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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두 줄 만들었습니다. 내일 버릴 겁니다. 

  이번에는, 이 작자가 미쳤나, 싶은 책들도 좀 보인다, 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올가 토카르추크 <태고의 시간들>, 움베르토 에코가 쓴 <푸코의 진자>를 버리다니 정말 미친 게 틀림없다, 라고요?황석영의 <객지>와 <장산곳 매>는 다른 전집류에 다 실려 있어서. 양선형의 <감상소설>은 많이 고민, 책장에 여유가 좀 있더라도 내치지는 않았을 터인데요. 모옌도 있고, 리영희 슨상님도 계시고 친애하는 김향숙 씨의 <겨울의 빛>도 끼었는데, 윽, 정세랑과 가즈오 이시구로, 코맥 매카시?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한테 이시구로와 매카시는 단지 시간 문제였습니다. 저는 두 양반을 정세랑, 김향숙, 리영희 선생, 모옌과 비교도 하지 않습니다. 뭐 제 마음인 것을요.

  케스터턴의 <브라운 신부 전집>은, 이제 보니까 1권만 읽고 별로 재미가 없어서 걍 처박아 둔 모양입니다. 띠지가 아직도 둘러 있으면 틀림없이 건들지 않은 거니까요. 이 책이 있었군요. 안 읽은 책. 크크크크....

  <세일즈 맨의 죽음>은 민음사에서 나온 다른 책이 있어서 금속활자본을 지하로 보냈고요, 레일라 슬리마니, 오르한 파묵의 책도 이번에 끼었네요. 파묵의 빨강머리는 요새 친애하는 이웃께서 읽고, 별로다, 해서? 후후...

  시모의 <릴라는 말한다>는 망설였습니다. 에이모 토울스는 다른 분 생각은 모르겠고 제가 읽기엔 별로라는 수준을 넘어 <모스크바의 신사>를 우연하게 잘 쓴 거 아닌가? 하는 마음까지 들게 했으니 당연히 여기 들어야지요.

  김애란과 김숨은 저도 좋아하는 작가이지만 그냥 그렇게 됐습니다. 강경애는 두 번 읽을 거 같지 않고요.

  <컬러 퍼플>이 후지다고요? 아닙니다. 제가 원래 소설가가 번역한 책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문장이 너무 좋아서, 어색할 만큼 기가 막혀서 원작이 훼손된 느낌이 강하거든요.

  <마이 퍼니 발렌타인>은 왜 버릴까요? 너무 야해서? 그건 아닌데... 잘 모르겠습니다. 뒷발에 채인 거 같습니다. 야하면 좋잖아요, 안 그래요?


​  오른쪽 줄 맨 위에 Advanced Learner's Dictionary는 손때 묻은 겁니다. 저 영어 못해요. 특히 중딩 때 한 선생이 미우면 과목 자체가 하기 싫어지지 않습니까? 저한테는 지방 국립대 나온 영어 선생이 그랬습니다. 이후 정신차리고 영어공부 졸라 했는데 성적은 전혀 좋아지지 않더라고요. 당연하지요. 과목 자체가 싫으면서도 오직 점수/석차 올리려고 공부하는 게 이게 발전이 있었겠습니까. 수업시간에 자기 실력이면 설대는 걍 갔을 거란 얘기만 줄창 하던 인간. 그 선생이 제 인생 최고의 허들이었습니다. 이 영영사전도 손때가 겁나 묻었습니다만 제 영어는 거기가 거기더라고요. 뭐 인생이 다 그런 것이지요 ㅋㅋㅋㅋㅋㅋ. 애들 볶지 마세요. 안 시켜도 할 놈은 다 하고, 시켜도 안 할 놈은 다 안 합니다. 대신 다른 거 잘 하는 게 하나 정도는 있더라고요. 하다못해 부모한테 대드는 거라도. (아이고, 진짜로 말하건데, 이건 우리 집구석 얘기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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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5-04-26 2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책 아까워서 안돼요 안돼요 안돼요 돼요 돼요...ㅋㅋ

Falstaff 2025-04-26 21:22   좋아요 0 | URL
이왕 벌어진 일, 확 해버리는 게 낫잖습니까. 저도 마음이 좋지는 않답니다. ㅎㅎㅎ

망고 2025-04-26 22: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왓 아까워요ㅠㅠ 버린다고 내놓으면 누군가 새주인이 나타났으면 좋겠어요ㅠㅠ

Falstaff 2025-04-27 06:02   좋아요 1 | URL
아내가 당근에 내놓으면 가져갈 사람 있다고 하네요. 일단 현관에 내놓기만 해야겠습니다.

hnine 2025-04-26 23: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버리는 거 잘 해요^^ 비워야 또 채울수 있지요.

Falstaff 2025-04-27 06:03   좋아요 0 | URL
맞아요! 미련하게 짊어지고 있는 것보다 낫습니다. ^^

우끼 2025-04-26 23: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 태고의 시간들과 푸코의 진자.. 업어오고 싶네요 ㅠㅠㅠ
양선형 소설이 망설여질정도로 좋나요??

Falstaff 2025-04-27 06:05   좋아요 0 | URL
양선형, 읽은 지 오래라 다른 누구와 기억이 헛갈렸을 수도 있습니다. 일단 이렇게 헛갈려도 그걸 확인하려 하지 않는다면 버려도 괜찮을 거 같지 않으셔요? ㅎㅎㅎ

꼬마요정 2025-04-26 23: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음... 이 책들의 자리를 다른 어떤 책이 차지하게 될 지 그것이 궁금합니다. ㅎㅎㅎ

Falstaff 2025-04-27 06:05   좋아요 0 | URL
이젠 책 안 살거라, 책장에 숨 쉴 공간이 생기는 거에 만족합니다. 수제 책장이라서 가로목이 막 휘어져요. ㅜㅜ

건수하 2025-04-27 09: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체스터튼 전집 저도 1권 읽고 그 다음부터 재미없어서 안 읽었어요 ^^ 그래도 가지고는 있는데…

Falstaff 2025-04-27 15:45   좋아요 1 | URL
앗, 이런 댓글이 이렇게 반가울 수가 있나요!
저만 그런 게 아니었다는 ㅋㅋㅋㅋ

2025-04-27 16: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4-27 19: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산하는 잠들고 더봄 중국문학 전집 12
거페이 지음, 유소영 옮김 / 더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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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페이의 “강남 3부작” 가운데 <복사꽃 그대 얼굴>에 이은 2부. 무대는 전작 푸지의 상급 현인 메이청현縣. 거페이가 장시성江西省 사람이라 혹시 푸지普濟가 파양호 남쪽에 있는 푸저우抚州시市를 말하는 건 아니겠지. 1부 <복사꽃 그대 얼굴>의 주인공 루슈미의 아들 탄궁다譚功達, 우리말 발음으로 담공달 씨가 2부 <산하는 잠들고>에서 남자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40여 년 전 메이청 현 서쪽 산간 평지에 있는 정원이 딸린 영국식 호화스러운 건물이지만 당시에 현의 감옥으로 쓰던 곳에서 슈미 여사가 1년 6개월 동안 수감되었는데 이때 옥 속에서 몸을 풀어 아들을 낳았으니 그이가 오늘날의 담공달 씨, 지금은 마흔살이 훌쩍 넘은 진짜, 진짜 모태솔로, 즉 숫총각이면서 노총각인 메이청 현장이며, 후에 현위원회 서기를 겸임하는 탄궁다 선생이다. 경자년 한여름인 7월3일생. 경자년? 1900년생, 노베첸토. 근데 문제가 있다. 책에 틀림없이 루슈미 여사가 경자년에 탄궁다를 낳았으나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는 바람에 옥졸 메이스광이 데려가서 뱃사공 부자父子 탄수이진과 탄쓰에게 주었고, 이들은 아이를 탄쓰의 아들이라 생각하며 키웠다. 맞다. 그랬다. 그러다 탄쓰가 청나라 군인한테 죽임을 당해 할아버지 혼자 키우게 됐고, 아이가 여섯 살일 적에 어느 하루 길을 잃어 거리를 헤매는 것을 역시 자손이 없는 메이스광 선생이 포구에서 발견해 키우면서 정을 함빡 쏟았다. 아이를 잃은 탄 할아버지가 눈물바람을 하며 온갖 곳을 찾아다녀 드디어 아이를 발견해, 이 아이를 놓고 소송까지 갈 뻔한 것을, 그러면 탄 씨 성을 주어 탄 가문의 대를 잇되, 양육은 메이 집안에서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이렇게 아이는 그날로 탄위안바오가 되었다가 위안바오元寶라는 이름이 지극히 봉건적이라서 큰 일을 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생각, 훗날 위안바오 스스로 궁다功達로 개명을 했고 이름이 좋아서 그랬는지 메이청 현장까지 올랐다. 그런데, 뒤에 또 보면 구체적으로 아라비아 숫자까지 써서 1912년생이라고 딱 적어 놓았으니 경자 1900년 노베첸토가 아니라 1912년 임자생이 맞다.


  거페이가 좀 헛갈린 듯. 왜 사소한 거 가지고 목숨 거냐고 하실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여자 주인공이자 메이청현장 탄궁다의 비서이며 서로 마음, 순전히 마음으로만 깊고 깊은 사랑을 하게 되는 야오페이페이姚佩佩가 등장하면 좀 복잡해져서 그렇다. 야오페이페이는 상하이의 부르주아 집안 출신이다. 해방이 되어, 즉 1949년에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되면서 페이페이의 아버지는 자본가로 낙인이 찍혀 어느날 늦은 오후에 야오페이페이를 데리고 나가 아이스크림을 실컷 먹을 정도로 사준 다음날 총살형을 당한다. 이날 아침 페이페이가 학교에 가기 전에 자기를 품에 꼭 안아주던 엄마는 딸을 학교에 보낸 사이에 집에서 목을 매달아 죽어버리고. 졸지에 고아가 된 신세의 페이페이. 이때 메이청 현에서 소학교 교사와 아이 없이 결혼생활을 하던 고모가 득달같이 올라와, 사실은 친척 가운데 누구보다 먼저 집에 남은 가구나 패물 같은 재산을 거머쥐려 했건만 벌써 다른 친척들이 다 들고 가고 애먼 야오페이페이가 홀로 덩그러니 남아, 눈물을 머금고 데려다 키워야 하는 처지가 되었던 거다. 몇 해 갖은 구박을 해가며 하여튼 함께 살기는 했다. 그러다 아무리 생각해도 저까짓 것을 키워봤자 도무지 보탬이 될 거 같지 않아 그냥 쫓아내 버렸고 갈 곳 없는 페이페이는 뒷골목 목욕탕 카운터에서 셈가지 파는 일을 했다. 좋게 말해서 박스오피스에 앉았다. 벌거벗은 남자 전용 목욕탕에서. 한겨울에 탄 현장이 과거의 혁명 동지이자 훗날 처절한 배신자가 될 바이팅위와 함께 공동목욕탕에 갔을 때 성질 겁나게 까칠한 소녀 야오페이페이를 눈 여겨 봤다가 나중에 현사무소 사환을 거쳐 비서까지 올렸던 거다.

  전혀 여성으로 볼 마음도 없었던 탄궁다 현장이 무심결에 낙서를 한다.

  1961 – 1938 = 23

  1938 – 1912 = 26

  27 – 23 = 4

  소설의 시간적 배경은 1961년. 1938년생 야오페이페이, 본명 야오페이쥔姚佩菊, 가슴에 국화를 단 아가씨 나이가 스물셋, 23세. 1912년생인 자신, 탄궁다와의 나이 차이가 26년이란 거다. 마지막 27 – 23 = 4는 안 알려줌. 그런데 정말로 탄궁다의 마음에 페이페이가 여자로 들어오지 않은 건 맞다. 앞부분에도 이런 뺄셈 낙서가 나오는데 탄궁다는 자신이 의식도 하지 않고 그저 이런 숫자 더하기, 빼기를 쓰는 습관이 있다. 당연히 스스로 의식은 하지 못하지만 저 무의식 중에 무겁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내용이겠다. 그러나 탄궁다는 애초에 여자를 파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동성애 혹은 발기부전 증세가 있거나 애초 성불구도 아니다. 저 천하의 배신자 바이팅위가 자기의 어리디어린 조카딸을 소개해 결혼하기 바로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뒤편에 가면 아이 하나 딸린 가난한 극성스런 과부가 덮치는 바람에 결혼까지 해버려 아이도 하나 낳는다. 죽으나 사나 사랑은 오직 하나 야오페이페이를 향하지만 과부와 살림을 합칠 때까지 그런 줄도 몰랐다. 뭐 그런 사람도 있겠지. 인구가 워낙 많잖아.


  거페이의 “강남 3부작”은 유토피아, 이백의 싯귀마따나 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을 추구하는 작품이다. 근데 이게 말처럼 되는 거야? 아니, 세상에 한 곳이라도 있기는 있는 건가? 말 그대로 별유천지이건만 비인간, 인간은 빼놓고 얘기하자니 말이지. 1부 <복사꽃 그대 얼굴>에서도 다양한 유토피아를 구현하기 위해 몇 사람들이 발버둥을 친다. 슈미의 아버지 루칸 선생부터 시작해서, 진품인줄 알고 살았던 한유의 가짜 그림 <도원도> 이야기. 그리고 슈미 엄마의 혼외 연인이자 혁명가인 장자위안 역시 혁명을 통해 새 세상을 추구했으니 그게 바로 유토피아 아니겠느냐, 하는 것. 슈미 역시 흘러흘러 화자서라는 호숫가 마을의, 척 보면 유토피아와 가장 흡사한 공동체, 그러나 도둑 소굴까지 들어갔던 거다. 그러나 별유천지비인간인줄 알았던 화자서에서도 피와 살이 튀는 살인과 권력투쟁과 슈미를 향한 성폭행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이렇게 참담할 수가.

  평생을 유토피아 건설에 정신을 쏟은 슈미의 아들 탄궁다도 마찬가지다. 젊은 시절 마오 홍군에 들어가 혁명전쟁에 투신하다 이제 메이청현의 현장으로 부임한 탄궁다는 메이청현을 중국에서 가장 복된 땅으로 만들기 위하여 ①푸지 호수에 댐을 만들어 전기를 생산해 메이청현과 푸지에 광명을 가져오려 하며, ② 장강과 연결한 수로를 건설해 유통의 편리함과 더불어 농업용수로 사용하고자 하는 것도 모자라 ③ 중국인의 최애 식품인 돼지 사육의 부산물인 분뇨에서 메탄가스를 농축해 연료와 기타 생산공장 운영에 사용하려 한다. 당연히 세가지 중점사업은 현민들과 현사무소 주요 간부들의 저항을 받으며, 심지어 작은 규모의 폭동까지 일어나고, 그걸 구경하다가 떠밀려 낭떠러지에서 미끄러지는 바람에 죽는 사람까지 생긴다. 이때 죽은 남자의 아내, 과부가 훗날 마흔살이 훌쩍 넘은 탄궁다의 동정을 수거해서 기어이 남편으로 삼는다니까.

  그러나 엄마 슈미에 이어 유토피아 건설로 자기 나이 드는 지도 모르고 사업에 몰두한 탄궁다를 기다리는 것은 예전 생사고락을 함께 하던 전우, 탄 현장의 직속 부하들의 배반, 그에 따른 추락뿐이었다. 자신은 몰락하고, 비서인 야오페이페이는 모실 상사가 몰락을 한 와중에도 현에서 성省으로, 당원이 되어 영전을 하려다가 인생이 삐그덕, 탄 전 현장보다 더 깊은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만다. 1부에서 슈미를 다시 보는 것처럼.

  탄궁다는 베이징에 있는 은인이 힘을 써주어 성 일대를 관찰하는 직을 얻어 길을 떠나 작은 마을에 도착하는데, 에그머니, 그곳이 예전에 슈미 엄마가 자신을 임신했던 화자서. 슈미 엄마 시절하고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정말 이상적인 마을, 이상향, 별유천지비인간이 실체화되고 있는 곳이었다. 그러나 앞에서 말했다. 애초에 무릉도원은 비인간, 인간이 없어야 가능하다고. 탄궁다는 자신이 본 이상적 공산주의가 실현되는 곳, 화자서의 본질을 알아낸다. 당연히 비극이지 뭐.

  재미있다. <복사꽃 그대 얼굴>만큼은 아니지만 읽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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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5-04-25 0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 주 독후감:
월요일. 앨리 스미스, <봄>
수요일. 그라치아 델레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
금요일. 나탈리 사로트, <여기 있잖아요>
 
나?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62
페터 플람 지음, 이창남 옮김 / 민음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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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터 플람은 구글 검색해도 별로 알아낼 것이 없다. 1891년 베를린에서 태어난 유대인. 본명은 에리히 모스 Erich Mosse. 작가보다는 의사가 더 어울리는 직업이다. 1926년에 데뷔작인 <나?>를 발간한 이후 두 편의 작품을 더 쓰면서 전문의 과정을 마친다. 1933년 역시 유대인인 마리안느와 파리로, 34년에 뉴욕으로 거처를 옮겨 정신과 의사로 정착했다. 책 앞날개를 보면 이이의 환자로 윌리엄 포크너,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유진 오닐의 늙은 사위)찰리 채플린 등이 있었단다. 그렇다고 나머지 생을 의사로만 산 건 아니고, 열심히 작품생활을 한 것도 아니지만 작가로도 산 것 같은데, 존경하는 우리나라의 장용학 선생은 나이 들어 작품을 쓰지 못하게 되자, 자신은 작가가 아니라고, 글도 쓰지 못하는데 무슨 작가라고 부르느냐고, 창피하다고 했던 데 반하여, 플람은 1959년에 프랑크푸르트에서 있었던 펜클럽 회의에도 참석한 모양이다. 뭐 고향 방문단의 의미였겠지.

  근데 <나?>는 꽤 괜찮다. 본문이 169페이지에 끝나는 짧은 작품이지만 지금 읽어도 포스트모던하다. 도대체 전간기, 특히 1920년대 북동부 유럽, 폴란드와 독일 유대인 작가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상당히 스타일리시한 작품들이 많다. 폴란드의 유대인 3인방은 누구인지 아시지? 비트키예비치, 슐츠, 곰브로비치. 페터 플람이 이 3인방 수준이라고, 나도 양심이 있으니까 그렇게는 말하지 못하겠지만 이이의 작품도 근처까지는 간다.


  작품의 첫 문단.

  “내가 아닙니다, 재판장님. 죽은 이가 나의 입으로 말합니다. 여기 서 있는 건 내가 아니고, 들어 올려지는 팔은 나의 팔이 아니고, 하얗게 세어 버린 건 나의 머리카락이 아니며, 내가 저지른 일이, 내가 저지른 일이 아닙니다.”

  이 문단을 논리 혹은 상식적으로 해석하기 위하여는, 화자가 유령이거나, 정신착란이거나, 아니면 어제 읽은 필립 로스의 작품 <샤일록 작전>처럼 ‘내 속의 또다른 나’ 혹은 ‘페르소나’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① 유령은 아니다. ② 정신착란? 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③ 내 속의 또다른 나일 수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페터 플람이 정신의학 전공의 시절이었으니 ② 아니면 ③이다.

  여기서 장면 전환. 1차세계대전 당시의 대표적 격전지인 베르됭. 그곳을 눈 앞에 둔 두오몽의 무수한 시신들. ‘나’는 그곳에 있다. 뼈와 두개골과 재와 ‘나’의 이름, ‘나’의 이름은 아니지만 ‘나’의 이름이기도 한. ‘나’의 운명이 아니지만 ‘나’의 운명이기도 한.

  ‘나’의 이름은 빌헬름 베투흐Bettuch이다. 이게 웃기지만 진짜 이름. Bettuch.침대보라는 뜻이다. 어렸을 때부터 이름 때문에 무지하게 놀림을 받았다. 그래도 ‘나’의 아버지, 할아버지는 이 이름으로 평생을 견뎠다. 조용히 감내해왔다. 그러나 빌헬름 베투흐라는 이름을 포기하기에 이른다.

  1918년 11월 11일. 베를린과 뮌헨에서 혁명이 일어나 전쟁이 4년만에 끝났다고 바쉬 대위가 말했다. 이제 더 이상 폭탄도, 죽음도, 진창도, 강제도, 법도, 무기도, 강박도 없다고 말했다. 모든 것이 와해되고, 해체되고, 새로운 시대,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다고 했다. ‘나’ 빌헬름 베투흐는 앞으로 뛰었다. 적군이었던 무리의 진영 쪽을 향하여. 그들도 더 이상 충을 쏘지 않을 것이라 믿고. 그렇게 도착한 지점, 한 시절 피아의 접선이었던 곳에 설치한 철조망. 그가 걸려있다. 전쟁이 끝나기 단 하루 전에 부상병을 구하기 위하여 전진했다가 적군이 쏜 총알을 맞고 철조망에 선 채로 걸린 시신. 단 하루 사이에 납탄 하나가 산 자와 죽은 자를 갈라놓아 버렸다. 베투흐였던 ‘나’는 그의 시신에서 회색수첩을 꺼내 내 주머니에 넣는다. 이제는 내 것이다. 그의 여권이. 그의 이름과 그의 운명이. 이것으로 빌헬름 베투흐는 사라지고 한스 슈테른은 계속 삶을 살아간다.


  이제 ‘나’는 기차 일등칸에 탄 많이 배운 부유한 남자다. 어머니와 여동생이 있는 프랑크푸르트가 아니라 베를린행 기차에 타서, 베를린 역에서 내리고, 벨레뷔 거리에서 한 남자를 만난다. 그가 말한다. 당신이 돌아왔네요. 그레테가 뭐라고 할까요? 나중에 알려지지만 이이는 친구 보비다. 그가 말한다. 당신이 보낸 마지막 편지가 매우 기묘했어요. 죽음의 예감이랄까, 그런 소문이 났지요. 그러나 이렇게 다시 나타났으니 다 된 겁니다. 아무런 문제없습니다. 아주 좋아요. 보비가 차를 태워 집 앞에 내려준다.

  ‘나’는 올려다본다. 창문에 기댄 그녀. 빛나는 황금 갈색, 티치아노의 머리카락을 한 창백한 얼굴. 달콤함, 두려움, 고통, 동경, 사랑이 가득한 모습. 현관을 열고 들어가자 이 여인이, 아마도 그레테라고 불리는 여인이 눈물을 흘리며 달려와 내게 입맞춤을 한다. 나는 뜨겁고 둔중하고 몸을 꿰뚫는 고통을 느낀다. 그러나 여인의 품에서 떨어져 나오자마자 검은 털이 덥수룩한 몸체와 하얗게 빛나는 이빨의 개가 ‘나’의 살을 물고 흔든다. ‘나’의 피가 흘러 양말 아래로 흐른다. 여자는 나를 ‘한스’라고 부르면서 바지를 걷고 물린 상처를 동여매준다. 여기가 ‘나’의 집이고, 이 여자가 ‘나’의 아내? 모든 것이 미쳐 돌아가고 있다. ‘나’는 누구이고 ‘나’의 이름은 무엇일까?

  왼쪽 가슴 위, 왼쪽 주머니 속의 가죽지갑. 그 안에 든 여권. 안개가 유령 같은 어스름처럼 둘러싸인 무방비한 시체의 도난당한 여권. 이것을 가진 순간, ‘나’는 침대보라는 친구들의 놀림과, 댄스홀 금발 아가씨 리젤의 키득거림에서 벗어난다. 이제 그런 곳에서 빠져나왔다. ‘나’는 다른 사람이다. 간단하게 옷만 바꾸어 입었을 뿐인데. 그 시체가 무엇이었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나’는 그의 행운을 탈취했다. 초록빛 눈을 가진 개한테만 말고. 이 개만 ‘나’를 미워하고 다리에서 살점을 뜯어내 피를 흘리게 하고 ‘나’를 노려보고 거칠게 격앙한다. ‘나’는 그래서 이 개를 귀하게 다뤄야 하며, 쓰다듬어야 한다. 네로.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음에도 개의 이름 네로를 안다. 어디서 이름을 알았을까? 네로. 이름을 부르자 내게 덤벼들어 두 발을 ‘나’의 어깨에 딛고 물기 많은 혀로 얼굴을 핥으며 낑낑대는 울부짖음 비슷한 소리를 낸다. ‘나’의 행동이 옳았다.


  심지어 ‘나’, 이제 한스 슈테른이 된 ‘나’는 집에 도착한 다음날부터 1층에 있는 병원을 개업한다. ‘나’는 외과의이다. 다친 곳을 소독하고, 꿰매고, 약을 바르고, 뼈를 잇고 깁스를 한다. 어떻게 이런 처치를 할 수 있을까? ‘나’는 한스 슈테른이기 때문이다.

  상처는 치료할 수 있어도 ‘나’의 속 상처는 그렇지 못하다. 전쟁 4년. 그동안 휴가를 받아 집에 온 적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작품에서는 말하지 않는다. 물론 ‘나’는 모른다. 그레테는 알 것이다. 하여간 ‘나’ 한스 슈테른이 전쟁에 나가 있는 동안 그레테는 아들을 낳았고, 당연히 ‘나’의 아들이라 주장하지만, ‘나’는 처음부터 그러지 않았어도 점점 혹시 이 아이가 내 아들이 아닐 지 모른다고, 드물게 생각하게 되고, 이것보다 조금 더 잦게 ‘나’가 없는 동안 수시로 휴가를 나온 법무관이자 지금은 베를린 검찰청의 검사로 있는 스벤 보르게스와 그레테가 연인 사이일 수도 있겠다는 기분이 든다. ‘나’ 속의 프랑크푸르트 출신 프롤레타리아 청년 빌헬름 베투흐는 이런 질투가 한 번씩 휘몰아칠 때 참지 못해 황금 갈색의 티치아노 머리카락을 한 아름다운 그레테에게 손찌검을 하고, 곧바로 뉘우치며 사과한다.

  당연히 행운은 오래가지 않는다. 누구의 아들도 아닌 ‘나’. 빌헬름 베투흐가 한스 슈테른이 되면서 ‘나’는 한 가지를 잃었다. 배꼽. 앞 세대의 누구와도 연결하지 못한 유일한 개체. 그래서 ‘나’의 프랑크푸르트 가족 중 한 명인 누이동생 에마 베투흐는 ‘나’를 결코 알아보지 못한다. 죽어가는 어머니를 의사에게 보이기 위하여 무턱대고 베를린에 와서 돈을 벌어보고자 하는 에마. ‘나’는 에마로 인해, 에마와 더불어 비극으로 달음박질치기 시작하며,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해 정말로 ‘나’를 낳은 어머니조차 ‘나’를 알아보지 못한 채 죽는다. 배꼽이 없으니까. 누구와도 이어지지 못했으니까.

  당연히 이게 다는 아니다. 짧은 작품이니 궁금하면 직접 읽어 보시는 편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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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25-04-23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듣도 보도 못한 작가입니다! 근데 환자들이 어마무시하군요!!ㅎㅎ
슐츠와 곰브로비치 근처에 간 작가라...
일단 첫 문장에 끌려 이 책을 장바구니에 넣었습니다. 짧은 작품이라서 더 좋군요.
아쉽게도 별4개이지만 정신분석을 다룬 작품이라 구매해야할 각입니다.
폴스타프 님 아니면 이런 작품 있는 줄도 모르겠습니다!
알라딘 문학 리뷰 제왕 이십니다!!^^

Falstaff 2025-04-23 15:38   좋아요 0 | URL
아휴... 소쿠리 비행기 태우시면 전 멀미합니다.
이 책 괜찮습니다. 전간기 폴란드 유대인 작가까지 올리기는 여러모로 거시기하지만 일단 짧아서 부담이 없고요, 나름대로 독자들 뇌가 섞이게 만들려고 애 쓰고요, ㅎㅎ 뭐 그렇습니다.
 
그녀를 지키다
장바티스트 앙드레아 지음, 정혜용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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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왜 예술일까? 밤이 새기도 전에 제일 사랑하는 동무를 세 번 배반한 늙은이의 모습은 어땠을까? 십자가 형을 받고 죽어 이제 내려와 엄마의 무릎에 뉘었어도 성 아드님은 해부학 적 예외가 가능했을까? 예술 표현의 디테일이 이 작품에서 제일 매력적이라고 나는 읽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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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치어 옴짝달싹 못한다. 벌써 이게 몇 년 째야. 1차로 오늘 버릴 책. 일주일에 한 번씩 여름까지만 내다 버리면 될 거 같은데... 에휴.



폴린 레아주의 <O 이야기>가 끌린다고요? 흐흐흐 

저는 남정현의 <분지>가 제일 아깝습니다. <우리동네 아이들>과 <제노의 의식>은 직역이었으면 퇴출시키지 않을 터이고요. <피에르 또는 모호함>은 도무지 용납할 수 없는 비문과 오식 때문에 명작임에도 내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린 왕자>는 십대 시절부터 읽으려고, 읽으려고 했는데, 저 책 말고 한두 권 더 있을 겁니다, 그것도 눈에 띄는 대로 버릴 건데요, 도가니 쑤시고 어금니 빠질 때까지 못 읽었습니다. 결국 읽지 못하고 갈 거 같습니다.

다 이렇게 사는 것이지요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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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5-04-21 14: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디다 내다버리셨죠?! 후다닥=33

Falstaff 2025-04-21 14:16   좋아요 0 | URL
지금 버리고 왔습니다. 오늘이 재활용 수거일이거든요.

잠자냥 2025-04-21 14: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산책도 아니고 빌린책도 아니고 되판책도 아닌 오늘 내다버린 책이라는 신 분야 개척 폴스타프 ㅋㅋㅋㅋ

Falstaff 2025-04-21 14:16   좋아요 0 | URL
앗, 그런가요? ㅋㅋㅋㅋ 듣고 보니 정말 웃기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5-04-21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훑어보니...) 내다버릴 만 한 책이 종종 보이는군요. ㅋㅋㅋㅋ
<아르망스>는 절판이라 한때 구하려고 애쓰던 사람들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O 이야기>는 저는 갖고 있습죠... *에헴*

그나저나 폴님이 내다버리면 반유행열반님이 대체 어디다 내다버리느냐고 묻고서는 화라락 모조리 수거해 갈 거 같은 느낌입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Falstaff 2025-04-21 14:18   좋아요 1 | URL
아르망스는 읽다가 복창 터질 거 같이 답답해서 말씀입죠.
열반인 댁 옥호가 통곡헌인데, 제가 거기까지 납품하기는 쉽지 않고, 쇤네 사는 누옥까지 오실 거 같지도 않으니 ㅎㅎㅎ 할 수 없지요 뭐.

잠자냥 2025-04-21 14:37   좋아요 0 | URL
아르망스 ㅋㅋㅋㅋㅋ 다시 생각해도 웃긴 넘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4-21 17:16   좋아요 0 | URL
이쯤에서 O 이야기 저는 영화로 봤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보다가 중단한 것 같습니다. 도무지 볼 수 없는 영화라서.....

페넬로페 2025-04-21 15: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저도 책을 왕창 정리했어요.
읽지도 않은 책이 너무 많은데 그 책들이 도서관에 다 있더라고요.
말도 안되는 가격으로 되팔고
나머지는 재활용 날짜에 맞춰 여러 차례 버렸어요. 집에는 밑줄 그은 책이 주로 남아 있는데 앞으로는 무조건 읽을 책만 한 권씩 사기로 했어요.
책에 대한 집착이 없어지는건 죽을 때가 다 되어서 그럴까요! ㅎㅎ

Falstaff 2025-04-21 15:30   좋아요 1 | URL
이제 책을 옮기고 정리하고 뭐 그럴 힘이 부족해져서 그렇지 않을까 싶기도 하더라고요. 오늘 그것 좀 했다고 에휴 허리야, 몇 번이나 곡소리가 나던지 말이죠. ㅋㅋㅋ
저는 다행스럽게 한 번도 안 열어본 책은 한 권도 없고, 끝까지 다 읽지 못한 책은 거의 없는 데요, 하여튼 못 읽은 책은 안 버립니다. 언젠가는 읽을 거다, 싶어서요.
몰로이, 페테르부르크, 말리나 뭐 이런 책들인데 끝장을 보고 말 겁니다. ㅋㅋㅋ

다락방 2025-04-21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 정리좀 해야 하는데요. 이거 보고 자극받아 책 정리 실행해보겠습니다!!

Falstaff 2025-04-21 17:31   좋아요 0 | URL
책을 버리면, 심정이 우짭니까, 그것도 다 읽고 나름대로 좋고 덜 좋고 지지고 볶은 책인 걸요. ㅋㅋㅋ 그랴 꽁치 통조림 까서 묵은지에 볶아 쐬주 한 병 낮술로 했더니 이게 또 천국이구먼요.
다락방 님도 정작 책정리 하시면 기쁘지는 않을 거 같아서.... 말입지요.

yamoo 2025-04-21 19: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오늘 80권 보냈고 다음주까지 300권 동생에게 보낼 예정입니다. 읽지 않은 책들..쌓아만 놓은 책들이 너무 많아요..

Falstaff 2025-04-21 19:31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그래도 보낼 동생이 있으니 다행입니다. 책 쌓는 건 암만봐도 욕심 같아요. 흑흑흑....

그레이스 2025-04-22 15: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리스트 흥미롭네요

Falstaff 2025-04-22 15:40   좋아요 1 | URL
ㅎㅎㅎ 얘기 듣고서 생각해보니 그럴 것 같습니다. ㅎㅎㅎㅎㅎㅎ

페크pek0501 2025-04-23 13: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저절 아까워서 어떻게 버리셨습니까? 저도 몇 번 버렸으나 또 버려야 하는데 계속 미루고 있습니다. 제가 가지고 책의 4분의 1은 버려도 될 것 같아요. 다시 열어 보지 않을 것 같은 책이요. 완독한 책도 있고 완독하지 못한 책도 있어요.ㅋㅋ

Falstaff 2025-04-23 15:36   좋아요 0 | URL
그냥 짊어지고 사는 것보다는 아깝지만 정리하는 게 ㅎㅎㅎ 개인 복지 상 좀 더 좋은 선택 같더라고요. ^^

꼬마요정 2025-04-23 17: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한박스 버렸습니다…. 곰팡이가 너무 많아서요. 아까운 책들도 많았는데 곰팡이 핀 책은 어떻게 안 되더군요ㅜㅜ

Falstaff 2025-04-23 19:22   좋아요 1 | URL
에구, 곰팡이는 안 됩니다. 버리기 잘 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