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 진실과 반전의 역사 - 유물과 유적으로 매 순간 다시 쓰는 다이나믹 한국 고대사 서가명강 시리즈 12
권오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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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는 이 작은 책자를 세상에 내놓은 연유가 한국 고대사 연구의 새로운 방향, 어떤 반향으로 가야 하는 가를 일반대중에게 알리고 싶어서라고 하였다.  그런 새로운 경향이란 것 중 하나는 학제가의 공동연구의 필요성이다.  유적에서 나온 인골을 분석하기 위해서 의학적 토대가 필요하기도 하고, 산성과 각종 건축물을 세운 건축기법을 알기 위해서는 그쪽 분야의 전문가의 협조가 필요하다. 


가령 익산 쌍릉의 피장자 문제를 예를 들수 있겠다.   


익산 쌍릉은  선화공주(사택왕후의 발원을 담은 사리봉안기가 발견되어 선화공주의 진실 유무가 촉발 되기도 하였다) 발원하여 세운 미륵사지의 남쪽 구릉에 분포한 2기의 무덤을 말한 것이다.  재조사의 발단은 사택왕후의 사리봉안기가 발견되면서 부터  기존의 견해인 대왕묘는 무왕, 소왕묘는 선화공주가 피장되었을 것에 대한 문제제기에서 비롯되었고,  그런 연유로 조직된 조사단이 2017년도에 무덤에 들어 갔을때 앞서 일제강점기에 행해졌던 조사에서는 언급되지 않았던 인골의 뼈를 발견 하기에 이르렀다.이 인골은 가톨릭 의대 조사팀이 구성되어 조사하고 그 결과를 통하여 피장자의 정체를 확정지었다.(소개된 대략적 조사 결과는 95p에 나온다.)


이런 학제간 연구의 필요성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역사에도 눈을 돌려서 넓은 시야에서 한국사 연구에 임해야 할 것을 말한다. 일례로  개로왕대에는 무리한 토목공사로 본인의 죽음과 함께 백제를 생사기로에 놓이게 하였는데, 그 공사를 삼국사기에는 증토축성이라고 불렀다.  여기서 증토는 흙을 찌다라는 표현인데, 그 표현의 정답은 중국의 통만성에 있었다.  중국의 사서인 <진서>에서 흉노족인 혁련발발이 대하를 세우고 만가지 오랑캐를 통합했다는 의미로 통만성을 쌓았다 하는데, 이것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백제의 개로왕대의 토목공사를 설명한 증토축성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한다.  이런 통만성은 중국 학자들이 발굴조사하면서 성을 쌓은 재료로 황토와 석회가 쓰였음을 알게 되었다. 황토와 석회에 물을 섞으면 수증기가 나는데 고대인들은 이를 보고 흙을 찌었다라는 표현을 쓴 것이었다.  이로 인하여 증토축성이라는 의미를 우리는 충분히 알게 되었다.


이것뿐 아니라 현재의 대한민국이라는 사회가 구성하는 모습에서도 새로운 한국 고대사 연구의 방향이 절실함을 설명한다.  짐작하겠지만 이미 어떤 방식으로 건간에 대한민국에 결혼이민이 온 사람들도 많고, 그 사람들이 낳아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혼혈도 많다. 어떤식으로라도 단일민족이라는 철 지난 이야기를 떠들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거기에서 더 나아가 저자는 한국고대사의 연구를 위한 것뿐 아니라 크게 한국사와 관계가 없더라도 그 연구역량을 세계사를 (재)구성에 적극협조하여 역할을 다하여 할 것이라는데에 이른다.  


 공감가는 부분도 있고 너무 느슨한 생각이 아닌가 싶은 것들도 있다.


그 외로 책에서 소개된 재미있는 사실 중 하나는 영산강의 유력자의 무덤에서 나온 인골이 여자였다는 것. 일반적으로 고대의 지도자는 남성(아직까지는 여전하다고 표현할만 하지만)이라고 생각에서는 의외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사례가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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