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어스 시이저 - 전예원세계문학선 305 셰익스피어 전집 5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신정옥 옮김 / 전예원 / 198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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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표지만 보고 전혜원에서 출간한 셰익스피어 전집을 우습게 알지 마시라. 번역을 한 신정옥은 1932년생으로 올해 아흔을 맞은 우리나라 셰익스피어 문학의 거장이다. 신정옥이 셰익스피어 전집 번역을 모두 마쳤을 때가 1989년, 지금부터 32년 전. 당시부터 한 20년 동안 셰익스피어를 거론할 때 빠지지 않고 중요한 한 자리를 차지해왔다.
  셰익스피어 전집은 음악으로 말하자면, 바그너의 <니벨룽겐의 반지>가 모든 디테일에서 최고라 일컬어지는 녹음이 없고, 말러의 교향곡처럼 전곡 모두 최고로 치는 지휘자의 녹음/녹화가 없는 것과 같이, 한 전작 시리즈가 셰익스피어 모든 작품의 대표적 번역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라고 들었다. 그럼에도 내 경우엔 이 신정옥 번역의 전혜원 세계문학선을 거의 우선적으로 선택하고는 한다.
  신정옥은 이북 출생으로 경북대(학사), 이화여대(석사), 외국어대(박사)를 거쳐 명지대 영문과 교수, 퇴임 후에 명예교수로 있다. 이이는 특히 영어 극문학을 우리나라에 소개한 공을 인정받아 숱한 상을 휩쓸었으며, 한국 셰익스피어학회장을 역임했으니 이이가 번역한 셰익스피어 전집이 중요한 자료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이제 삼십 년, 한 세대가 지난 번역이어서 새로운 작업이 뒤를 이어야 하겠지만, 이 숙제를 감안하지 않는다면 신정옥의 번역이 여전히 중요한 고려의 대상이란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나는 셰익스피어를 16세기 근/중세영어 원작은커녕 현대영어로도 읽어본 적이 없어,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놓고 “신성(神性)에 가까운 언어 천재성”이니, “인류 역사에 빛나는 불멸의 극시인”이니 하는 말로 상찬, 또는 감격할 수는 없다. 그래도 그가 생산하고 내가 읽어본 비극 명작들이 어떻게 인간 본성의 모습을 드러냈는지 일찍이 깊게 공감했고, 이런 공감은 다른 작품들, 예컨대 이번에 읽은 <줄리어스 시이저>를 통해서도 여전하리라 믿었던 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줄리어스 시이저는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영어식 표기. 카이사르는 ① 지금의 프랑스와 벨기에 지역인 갈리아 지역을 분할해 그곳의 거친 갈리아인과 게르만 인들을 복속시키는 과정과 ② 삼두정치의 파트너였던 폼페이우스와의 관계를 돌이킬 수 없어 저 유명한 “주사위는 던져졌다.”를 외치며 기어이 폼페이우스를 멸망시키는 과정을 스스로 써서 <갈리아전기>와 <내전기>를 쓴 역사가이기도 했다. 셰익스피어는 카이사르가 폼페이우스와의 내전에서 승리하고 거의 절대적인 권력을 손에 쥔 서기전 44년 3월 15일 며칠 전을 드라마의 시작으로 삼았으며, 사료의 내용은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을 바탕으로 했단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으로 말하자면, 알렉상드르 뒤마의 작품 <몽테크리스토 백작>에서 로마에서 활약했던 강도단 두목이 시간만 나면 열독 했던 책으로, 영웅들의 동전 앞뒷면과 같은 이중성, 멋있는 앞모습과 더불어 추레한 뒷모습까지 다 보여주는 데 작품의 매력이 있다. 로마의 1대 황제가 되려다 만 율리우스 카이사르 역시 플루타르코스의 붓끝을 피해가지 못했던 바, 사자 같이 용맹하고 여우같이 꾀 많은 영웅이긴 했지만 당시엔 치명적인 약점이었던 뇌전증(간질병) 환자였던 것과, 한쪽 귀가 들리지 않았던 장애, 미신을 과하게 신뢰했던 것들도 모두 기록해놓았다. 플루타르코스의 붓은 오직 한 명, 카이사르의 양아들이자 로마의 첫 번째 황제였던 옥타비아누스만 피할 수 있었다. 아무리 플루 선생이라 하더라도 대 로마의 초대 황제한테 함부로 혀를 놀릴 수는 없었던 것. 그렇게 했어도 그가 이른바 로마 5현제 시절을 살다 가지 않았더라면 편하게 죽지도 못했을 것이다.
  셰익스피어는 이 <영웅전>에서 소개한 카이사르의 모습을 그대로 희곡에 옮겨 놓았는데, 엉뚱하게도 <줄리어스 시이저>의 주인공은 그를 시해한 브루투스다.
  그럼 셰익스피어가 만드는 인간들을 보자. 첫 장면은 분명히 개선하는 카이사르다. 카이사르가 아직 내전에 돌입하기 전에 굉장히 유명한 개선행진을 했던 적이 있는 바, 로마인들을 그토록 오랜 기간 동안 지독하게 괴롭힌 갈리아 독립군 대장이자 지금은 프랑스의 국민적 영웅인 베르생제토릭스(베르킨게토릭스)를 포로로 잡아 (개선의 경우엔 포로를 방면하여 로마에 볼모로 두거나 노예로 만드는 것이 일반적임에도) 끌고 와, 그동안 로마가 이 영웅 때문에 얼마나 고생을 했던지 수많은 로마 시민이 보는 앞에서 처형을 한 적이 있다. 하여튼 개선 행진을 마치고 원로원에 든 카이사르에게 누군가가 왕관을 바친다. 그걸 납죽 받아들면 그는 얼마 가지 않아 죽음을 맞게 될 것. 이것을 뻔히 아는 카이사르가 그 길을 따르겠는가. 그는 왕관을 건네는 손길을 손등으로 물리친다. 이렇게 세 번 왕관을 바치고, 세 번 거절하는 장면을 카시우스와 브루투스가 이야기한다.

 

  “안토니우스가 왕관을 바치는 것을 보았어요. (중략) 그는 왕관을 물리쳤죠. 그런데 말입니다, 물리치긴 했지만 제가 보기엔 여간 갖고 싶어 하는 기색이 아니었어요. 이윽고 안토니우스가 그걸 다시 바쳤죠. 카이사르는 다시 물리쳤었구. 그러나 제 생각엔 카이사르가 왕관을 놓치기가 대단히 아쉬운 듯 보였습니다. 그러자 안토니우스가 세 번째 바쳤지요. 카이우스는 세 번째 물리쳤습니다. 거절할 때마다 어중이떠중이들이 소리를 지르고 거친 손으로 박수를 치는가 하면 땀이 밴 모자를 허공에 던지며 카이사르가 왕관을 거절한다고 지독하게 냄새나는 입으로 어찌나 떠들어 대는지 카이사르는 숨이 막혀서 거의 질식한 듯 기절하여 그 자리에 쓰러졌지 뭡니까.”

 

  카이사르가 카시우스와 브루투스 등의 손에 암살을 당하고, 그를 추모하는 연설에서 안토니우스는 같은 사안에 대하여 이렇게 로마시민들에게 웅변한다.

 

  “야심이란 이보다 더 냉혹한 마음에서 생기는 법. 그런데도 브루투스는 그를 야심가라 하오. 어쨌든 브루투스는 고매한 분이오. 여러분은 보셨을 거요. 루페르쿠스 제전 때 내가 세 번씩이나 카이사르에게 왕관을 바쳤지만 세 번 다 거절한 것을. 이게 야심이오? 그런데도 브루투스는 카이사르가 야심을 품었다고 말했소. 분명 브루투스는 고매한 분이시오. 내가 브루투스의 말씀에 대항하는 건 아니오. 다만 아는 바를 말하기 위해 여기 있는 것이오. 여러분은 한때 카이사르를 분명 사랑했소.”

 

  당연히 당시로부터 2천 년이 지난 우리는 그냥 내버려두었으면 카이사르가 초대 황제가 되어 후대 철없는 황제들, 옥타비아누스는 건너뛰고 티베리우스, 칼리굴라, 클라우디우스(는 빼주자), 네로같이 미치광이 독재자의 길로 접어들었을 수도 있다. 그리하여 현재와 비교하면 원시적이긴 하지만 공화정을 유지하려는 개혁파 집단인 브루투스, 카시우스들이 더 정의 의 편이었음을 이해한다. 그러나 안토니우스의 웅변에 마음이 간 로마 시민들은 카시우스와 브루투스를 추방하기에 이르고 로마는 다시 내전 상태로 돌입한다.
  그리하여 카시우스-브루투스 연대와 안토니우스-옥타비아누스 연대의 내전이 끝나는 시점까지를 그리고 있다. 사극의 내용은 다들 아시고 계실 터이니 생략한다.
  우리는 영상의 시대에 살고 있는 반면, 희곡은 무대라는 한정적인 장소에서의 공연을 위해 쓰인다. 희곡으로 전쟁 장면을 읽게 되면 늘 보던 활극이 좁은 무대에서 펼쳐질 수 없어서 매우 초라하게 읽힐 수 있는데 이것을 효과적으로 극복하는 방법은 독자가 머릿속에서 무한정한 스케일의 전쟁장면을 상상하는 것이다. 스스로 연출자가 되어 자신만의,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무한대의 무대를 만들어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일 터. 명불허전. 새삼스레 셰익스피어의 일독을 권할 필요는 없으리라 믿는다. 다음 셰익스피어는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로 점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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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7-01 09:5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신정옥‘ 교수 버전으로 세익스피어 희곡 여러 권 읽었어요. 다른 역자에 비해 떨어지는 면이 없다고 봅니다. 그런데 책 만듦새가 뭔가 뽀대가 안나서 그런지 사람들이 외면(?)하는 것 같더라고요. 옛 번역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할 것 같고요.

전 세익스피어 희곡 중에서 역사극은 참.... 다 읽기는 했는데 몇 년 지나면 다 헷갈리고 뒤섞이고 기억에서 희미해지는지 모르겠어요;; 폴스타프 님 등장하는 시리즈가 <헨리 4세> 시리즈였던가요?핫스퍼 나오는... ㅋㅋㅋㅋ

Falstaff 2021-07-01 10:04   좋아요 5 | URL
맞아요, 이 책은 디자인과 편집 기획 때문에 독자들이 잘 찾지 않는 거 같습니닷!

옙. 헨리 4세. ㅋㅋㅋ 근데 하도 오래 전에 읽어서 저도 하여튼 조만간에 (언제가 될지는 도통 모르겠지만) 다시 읽어보려고 합니다.
 

 

 

  올해도 벌써 반이 꺾였습니다. 4월부터 6월까지 쉰네 권의 책을 읽었더군요. 이대로라면 올해 또 2백 권 이상을 읽을 거 같은데, 취미가 이제 책 읽는 거 빼곤 거의 남지 않아 2백 권을 넘기지 않기도 쉽지 않습니다. 오늘은 2분기에 읽은 쉰네 권 가운데 참 재미있게 읽은 책을 소개합니다. 추천이 아니라 소개입니다. 독서를 즐기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순서는 제가 읽은 날짜순입니다.

 


1. 류드밀라 페트루솁스카야, 《시간은 밤》
   

   열세 편의 중단편을 실은 모음집. 작가 페트루솁스카야는 1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적으로 곤궁하던 시기에 출생해 어린 시절에 2차 세계대전까지 겪은 세대. 경제적으로는 배고픔과 빈곤 자체가 늘 일용할 양식의 자리를 채웠고, 정치적으론 스탈린과 흐루쇼프, 브레즈네프를 잇는 혹한의 공포시대. 그러나 일반대중은 어찌 되었거나 먹고는 살아야 하는 법. 남자들은 아무하고나 잠을 자 임신을 시키고 처갓집 신세를 지다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기를 밥 먹듯 하고, 육아와 생활을 책임져야 하는 여성은 생존을 위해 저렴한 노동을 해야 하던 시기의 소비에트, 그 수도. 언제나 어디서나, 어떤 체제 속에서나 항상 인생은 요지경 속이었음을, 저 동토의 나라 소비에트에서 단단한 이야기 거리들을 자그마한 작품 속에 밀도 있게 배치해 길었던 판매금지의 시절을 끝내고 이제 온 세상에 뿌린다.

 


2. 살만 루시디, <무어의 마지막 한숨>
   

   유대 인도인을 루슈디 특유의 공갈 협박을 섞어 장황한 거짓말로 만든 진정한 픽션. 서양 역사상 유럽인 가운데 배를 타고 가서 인도를 처음으로 발견한 인간이 바스코 다 가마. 이이가 인도에서 8년 동안 뿌려놓은 후손이, 안달루시아 마지막 무어 족 왕과 유대인 왕비 사이의  인도 이주 후손과 연을 맺어, 네 손이 붙은 2배속 아들 무어를 낳았으니, 어찌 살만 루슈디 특유의 거대한 구라 한 판이 없을 수 있겠는가. 2배속이라 하면 다른 사람들보다 딱 두 배 빨리 인생을 산다는 뜻. 무어를 만들어놓기 전까지 세계사 속에서 극단적으로 휘둘리던 인도사, 특히 내전, 종교분쟁, 인도분할, 테러까지, 일찍이 이슬람에 의하여 사형선고를 받은 경험이 있던 루슈디가 마음먹고 써내려간 환상과 세계사 속의 잡탕밥 안에서 벌어지는 온갖 형태의 사랑, 사랑, 그리고 또 사랑 이야기.

 


3. 옌롄커, <레닌의 키스>
   

   옌롄커는 <풍아송>을 읽고 실망했었다. 아, <레닌의 키스>를 먼저 읽었다면 그러지 않을 수 있었을 텐데. 배경은 <풍아송>과 마찬가지로 허난성, 솽하이 현에 있는 바러우 산맥 깊이 자리잡은 유토피아, 서우훠 마을. 현대 중국에 세 명의 뛰어난 이야기꾼이 있으니, 모옌, 위화, 그리고 옌롄커. 옌롄커는 이 삼인방의 명성에 누가 끼치지 않기 위하여, 전설적인 유토피아 서우훠 마을 주민 대부분이 장애를 갖고 있다고 설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장애인보다 훨씬 뛰어난 재주를 한 가지씩 가지고 있는데, 언제나 그렇듯이 세상의 약자가 재주가 있다면 바로 그 재주 때문에 인생 조지는 일이 벌어지고는 한다. 이때 솽하이 현에 현장으로 부임한 욕심장이 마오즈란 인간이 소비에트가 무너지고 이에 따라 레닌의 동상이 러시아 곳곳에서 쓰러지며 모스크바에서는 유지하는데 돈이 무척 많이 드는 레닌의 유해를 사와서 솽하이 현을 지상 최고의 관광지역으로 만들고자 아이디어를 내고, 이에 따른 자금을 만들기 위해 서우훠 마을 주민들에게 재주를 부리게 시켜 전국을 돌며 순회공연에 들어간다. 무차별로 쏟아지는 진지한 농담들이 읽는 재미는 물론이거니와 생각해볼 거리마저 건네주니 이 아니 좋을손가.

 


4. 토바이어스 울프, <올드 스쿨>
   

   오, 이런 책 좋아한다. 세상에 이런 학교가 다 있다니. 물론 뉴욕을 중심으로 동부 해안가를 따라 늘어선 수업료 겁나게 비싼 사립 고등학교니까 가능하긴 하겠지만, 매년 미국의 가장 유명한 시인, 소설가, 극작가등을 초대해 강연회를 열고, 이때 최고학년을 대상으로 글짓기를 해서 원고를 초빙작가에게 보내 1등 선정을 의뢰하고, 1등을 먹은 학생은 교장실에서 한 시간 가량 다과회에 참석하고, 또다시 한 시간 가량 작가와 단 둘이서 평소엔 함부로 들어가지도 못하는 교장의 정원에서 산책시간이 주어진다. 와, 돈다, 돌아. 나 고딩 때라면 황순원, 김동리, 서정주, 차범석 정도의 작가를 이야기할 텐데. 진짜로 책 속에 누가 초청을 받느냐 하면 토바이어스 울프와, 놀라지 마시라, 어네스트 헤밍웨이. 그러나 애초 글 좀 쓰는 친구들이 대단한 성가를 누리는 전통이 있는 학교에서 어찌 소년 당송팔대가가 없었으랴. 얘네들이 모인 곳이 학교 교지 <트루바두르>를 만드는 아이들. 드디어 주인공 ‘나’가 쓴 작품을 읽은 주정뱅이 헤밍웨이가, ‘나’의 작품을 1등으로 선정하는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지지만, 태평양 이쪽이나 저쪽이나 언제나 좋은 일 속에 마가 끼는 법. 어쨌건 ‘나’가 수십 년이 흐른 후 모교를 돌아보며 회상하는 작품. 독자에 따라 저 먼 옛 시절을 생각하게 하는 성장소설.

 


5. 엘리 스미스, <데어 벗 포 더>
   

  되게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시작한다. 마일스 가스라는 이름의 남자. 연극 구경을 가서, 이제 바야흐로 연극은 클라이맥스로 접어들어 온 몸이 쫄깃쫄깃해지는 찰나, 가까운 객석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휴대폰 소리. 비비디 비비디 비디 빕. 비비디 비비디 비디 빕. 비비디 비비디 비디 빕. 어떤가? 쥐어박고 싶지? 근데 가스는 아니다. 그거 참 절묘한 순간에 터지네. 인상적이야. 하는 친구다. 이를 계기로 친하게 된 마크라는 중늙은이가 자기 친구가 소개받은 중산층 가족의 파티에 가스를 데려간다. 그러니까 친구의 친구의 친구가 여는 파티에 가게 된 가스. 그는 파티 중에 슬그머니 이층으로 올라가 방에 들어가 나오지 않는다. 거실 소파에 자신의 휴대전화와 지갑 같은 일체의 것들을 두고. 집주인 리 부부는 휴대전화를 통해 저 고등학교 시절 행사 때문에 잠깐 알게 된 여자에게 전화를 하고, 일이 점점 커져 전국의 TV와 라디오에 생방송되는 지경에 이르렀는데, 거 참 재미있는 4차원 포스트 포스트 모더니즘 소설. 근데 쫄지 마시라. 읽기 쉽고 재미있기까지 하다.

 


6. 디노 부차티, <타타르인의 사막>

  

  흠. 나만의 명작. 광막한 사막이나 평야만 나오면 사족을 못 쓰는 내게 특화된 작품인지, 아니면 모든 독자가 나와 비슷한 감상문을 쓰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이탈리아 표 환상문학이라는데 그런 건 모르겠고, 내가 읽기론 매우 아름다운 소설. 알프스 산맥이 인접한 북 이탈리아 출생이라 저 먼 산맥 위에 솟은 요새와, 그곳에서 다시 시작하는 고지대의 그저 타타르인이라 칭하는 유목민족이 언제 쳐들어올지 모르는 상황을 상정할 수 있었을 지도. 붉은 놀이 암벽을 물들이는 새벽과 저녁, 있는지 없는지, 있다면 정말로 침략을 해 올지 아닐지도 모를 쇠락한 요새에서 늙어가는 장교와 부사관들. 황량한 스텝지역에서 서서히 도시와 도시 속의 생활을 잊어가는 부대원들. 명예도 없고 성취도 없고 하다못해 전투와 용맹스러운 시범도 없이 황량한 산악지역과 한도 끝도 없이 펼쳐진 고원의 스텝 속에서 돌과 먼지와 바람만이 독자의 가슴을 향하여 불어오는 작품. 그러다 진격의 북소리가 울리고 대열을 이루어 요새를 향해 타타르인들이 전진해오는 실제 상황이 올 때, 평생을 기다린 이 순간을 맞지 못하고 은퇴의 마차를 타야하는 드로고. 그게 인생이지 별거냐.

 


7. 패트릭 화이트, <전차를 모는 기수들>
   

   오스트레일리아가 배출한 유일한 노벨 문학상 수상자 패트릭 화이트의 1961년 작품. 발표 당시 읽었더라면 더욱 공감할 수 있었을 텐데, 지금은 이스라엘 유대인들의 덩치도 커지고 펀치력도 좋아져 이웃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가차없는 폭력으로 가하는 것이 밉기도 하지만, 책 자체는 이론의 여지없이 훌륭하다. 오래전에 오스트레일리아로 이주해와 거대농장을 이룬 헤어 가문의 유일한 상속자인 헤어 양을 쉽게 얘기하자면 사회부적응 증세와 약간의 지적 능력에 문제가 있는 듯하다. 이 헤어 양의 주변에 자연스럽게 모이는 선하고 약한 자들의 연합과 이들의 반대편에 선 기존세력의 갈등. 화이트는 주로 선한 약자, 독일계 유대인이자 영문학자이지만 값싼 노동을 선택한 늙은 이주 유대인, 진화가 덜된 미개인으로 치부하여 어린 시절 강제로 백인 목사 가정에 입양되어 억지로 교육을 받았으나 백인 사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 애버리지니, 일반적으로 가장 천한 백인 여자가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인 세탁부로 심각한 가정폭력 속에서도 굳건하게 버티고 있는 여성 등의 편을 들어가며, 오스트레일리아 구성원들의 허상과 거짓 신분을 드러냄으로써 그 허위를 강조하는, 전형적인 착한 백인이 쓴 작품.

 


8. 박성우, 《자두나무 정류장》
   

   요즘 읽은 극단적 모더니즘 시들의 거의 해체시 수준에 달하는 파편화, 암호화, 관념화, 개별화의 고통 속을 헤매다, 갑자기, 읽는 즉시 시가 주장하는 바를 즉각적으로 알 수 있는 편하고 부드럽고 알기 쉬운 시를 읽게 되는 바람에 이 시집이 진짜 가져야 하는 정당한 평가보다 조금 더 점수를 많이 받았을 수 있지만, 그런 거 크게 신경 쓰지 않겠다. 마술사의 바구니. 무대 위의 마술사가 바구니에 사람 하나 구겨 넣고 새파란 칼로 푹푹 찌르는 항아리. 이 시집엔 그딴 고통의 항아리는 하나도 없다. 독자가 항아리 속에 던져져 진짜 칼로 찔리지는 않더라도 여기저기 부위를 가리지 않고 따끔따끔하게 침을 쏘는 벌침을 맞을 필요가 무어에 있느냐 말이지. 내 돈 내고 내가 뭘 잘못했다고. 그런 억울함의 연속 속에서 하나 건진 것이 박성우의 《거미》에 이은 《자두나무 정류장》. 독자들이여, 이런 시인의 시집은 열심히 사주자. 그러면 우리나라 시집 판에서 무슨 얘기를 하는지도 모르는 헛소리 당당 숭당당, 하는 시집들의 숫자가 그래도 좀 적어지고, 그 빈자리를 박성우 같은 시인들이 메우게 될지 혹시 아는가. 에잇, 아니면 말고.

 


9. 앨런 홀링허스트, <아름다움의 선>

 

  21세기에 읽는 헨리 제임스 판 동성애 소설. 아니면 적어도 헨리 제임스에게 헌정하고 싶어 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 실제로 주인공 닉은 세계유수의 대학, 그러나 자신이 학사를 딴 옥스퍼드보다는 약간 처지는 평가를 받는 UCL(University College London)에서 헨리 제임스의 문제 연구로 박사과정을 밟는다고 설정해놓았다. 이래놓고 다른 사람의 관점은 모르겠고, 내가 읽기에 대놓고 제임스의 문체를 사용하는데, 무슨 뜻인가 하면, 그리 쉽게 읽히지 않는다는 말씀. 따라서 포스트 모더니스트들이나 몇몇 탐미주의자들은 <아름다움의 선>을 위스망스의 말대로, 지루하기 짝이 없는 장광설과 피곤하기 이를 데 없는 불필요한 반복으로 일관한다고 불평할 수 있지만, 그러지 마시고, 무대가 되는 1980년대 대처 수상 시대의 경제적 불안에 따른 지적 계급의 의식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들 속에 끼어 2등 시민으로 끼어 살며 동성애에 집착하는 주인공의 눈칫밥에 집중하면 재미를 찾을 수 있을 듯하다. 미리 알려드릴까? 사람들 살림살이는 모르겠고, 있는 것들은 더 끔찍한 부자로, 없는 것들은 진짜 끔찍한 가난뱅이로, 양 끝단을 향해 치닫는 미친 열차가 이제 막 시동을 건 시대.

 


10. 야 지야시, <밤불의 딸들>
   

   가나 출신 미국이민 1.5세 야 지야시의 데뷔작이자 2016년 미국의 ‘최우수 신인상’ 격인 펜-헤밍웨이 상 수상작품. 원 제목은 <Homegoing>. 작가의 고향이 아프리카에서도 유명한 노예 수출의 근거지인 골든 비치, 옛 아샨티 왕국의 중요한 도시 맘퐁. 그는 스무 살 때 가나를 처음 방문해 황금해변과 케이프코스트 성을 보았고, 흑인 노예에 관한 작품을 쓰기로 작정을 해 무려 7년의 세월을 이 작품을 위해 바친다. 젊어서 7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사서 고생할 시간도 아니다. 미쳤냐, 아무리 젊어도 고생을 사서 하게. 그는 1760년대 초부터 2010년대까지를 시간적 배경으로 큰 어머니 ‘마메’의 두 딸과 그 후손들이 겪어내는 개인사를 따라간다. 그러니 형태는 일종의 대하소설이지만 내용을 상당히 압축해 4백여 쪽에 담아냈다. 마메를 ‘밤불’이라 하고, 두 딸, 에피아와 에시를 앞에 세워 에피아는 가나 현지에서 삶을 이어가고, 에시는 영웅의 딸이지만 노예로 잡혀 짐승보다도 못한 방식으로 대서양을 건너 아메리카로 흘러든 후, 각 딸들과 6대에 이르는 자손들의 이야기. 소설은 당연히 두 자손들이 몇 백 년 후, 자신들이 저 멀리 같은 혈족이었음을 모르는 상태에서 만나는 것으로 마감을 할 것은 미리 독자들이 알고 있다. 흥미진진한 흑인들의 인간사. 앞으로도 주목해볼 충분한 이유가 있는 신인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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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6-29 09: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Falstaff 님의 추천이라면 믿고 봅니다. 여기서 제가 읽은건 타타르인의 사막과 밤불의 딸들 2권이네요. 레닌의 키스는 지금 줄세워놓은 책이고요. 옌렌커는 <딩씨 마을의 꿈>이 괜찮긴 했지만 이 작가를 더 읽어야겠다는 생각까지는 안하게 하던데 레닌의 키스는 그렇지 않을듯 하군요.
다른 책들도 주섬 주섬 보관함으로 끌고 갑니다. ^^

Falstaff 2021-06-29 09:28   좋아요 3 | URL
고맙습니다.
<레닌의 키스>는 귄터 그라스의 <고양이와 쥐>과 마지막 한 자리를 놓고 저울질 하다가, 그라스는 문학동네 세계문학에서 나온 책이라 너무 많은 거 같아서 옌롄커를 고른 거랍니다. ㅋㅋㅋ 저도 <레닌..> 말고는 옌롄커가 좀 힘들더라고요.
이 페이퍼는 ‘추천‘이 아니라는 것만 감안하시면 좋겠습니다. ^^;;;

잠자냥 2021-06-29 09:3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상반기에 읽은 책들 중에서 정리 중인데 저와 겹치는 게 몇 권 보입니다. 껄껄껄.

Falstaff 2021-06-29 09:44   좋아요 3 | URL
앗, 그렇습니까! ㅎㅎㅎ 반갑네요.

유부만두 2021-06-29 09: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에 읽은 루슈디 한 권만 겹칩니다. 추천하신 책들은 감사히 받겠(?) 습니다. 그런데 꽤 중후해 보여서 겁도 좀 납니다.

Falstaff 2021-06-29 09:57   좋아요 5 | URL
루슈디보다 읽기 힘든 책이라면, <아름다움의 선> 하나 정도인데요, 그것도 그리 뭐 헷갈린다거나 까다로운 건 아닙니다.
중후한 건 <전차를 모는...>이 좀 그런데, 스토리가 재미있어서 진도가 슝슝 나갑니다. ㅎㅎㅎ

coolcat329 2021-06-29 13:19   좋아요 3 | URL
<아름다움의 선>이 읽기 쉽지 않군요... 아흑...
앨런 홀링 이 작가 진입장벽이 높습니다. 문체도 내용도...

다락방 2021-06-29 10:5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아놔 ㅋㅋ 저는 자두나무 정류장 하나 겹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Falstaff 2021-06-29 10:55   좋아요 4 | URL
아, 그래도 그 책이 제일 건강한 책인걸요!!

새파랑 2021-06-29 11:1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전 읽은게 하나도 없네요 ㅜㅜ <타타르인의 사막>만 가지고 있고 아직 읽지는 않은 ㅡㅡ
7월 구매목록에 최대한 넣겠습니다 ^^

Falstaff 2021-06-29 11:39   좋아요 3 | URL
그래도 좋은 책 많이 읽으시잖아요? ^^

페넬로페 2021-06-29 12:29   좋아요 4 | URL
저도 새파랑님과 같네요 ㅎㅎ
그래서 기쁩니다
읽을 책이 또 넘쳐나서요^^

그레이스 2021-06-29 11: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나의 글쓰기는 문학의 역병이다‘
옌 렌커의 말이 강렬하게 남네요.
이 작가의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는 갖고 있어요^^
어디서 많이 본 이름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도 화제작이라고 하던데요?!

Falstaff 2021-06-29 11:41   좋아요 2 | URL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이거 야~합니다. ㅋㅋㅋㅋ
<레닌...>이 더 좋은 듯했습니다만, 이거야말로 다 독자들 취향입니다. ^^

그레이스 2021-06-29 11:45   좋아요 2 | URL
ㅎㅎ
정보 감사합니다.
일단 표지에서 감을 잡긴 했는데...ㅠ
레닌을 읽어야 겠군요

독서괭 2021-06-29 12: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베스트 텐! 이군요. 몇 권 담아갑니다^^

Falstaff 2021-06-29 12:40   좋아요 2 | URL
재미있게 읽으셔요! ^^

coolcat329 2021-06-29 12: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쩜 한 권도 읽은 책이 없습니다. 😂
<시간은 밤>만 가지고 있습니다.
다 리뷰로 만나본 책들이라 낯설지 않고 반갑네요. ㅎ

Falstaff 2021-06-29 13:04   좋아요 5 | URL
ㅋㅋㅋ 뭐 책을 꼭 진짜 읽어야 맛입니까!

잠자냥 2021-06-29 13: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나저나 폴스타프 님 남은 취미 또 하나 있잖아요. 술 마시고 꽐라되기 ㅋㅋㅋㅋㅋ

Falstaff 2021-06-29 13:23   좋아요 3 | URL
헉! 정곡을 찔렸습니다! 또!!! ㅋㅋㅋ

물감 2021-06-29 13: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제가 1년동안 읽는 권수를 두세달만에 읽으시다니 부럽습니다 ㅋㅋㅋ
아니 다들 왜케 읽는 속도가 빠른거죠? 아니면 다들 숨쉬듯이 독서만 하시는 겁니까 ㅠㅠ
책 소개 감사합니다 ㅎㅎㅎ

Falstaff 2021-06-29 14:21   좋아요 3 | URL
ㅋㅋㅋ 부러워 하지 마세요. 뭔가 하나를 더 하는 인간은 대신 뭔가 하나를 희생할 수밖에 없답니다.
뭐 사는 게 다 그렇잖아요. ㅎㅎㅎ

syo 2021-06-29 14:4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타타르인의 사막 읽고 나서 액체없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너무 좋드라구요.

그게 아직 한 달 안 됐데 지금은 주인공 이름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대체 왜 이러고 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Falstaff 2021-06-29 14:48   좋아요 2 | URL
아, 이 책을 좋게 읽으셨군요! 반갑습니다.

다 그렇게 삽니다. 기억하려고 독후감 쓰고 뭐 그렇게 앙탈을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6-29 15:48   좋아요 3 | URL
아니, 이럴 수가! 앙탈쟁이 달인 폴스타프! ㅋㅋㅋㅋㅋ

stella.K 2021-06-29 20: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대단하심다.
이 정도시면 이젠 쓰는 쪽으로 취미를 가져 보시는 것도...^^
알리딘엔 폴님 같이 소설을 전문적으로 읽으시는 분들이 참 많더군요.
저는 도저히 못 따라갈 것 같아요.
저는 가면 갈수록 책 읽는 속도가 둔화되고 있습니다.ㅠ
대신 드라마 보는 게 좋아지더군요.ㅋ

Falstaff 2021-06-29 20:31   좋아요 2 | URL
에이, 어디 깜냥이 되나요. ㅋㅋㅋ
저도 드라마 시절이 있었는데 아, 오래 전입니다. 이젠 그저 술과 책의 시대. ㅋㅋㅋㅋ

붕붕툐툐 2021-06-30 00:4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어쩜 이렇게 생소한 책들만 읽으셨습니까? 아무래도 저의 독서력이 너무 미천한 듯합니다~ 하긴, 200권을 넘지 않으려 노력하시는 분과는 애초에 비교 상대도 되지 못하지요~ 저도 젤 익숙한 <타타르인의 사막>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폴스타프님, 만세!!🙆

Falstaff 2021-06-30 08:40   좋아요 4 | URL
ㅋㅋㅋ 전 시간이 많잖아요. 노느니 뭐 합니까. 책이나 읽어야지요. ㅋㅋㅋ
올해 똑 부러졌습니다. 하반기 즐겁게 지내세요. 휴가도 좋은 데 다녀오시고요!!

mini74 2021-06-30 15: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몇 권 담아갑니다. 타타르인의
사막이 저도 겹쳐요 *^^*

Falstaff 2021-06-30 15:24   좋아요 1 | URL
우와.... 타타르인을 제 생각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읽으셨거나, 책을 가지고 계시는군요! 이야..... 거 참. ㅋㅋㅋ

잠자냥 2021-07-01 10:02   좋아요 1 | URL
저도 갖고는 있어요. ㅋㅋㅋ 8월에 읽을 예정(폴스타프 님 한번 따라해봄. 계획 독서하는 척ㅋㅋㅋㅋㅋㅋㅋㅋ)

7월에 읽을 책이 밀려 있네요;;

han22598 2021-07-02 0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Falstaff님 요 페퍼 기다렸습니다 ^^ 한권이라도 주워담아서 읽어야하는데, 일단은 제목과 추천사를 눈으로 먼저 익혔습니다 ㅎㅎㅎ

Falstaff 2021-07-02 08:48   좋아요 0 | URL
아이고, 기다리시는 분도 계시다니, 흑흑, 감격입니다. ㅎㅎㅎ

돌팔구 2021-07-15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두나무 정류장... 오랫만에 맘에 쏙 드는 시를 읽습니다.. 추천 감사합니다 ^^

Falstaff 2021-07-15 16:23   좋아요 0 | URL
마음에 드셨다니 제 기분이 좋습니다. 이런 댓글이 제일 기분 좋습니다. ^^
 
유고 문학동네 시인선 136
조연호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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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상의 시집. 더 이상은 없다. 완벽한 골 뽀개기. 해석 불가능한 기호 덩어리의 집합. 죽음과 고통의 실존성을 통해 도달한 언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만일 그렇다 하더라도 애초 독해할 수 없는 비문과 가져다 붙인 단어들의 만찬 또는 난장판. 혹시 이것이 괜찮은 시인의 뛰어난 시를 괜히 기평(譏評: 헐뜯어 평함)한다고 주장한다면, 예를 들어 이런 시의 부분을 읽어보시라. 시의 제목은 <나 역시 아르카디아에서 쓸모없음을 줍다>. 모두 네 연으로 되어 있으니, 다 소개하는 건 지면이 아까워 셋째 연만 올린다.

 

  개 껍데기 양탄자를 타고 수양아버지여 살붙이 나팔을 불어다오
  음악은 그 자체가 완결된 즐거움이라는 것과 그러므로 그 음악은 기다릴 수 없지 않겠느냐는 것이 낭송자의 견해였다. 초상학적으로 그들은 다정한 깃털이었다. 그러한 음악은 떠오름을 기다릴 수 없는 것이지만 대개 시인들은 흥을 붙여 말하는지라, 느린 것은 깊은 물을 잊게 하는 물이었고 빠른 것은 특별히 무기로 간주되어온 남성의 은유 상태로 남은 대천사를 거세하는 개숫물이었다. 그러나 허약한 종(種)을 장신구 삼는 기평(譏評)이 또한 무슨 결박일 수 있으랴? 객인의 미각이 주인이 쟁반을 두 손으로 받쳐 든 것과 같은 그러한 완결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운율의 빛을 가진 광물이 발아래 파묻혀 있어 우리를 춤추게 하여도 그것이 시의 배신이 아니라면 이 몸짓이 신의 엔진에 부어진 연료로 타오르는 편재론(遍在論) 모두의 음욕(淫慾)과 또한 무엇이 다르랴? 개 껍데기 양탄자를 타고 수양아버지여, 살붙이 나팔을 불어다오.  (제 3연)

 

  자, 긴말 필요 없고, 위의 인용이 어떤 뜻인지 아시는 분, 죄송스럽지만 거수해보시겠습니까?
  문학평론가 김정현은 이이의 시 작업을 “언어를 통해 악의 성스러움에 도달하려 했던 자의 슬픔과 고통이 짙게 스며있는 말, 무가치한 언어들의 허무함 속을 깊숙이 헤매인 자에게만 유일하게 허락될 수 있는 그 말.”이라고 대단히 이해하기 어렵게 설명했다.
  이쯤에서 한 번 웃자. 기호학적으로 “ㅋㅋㅋ”라고 하고 싶으나 엄숙한 “악의 성스러움”을 다룬 시인에게 차마 그럴 수 없어서, 키키키, 하고 웃는다. 근데 김정현은 명색이 평론가인데 “깊숙이 헤매인 자”는 뭐람. “헤매이다”는 국어 3등급 이하 학생들이나 쓰는 말 아닌가? 하여간 지금은 평론 이야기하는 거 아니니까 그냥 넘어가고, 이게 어떻게 악의 성스러움에 도달하려 한 시인에게만 유일하게 허락된 문법이냐는 말이지.
  내가 이이한테 돈 꿔주고 못 받은 것도 없어서 괜히 기평할 이유도 하나 없고, 나도 인간인데 가능하면 좋은 게 좋다고, 역시 괜찮은 시인이야 어쩌고저쩌고, 해두는 것이 신상에 이로운 건 아는데, 그러면 독후감이 아니니까 콱, 내놓고 얘기하면, 시인 조연호의 문장은 위악과 의도적인 비문非文으로 독자에게 혼돈의 골짜기 길을 인도하고 있다.
  그동안 생고생을 해가며 터득한, 이런 시 읽는 법을 소개하면, 여태까지 암호해독기를 돌려가며 파편과 미로를 헤맨 결과, 시를 읽기만 하면 된다는 거. 더 자세히 얘기하자면, 굳이 시를 이해하거나 시에 숨어 있을 거라고 믿는 거창한 내용을 밝히려 생각하지 말고 그저 줄줄이 읽어나가면,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별점 네 개, 다섯 개를 줄 날이 혹시 올지도 모르겠다는 심정. 좀 그랬으면 좋겠다는 바람. 저 위에 인용한 “개 껍데기 양탄자” 운운도, 개 껍데기가 뭘까, 내가 안 먹어서 모르지만 개는 껍데기가 맛있다고 하는데 그걸 얘기하는 걸까, 이런 거 궁금해 하지 말고, 문장이 주어 술어 목적어가 있을 곳에 제대로 붙어 있는지 따위도 묻지 말고, 그냥 초등 3학년짜리가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 읽는 셈치고 그냥 소리 내 읽되, 읽으면서 아니면 말고 만일 리듬이 생길 거 같으면 바로 리듬에 집중해서, 여전히 내용 따위는 개나 줘버리고 흥얼거리라는 말씀.
  그러면 시가 아무리 위악과 의도적 비문으로 메워져 있어도, 어디 가서, 혹시 조연호 시집 유고 읽어보셨어요? 햐, 그거 죽여줘요, 죽여줘. 할 수도 있……겠니? 정말?

 

  아, 몰라, 몰라. 이제 나의 고난의 행군은 세 권 남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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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6-28 11:2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 이런 아스트랄 시에는 비평가도 아스트랄해지는가 봅니다.
아이고, 아직도 세 권이나 남았다니, 건투를 빕니다!

Falstaff 2021-06-28 11:24   좋아요 6 | URL
그나마 다행인 건 세 권 가운데 두 개는 창비라는 거예요. 흑흑.....
진짜 개껍데기 같은 독서생활입니다. ㅋㅋㅋㅋ

페넬로페 2021-06-28 12:4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폴스타프님!
요즘 어려운 시 읽으시느라 고생이 많으시네요. 덕분에 저는 패스합니다^^

Falstaff 2021-06-28 12:17   좋아요 5 | URL
정말, 요즘엔 시집 읽을 차례가 오면 아이고, 이번엔 얼마나 똥을 쌀꼬... 걱정이 앞선답니다. 흑흑흑.... 아픔을 같이 해주셔고 고맙습니다.

초란공 2021-06-28 12:1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군시절 6월 25일만 되면 항상 ‘기념으로‘ 행군하던 기억이 납니다. ㅋㅋㅋ 25일도 지났는데 계속 행군하시네요~ ^^; 그래도 계속 읽으신다니 화이팅입니다~!

Falstaff 2021-06-28 12:19   좋아요 5 | URL
에휴, 전 그노무 군대도 세 발 이상 차 타고 다니는 험한 델 나와서, 고난의 ‘행군‘이 유별나게 더 힘든 거 같습니다.
격려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흑흑....

coolcat329 2021-06-28 18: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모르는 단어 다 찾아봐도 참 어렵습니다. 개숫물이 남성의 은유상태로 남은 대천사를 거세! ㅋㅋ 개숫물이 거세? 어렵습니다.

근데 개 껍데기 안 드셔보셨다니 조금 의외입니다. 술을 좋아하시면 거의 99프로 던데요.

Falstaff 2021-06-28 20:56   좋아요 2 | URL
무슨 얘기를 써 놓았는지...는 일단 다음으로 하고, 하여튼 최신형 암호 해독기를 먼저 사야 하는데, 이게 보통 비싸야지요. 에효.... ㅠㅠ

coolcat329 2021-06-28 18: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근데 다음 시가 기대가 되는건 폴스타프님의 글이 재밌다는 거겠죠? ㅋㅋㅋ

Falstaff 2021-06-28 20:57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고맙습니다.
제가 쿨켓님 때문에 계속 되도 않는 독후감 올린다니까요. ㅋㅋㅋㅋㅋ

경춘선폐선부지 2022-12-27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체적으로 공감하는 의견입니다 ㅋㅋㅋ 그래서 전 차라리 첫시집인 죽음에 이르는 계절이 제일 좋더라고요
 
2020 희곡우체통 낭독회 희곡집 국립극단 희곡우체통 희곡집
이유진 외 지음 / 걷는사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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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희곡우체통.”
  우리나라 국립극단이 2018년부터 좋은 희곡을 발굴하기 위해 온라인을 통해 희곡을 상시 모집하고, 이 가운데 빼어난 작품을 발굴해 상금은 못 줄망정 낭독회를 열어주는 행사라고 한다. 국립극단의 희곡우체국장 김명화는 연초부터 COVID-19가 덮친 2020년을 저 옛날 역병이 창궐했던 오이디푸스 왕 치하의 테베와 비교해가며, 관객과 대면해야 진정한 생명을 얻는 연극 역시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는데 이 와중에 예전에 비하여 양은 적지만 질적으로 풍성한 작품들을, 거리두기 또는 온라인 무관객 낭독회로 할 수밖에 없었음을 아쉬워했다.
  참 좋은 제도다. 올해 초까지 주로 중국의 현대 희곡을 집중해서 읽을 기회가 있었고, 중국 현대희곡의 높은 수준에 호기심이 생겨 우리나라 현대 희곡에도 관심을 쏟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일종의 의무감 비슷한 감정이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였다. “희곡우체통”이라니. 참 예쁘장한 이름의 공모제도. 상금 백만 원보다 자기가 쓴 희곡이, 비록 무대장치와 분장, 연기는 없더라도 진짜 배우들에 의하여 무대 위에서 낭독된다는 것이 훨씬 더 영광스럽지 않겠는가. 물론 상금도 주면 금상첨화지만. 하긴 국립극단 예산이 얼마나 된다고.

 

  책 뒤, 우체국장 김명화의 작품해설은 우체국에서 선정한 작품들에 관한 내용이니 좋은 이야기만 하는 것이 당연하겠다. 나는 내 돈 주고 사 본 책이니 내가 감상한 바를 솔직하게 쓸 수 있는 것도 당연하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솔직하게 우리의 현대희곡을 읽어본 감상을 이야기하자면, 기대 이상이다.
  단, 조건이 있다. 이 책에 실린 작품을 쓴 극작가들은 거의 대부분 신인이거나, 심지어 데뷔작이라 거장 극작가들의 작품과의 수평비교는 하지 말자. 심지어 전에 읽은 중국현대희곡 작품들과도 비교하면 안 될 것이, 중국희곡을 쓴 극작가들은 몇 번의 해외공연도 해 봤을 정도로 이미 중국 연극계에서 뼈가 굵어지고 몸집마저 불린 베테랑들이라는 점. 즉, 이유진 외 다섯 명의 극작가들의 체급과 비교해 말하자면 기대 이상이었다는 것이다.
  대개 문학행위 가운데 아방가르드를 선도해가는 장르가 드라마, 희곡 아니었나? 그래서 우리 희곡작품을 고를 당시, 일단 한 권을 읽어보고, (현대)연극의 전위성 정도를 내 머리로 접수 가능하면 더 찾아 읽겠다, 해서 딱 한 권을 산 것이 아쉽다. 이왕 구입하는 김에 2018년과 2019년 희곡집까지 한 번에 들여왔으면 더 좋을 뻔했는데. 우리나라 문학의 아방가르드는 단연 시가 이끌고 나가는 것 같다. (물론, 제발 좀, 지금보다 훨씬 적은 수의 시인들이 그들의 아방가르드 리그를 벌였으면 좋겠지만.) 그리고, 내가 읽어본 현대희곡이 중국에 국한한지라, 중국의 작품과 비교해도 실험적인 작품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아니면 아직은 실험적인 작품으로 주목을 받기 쉽지 않은지도. 그래서 저절로 우리 희곡은 읽는 사람들 편하게 생활 이야기도 있고, 가까운 미래의 디스토피아로 보는 휴머니즘도 있고, 심지어 성종임금의 용안에 손톱자국을 내 사약을 받는 윤씨 이야기도 있으며, 저 유명한 체호프의 작품 뒷얘기를 꾸며낸 것뿐만 아니라, 아예 낭독극을 전제로 한 듯이 보이는 해체적 실험극도 하나 있고, 1960년대 후반의 개발독재 시절을 그린 것도 있다. 한 마디로 다양하다. 그래서 더 좋았다.

 

  다른 작품들보다 더 좋아서가 아니라 단지 제일 먼저 실렸다는 이유로 이유진의 <X의 비극>을 소개한다. 제목의 ‘X’는 사람 이름이나 이니셜, 별명이 아니고 X세대, X 제너레이션을 뜻한다. X세대는 원래 캐나다 작가 더글러스 쿠플랜드가 1960년대에 태어난 세 명의 젊은이를 칭했으나, 이제는 소위 ‘신세대’를 일컫는 말로 굳어졌다. 이 작품에서 X세대는 2010년대 말에 40대에 이른 과거의 신세대. 한때는 신세대였으나 이젠 세상이 빛의 속도로 변해가는 걸 눈 번히 뜨고 바라보지만 시대가 요구하는 속도에 맞추지 못해 도무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하는 공포에 휩싸인 샌드위치 세대를 상징한다.
  주인공 강현서는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쉬지 않고 경쟁과 노력과 능률의 톱니 사이에서 이젠 번-아웃된 상태. 이제는 자신이 조직에 기여하는 이익보다 받아가는 급여가 더 많다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했고, 더 이상 경쟁의 칼날 위에서 중심을 잡고 있기도 진저리가 나, 마치 그레고리가 하루 날 잡아 딱정벌레로 변해버렸듯이 어느 날 자리 깔고 자빠져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자기 커리어를 포기하고 출산과 육아를 해온 경력단절여성 아내 안도희는 기껏 해야 최저시급을 받으며 식당 일을 할 수 있을 뿐인데, 입시를 코앞에 둔 고2 아들 강명수는 수학 과외비를 제때 내지 못하는 것을 쪽팔려 불평하고, 안도희는 남편의 죽마고우이자 의사이자 이혼남인 박우섭과 내연의 관계를 맺는 대가로 아들의 과외비를 벌어온다.
  현서의 늙은 어머니 70대 안영자는 외아들 현서를 자리에서 일으키기 위하여 자신의 작은 집을 팔아 돌팔이 중에게 전 재산을 시주해서 부적 한 장을 얻어오고, 아내, 친구, 아들은 가장의 역할을 계속할 것을 끈질기게 요구하지만, 안타깝게도 강현서는 완전히 번-아웃. 급기야 가정은 완전히 해체되고 현서는 아들의 20대 아가씨 수학과외선생인 윤애리의 제안에 따라 모종의 둘 만의 의식을 치루려 한다. 물론 몸의 관계는 아니다. 번 아웃되어 자리보전을 하는 남자가 그럴 수는 없을 테니.

 

  여섯 명의 극작가들을 검색해보았다. 인터넷에서는 이들의 자료를 거의 발견할 수 없다. 극작가 이름을 차례로 소개한다.
  이유진(2007년 등단), 박세은(데뷔), 박지선, 김수연(첫 장편희곡), 강동훈(데뷔), 홍단비. 이들의 건필과 (기필코!) 성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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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1-06-25 09: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희곡열풍을 주도하시는 우리의 Falstaff님, 저는 아직 물에 입수전입니다^^˝희곡우체통˝ 느낌 넘 좋은 단어인데요^^ 왠지 아기자기하면서 온기 넘치는 희곡들이 그득한 우체통 열어보고 싶어지게 만드는 이름

Falstaff 2021-06-25 10:18   좋아요 2 | URL
정말 응모전 이름 잘 지었습니다. 올해 역시 역병이 창궐한데 행사가 이어지는지 궁금하네요. ^^

잠자냥 2021-06-25 09:57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오 이런 책도(이런 제도도) 있군요! ㅋㅋ 제가 몇 년 전에 근로자문화예술제에서 희곡 작품으로 작은 상을 한 번 받았는데요. 그땐 상금도 주더라고요. 폴스타프 님 말씀처럼 상금도 상금이지만 제가 쓴 희곡으로 어느 극단에서 무대에 올려주면 정말 더 좋을 거 같은데 어디서도 연락은 오지 않.. ㅋㅋㅋㅋㅋㅋ

Falstaff 2021-06-25 10:20   좋아요 6 | URL
아이고, 극작가님이셨군요!! ㅋㅋㅋ
맞아요, 진짜 배우가 무대 위에서 자기가 쓴 극을 낭독해준다는 거 하나만 가지고도 너무너무 매력적입니다.
그때 상금으로 뭐 하셨어요? 대개 술값으로 없어지지 않나요? 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6-25 10:27   좋아요 4 | URL
알고 보니 폴스타프는 소설가, 잠자냥은 극작가 ㅋㅋㅋㅋㅋ
상금은 폴스타프 님이 그러셨듯이 술 쐈습니다. ㅋㅋㅋㅋㅋ

Falstaff 2021-06-25 10:30   좋아요 3 | URL
그렇다니까요. 이상하지 참 거.... 글짓기 시합에서 상금 받으면 꼭 술로 조진단 말입니다. 거의 예외가 읎어요. ㅋㅋㅋㅋㅋ

coolcat329 2021-06-25 15:33   좋아요 1 | URL
와~~극작가 잠자냥님!👏👏👏
늦게나마 축하드립니다.

잠자냥 2021-06-25 15:39   좋아요 1 | URL
쿨캣 님 / 숙취쟁이 등극을 축하한다굽쇼? 감사합니다 ㅋㅋ

공쟝쟝 2021-06-25 18:44   좋아요 1 | URL
뭐야. 여기 극작가랑 소설가인데 술마시는 독서가들 있어... (치..치인다..)

잠자냥 2021-06-25 22:24   좋아요 3 | URL
이보게 쟝쟝 폴스타프와 잠자냥은 한낱 주정뱅이에 숙취꾼에 봉급쟁이일 뿐이라니까!

얄라알라 2021-06-25 10:3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두 작가님의 대화, 교집합이 많으시겠지만 그 핵의 핵은 술^^ 그만큼 문학성뿐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도 인정받으셨다는 뜻^^

Falstaff 2021-06-25 10:34   좋아요 5 | URL
아이고..... 그노무 ‘작가‘에서 전 빼주셔요. ㅜㅜ
ㅋㅋㅋㅋ 인간관계에서 인정 받은 건 사실입니다. 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6-25 11:12   좋아요 4 | URL
어제도 술 오늘은 숙취 이것이 인생. ㅋㅋㅋㅋ

새파랑 2021-06-25 12: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소설가에 극작가시라니 예상은 했지만 정말 놀랍네요~!

Falstaff 2021-06-25 12:13   좋아요 4 | URL
아, 글쎄 아니라니까요! ㅋㅋㅋㅋ 전 그냥 주정뱅이이자 봉급쟁이. ㅋㅋㅋㅋ

잠자냥 2021-06-25 12:16   좋아요 4 | URL
전 주정뱅이까지는 아니지만 그냥 숙취중독자에 봉급쟁이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새파랑 2021-06-25 12:19   좋아요 1 | URL
두분 정말 공통점이 많으신거 같습니다 😊 역시 술은 필수 인거 같아요~~!

coolcat329 2021-06-25 15:35   좋아요 3 | URL
아 ㅋㅋㅋ 이 두분 오늘 또 만담 시작하셨어요. 🤣

잠자냥 2021-06-25 15:40   좋아요 3 | URL
쿨캣님 들을만하우?ㅋㅋㅋ

그레이스 2021-06-25 12: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희곡에 전위성까지...!
아무래도 저는...^^;;

Falstaff 2021-06-25 12:14   좋아요 1 | URL
ㅎㅎㅎ 전위성이 보이지 않아서 다행이었다는 건데요.
읽으면서 곧바로 접수가 되지 않는 작품은 없었습니다. ^^

그레이스 2021-06-25 12:19   좋아요 2 | URL
일단 그 글짜가 크게 다가온것은 희곡과 안 친한 제 탓일듯 합니다.
작품 선정시 그런 기준이 있다면, Falstaff님께 접수가 되는 작품도 제게는 힘들수 있겠다는 생각 ㅠㅠ이 드네요^^
그래서 <통쾌한 희곡의 분석>이란 책을 검색해 봤는데요
혹시 읽으셨다면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Falstaff 2021-06-25 12:28   좋아요 2 | URL
<통쾌한 희곡의 분석>... 안 읽어봤습니다.
저는 그냥 즐기자는 입장이라서 책 읽으며 따지는 걸 좋아하지 않거든요.
요즘 우리 시 읽으면서 하도 모르겠어서 해설을 좀 읽었더니 약간, 아주 약간 따지는 경향이 생겼습니다만. ㅋㅋㅋㅋ
좀 기다리시는 것도 좋습니다. 세상에 읽을 책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레이스 님하고 맞는 책만 읽으셔도 시간이 모자랍니다. ^^;;

coolcat329 2021-06-25 15: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늘 폴스타프님 리뷰는 읽으면서 참 미소가 나옵니다. 개인적으로 찰진 욕이 섞인 글을 쬐금 더 좋아하긴 하지만...
저 희곡 쓴 작가분들이 이 글을 읽고 얼마나 힘이 될까 생각해보니 절로 미소가 나오더라구요...

Falstaff 2021-06-25 16:10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고맙습니다!
 
바다의 침묵 열린책들 세계문학 13
베르코르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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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에 의하여 겨우 3년 조금 넘게 지배당하면서 난리를 치는 작가의 편협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너네 프랑스는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에 식민지를 몇백 년 씩이나 지배해놓고 말이지. 지배당한 지역에서 글을 쓰려면, 너네들이 지배하고 있는 사람들 마음도 돌아볼 줄 알아야 하는 게 옳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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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6-24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이거 별 두개군요. 읽어보려고 중고 책 담아뒀는데…!

Falstaff 2021-06-25 08:39   좋아요 1 | URL
작품들 자체는 세 개, 위와 같은 이유로 하나 삭제... 이 수준입지요. ㅋㅋ
중고책이라면 감안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