면, 자본주의 정치가 보장하는 행복은 오로지 경제라는 우월적인 매개를 통해서만 가능해진다.223 이런 맥락에서 새롭게 구성된 것은 시간과 돈의 동일성이다. 인간과 사회의 시간은 모조리 생산성과 소비와 효율성이라는 절대적 필요에 따라 작동한다. 시간은 그 자체로 돈이다. 이런 척도에 따라 미래의 번영을 약속하고 미래의 성장을 이뤄내려고 개인과 사회는 더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224

[ ] 물질의 마력 앞에서 상당 부분 퇴색하게 마련이다. 이제부터 안락의 추구가 행복의 추구를 대신한다. 225

[ ] 시장경제 이데올로기는 물질적 행복이 개인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는 생각마저 주입한다. 이제부터 개인에게는 보편적인 소비자의 위상이 있을 뿐이다. 개인은 상품이나 서비스, 이미지나 정보, 미리 정해진 감각, 학교나 정치, 심지어는 예술까지 소비하는 당사자가 된다. 227

[ ] 행복은 자본의 신용체계에 따라 기능하는 산업이 돼버렸다. 시간이 흐를수록 소비자 운동이라는 이데올로기는 행복을 손쉽게 열거할 수 있는 요소들, 즉 젊음, 건강, 성을 향유하는 행위로 축소했다. 228 현대인은 ‘젊은 세대의 취향‘을 숭배하고 이를 적극 실천한다. 229 대중문화의 신화에 등장하는 행복한 인간상은 항상 젊고, 여성은 늘 아름다운 상태를 유지한다. 230 젊은이들의 독특한 개방성과 유연성을 특징으로 삼아 그들의 정체성을 정의할 때 그 기준은 바로 가벼움이다. 모든 구속에서 자유로워졌다는 외양을 확보한 자아는 이제부터 전적으로 자신에게만 몰두하는 양상을 띤다. 231

[ ] 몸에 집착하는 현상과 마찬가지로 유행에 집착하는 현상은 ‘실존하고자 하는 의지‘를 표출하며 1960년대에 새로운 행복의 조건으로 등장한다. 233

[ ] 사생활이 개인이 급부상과 도약을 불러왔다면, 사생활의 부정은 니체가 예언한 자아의 소멸이나 외양으로 축소된 전체주의 세계에서 발생하는 내적 삶의 파괴를 의미한다. 자신이 쌓아올린 성채는 이제 폐허 위에 고즈넉이 남아 있는 장식만은 아니다. 자기 욕망을 소비하지 않는 자는 사회에서 다시 교육되고, 개인주의는 역설적이게도 욕망의 표준화와 가치의 획일화에서 어떤 결론을 발견한다. 236

[ ] 식탁에서 음식이 아니라 영양분을 의식적으로 씹는다. 새롭게 등장한 이런 문제의 핵심에는 ‘잘‘ 사는 것이 아니라 ‘오래‘ 사는 데 대한 강박관념이 집중돼 있다. 239

[ ] 인간은 자신을 사랑하고 육체를 찬양하기에 이르렀으며, 가치와 외모에 대한 순응주의를 존재의 표지처럼 기념하기에 이르렀다. 미용사와 약사는 정신분석가를 대신하게 됐고, 자신에 대한 지적이고 정신적인 염려는 규범적인 개인주의에 자리를 양보했다. 240 모나리자의 웃음이 내면의 의혹, 입술까지 차올라오며 현실의 새로운 차원을 여는 절대의 심연을 가리킨다면, 어느 날 갑자기 탄생한 모델과 스타들의 웃음은 시민의 면전에 표출된 획일화된 질서를 형성한다. 이 경우, 행복은 하나의 임무이자 과제인 셈이다. ...웃음의 전제주의를 의미한다. 241 이 같은 거짓 행복을 위해 자아를 포기하는 것은 명백하게 언어와 사유 전반의 포기를 의미한다...상품화된 개인주의란 결국 욕망이라는 이름으로 획일화되고, 겉치레와 가식으로 축소된 개인이라는 존재의 소멸을 의미할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더구나 행복이 상품화에 직결돼 있다면, 행복은 우리 삶의 조직과 여가의 대부분에 속속들이 침투돼 있다. 242


3.

[ ] 4. 여가; 개인화나 개인주의가 발전해도 여가 사회는 자아의 완성 가능성을 추구하지는 않는다...이제 개인은 끊임없이 내면의 공허함을 채워야 하고, 정신적 취약함으로 인해 더는 견딜 수 없게 된 자아를 치료하는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245 우리사ㅚ는 텔레비전을 통해 행복의 유토피아를 조작하는 데 매우 익숙하다. 전능한 신은 시청률로 대치된다. 모든 것은 현실과 단절된 채 미성숙한 부화 상태로 퇴행하는 것이다....우리는 정치가 조장한 무관심을 토대로 미리 가공된 행복만을 소유할 권리가 있다. 251 인터넷상의 축제, 할머니들의 축제, 비서들의 축제, 할로윈 축제 등은 상품 숭배 과정에서 탄생한 결과물이다. 하지만 이런 세계가 정작 마음 깊이 꿈꾸는 것은 휴가 시간을 늘리는 일이며, 천국이라는 말로밖에 설명할 수밖에 설명할 수 없는 역사의 종말을 영원히 구축하는 일이다. 252


4.

[ ] 5. 사소한 것들의 행복; ‘작은‘이라는 형용사는 ‘아주 작은 탄생‘ 같은 매 순간을 포착할 때 얻는 행복과 연관된 핵심 단어다. 작은 행복은 거대한 메시지를 발신하는 자들이 고조시킨 위대한 저녁 무렵을 이어 받는다. 258 맥주 첫 모금의 맛. 절망은 행복의 또 다른 측면을 반영한다. 행복에 이르려면 인생의 우여곡적을 과감히 가로지를 줄 알아야 한다/행복을 느끼려면 온갖 종류의 원대한 희망을 과감히 포기할 줄 알아야 하며, 진정으로 우리에게 의존하고 우리의 가시권에 포착돼 있으며, 우리의 내부에서 비롯된 것들을 원할 줄 알아야 한다. 친밀한 것들과 하찮은 것들을 천천히 음미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259

[ ] 누구나 자신의 마술적 잠재력을 이용하거나 정의와 행복의 정복을 상징하는 조로 마스크를 쓰고 변장하여 자신이 놓여 있는 현실을 바꾸는 마법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261 그들은 우리에게 연금술사가 될 것을, 우리 인생에서 우리가 전설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한다. 262


5.

[ ] 5부 행복은 우리의 숙명이다. 경제 중심의 개발 개념은 계산하거나 측정할 수 없는 것들, 예를 들어 삶이나 고통, 사랑의 기쁨 같은 것을 전혀 알지 못한다. 개발의 유일한 만족ㄷ는 생산물과 생산성, 금전 수입이 보장하는 고도 성장에 따라 결정된다. 오로지 양적으로 정의된 이런 개념은 특질과 존재의 특성, 연대성의 특성, 환경의 특성, 삶의 특성에 대한 무지를 드러낼 뿐이다. 269

[ ] 우리 자신이 먼저 바뀌어야 하며, 양적이 아니라 질적인 인간관계에 기초한 행복으로 우리 자신을 개종시켜야 한다. 270

[ ] 미래 전망이 변함없는 관심사로 자리잡은 곳에서 현실은 구체적으로 나타나다. 현실은 완수되지 않은 세계에서, 실질적인 가능성을 구성하는 무한한 미래 없이는 변형될 수 없는 세계에서 전개되는 변증법적 과정의 구조를 이룬다. 272 우리는 헤겔에서 니체, 충직한 제자들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 프로이트에 걸쳐 환기된 바 있는 인격 개념이 무엇보다도 공격성 이론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274

[ ] 인성학은 오늘날 인간이 살아남으려면 경쟁의 논리와 마찬가지로 자기 행동에 협동의 논리 또한 반드시 채택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우리는 존속하고 발전하는 데 타인이 필요한 사회적 존재다. 사랑 없이는 갓난아이의 정서적이고 지적인 발전도 불가능하다. 우리의 삶은 ‘관계의 기호 체계 안에서‘ 형성된다. 275 분리된 지식을 연결하고 결속하는 사유는 인간을 결속하고 연대하게 하는 윤리를 통해 비로소 가능해진다. 276

[ ] 낙원에서 추방당한 인간은 신으로부터 해방됐지만 이마에 흘린 땀의 대가로 빵을 구해야 할 운명에 놓인 인간이 행복한 존재로 다시 태어날 실마리를 찾게 된 계기는 바로 이 추락의 경험이라는 것이다. 추락은 그 자체로 성찰적 의식을 통해 삶에서 행복을 찾게 되는 진실한 경험이기 때문이다. 279

[ ] 행복하다는 것은 삶에 대해 믿음이 있는 상태를 말하고, 세계를 존재의 매혹처럼, 기쁨과 선택의 징후처럼 발견한다는 것을 말한다. 행복bonheur이라는 단어는 선한 의미의 bon과 징조 또는 징후를 뜻하는 라틴어 augurium에서 온 heur의 합성어다. 행복은 좋은 기회이 징후를 의미한다. 280


6.

[ ] 진정한 행복의 철학은 단순히 행동의 철학이 아니라 존재의 철학이다. 281

[ ] 공존이야말로 행복으로 개종에 가장 중요한 관건이다. 철학, 정치, 관계의 형이상학을 다시 정립하는 일, 인간이 함께 산다는 것을 축하하는 새로운 향연을 준비하는 일, 이것이 가장 중요한 관건이다. 282

[ ] 각자는 행복의 집결지인 ‘앞서 형서된 세계‘ ..꿈을 실현할 가능성이 있는 다른 세계와 우리 정신을 연결하는 다리를 발견해야 한다. 천국으로 향하는 자기만의 길을 그려봐야 한다. 천상 여행을 구상하는 각자의 미로를 만들어야 한다. 발터 벤야민의 위대한 책처럼, 우리는 각자 자신에게 고유한 ‘아케이드 프로젝트‘를 만들어야 한다. 288 자기만의 신성한 장소에서 삶에 대한 경외와 존경을 다시 느껴야 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는 사람이 세상을 통해 온몸으로 느끼는 열정을 느껴야 한다....산스크리트어에는 초월성의 문턱과 우리를 천복에 잠기게 하는 장소를 가리키는 세 가지 용어가 있다 sat, chit 그리고 anada가 그것이다 sat는 ‘존재‘를, chit는 ‘의식‘을, 그리고 ananda는 ‘지복‘을 의미한다. 289

[ ] 모든 예술 작품에는 그 작품에 몰두한 사람들을 어루만져주는 아침의 도래를 알리는 신선한 바람의 숨결이 있다. 290

[ ] 나는 모든 존재가 행복의 숙명을 가졌음을 보았다. 292

 

 

볕뉘.

 

조재룡평론가의 번역이다. 시간이 없다면 옮긴이 해제를 보시면 되고, 저 처럼 읽고 싶은 장에 집중하시면 될 듯싶다. 하지만 천천히 음미하시는게 더욱 좋긴하다. 철학자들을 또 다른 시점에서 보기도 하고, 시인의 울림들을 다시 삼켜보기도 하는 일이기때문이다. 포스트코로나 말들을 많이하지만, 행간에도 언급하듯이 추락의 경험은 나의 삶들과 구체적으로 이어지기도 해야 한다. 남들의 말들을 쫓다보면 역시나 지금까지 쫓기듯이 그러고 말 뿐이기 때문이다. 당신의 행복은 아주 작게 작은 곳으로부터 생기기 마련이다. 작은 씨앗처럼, 씨앗에 상처를 살짝내어 싹을 틔어보는 일, 당신의 행복도 또 다른 삶도 시작할 수 있을런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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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관계

‘‘의원님, 경비원들이 씻고 먹고 잘 수 있는 기본적인 시설의 기준을 정하는 조례를 제정해 주면 좋겠습니다. s시도 아파트 평가 항목에 경비원 처우 개선과 고용 안정을 포함하는 조례를 공포했다고 하던데요‘‘ *

k시는 고용안정 조례를 제정했다 한다. 약한 것들에게 모든 이유들이 몰려온다. 살기위해선 원죄들을 끌어 안지 않고 살아갈 수 없다. 수지타산이나 정책이나 전략같은 것으로 영원히 느낄 수 없는 사각지대. 이상한 일이지만 백여일의 삶이 걸린 경험은 그 구조의 모순이 어김없이 드러나게 되는 지도 모른다.

조례를 만든다고 달라지는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면 자른다‘와 ‘공부 안하면‘ 이렇게 된다는

주술처럼 사람과 삶을 겉너머 재단하는 버릇과 약한 직종에 모든 질곡들을 응축시켜 놓는 사회(업종) 모두 책임이 있는지도,

그곳에는 다른 삶들을 담보로 많은 것을 전가시키는 기술이 웃자라나는 곳이기도 하다.

그 비를 맞고 피해와 손해를 감내해내어, 삶을 걸어야 하는 곳들.은 아무래도 구호와 제도를 넘어 자꾸 번지는 것은 아닐까. 김갑두*라는 갑질두목들이 어느 조직이든 늘 5% 가까이 있고 활개를 치는 시공간이 여기라면 말이다.

발. 밖에서는 유령같은 이것은 느끼거나 깨닫을 수 없는지도 모른다. 조지오웰은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들이란 책에서 이를 예술의 경지라고 했지만 거꾸로 삶이나 자리를 담보로 진액을 빼먹는 기술도 유사한지도 모른다. 발굴하고 드러낼 수 있을까. 구호와 제도와는 또 다른 세계일 것이다. 아닌가. 주장한다고 바뀌지 않는 곳곳들 가운데 하나인지도... 점점 부끄러워지는 일들이 는다. 온전히 느끼고 나야 겨우 알게되는 그런 것 가운데.. 삶을 헛 살았나싶은... ...

* 조정진, 《임계장》 130쪽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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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득의 지각변동


[ ] 자신의 노후를 자녀에게 의탁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장년들은 지금은 흑자 구간에 있더라도 주택과 같은 자산 구입 등 노후를 위한 투자에 병적으로 집착하긷 한다. 현재 적자 구간을 맞은 이들을 위해 기부를 더 하거나 세금을 더 내는 일에는 극도로 부정적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가족 중심 분배 체제의 붕괴는 이런 모든 문제의 출발점이 되었다. 이는 결과적으로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의 미래에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바로 우리 아이들에게 일어나고 있는 문제다. 28

[ ] 발명가가 되려면 공부와 연구만으로는 부족하다. 부모의 소득도 높아야 한다. 발명이든 혁신이든 새로운 일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부모 소득이 높으면 뭐든 시도해 볼 수 있다. 실패하면 부모 품으로 돌아오면 되니 말이다. 그렇게 여러 번 시도를 하다보면 성공할 확률도 높아진다. 31


 2. 세계는 평평해졌지만 삶은 더 울퉁불퉁해졌다

[ ] 서구 지식인과 정치인들은 세계화가 자기 나라 국민 대다수에게 가져올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다....경기둔화로부터 타격을 받은 곳은 고소득 국가들이었다.특히 고소득 국가 중하위층의 소득은 계속해서 제자리걸음이다...개발도상국 지식인들, 선진국의 진보적 지식이들의 예상도 틀렸다. 그들은 개발도상국, 특히 아시아 국가들이 세계화로부터 착취당해 노동 계층의 빈곤이 고착화할 것이라고 분노하며 외쳤다. 그러나 그 아시아 노동 계층 중 상당수는 소득이 빠르게 높아졌고 A지점(코끼리 곡선)에 도달해 세계화의 가장 큰 승자가 됐다. 중국은 빠른 속도로 성장해 1인당 국민소득이 유럽연합 최빈국의 수준을 따라잡고 있다. 중국 중간층은 미국 하층을 따라잡고 있다. 중국 선전이 아니라 미국 오하이오와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 분노의 불이 지펴졌고, 그 분노의 대변자는 진보적 정치세력이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됐다. 55

[ ] 세계화의 2단계는 ‘거대한 수렴‘ 국면인 1990년 이후에 일어났다. 이때의 세계화는 이전과 달리 커뮤니케이션 비용, 즉 지식의 이동 비용이 빠르게 줄어드는 과정이었다. 인터넷과 이메일이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줄어들자 지식 외주화가 가능해졌다. 더 이상 하나의 공장/산업 지역에서 생산활동을 수행할 필요가 없어졌다. 선진국에 몰려 있던 생산 클러스터는 분해되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줄줄이 엮인 국제가치사슬이 만들어지고, 기존 클러스터에 있던 각 기능은 여러 국가로 흩어졌다. 59


3. 국민소득은 늘었는데 내 소득은 왜 늘지 않을까


[ ] 상위 10퍼센트 집단은 3인 가족, 4인 가족을 혼자 부양할 수 있는 정도의 소득을 벌어들이는 사람들이다. 2019년 기준 3인 가족 표준생계비는 5568만원이다. 상위 10퍼센트 집단 중 상당수는 지난 20여 년 동안 새롭게 등장한 고연봉 직장인, 즉 월급 부자였다. 대기업에서 억대 연봉 직장인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보수가 눈에 띄게 높아졌으며, 노동조합이 강력한 대기업 제조업 노동자들의 임금이 높아졌다. 이들이 약진하면서 중소기업 노동자들과 자영업자들과 서비스업 종사자들 다수가 뒤처졌다. 그래서 한국의 소득 불평등의 핵심은 임금 불평등이라는 논의가 나왔다. 82

[ ] 한국 경제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선택을 하게 된다. 소득을 더 많은 사람에게 고루 분배하며 내수 경제를 살리는 방식으로 성장할 것인지, 자동화와 협력업체 쥐어짜기를 통해 수출 대기업의 효율성을 최대한 높이며 성자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했다.. 결국 내수 경제를 희생해 수출 부문을 더 빠르게 성장시키는 방향으로 틀을 잡는다. 1997년 찾아온 경제위기와 imf 구제 금융 체제는 이런 방향의 변화를 극단적으로 가속화시킨다. 그 결과가 지금까지 이어진 소득 편중이다. 87


 4. 노동자가 필요없는 기업들


[ ] 헨리포드는 노동자의 임금을 높게 책정해 미국에서 노동 중산층이 탄생하게 만든 사람이기도 하다. 1914년 그는 포드 자동차 직원의 임금을 동종업계의 두 배로 깜짝 인상한다. 평균 근속 기간이 3개월에 지나지 않던 노동자들은 그때부터 회사에 붙어있기 위해 안간힘을 쓰게 되었다. 당연히 생산성은 올랐고 품질 경쟁력도 좋아졌다. 뜨내기 노동자만 일하던 이전과는 달리, 취업하겠다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와 줄을 섰다. 95

[ ] 자본은 노동자를 불러모을 필요가 없어졌다. 원래 노동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만들었던 기업 조직이나 사회보험 중심의 복지 제도는 거추장스러운 것이 되었다. 제품의 기획, 생산 및 판매까지 모든 부문에서 완전경쟁시장이 작동된다면 자본은 위계적 기업 구조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 투자 위험이 뒤따르는 실물 자산을 보유할 필요가 없어진다. 한마디로 기업은 점점 더 직접 고용할 필요가 없어지고 있다. 자본은 이제 노동자를 밀어내고 있다. 노동자를 끌어당기려 안간힘을 쓰던 과거와 딴판이다. 거대한 전환이다. 109

[ ] 자본이 노동을 밀어내는 과정에서 엄청나게 비인간적인 일들이 벌어질 수 있다. 노예제에 버금가는 비극적 사건도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만일 우리가 그런 노동 없는 생산 체제가 온다는 사실을 미리 예측하고 있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일자리는 없어지더라도 사람은 살아야 하고, 노동자로서의 권리는 사라지더라도 인간으로서의 권리는 더 높아져야 한다는 규범을 갖고 있다면, 미래의 모습은 달라질 것이다. 고용되지 않은 사람들까지 골고루 보호하는 사회정책을 정치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면, 미래의 모습은 훨씬 더 많이 달라질 것이다. 111


5. 정규직, 7.6퍼센트에 진입하기 위한 전쟁


[ ] 2018년 1월 18일 인천공항 제 2터미널이 열린 이날, 터미널 한구석에 다날이 만든 로봇카페가 들어섰다. 스마트폰 앱으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면 로봇 팔이 긴 손가락으로 커피잔을 들고 얼음을 먼저 받는다. 다음으로 잔을 커피머신에 놓고 아메리카노 추출 버튼을 누른다. 그리고는 얼음 위에 다른 커피를 주문자에게 전달한다. 116

[ ] 학교의 기간제 교사 논쟁은,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도 누군가에게는 지옥이 될 것이다 얼마 남지 않은 정규 자리를 기간제 교사들이 차지하면 임용고사를 준비하는 청년들은 지옥을 맞는다. 학생 수는 빠르게 줄고 있다. 앞으로 교사 자리는 크게 늘어나기 어렵고, 교사만큼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기는 더 어렵다. 청년들에게는 기성세대가 매몰차게 막차 문을 닫고 자신들끼리만 천국을 향해 출발하는 모습으로 보일 것이다. 다른 공공기간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125

[ ]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는 계약 내용의 차이일 뿐이다. 삶에는 정규적 삶도 비정규직 삶도 없다. 그런데 우리는 계약의 차이를 삶에 대한 차별로 확대하고 있다. 차별은 사람을 비정규로 만든다. 차별이 특권을 만들고, 특권이 정규직에 대한 일그러진 사회 인식을 만든다. 계약에는 죄가 없지만, 차별은 죄다. 7.6퍼센트라는 숫자가 보여주는 것은, ‘안정적 일자리‘는 소수에게만 허락된 특권이라는 명백한 사실이다. 사회는 이제 나머지 92.4퍼센트의 소득과 삶을 보장해주는 방향으로 변화해 가야 한다. 그래서 고용 대신 노동을 지켜야 한다. 직장 대신 직업을 지켜야 한다. 그게 기술과 사람이 같이 사는 길이기도 하다. 128


 10. 왜 어떤 노동은 다른 노동보다 더, 혹은 덜 보호받는가


[ ] 모든 사람에게 소득을 보장하든 고용을 보장하든, ‘정규직과 비정규직‘ 또는 취업과 미취업 사이에 깊게 패인 경계선은 허물어야 한다는 점이다. 결국 최소한이 생계를 위한 소득과 인간다운 삶을 위한 사회보장을 국가가 모든 사람에게 제공하는 것이 미래 노동정책의 핵심이라는 이야기다. 20세기 국가가 경제성장과 복지국가를 동시에 이룬 시스템을 만들어냈듯이, 21세기 국가도 새로운 패러다임에 따라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이야기다. 227


11. 아이폰은 애플이 만들지 않았다.


[ ] 아이팟의 성공은 애플과 스티브 잡스를 유명하게 만들었다. 사람들은 혁신적 아이디어와 단순한 디자인의 미학에 열광했다. 작고 흰 기기 안에 든 세련된 기술들을 칭송했다. 그러나 그 기술 하나하나에 들어 있는 국가의 지원은 알지 못했다. 아이팟 1세대의 핵심 기술은 뭐니뭐니 해도 마이크로 하드드라이브다. 1천 곡의 음악 파일을 손바닥보다 작고 얇은 아이팟에 모두 넣을 수 있도록 한 기술인 거대자기저항 기술은 미국 연방정부 에너지부로부터 나온 것이다. 233


13. 소득을 어떻게 분배하는가


[ ] 예전과는 달리 일도 삶도 단계를 밟아 올라가는 게 아니라 단속적으로 이어진다. 이런 사회에서 일하려 노력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일할 능력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을 정확ㅎ 구분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어려운 사람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같은 사람이 끊임없이 변화된 상황을 맞기 때문에 더 그렇다. 266

[ ] 울프는 1929년 낸 저서 자기만의 방에서 이렇게 회고한다. ˝그 당시 쓰라림을 기억하건데, 고정된 수입이 사람의 기질을 엄청나게 변화시킨다는 사실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더라고요. 이 세상의 어떤 무력도 나에게서 500파운드를 빼앗을 수 없습니다. 음식과 집, 의복은 이제 영원히 나의 것입니다. 그러므로 노력과 노동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증오심과 쓰라림도 끝나게 됩니다. 나는 누구도 미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무도 나에게 해를 끼칠 수 없으니까요. 또 누구에게도 아부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가 나에게 줄 것이 없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하여 나는 스스로 인류의 다른 절반에 대해 아주 미세하나마 새로운 태도를 취하게 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273


15. 자유로운 노동이라는 기회


[ ] 미국뿐 아니라 유럽의 많은 나라도 긱 경제가 기존 노동시장 질서에 균열을 낸다. 여러 국가가 나서서 이 새로운 노동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고시 중이다. 원래 강력한 복지국가 체제가 존재하던 유럽에서 대안도 더 체계적으로 나오고 있다. 유럽연합은 2019년 6월 ‘투명하고 예측가능한 근로조건에 관한 지침안‘을 채택한다. 여기서는 주문형 노동자, 가내 노동자, 간헐적 노동자 등 긱 경제에서의 노동자들을 보호받아야 하는 노동자로 정의하면서, 고용주가 해고나 작업의 시작과 종료 등을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알려야 한다는 점을 명시했다. 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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