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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선에서 생명선으로 - 소중한 동식물의 마지막 피난처 DMZ
전영재 지음 / 목수책방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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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미 잠자리


분단선에서 생명선으로 - 소중한 동식물의 마지막 피난처 DMZ, 전영재, 목수책방, 2025-03-14.

 


  DMZ(비무장지대, Demilitarized Zone)가 이 땅에 생긴 지 벌써 73년이 되었다. 정전협정이 1953727일이니 곧 73주기가 다가온다. 이 여름, DMZ는 어떤 풍경일까.

   DMZ는 서해에서 동해를 가로지르는 248킬로미터, 군사분계선을 따라 남과 북 4킬로미터 양쪽으로 조성된 철책에 갇힌 땅으로, 남과 북이 대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그래서 마냥 이곳은 아무것도 없고 모든 것이 무너지고 암흑과 같은 이미지가 가득한 곳이었다. 그곳의 이름을 부르는 것조차 마치 폐허가 들어차는 느낌이었는데, 오래 전 스치듯 DMZ에 관한 다큐를 보고 그 고즈넉하고 풍요로운 공간을 보고 싶었다. 그곳에는 수많은 멸종위기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었고 전쟁의 흔적이 가득한 곳이기도 했다. 갈 수 없는 곳이기에 더더욱 가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가서는 안되는 곳이라고 각인도 되었던 곳이다. 이 책을 보고 나서야 DMZ에 관광투어 프로그램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내가 가고싶은 형태는 아니지만 그 방법만이 제한적이라도 근처라도 가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이 책은 많은 DMZ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방송기자 전영재 작가가 그동안 취재했던 DMZ의 다양한 생태에 관해 기록한 책이다. DMZ는 전쟁의 모습을 담은 폐허의 폐쇄된 공간이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 동물이 모여들고 식물이 자라도록 스스로가 회복한 공간이었다. 인간으로 인해 폐허가 되었던 공간이 인간의 손길과 발길이 사라지자 스스로 회복력을 갖추고 풍요로운 야생의 모습을 만들어 냈다. 자연 회복력, 그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인간이 살아고 있는 곳에서는 멸종이 되어가는 동식물이 이곳에서 제 이름을 드러내며 달리고, 피어나고 있는 모습이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멸종위기종에게 새로운 삶의 터전이 된 곳, DMZ. 그리하여 저자는 이곳을 이제 분단선이 아닌 생명선이라 명하고 있다.

  보지 않고 있는 동안 어떻게 그곳에 동식물이 모여들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철새들이 날아오고 씨앗들이 자리잡으며 하나하나 희귀 동식물이 생명을 움트고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풍요롭게 이곳을 변화시키고 있다.

  어쩌면 날개를 가진 들이 먼저 이곳을 찾았을지도 모른다. 이 지역에 자리잡고 있는 텃새들과 겨울을 보내려고 온 수많은 철새들우리나라를 찾는 철새 가운데 가장 기품 있고 아름다운 새로 여겨지는두루미, “전 세계에 50만 마리밖에 남지 않은 희귀종기러기, “ ‘새들의 황제라 불리지만 사실은 사냥 능력이 없어서 죽은 짐승의 사체를 뜯어 먹고 사는독수리, “목뼈가 14개나 있어서 몸체를 움직이지 않고도 머리만 270도 돌려 사방을 볼 수 있는수리부엉이,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서식하던 천연기념물 제197호인 크낙새”, “1912년 함경북도에서 한 개체가, 1927년 서울에서 한 개체가 발견되었다라는 아주 낡은 기록만 있는 호사비오리 같은 멸종위기종 등 맹금류와 다양한 새들이 이곳 비무장지대에서 살아가고 있다.

  강원도 철원은 남한에서 가장 추운 곳이지만, 겨울 철새들에게 젖줄이 되는 샘통지역은 한 번도 언 적이 없는 곳으로 한겨울에 따뜻한 물이 흐르면서 늘 영상 15도의 온도를 유지한다고 하니 철새들에게 얼마나 낙원같은 곳이겠는가. 그리하여 두루미의 먹이가 되는 미꾸라지 등이 많아 두루미과 새들이 이곳을 찾아 겨울을 보내고 떠나는 모양이다.

  책속에 두루미 잠자리라는 사진이 있다. 야생의 동식물 이야기가 나오니 두루미잠자리가 연상되었는데 곤충 잠자리가 아니라 두루미의 침대(?), 침실(?)을 말하는 것이었다. 이 책에느 저자가 취재하여 찍은 다양한 휘귀종의 동식물, 예쁜 색감을 가진 다양한 새와 꽃, 식물 사진도 나오지만 두루미 잠자리사진이 인상깊었다. 왜인지 비무장지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이미지처럼 느껴졌고 울컥했다. 책 속 사진과는 다르지만 저자가 촬영한 영상 속 이미지가 유사한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어 캡쳐했는데, 책 속에 사진을 보면 기분이 다를 것이다. 아래 사진보다 더 많은 두루미떼가 비무장지대 그 어느 곳에서 편안히, 잠자고 있는 모습……. 평화롭고, 아득하고


두루미의 잠자리” https://v.daum.net/v/20160229211005154/MBC (www.imnews.com)


  새들 다음에는 비무장지대를 흐르는 물을 토대로 살아가는 생물들이 등장한다. 역시 멸종위기종인 수달과 물범, “야생에서 찾아보기 어렵고 증식도 어려워 복원이 쉽지 않다고 알려져 있는광릉요강꽃, 이 광릉요강꽃이 어떻게 군락지를 이루게 되었는지, ‘둠벙이라 부르는 물웅덩이 근처에 사는 수서곤충이며 희귀종 물거미며, ‘불새라고 불리는 호반새, 희망의 상징 희망새 등이 또 얼마나 기껍게 이 공간에서 살아가는지를 보여준다.

  다음으로는 가슴떨리게도 지뢰밭에서 살아가는 희귀한 동식물이 얼마나 많은지를 보여준다. ‘한국의 에델바이스라고 불리는 솜다리꽃, 신비의 팔색조와 긴꼬리딱새, 고라니와 멧돼지, 삵과 너구리, 족제비와 하늘다람쥐, 호랑이, 반달가슴곰, 산양 등. 4000~4500살 정도되는 습지, ‘자연의 타임캡슐’, ‘자연사 박물관’, ‘자연의 고문서라 불리는 이탄층 용늪의 모습이 담겨있다.

마지막으로 이 아름다운 야생 생물들이 살아가는 이 비무장지대가 얼마나 역사, 문화, 생태학적으로 귀중한 자원이며 가치가 있는지를 알리고 이 땅이 계속 희망과 생명의 땅이 되도록 이곳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이에 관해 독일이 동서독 국경 지역을 그뤼네스반트(Grunes Band)로 보전한 사례가 있으므로 우리도 이를 참조하여 보다 적극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얘기하고 있다. 이 책을 보고 나면, 북한에 있는 옛 역사적 유적지와 이 생명력 넘치는 야생의 생물들을 직접 볼 수 있는 날이 얼른 오기를 기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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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노예 남편 아내 - 2024 한국인 최초 퓰리처상 수상작
우일연 지음, 강동혁 옮김 / 드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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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물 수 있다는 가능성


주인 노예 남편 아내우일연, 강동혁, 드롬, 2025-12-24.

 


  이 책은 한국계 미국인의 퓰리처상 수상작이다. 퓰리처상 수상작을 보긴 하지만 이 책을 보게 된 것은 이 이유도 크다. 보면서 계속 앞장과 마지막장을 다시 들추며 생각한 말, “이거 소설이었나?” 이 책은 퓰리처상 보도 부문 수상작이다. 그러니까 소설이 아니고 실제 이야기다. 책을 읽을수록 그 사실을 잊고 다시금 이 글이 주는 이야기에 놀란다.

  주인 노예 남편 아내,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했던 것을 어느새 잊고 두 부부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왜 그동안 이 두 부부에 대해서 몰랐을까. 난 엘렌 크레프트도 윌리엄 크래프트도 처음 알았다. 이들이 미국 남부를 탈출한 노예라는 것을. 더구나 여자인 엘렌이 백인 주인으로 남편인 윌리엄이 흑인 노예로 변장하여 탈출했다는 것을. 책 제목은 그것이었다.

  막연하게 노예는 흑인일 것이라고만 알고 있었다가 엘렌이 백인이라고 하는 것에 놀란다. 엘렌은 혼혈로 피부색이 밝았기에 병약한 백인으로 분장할 수 있었다. 당연히 이들이 자유를 찾아 탈출하는 여정은 길고 위험하다. 그러나 그들은 많은 노예들이 그들 모습이 드러나지 않도록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어두운 경로가 아닌, 기차와 증기선을 이용하여 어둠 속에서만 움직이지 않아도 되는 방법을 선택한다.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을 담대한 방법으로 노예 부부가 탈출하는 그 긴 여정의 이야기다.

  두 부부는 1848년 미국 조지아주 메이컨에 살고 있던 노예였다. 이 책에선 노예예속 피해인’, 노예를 부리는 이들을 예속 가해자라 명명한다.

 

이 시기에 소위 한방울 법칙이라는, 흑인의 피가 한 방울이라도 들어가면 그 사람의 몸 전체가 유색인종으로 변한다는 생각이 만연해 있었다. 게다가 노예제도는 언제나 어머니의 혈통을 따랐다. 흑인이라는 혈통과 예속은 건드려서도 취소해서도 안 되는 영구적인 조건으로 간주되었다. 힐리 가족이, 그리고 이제는 엘렌도 바로 이런 가정에 반기를 들었다.

 

  우리나라 또한 노비는 어머니의 신분을 따랐다. 어떻게 이다지도 역사는 다를 게 없을까. 엘렌이 노예가 된 이유는 어머니가 노예이기 때문인데, 엘렌의 어머니 또한 혼혈이었다. 자기 자식을 노예로 만드는 아버지라니. ‘흑인의 피에 그토록 반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흑 성적 대상으로는 생각하고 실행하는 모순이라니.

 

브레머는 엘렌에게 왜 예속 가해자들에게서 도망쳤느냐고 물었다. 브레머는 그들이 엘렌을 학대했는지 궁금해했다.

엘렌이 대답했다. “아니요, 그 사람들은 언제나 내게 잘해줬어요. 하지만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주지는 않았죠. 그래서 도망친 거예요.”

 

  다른 말이 더 필요할까. 엘렌의 저 말이 엘렌이 기나긴 여정을 버티는 힘이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엘렌은 예속 가해자는 자신의 아버지였으며 또한 자신의 이복 자매이기도 했다. 모든 것이 백인중심, ‘백인우월인 시대, 엘렌은 스스로를 백인으로 위장하여 자유를 얻을 수 있었다. 순수한 혈통 중심의 사회, 왜 인종 간 차별이 계급이 생기게 된 것인지 인류의 역사를 되짚어보아도 지금 시대에도 결국 여전한 차별과 계급이 존재하고 있음을 생각해 보면 그 참담한 마음을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 그들이 떠나온 세계는 흑인이 말을 소유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이 있는 세계, 아무리 자유 흑인이라도 총을 들었다가는 등에 39대의 채찍질을 당해야 하는 세계, 백인의 몸에 위해를 가하는 것이 사형에 처해지는 중범죄인 세계였고 그들이 도착한 곳은 다음과 같은 세상이었다.

 

별만 떠 있는 새벽이 오기 전인 이 시간에는 많은 것이 보이지 않았지만 그들이 지나온 풍경에는 한 가지 분명한 변화가 있었다. 이곳에는 커튼과 붉은 깃발이 달린 노예 우리나 경매장이 없었다. 담장이 높고 가시 박힌 슈거 하우스도 없었다. 소금물 웅덩이나 후추 병, 소금자루가 갖추어진 채찍이나 쳇바퀴도 없었다. 부부나 부모나 아이가 판매되는 법원도 없었다.

 

  두 부부가 예속 피해자를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탈출의 긴 여정 속에서 그들을 지지하고 도움을 준 이들 덕분이다물론, 엘렌은 이들의 이 여정에 신앙의 힘이 있었음도 얘기한다.그중에는 그들과 같은 예속 피해자뿐만 아니라, 인간의 권리를 박탈하는 이 노예제도를 반대하는 사람들, 이들 부부에 대한 연민을 가진 사람들 덕분이다. 이들의 힘은 예속 피해자가 증가할수록 더욱 더 강해지고 견고해진다. 사람이 사람을 억압하는 일이 단지 현재 삶의 평안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는 단순함을 떠나 보편적인 문제 인식으로 확산되기까지, 또한 수많은 이들의 노력과 희생이 있었음도 잊어서는 안되는 일이다.

  이 부부의 여정은 실화이기에 이들이 노예제도가 성행하는 남부를 탈출하여 자유의 땅으로 도착했다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현재의 시점에서도 이들의 탈출 여정이 놀라운데 당시에는 어떠했을까. 이들에 대한 비판과 찬탄이 이어졌을 것이고 이들로 인해 노예문제에 대한 논쟁 또한 가속화되었을 것이고 이들을 영웅화한다거나 무엇에라도 예민하게 반응하며 조금이라고 깎아 내리려는 이들도 있다.

 

엘렌은 대단히 유능했고 큰 인기를 얻었으며 태도도 자신감 있게 변했다. 엠마 미첼이 친구에게 쓴 편지에 따르면, 어떤 사람들은 그녀가 허영심을 갖거나 자기 분수를 잊을지도 모른다고 약간 우려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엘렌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저는 이제야 자신을 여자라고 느끼게 됐습니다. 제가 더 이상 단순한 물건으로 여겨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런 제가, 단지 사람 대접을 받는다는 이유만으로 우쭐해질 거라고 생각을 대체 어떻게 하실 수 있나요?”

 

임신 마지막 3개월 동안, 엘렌은 남부에서 더 많은 나쁜 소식을 들었다. 신문에서는 엘렌이 자유롭게 살면서 너무 불행해진 나머지 남편을 버리고 미국 신사의 손에 자신을 내맡기며 예속 가해자들에게 돌려보내 달라고 애걸한다는 기사가 실렸다.

마치 남부의 권위자들이 엘렌의 행동을 통제하거나 그녀의 몸을 되찾지 못한 자신들의 무능력에 괴로워한 나머지 그녀의 이야기를 대신 차지하려는 것만 같았다. 엘렌에게는 자기 삶에 대한 주권이 없으며, 그녀가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노예라는 것을 증명하려고 말이다. 그들은 엘렌을 아내가 될 능력도 없는 사람, 남편을 버린 사람으로 만들려고 했다. 이들은 가짜 뉴스를 통해 엘렌의 의지를, 욕망을 도용하려 했다.

 

  이 책 전반에서 이들이 무사히 자유의 땅으로 탈출할 수 있기를 응원했다면-우습게도 이 책이 그들이 무사히 탈출한 기록임을 알면서도-, 후반부에는 이들 부부에 대한 당시 사회의 반응을 보는 것이 흥미로웠다. 특히, ‘엘렌에 대해 아니 여자 노예에 대해 가지는 사회의 압력은 편견은 인간에 대한 억압 철폐를 주장하며 평등을 외치는 상황에서도 얼마나 모순되게 이어지는지…….

 

여기서든, 다른 곳에서든 크래프트 부부가 받은 반응을 보면, 이들이 앞서 한 여행이 성공한 이유는 엘렌이 백인 행세를 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돈이 많고 장애가 있는 백인 남자 행세를 했기 때문임을 잘 알 수 있다. 크래프트 부부가 그렇게 여행할 수 있었던 건 서로 친밀한 관계나 남편과 아내라는 점, 어느 학자의 말을 빌리자면 성적인 친족 관계라는 점을 전혀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관계가 드러난 지금, 크래프트 부부는 조지아주를 떠나 이동했을 때보다 훨씬 더 많은 편견에 마주하게 되었다. 남부를 벗어나고 미국을 벗어났는데도 남편과 아내라는 역할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주인과 노예, 그건 아니라도 주인과 하인이라는 역할은 받아들여졌는데도 말이다.

 

  작가는 엘렌의 성공은 그녀가 속한 세상의 위선과 가능성을 동시에 드러냈다.”라고 했다. 그건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가능성, 문명이 스스로 세운 잘못된 구조를 인식조차 못한 채 허물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역사가 이미 알려주었지만 이 책에서도 뚜렷이 드러난다. 여성에 대한 차별적 구조는 더더더 세월이 지나야 인식하게 된다는 것을. 아니, 어떤 이들은 어떤 방법으로든 누군가를 차별하기 위해서 꺼리를 만들어내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이들을 예속 가해자라고 부르면 되려나.

  이처럼 여전히 차별 꺼리를 양상해내는 국가들 혹은 사람들이 있지만, 두 부부가 지나온 풍경이 변화였듯이 역사는 어쨌든 변화해왔다. 노예와 노예주라는 두 범주의 사람이 원래존재하지 않으며, 납치와 인신매매가 등 예속화(enslaving)”하는 것이 문제다. 문명이 스스로 세운 잘못된 구조를 인식조차 못한 채 허물 수 있다는 가능성은 이제 그것이 어떤 것이냐와 더불어 속도도 중요한 문제가 아닐까. 문제가 되는 제도를 인식하였음에도 그것을 철폐하지 않으려는 이들로 인해 계속 예속 피해자가 생겨난다. 이 땅의 예속 가해자예속에 대한 의식적이고 맹목적인 인식이 속도를 갖춘 가능성에 의해 빨리, 신속하게 해결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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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청춘의 초상 - 조국의 독립에 바친 뜨거운 젊음, 한 장의 사진이 증언하는 찬란한 그 순간
장호철 지음 / 북피움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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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하셨습니까!

 


독립운동가, 청춘의 초상

-조국의 독립에 바친 뜨거운 젊음, 한 장의 사진이 증언하는 찬란한 그 순간

 장호철, 북피움, 2025


  책 속 26명의 독립운동가의 이름을 본다. 학창 시절 교과서에 실려 있던 인물이 몇 명이나 되나. 살아가면서 이 사람의 독립운동가라고 이름 들어본 사람이 몇 명이나 되나. 하지만, 이런 분도 있었어?를 더 남발함에 부끄럽고 또한 안타까웠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독립운동가들을 발굴했겠지만, 기본적으로 독립운동가에 대해 얼마나 제한적으로 가르쳐왔으며 소극적으로 알렸던가, 이들을 외면하고 왔던가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독립운동가의 삶은 조국의 독립에 바친 뜨거운 젊음, 한 장의 사진이 증언하는 찬란한 그 순간이라는 책의 부제처럼 뜨거웠다. 이들에게 조국은 무엇인가를, 국가란 국민에게 무엇이어야 하는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몇 년의 상황들과 맞물려 더더욱.

  책은 돌아오지 못한독립운동가와 돌아온독립운동가로 나누어 이야기하고 있다. 독립운동가의 삶을 읽다가 보면 감정이 울컥해지며 숙연해짐을 느끼게 되는 지점이 있는데, 돌아오지 못한 독립운동가의 대부분, 10대와 20대라는 것이다. 청년이라고 하기엔 너무 어린 그들. 그들은 그 어린 나이에 조국의 독립을 외치고 실천하고 있었다.

  또한, 그들의 죽음은 일제에 의한 직접적인 처형이거나 굶주림으로 인한 것이라는 점이다. 최근 유튜브에서 AI로 복원한 독립 운동가의 식사하는 장면을 보았다. 왜 이러한 장면을 복원했는지 알 것 같았다. 내내 제대로 드시지 못한 그들이 편안하고 조금은 풍족한 한 끼를 드셨기를 바라는 마음, 뒤늦은 감사와 응원의 마음 아닐까.

  이러한 마음으로 숙연해지는 가운데, 어쩔 수 없이 분노하게 되는 지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 당연히 일본에 대한 분노여야 하는데, 한 나라의 초대 대통령이란 놈에 대한 것이다. , 일본의 앞잡이이니 일본에 대한 분노와 같은 건가.

  독립 운동가 장인환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일제의 제국주의를 옹하고 한국의 독립을 방해한 미국인 더럼 스티븐스를 저격한다. 당시 한인들의 모습을 보자.

 

의거 후에 두 사람이 재판에 넘겨지자 한인들은 성금을 모아 변호사를 선임했고 유학생이던 신흥우가 통역을 맡았다. 애당초 이승만에게 통역을 맡기고자 했으나 그는 샌프란시스코까지 왔다가 자신이 학생 신분이며 기독교도로서 살인자를 변호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거부하여 한인사회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 이쯤에서 내가 잘못 읽었나 하여 다시 한번 문장을 읽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둘도 없을 것 같은 이름, 이승만이 그 이승만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데, 그건 여성 직업 교육에 매진한 차미리사의 활동에서다. 여자로 태어났다고 섭섭이라고 불린 차미리사의 소개 내용은 이렇다.


그는 동포의 고통을 외면하고 천국에 가길 소원하는 내세 지향적 영혼 구원 신앙, 불의한 현실 사회에 대해 무관심한 초월주의적 신앙, 정교분리 뒤에 숨어 민족의 아픔을 외면하는 경건주의적 신앙 모두를 비판(한상권)”하면서 의혈 투쟁의 소신을 편 것이었다. 이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장인환의 재판 법정 통역을 기독교도로서 살인자를 변호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거절한 이승만이 해방정국에서 면담을 요청하자, 차미리사가 이를 단호히 거부한 데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저런 인간을 몇 번이나 대통령에 뽑아. 뽑아 버려야 할 인간을 전직 대통령이었다는 이유만으로 과하게 칭송하고 받드는 무리들이 있어 그 수많은 독립 운동가들이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이 어떤 나라인가. 식사하셨습니까가 인사이고 안부인 나라. ‘밥 한번 먹자가 만날 약속의 표현인 나라인데.


2009년 정부가 발표한 교육 부분 친일반민족행위자 22명 가운데 일제강점기에 근대 여성운동과 여성 교육의 선구자로 불리었던 사학 설립자들이 많다. 서울여대를 세운 고황경, 인덕대학을 세운 박인덕, 상명대를 세운 배상명, 성신여대를 세운 이숙종, 추계예술대학고 중앙여중고를 세운 황신덕 등이 바로 그들이다. 특히 김활란은 이화여대의 초대 총장의 신화로 설립자 메리 스크랜튼보다 훨씬 큰 지배력을 지닌 인사로 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금도 여전히, 이런 현상은 이어진다.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여전히 힘겨운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는데 친일 세력은 그때 얻은 어마어마한 부를 바탕으로 더 많은 부를 챙기고자 여전히 친일에 목매고 있다. 독립된 지 오래되었는데 제대로 청산되지 않은 친일 문제는 오늘까지 이어져 나라를 흔든다.

 

  한편,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대부분의 여성 독립운동가의 활동도 알 수 있었다. 여성 독립 운동가로 유관순 누나만 주로 이야기되었던 현실이었다. 저자는 이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여전히 누나로 불리는 것은 그를 온전한 한 사람의 독립운동가로 바라보는 걸 방애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를 유관순 열사라 부를 때 그는 이준 열사와 같은 위상의 공적 영역에 존재하는 인물이 된다는 점을 되새길 만하다.

 

독립 유공자 가운데 여성의 비율이 3%가 채 되지 않는 현실은 옥바라지와 경제활동, 양육까지 병행하며 항일투쟁에 참여한 여성들의 희생이 재조명되어야 할 필요성을 웅변으로 증명한다. 그늘에 가려진 부인들의 뼈를 깎는 희생은 남편에 부수되는 내조가 아니라 동등한 투쟁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아쉽다. 내로라하는 독립운동가들의 투쟁과 헌신은 바로 그들 가족의 희생을 전제로 가능했기 때문이다.

 

  낯선 이름들이 뒤늦게라도 세상에 알려지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독립운동을 하였을 터인데, 기록에 없어 독립운동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많아 안타깝다. 그러나, 명백히 드러난 독립운동가의 행적을 외면하고 폄하하는 무리들이 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이들의 투쟁과 희생으로 살아 있으면서 다시금 독립운동가들을 때려잡으려는 밥버러지들의 밥그릇을 걷어차 버리고 싶은 나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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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사이언스 클래식 4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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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에는 별이 있다


코스모스, 칼 세이건, 사이언스북스, 2004.


  지나치게 걱정이 앞섰던 걸까. 마치 물리학이나 고급 수학 교재처럼 생각했던 까닭에 코스모스를 들쳐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우주를 이해하고자 하면 더 쉽고 가벼운 책으로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더 쉽고 가벼운 과학책을 보았던 건 아니지만…. 어느 순간부터 과학책을 읽고자 하는 강력한 열망이 생겼다. 코로나 19 상황이 가져온 긍정적 요인이다. 이해하지 못할 신천지 종교관과 행동에 대한 반발심은 과학과 사실이란 단어에 더 집중하게 했다. 우주와 인간에 대한 이해를 거짓과 망상이 아니라 사실과 증거로 내 사고체계의 중심을 잡고 싶은 까닭인지 과학적 사실에 대한 강력한 욕구가 마침내 코스모스를 읽게 했다. 그리고 알았다. 코스모스는 너무도 쉬운 책이라는 걸. 수학적 기호와 물리학 공식이 가득한 ‘교재’가 아니었다. 우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마음만 활짝 열면 되는 거였다. 그러면 아름다운 문장과 이야기들이 마음을 사로잡아 우주로 이끈다. 시작부터 이 책을 읽고자 했던 마음에 꼭 들어맞는 문장이 등장했다.


오늘날 우리는 우주를 이해할 수 있는 강력하고 정교한 방법을 알고 있다. 그것은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우리는 누구이며 어디에서 왔는지 과학을 통해 이해하는 것이 우리 자신을 낮추는 일이 된다거나 무엇인가의 권위에 도전‧반항하는 것이란 사고는 오래 전에도 있었지만 여전한 듯하다. 오랜 세월 동안 인간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완벽히 이해하는 법을 터득했다. 그건 모두 ‘신의 뜻’이라 말하며 머리를 조아리면 되었다. 2,500년 전 이오니아에서 새로운 깨달음의 기운이 일지 않았더라면 여전히 이 미신에 갇혀 세상을 보고 있을까. 많은 것들을 보고 들으며 현상을 발견하고 해석해 내면서 인간은 점차 이해하지 못하는 세계에 부여된 체계적 질서를 알아가게 된다.


과학의 세계에서 새로운 생각이 인정을 받으려면 증거 제시라는 엄격한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벨리코프스키건의 가장 서글픈 면은 그 가설이 틀렸다거나 그가 이미 입증된 사실을 간과해서가 아니라, 자칭 과학자라는 몇몇 이들이 벨리코프스키의 작업을 억압하려 했던 데에 있다. 과학은 자유로운 탐구 정신에서 자생적으로 성장했으며 자유로운 탐구가 곧 과학의 목적이다. 어떤 가설이든 그것이 아무리 이상하더라도 그 가설이 지니는 장점을 잘 따져봐 주어야 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 생각을 억압하는 일은 종교나 정치에서는 흔히 있을지 모르겠지만, 진리를 추구하는 이들이 취할 태도는 결코 아니다.


  칼 세이건은 우주 탄생과 생명의 진화, 별과 행성, 항성에 관해 관찰과 탐험의 사례를 유려한 언어로 이야기해준다. 칼 세이건은 금성은 높은 압력과 맹렬한 더위, 맹독성 기체 등으로 지옥 낙원보다는 지옥에 가까운 현장이라고 이야기한다. 화성―지금도 여전히 많은 과학자들이 탐험하며 알고자 하는―엔 생명체가 존재하는가,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인가를 설명하며 보다 본질적인 것을 지적한다. 화성에 생명이 있다면 그대로 놔둬야 한다고. 그건 지구조차도 잘못 사용한 인간이 화성에 생명이 있을 시 화성을 어떻게 만들어갈 지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인데 실제 화성에 대한 탐사를 수식하는 단어가 ‘정복’이라는 점에서 이 점에 동의한다. 어떤 문명이 한 문명에 우위를 점하고 그에 대하여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칼 세이건은 단순히 과학적 사실과 현상만을 나열하지 않고 궁극적으로 인간이 우주를 알고 이해하려는 이유를 끝없이 주지시킨다.

  칼 세이건의 언어로 우주의 이야기로 읽는 과정은 여행기를 읽는 것처럼 흥미롭다. 인간이 별과 달과 행성에 가 닿기 위한 끝없는 도전 과정, 우주의 모든 별과 행성의 흔적은 학창 시절 교과서를 통해 배웠던 단편적 이해를 뛰어넘어 아름답게 보이고 가슴 벅찬 느낌을 준다.

  꽃 중에 코스모스를 좋아했는데 왜 코스모스인지 궁금했다. 언젠가 인터넷에서 본 코스모스 사진을 보고서야 알았다. 코스모스는 가운데 통과 같이 생긴 꽃인 통상화와 꽃잎으로 알고 있는 설상화 두 가지 종류의 꽃이 합쳐진 꽃이라 한다. 이런 꽃을 두상화라고 한다는데 코스모스의 통상화를 잘 들여다보면 각각의 별모양을 한 꽃들이 한덩어리로 무리지어 있다. 코스모스 속의 코스모스. 아, 우주의 질서는 더할 나위 없이 신비롭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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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발자국 - 생각의 모험으로 지성의 숲으로 지도 밖의 세계로 이끄는 열두 번의 강의
정재승 지음 / 어크로스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재능 발견

열두 발자국, 정재승, 2018.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호기심 못지않게 놀라운 재능 하나가 또 있습니다. 바로 ‘강한 호기심을 잠시 느꼈으나 이내 그것을 억누르고 아무 일 없다는 듯 일상을 살아가는 놀라운 억제력’ 말입니다.


  내 인생의 첫 발자국이 어땠는지는 전혀 기억에 없다. 왼발이었는지, 오른발이었는지, 보폭은 얼마큼이었는지, 그곳이 어디였는지 모른다. 달에 남긴 닐 암스트롱의 발자국보다 환호했을 부모님은 기록대신 기억을 선택했고 그 기억은 이제 흐릿해졌다. 내가 기억해야 할 내 삶의 몇몇 발자국도 흐릿하다. 절절했고 중요했던 그 순간마다 나는 어떻게 판단하고 결정짓고 발자국을 옮겼는지 모르겠다. 무엇보다 이젠 어떤 선택을 하려는 시도를 하려는 일이 드물고 선택의 순간을 회피하려는 때가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서두의 이 문장이 얼마나 강하게 와 닿았는지 모른다. 그 놀라운 억제력을 여전히 발휘하고 있다. 그래서 변화가 없는 건가?!

  삶에서 특별히 기억나는 발자국의 순간은 망설임과 맞닿아 있다. 종종거리던 그 순간들은 무엇인가를 선택해야 하는 때였고 그건 엄청난 에너지를 요하기도 했다. 어떤 결정을 위해 창의력을 발휘한 적 있었던가, 그런 여력이 있었는지, 그런 후에 벌어지는 결과를 후회없이 실망없이 수긍하였던가. 이 디테일을 기억해내지 않아도 선택하는 그 순간의 기본 작용을 이해한다면 난, 언제나 같은 패턴으로 움직였으리라. 이 책을 읽었다면 다르게 사고하고 행동했을까.

  이 책은 인간의 의사결정에 관한 뇌과학적 작용에 관해 이야기 한다. 창의적인 사람들의 뇌, 의사결정을 주저하고 미루는 이유, 요즘 상황에 딱 들어맞는 의문인 “왜 우리는 미신에 빠져드는가?”와 같은 질문을 통해서 유의미한 대안을 생각하게끔 한다. 우리가 얼마나 획일적인 패턴에 갇혀서 사고하고 있는가를 말이다. 그리고 그런 작용이 뇌가 기민하고 체계적으로 작동하기보다는 오류에 쉽게 빠지며 착각을 일으키는지도 말이다.

  인간행동에 작용하는 것이 지식과 감정의 콜라보라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저자를 통해 듣는 ‘뇌’의 작용은 흥미롭다. 익숙한 사례들이 펼쳐질 때마다 공통의 ‘문제’를 안고 있는 인간에게 친근함을 느끼게 된다.


중요한 메시지는 의사결정과정에서 ‘감정’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이성에 비해 감정을 열등하다고 여기지만, 감정은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신속하게 행동할 수 있도록 결정을 내리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요. 감정이 만들어낸 선호와 우선순위는 의사결정을 할 때 매우 중요하지요. 그걸 섬세하게 파악하는 뇌 영역이 망가지면, 우리는 선택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피니어스 게이지-쇠파이프가 머리를 관통하여 두개골과 대뇌 전두엽 손상을 입은-의 행동 연구 결과는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뇌의 부분을 알려줌과 동시에 의사결정과정에서 ‘감정’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의사결정을 할 때마다 내 뇌의 어느 부분이 ‘나 지금 작용하고 있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겠지만 뇌가 기능하고 있다는 생각은 일찌감치 사라진다. 뇌의 기능에 대한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렇다. 감정이란 뇌의 작용인 건가. 뇌의 작용은 그 어떤 것도 가능하게 열린 막연한 원칙과 논리 같은 것으로만 느껴진다. 뇌과학 이야기의 많은 부분이 심리학에서 보는 이야기와 맞물린다. 인간 행동에 대한 ‘이해’는 꾸역꾸역 하게 되는데 문제인식을 실행으로 옮겨가는 일은 여전히, 먼 미래의 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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