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집 청소
김완 지음 / 김영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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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도 동네서점 마실 나갔다가 구입했다.  


벌써 26쇄다.  생각보다 많이 나가는 모양이다.  이 책을 눈여겨 본 것은 얼마전 티비프로그램에서 이 직업을 가진 사람이 나왔었기 때문이다. 그때 그사람이 저자인지는 모르겠다. 


저자의 직업은 죽은자의 흔적을 청소하는 사람이다.  처음 그 직업을 알게 되었을때 아, 그래 그런 직업도 필요하겠구나 하였다. 목 매달아 죽은 시신은 온갖 오물을 다쏟아 내기도 하며, 고독사로 오래 방치된 시신의 경우에도 여러흔적을 남기기 때문이다.   


책에서 의뢰 받아 갔던 장소와 사람의 이야기를 하는데, 아 정말 이런 모양의 삶도 있었구나 싶었다.  어차피 저자도 자살과 고독사를 한 사람의 사연은 정확히 알지 못하겠지만, 그 흔적을 지우며 떠올린 그 생각의 편린들은 나에게도 의미심장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에도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정돈하였던 이, 그리고 자신의 죽음 이후에도 뒷처리를 궁금해 하며 저자에게 전화를 걸었던 이...     이들의 사연을 읽고 너무 아릿한 이유는 그들의 사연이 주는 안타까움도 있지만, 결국 그들의 고독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자살하는 이들의 이유도 다양할 것이고, 그들의 감정상태를 알지 못하지만 결국 그 고독이 큰 독이 되어 버린 것이라고 하여도 많이 틀리지는 않을것 같다. 


아직 한창 이라고 말을 하지만, 이제 등 뒤쪽에 붙어 따라오는 죽음에 대한 것도 생각할때가 왔다.  제일 두려운 것은 나의 죽음이 아니다. 누군가를 떠나 보내야 한다는 것. 그것이 현재 제일 두렵다.  저자의 말처럼 밤은 청하지 않아도 오는 것.  하지만 역시 두려운건 두려운 것이다.  그리고 죽음 자체가 두려운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난 죽음 자체가 두렵다기 보다 죽음으로 가는 과정에 아픈 것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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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년세세 - 황정은 연작소설
황정은 지음 / 창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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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에 작가의 <디디의 우산>이 많이 읽혀질 때 나는 굳이 찾아 읽지 않았다. 한동안 소설에 대한, 특히나 한국소설에 대한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굳이 읽었다면 장르소설 작가들을 제외 하고는  내가 학창시절 문학 시간에 배웠던 작가들 뿐이었다.  


그러다가 서점마실에서 이 작가의 신작을 발견했고 그냥 주워 담았다.  산 것도 잊고 있다가 며칠 전에 읽어야지 하며 생각이 났다. 읽어보니 4개의 단편이 연작단편인 걸 알았다. 내용이 이어진다기 보다는 가족의 울타리에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였다.  


읽는 내내 기시감을 느꼈다.  아니다,  생각해보니 어디 비슷한 내용을 들은 것 같기도 하고.  


우리 어머니는 어렸을 적에  그러니까 완전 아기였을 때 외할아버지가 마당에 던졌다고 했다.  다행히 쌓인 눈이 있어서 괜찮다고 했던가.  왜 그랬냐고 물으니. 울어서 라고 하셨던 것 같다. 아마 어머니도 전해 들었던 거겠지.  


할아버지. 하면 생각나는 건 외할아버지의 모습뿐이다.  친할아버지는 아버지가 결혼 하시기 오래 전에 돌아가셨다.   외할아버지가 대구 우리집으로 자주 오셨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외할아버지를 기억하는 유일한 장면은 중절모를 하시고. 옛날 태백산맥이라는 건물 앞에 있던 정류장에서 손잡고 버스를 기다리던 기억이다.  여튼 옛날 할아버지는 왜 그렇게 아기를 날려 버렸던 건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은 읽는 사람과 이 시대 사람들이 공유하는 경험을 구체적으로 적다 보니 조금 더 몰입이 쉬운 것 같았다. 


이게 필요한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재미있었다.    더 할말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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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 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 23 - Novel Engine
나가츠키 탓페이 지음, 오츠카 신이치로 그림, 정홍식 옮김 / 영상출판미디어(주)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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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정말 피곤하다.  이야기 자체는 즐길만 하더라도 그 변태스런 설정은 정신적 피로도를 준다.  


작품 내에 등장하는 주요 악인인 마녀교의 대죄주교의 역겨운 자기논리부터 베아트리스로 대표하는 로리타 지향, 여성의 특정 부위를 강조하는 등의...  변태적인 설정들이 있다.   이건 단순히 유치한 것을 넘어서 나에게는 넘어가기 힘든 장벽이다.   미리 짐작은 했어야 했는데, 미리 23권까지 다 사버려서는...   


사망귀환이라는 특이한 설정은 그 설정을 이용하여 해결을 모색하는 모습이 흥미로워 계속 읽게 된 것이 크다.  중간에 사망귀환이라는 능력을 중간에는 크게 활용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현자에게 지혜를 구하러 과는 과정에서 사망귀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그러는 가운데 비로소 탑에 도착하여 만난 현자는. 그들이 생각한 현자가 아니였고,  거기다 더해 탑을 벗어나려면 시련을 통과해야 했다.  첫번째 시련은 어찌 넘겼으나, 두번째 시련에 막혀 있는 가운데,  그 사이 발생한 말썽을 비롯 하여 고민하던 나츠키 스바루에게 어떤 단서가 머릿속에 떠올리고 갑자기 기억을 잃어버린 나츠키 스바루가 등장한다.   정말 말 그대로 1권의 나츠키 스바루로 넘어가버린 것이다. 


23권은 기억상실에 나츠키 스바루의 혼란 속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며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다시 한번 나츠키 스바루 본인을 찾을 것임을 다짐하며 끝을 맺는다.   그때 스바루가 떠올린 것은 어떤 것일지, 그리고 기억을 상실한 스바루가 그 기억을 찾고, 기억상실이 원인은 무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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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시대, 진실과 반전의 역사 - 유물과 유적으로 매 순간 다시 쓰는 다이나믹 한국 고대사 서가명강 시리즈 12
권오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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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는 이 작은 책자를 세상에 내놓은 연유가 한국 고대사 연구의 새로운 방향, 어떤 반향으로 가야 하는 가를 일반대중에게 알리고 싶어서라고 하였다.  그런 새로운 경향이란 것 중 하나는 학제가의 공동연구의 필요성이다.  유적에서 나온 인골을 분석하기 위해서 의학적 토대가 필요하기도 하고, 산성과 각종 건축물을 세운 건축기법을 알기 위해서는 그쪽 분야의 전문가의 협조가 필요하다. 


가령 익산 쌍릉의 피장자 문제를 예를 들수 있겠다.   


익산 쌍릉은  선화공주(사택왕후의 발원을 담은 사리봉안기가 발견되어 선화공주의 진실 유무가 촉발 되기도 하였다) 발원하여 세운 미륵사지의 남쪽 구릉에 분포한 2기의 무덤을 말한 것이다.  재조사의 발단은 사택왕후의 사리봉안기가 발견되면서 부터  기존의 견해인 대왕묘는 무왕, 소왕묘는 선화공주가 피장되었을 것에 대한 문제제기에서 비롯되었고,  그런 연유로 조직된 조사단이 2017년도에 무덤에 들어 갔을때 앞서 일제강점기에 행해졌던 조사에서는 언급되지 않았던 인골의 뼈를 발견 하기에 이르렀다.이 인골은 가톨릭 의대 조사팀이 구성되어 조사하고 그 결과를 통하여 피장자의 정체를 확정지었다.(소개된 대략적 조사 결과는 95p에 나온다.)


이런 학제간 연구의 필요성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역사에도 눈을 돌려서 넓은 시야에서 한국사 연구에 임해야 할 것을 말한다. 일례로  개로왕대에는 무리한 토목공사로 본인의 죽음과 함께 백제를 생사기로에 놓이게 하였는데, 그 공사를 삼국사기에는 증토축성이라고 불렀다.  여기서 증토는 흙을 찌다라는 표현인데, 그 표현의 정답은 중국의 통만성에 있었다.  중국의 사서인 <진서>에서 흉노족인 혁련발발이 대하를 세우고 만가지 오랑캐를 통합했다는 의미로 통만성을 쌓았다 하는데, 이것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백제의 개로왕대의 토목공사를 설명한 증토축성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한다.  이런 통만성은 중국 학자들이 발굴조사하면서 성을 쌓은 재료로 황토와 석회가 쓰였음을 알게 되었다. 황토와 석회에 물을 섞으면 수증기가 나는데 고대인들은 이를 보고 흙을 찌었다라는 표현을 쓴 것이었다.  이로 인하여 증토축성이라는 의미를 우리는 충분히 알게 되었다.


이것뿐 아니라 현재의 대한민국이라는 사회가 구성하는 모습에서도 새로운 한국 고대사 연구의 방향이 절실함을 설명한다.  짐작하겠지만 이미 어떤 방식으로 건간에 대한민국에 결혼이민이 온 사람들도 많고, 그 사람들이 낳아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혼혈도 많다. 어떤식으로라도 단일민족이라는 철 지난 이야기를 떠들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거기에서 더 나아가 저자는 한국고대사의 연구를 위한 것뿐 아니라 크게 한국사와 관계가 없더라도 그 연구역량을 세계사를 (재)구성에 적극협조하여 역할을 다하여 할 것이라는데에 이른다.  


 공감가는 부분도 있고 너무 느슨한 생각이 아닌가 싶은 것들도 있다.


그 외로 책에서 소개된 재미있는 사실 중 하나는 영산강의 유력자의 무덤에서 나온 인골이 여자였다는 것. 일반적으로 고대의 지도자는 남성(아직까지는 여전하다고 표현할만 하지만)이라고 생각에서는 의외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사례가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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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생명체로 산다는 것은 - 동물생태학자 사이 몽고메리와 동물들의 경이로운 교감의 기록
사이 몽고메리 지음, 레베카 그린 그림, 이보미 옮김 / 더숲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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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 몽고메리의 <좋은 생명체로 산다는 것은>을 읽었다.   그런데 내가 왜 이 책을 담아서 구입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 어제 다 읽었던 <살아있다는 건>을 구입하던 시기에 샀던 것 같다.   


 책은 저자와 여러 인연이 있었던 동물과의 교감을 다룬 꼭지 8개를 담았다.  저자의 야생과 동물들에 대한 애정이 너무 크다 보니 그 교감을 온전히 느끼기는 어려웠다.  다른 말로 이해가 안되는 측면이 있었다. 동물들도 감정이 있고, 그렇기에 어떤 식으로건 간에 사람과의 교감이 가능한 것이지만, 그들이 인간은 아니다. 너무 지나치게 동료 인간처럼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  동물에게 감정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과 그들이 인간과 같은 형태의 감정과 생각을 가진 것은 아니지 않을까. 


그런데, 책을 읽다가 깜짝 놀란 부분이 있다. 타란툴라인 클라라벨 이야기였는데....  아, 솔직히 다른 동물들도 무서워 하기는 하지만, 절지동물에 속한 거미는 너무 무섭고,  뱀과, 바퀴벌레를 비롯해서 순간적으로 몸이 혐오감에 휩싸이게 한다.  그녀석들과 교감이 정말 가능한 것인가 의문은 들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아홉 꼭지에서 다루었던 문어 이야기는 아주 좋았다. 저자의 다른 저서인 문어의 영혼을 읽고 싶어 질 만큼.   그리고 작년에 읽다가 책을 덮었던  프란스 드 발의 <동물의 감정에 관한 생각>이 떠올랐다. 


너무 과하다는 생각은 들지만, 주변 생명과 언제나 교감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부럽기도 했다.  뭐, 그녀는 같은 종인 호모 사피엔스에 대한 애정은 야생과 동물에 대한 것에 비교하면 희미하다는 생각에는 유감스러운 감도 없지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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