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를 맞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604
황동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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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의 '묘비명'이란 제목의 시의 마지막 행이다.  


저자는 38년생으로 시집에는 늙음과 관련된 주제들이 많다. 당연한 일이기도 한데.  그래서 그런가 저 문장이 더 도드라지게 기억에 남아 있다.  1인칭으로 살다 3인칭으로 가버리는 거겠구나... 


외롭다라고 말하는 친구에게는 '우리 삶의 끈, 한번 획 잡아당기면 그만 끝! 인데/속 쓸쓸함 내비치지 않고 가는 건 어때?'  약간 서운한 말이 아닌가 싶다가도 차라리 시인의 말처럼 생각하는데 외로움 달래는 일이 되려나. 하지만 외롭다는 이에게 굳이 핀잔 주지는 말자. '혼술 30분 하는 것보다/외롭다 하는게 속 편킨' 한 것이니.


기본이 조금은 우울한 구석이 있는 사람이라 유독 저런 시들이 눈에 먼저 보였다.  코로나가 한창일때 쓰여진 시들이라 그때의 상황이 계속 보인다.


하지만 오히려 생기가 더욱 느껴지는데 신기하다.  왜 그런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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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43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이항재 옮김 / 민음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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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많은 분량의 소설은 아닌데 월초에 잡고서 오늘에서야 다 읽었다.  서간체 소설로 도스토옙스키의 초기작이라고 한다. 제부시킨과 바르바라의 편지만을 통해 이야기가 전개 되는게(중간에 바르바라의 수기가 있다.) 조금 지루한면도 있었다.


사실 지금의 대한민국에 절대적 가난에 있는 사람들은 많이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사회복지망에 잡히지 않은 그래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죽는 이들도 있고 힘겹게 보내는 분도 있지만 가난이 길거리에 있는 돌멩이 마냥 흔한 시대는 분명 아니다.  그렇기에 제부시킨과 바르바라의 편지 속에 보이는 가난은 진실로 공감되지 못했다.  피상적으로 알고 있지 못하기에.


다만 가난이 결핍이 사람을 비굴하게 만드는 아주 큰 요인이 된다는 점은 분명이 안다


 제부시킨처럼 자의식이 강한 이들에게는 아주 강한 부정적인 무엇인가가 된다. 바르바라에게 부정과 연정 사이의 무언가를(아지만 분명 연정인 것을..._)품은 제부시킨에게는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자 하는 하는 마음과 그렇지 못한 현실 사이에 그의 자의식은 상처 입지 않았을 까.  그리고 굶어 죽지 않기 위해, 살고 있던 집에서 쫓겨나지 않기 위해서 돈,돈,돈이 필요하다. 당장 벌 수 없다면 빌리기라도 해야 한다. 얼마나 비굴한 일인가!... 


결국은 마지막에 바르바라는 자신이 행복할지 말지는 신의 뜻이라며,  시골지주 브이코프에게 시집을 가기고 결심하는데, 그 편지를 받아든 제부시킨을 상상하면 슬프다. 하지만 이 상태로는 둘다 파멸에 이르고 말것이니 결단은 필요하였고, 기회가 왔으므로 결심을 한 것이다. 어쩔 수 없는 것을...


제부시킨의 마지막 절규는 작품의 비극성을 더하며 마지막을 인상깊게 했다.


p.s. , 이 작품의 해설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바르바라는 가난하고 병약하고 교양 있고 착하지만 한편으로는 이기적이고 오만하고 몹시 변덕스럽다. 그녀는 가난한 제부시킨의 분에 넘치는 호의를 사양하고 낭비를 나무라면서도 꼬박꼬박 선물을 받는다...한때  제부시킨에게 진정한 기쁨과 행복을 안겨주었지만 결국 그의 물질적, 정신적 파탄의 원인 이기도 하다. 이 점에서 바르바라는 도스토옙스키의 후기 장편 소설에서 남자 주인공들을 파멸로 이끄는 악마적 여인들의 원조라고 볼 수 있다."


음...  꼬박꼬박 받기는 했지만 바르바르 또한 얼마간 붙혀주기는 했다. 그것을 애정과 필요에 차이가 아닐지. 그걸로 악마적 운운을 할 여지가 있는가 싶은 생각도 든다.  열린책들에 나오는 석영중 역본에서는 저런 언급은 없고 제부시킨과 바르바라의 문학적 빈곤, 격차 등을 운운하며 배우자로 선택하지 않은 이유라고 적어 놓는데, 이 또한 별 공감 가지 못하는 해석이지만, 이런 차이도 제법 재미있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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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의 철학 - 거짓 세상의 파도 위에서 철학으로 중심잡기
라르스 스벤젠 지음, 이재경 옮김 / 에이치비프레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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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에 책을 정리하다가 발견하고는 내가 언제 이 책을 구입했었지? 기억에 전혀 잡히지 않음을 이상하게 여기며 옆에 밀어뒀다. 그러다가 어제 한번 읽어 볼까 하고 집어 들었다가 무척 재미있게 읽게 되었다. 


제목과 같이 본 책은 거짓말에 대한 작은 철학에세이다. 분량도 200페이지가 되지 않고 판형 또한 한손에 들어와서 분량은 정말 얼마되지 않을 것이다.  


책에서는 거짓말을 남이 나에게 진실을 말할 것이라는 기대에 있으나, 타인에 대하여 내가 믿고 있는 진실과 다른 거짓을 진실로 믿게 하기 위하여 고의로 진실이 아닌 이야기를 말하는 것을 말한다.  이 점은 일단 청자에게 다른 선택지로 갈 수 있는 기회를 의도적으로 박탈하게 된다는 점에서 잘못이다. 그것이 비록 청자에게 경제적, 사회적 평판등의 피해를 실질적으로 주지 않아도 마찬가지이다.  


이 책에서도 수차례 언급하지만, 우리는 대개 진실하다. 굳이 처음 만난 사람에게 거짓을 내뱉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며, 거짓말을 상당한 심리적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제일 인상깊게 본 것은 거짓말의 반대가 진실이 아니라 진실성이라는 것이다.  진실을 우리와 우리가 진실로 믿게 된 증거를 초월해 있다. 비록 현시점에서 진실이라고 판단할 만한 증거가 있어 그렇게 믿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는 아닐 수도 있다. 


 진실성에서 요구되는 것은 정확성과 진정성이라는 덕목이다.  정확성은 내가 알고 있는 진실의 진위를 가려내려는 노력이며, 진정성은 그 진실을 전달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내가 말할 당시에는 진실로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 이후로 아님을 알게 되었고, 그러한 사실을 전달하지 않는다면 그것 또한 거짓말을 한 셈이 된다.  또한 우리가 거짓말을 하지 않으려면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고 글을 쓰는 내용에 진위를 파악해야 하는 의무도 있다. 사회 공동체를 접착력있게 이어주는 것은 바로 구성원 서로간의 신뢰에 기반한다. 


거짓말은 그러한 신뢰를 무너지게 하는 행위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는 진실성을 다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볼 수 있다. 


거짓말과 유사한 것으로 트루시니스, 개소리를 이야기 하는데, 트루시니스는 자신이 믿고 싶은 진실을 진실로 믿는 것을 말한다.  주변에서도 쉽게 보이는 현상이다.  그리고 개소리는 어떠한 사안에 대한 진위에는 크게 관심 없고 그 진술을 통하여 어떠한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자들이 지껄이는 소리다.  저자는 그 자의 마음 속에 들어가 볼수 없으므로 정확하게 알 수 없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는 개소리쟁이이다. 


거짓말 하면 또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하얀 거짓말.  그냥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려고 하는 것이다.  거짓말을 거짓이므로 하지 말아야 한다는 완고한 입장이 있는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짐멜을 인용하며 저자가 이야기 하는 것처럼 우리에게는 사회적 관계를 온전히 하기 위해 일정한 은폐와 비밀주의는 필요하다. 그럼에도 그런 하얀 거짓말이 '하얀' 거짓말임에도 화자가 청자에게 신뢰를 일부 잃어버리게 것도 분명하다.  


상당히 좋아했던 직장 동료가 있다. 뭐 굳이 그 선생이 나에게 자기가 생각하는 정확한 비판적 의견을 낼 필요는 없다.  그런 말을 했다가 내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모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할때마다 누구나 하얀 거짓말임을 알만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그 선생에 대한 신뢰가 약간 없어지는 경험을 했다.  그리고 어떠한 사실을 굳이 말하지 않고 침묵하여 결과적으로 거짓말을 내게 한 부분이 있었는데, 그 때 이후로는 그냥 좋아하는 동료로 내심 조정이 되었다.  뭐 그렇지만 지금 생각하면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없는 건 아니다.    


중요한건 좋은 의도로 했던 거짓말이라도 그것이 신뢰를 상실하는 경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여러모로 거짓말은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상당한 비용을 발생시키는 행위이며,  우리는 그런 이유로 상기와 같이 진실성을 다하려는 노력을 버려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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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제18공화국 - 극작가 이근삼 교수 희곡선 1 극작가 이근삼 교수 희곡선 1
이근삼 / 연극과인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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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전 작품이지만, 작품이 풍자한 당대 현실과 지금이 크게 다르지 않은 탓인지 낄낄 거리며 재미있게 읽었다. 정당수출사업, 박사하위 난립.. 등.. 그런데 마지막 대비마마가 직을 내려놓고 까마부부와 가려는 중에 생긴 사건은 뭘 풍자한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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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 1 - 에스파냐 - 빛과 그림자 한길그레이트북스 109
홋타 요시에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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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권 짜리에서 1권을 겨우 읽었다.  고야라는 화가에 대한 엄청난 관심으로 읽기 시작했던 것은 아니다. 우연히 연초부터 읽었던 책들에서 자꾸 고야라는 화가가 언급이 되었기에 안 읽을 수 없겠다 싶어 손에 집어 들었다.  내가 연초에 읽었던 이기호의 <명랑한 이기봉의 짫고 투쟁 있는 삶>이라는 책에서 이 책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을 보았다.  1권을 읽다보니 정말 많이 참고 했구나 싶었다.


그 이후에는 서경식 선생의 책들에서 읽다가 흥미가 생긴 것이다. 뭔가 공교롭게도 바로 직전에 읽었던 선생의 <어둠에 새기는 빛>이라는 칼럼집의 표지가 프란시스코 고야가 그린 <개>다.  고야라고 하면 프랑스 군대가 총구를 에스파냐에게 겨누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과, 신화 속 거인이 자기 아들들을 찢어 버리는 그림의 화가로만 알고 있었는데, 선생의 책 덕에 관심이 생기게 되었다.


처음에는 구입을 할까 검색을 하니 절판인 상태이고 중고로 살까해도 좀 비싼상태고 하여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뭔가 일종의 편견 아닐까 싶지만 일단 일본인들이 쓴글은 쉽게 읽힌다는 장점이 있다.  이 책도 읽히는 것은 막힘이 없었다. 


반 이상은 고야의 이야기 전에 에스파냐, 그리고 고야가 태어나는 푸엔데도토스, 사란고사의 풍토를 이야기 했다. 참 거칫 곳이었구나..  고야는 1746년 3월 30일 푸엔데도토스에서 태어났다. 


저자가 묘사하는 고야를 읽자니 참 영합적이고 욕심 많고 조급한 사람이란 인상이다. 바예우와의 갈등에서는 몹시 꼴사나워 보이기도 한다. 


주인공의 이야기 전개에는 크게 관련이 없으나 저자가 언급한 내용 중에서 합스부르크 왕가와 부르봉 왕가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왕이라는 사업을 하는 업자라는 말에 웃음이 났다.(저자의 정확한 워딩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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