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할 필요가 있겠다.

지난 시간들에 대해, 그러니까, 나는, 최고의...불량회원이었다. 몇개월간 책모임이 진행되는 동안, 누군가의 서평이 수권씩 올라오는 동안, 바쁨을 이유로 이직을 이유로 등등의 이유로 달과 6펜스, 그리고 설국 2권의 서평만 올려둔 채, 유유자적... 열심히 하는 거라곤, 때맞춰 책을 사는 것 뿐. 읽기도 쓰기도 부담스러운 곤궁한 일상을 핑계로 모임에 소홀했었다. 그리하여, 궁금한 마음에 서평을 체크하시는 분들께 늘 죄송한 마음이었고, 다른 분들의 블로그에서 일어나는 일, 쓰여진 서평들에도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니,

솔직할 필요가 있겠다.

이번 부산행이 다른 분들만큼 설레지 않았음을 미리 말해두자. 실은 내가 부산행을 결심한 건, 부족민들에 대한 궁금함 때문이 아니라, 좋아해 마지않는 언니들 때문이었다. 굿바이언니, 그리고 민정언니. 각자의 바쁜 삶 때문에 우리는 함께 지내온 시간에 반해 함께 어디론가 멀리 다녀온 기억이 없었다. 굿바이언니와 가장 멀리 가본 곳은, 세상에나. 방학동? 그리고, 민정언니와는 내소사에 다녀온 기억이 전부였다. 늘 말뿐이었던 다짐들, 약속들을 또 허공으로 보내고 싶지는 않아, 다음날 쉽지 않은 여정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음에도, 부산으로 가기로 결심했다. 전날 우리집에서 민정언니와 다음날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도 나의 기대감은, 실은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러나,

기억할 필요가 있겠다.

내가 그 곳에서 만난 것들이 무엇이었는지를. 내가 그 곳에서 진짜로 만났던 것은, 길 양쪽으로 흩날리던 벚꽃도 아니었고, 숙소의 통유리 너머로 가득 담긴 봄바다도 아니었으며, 아름답게 펼쳐진 광안리의 야경도, 밤새 귓가에 찰싹 찰싹 울리던 파도소리도 아니었다. 밤새 바느질을 하며 가방을 만들던 마음이었고, 한 사람 한 사람의 모습을 상상하며 나무를 깎던 마음이었다. 글로 만난 상대방의 취향을 생각해내며 영화를 고르던 정성이었고, 잠시 여행을 가서 맡은 차의 향기를 선물하고파 한가득 담아오던, 그 마음이었다. 선물할 게 없어 동동거리며, 밤새 고민해 고른 공정 무역 커피를 건네던 마음이었다. 한가득 여행짐을 챙기면서도, 제주산 귤을 두손 무겁게 가져오는 마음이었고, 늦게 들어가 피곤한 가운데서도 함께 먹을 김밥을 싸는 마음이었다. 빈 손으로, 다음날 또 멀리 가야하는데 짐이 많다며 징징거리고, 책 한 권을 겨우 챙겨갔던 내게 부족했던 건, 바느질을 하고 나무를 깎고, 김밥을 싸는 재주가 아니었고, 영화를 고르는 안목이 아니었다. 마음이었다. 나는 그 곳에서 마음을 만났다, 그리고, 마음을, 배웠다. 그 마음은, 다시 마음이 되어, 함께하는 시간 내내 손에서 손에서, 눈에서 눈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다시, 그 따뜻한 마음에서, 내 척박한 마음으로 살포시 자리잡았다. 참 고맙고 고마운 일이다.

나는 내밀 선물이 없어서, 가 아니라, 내보일 마음이 없어서 이내 부끄러워졌다. 그래서 평소보다 술을 많이 마셨고, (주량갱신 -_-v) 평소에 잘 부르지 않던 신나는 노래들을 불렀다. 즐겁게 함께하는 것 외에는 마음을 보일 도리가 없었다. 그리하여, 죄송했고, 고마웠고, 실은, 매우 즐거웠다.

술을 잔뜩 마시고, 그만큼의 커피를 또 잔뜩 마시고, 결국 밤새 한잠도 자지 못하면서, 이런저런 생각들이 머리속을 지나간다. 다음날, 다시 떠나야 할 그 길고 긴 길만큼이나, 나는,

아직도 멀었다. 인정할 필요가 있겠다.

지난 시간, 열심히 함께하셨던 다른 분들은, 지난 부산행이 어떤 정점을 찍는 그 무엇이었겠지만, 나는 이제서야 시작하는 기분이다. 지난 부진한 리뷰숙제들을 만회라도 하듯, 열심히 숙제를 한다. 뒤늦게 내딛은 한걸음이 너무 늦은 건 아니길.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앞으로도 시간이 많이 남아있어야 할텐데. 어쩐지 그럴 것 같다. 매우 예감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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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책읽는 부족 부산 모임 후기, 함께 올립니다.
    from 바느질하는 오후 2010-04-15 16:23 
    1. 동우님 http://blog.daum.net/hun0207/13291027 (책읽는 부족 그이들) 2. 도치님 http://blog.daum.net/shave4ever/17145186( 뜻밖의 만남) http://blog.daum.net/shave4ever/17145189(첫 대면) 3. 굿바이님..
 
 
마그 2010-04-15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반성문 인척하는 즐거웠다는 여행기. 참신하군요~ ^^ 오랜만에 폭풍블로깅~ 좋습니다아~

웽스북스 2010-04-16 02:23   좋아요 0 | URL
아이쿠. 폭풍 블로깅이라니. 찬란한 제 과거가 울어요. ㅎㅎ

굿바이 2010-04-15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르를 넘나드는,실로 놀라운 감동인데^^
웬디에게서 흘러 나오는 글들이 꼭 웬디같다. 앞으로,얼마간의 시간이 허락될 지 모르겠지만, 말뿐이었던 다짐들과 약속들 많이 거두도록 하자.

뭔가 잔뜩 얻어오기만 했는데, 어찌 다 갚을지, 아득하다~

웽스북스 2010-04-16 02:23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언니.
전 언니에게 진 빚도 한가득인데요.

어휴. 어휴.

후니마미멜라니아 2010-04-15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음에 만나면 웬디야 ! 라고 불러 버릴게요
요렇게 예쁜 마음이라니, 솔직한 마음이라니
꼭꼭 마음에 들어요.

반성문 처럼 여행기 만들어 내신 게
어딘가 논술 교사를 하고 있다면 제가 만약
어디선가 글 갖고 장사를 하고 있다거나
해서 글 재료가 부족했다면

요 글을 반성문은 이렇게 쓰는 거야
라든가
여행기는 이렇게 써야 하는 거야 라고
보여주고 싶어요

아마, 우리 책 부족에 자주 들락거리지 못한 거는
이 집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고
연결선이었던 민정이는 미국에 가 있는데다가
이쪽 다음이 낯설어서였을 거에요

웬디님, 굿바이님과 빨리 친하고 싶어서 저도 알라딘에
집을 만들긴 했지만 시작과는 달리 거미줄 친 걸
거둘 시간도 없네요
집과 집이 양식이 다른데서 오는 일이었는데
그게 솔직해지자 하면서 반성문에 쓸 내용이 되었네요
착한 웬디양.

그나저나 블랑쉬를 추천해 주셨지만
그 여자가 빨리 죽는 역할이어서
오래 살려고 저는 블랑쉬 보다 오래오래 산 여자를
닉으로 했어요

마미라고 익숙해졌으니까 그렇게 부르시는 건 그대로 하시고
여기 와서 멜라니아라고적으면 그게 저인 줄 아숍소

웽스북스 2010-04-16 02:25   좋아요 0 | URL
저작권료는 안받을게요. 멜라니아님.
그런데, 애들이 진짜 반성문을 저모양으로 쓰면 어쩌죠?
무한 책임 느낄 것 같은데요.

알라딘에 집 만들지 않으셔도,
자주자주 놀러갈게요.
한군데라도, 열심히 해야죠. 흐흣.

그나저나 저 착각해서 멜라니아마미라고 부르면 어쩌죠? 헤헤.

토깽이민정 2010-04-15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력적인 막내 웬디양
누누히 말하지만
'왕림해 주시는 것 만으로도' 그대의 등장이 선물이었다니까! 그죠 부족민 여러분~

나도 3월의 숙제를 (마음대로) 제껴버렸고
4월의 숙제는 아직 시작도 못했는데,
아무래도 우리 이번 모임을 계기로 한동안 출석일수가 상당히 좋아질 것 같지?
뭐 그러다가 약발 떨어지면 이제 막내인 웬디가
혹은 서울에 들어오실 심샛별님이나 쟁이 (언제가 되실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다음 모임을 기획하면 될 것이고...

이제 우리 손을 맞잡고 열심히~ 출석확인 하자~~ ^^




웽스북스 2010-04-16 02:27   좋아요 0 | URL
언니. 그렇게 말하기엔 제가 너무 뻘쭘하고요. ㅎㅎ
저는 4월의 책이 오늘 왔어요. 열심히 다시 읽어야지요.

여튼, 이 모든 게 다 언니덕분이지요.
고마운 인연들에 감사하면서,
저는 남의 출석 확인전에, 제 출석부터 좀....;
(이미 개근상은 글러먹었으니 원)

도치 2010-04-16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만담같고 시트콤 같은 제 후기와는 달리 참으로 멋드러진 후기에 박수보냅니다.

지금도 두고두고 후회스러운 점은 잠이 덜깨어 반가웠다고 조심히 올라가시라고
제대로 인사를 못했던 점입니다. 그날 참~ 반가웠던거 아시죠? ^^

웽스북스 2010-04-18 02:30   좋아요 0 | URL
만담도 시트콤도 모두 제 분야인데, 도치님도 그 분야를 아끼고 계셨군요.
마음같아서는 배틀이라도 한 판 붙자고 하고 싶지만
제가 감이 심히 떨어진 관계로, 만담과 시트콤 분야는 도치님께 내어드립니다.
부디 녀석들, 잘 보살펴 주시고...흑!

반가운 마음이야 전하지 않는다고 모르겠습니까.
그날 이미 충분히 전해졌고, 또 느껴졌으니 염려 놓으시고요,
언제고 좋은 기회로 또 뵙게 되기 바라겠습니다.

2010-04-16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여기 저기 모임후기 읽을때 마다 빵빵 터지고, 이거 다들 독후감쓰실때 그 분들이 맞나 싶어요. 기행문과 반성문을 이렇게 절묘하게 울남편의 표현을 빌리자면 "비벼"내시다니, 웬디양님때문에 오밤중에 또 웃다 쓰러졌어요.

몸이 많이 힘드셨을텐데 그래도 기분 좋은 발걸음을 하셨다니 보는 저도 기분이 좋아졌어요.

웽스북스 2010-04-18 02:32   좋아요 0 | URL
아. 저의 이 진지한 반성문과 여행글을 읽으면서 웃다 쓰러지셨다는 쟁님 덕에 한참을 당혹스러워했습니다. 네. 도치님께 말씀드렸던 것처럼, 이런 글로조차 사람을 웃기는 재주가 있는 저는, 역시 여기보다는 만담과 시트콤 분야로 가는 것이...(도치님. 아무래도 제가 이긴 것 같습니다.)

그간 이래저래 쟁님 블로그도 몇번 못가보고 많이 소원했지요. 몸은 멀리 있어도 마음은 가까이 있을 수 있게 도와주는 고마운 기술들이 많은 세상이니, 쟁님 뵙는 날 어색하지 않도록 종종 놀러갈게요.

동우 2010-04-16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야아, 웬디님.
글도 글이거니와, 이런 솜씨라니.

일거에 점수를 따 만회하는 이 노회함.하하하
예서도 넘치게 엿보이는 웬디님의 노숙함..

웽스북스 2010-04-18 02:34   좋아요 0 | URL
동우님. 어디 다녀오셨습니까.
후기 하나 남기시고 슬쩍 사라지셔서, 은근 드나들며, 이제나 저젠 다시 들여보시려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일거에 점수를 따 만회하는...노회함...하하...
동우님 눈을 피해갈 수는 없겠군요.
제가 너무 얄팍했습니다. 앞으로는 그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흑.
 


지난 주, 부산에 다녀왔습니다. 책읽는 부족이라는 지인들의 모임이었는데, 이건 뭐, 숙제가 너무 많습니다. ; 각자 블로그에 올리기로 한 사항이라, 여기에 올립니다. 다른 분들은 그냥 재미로 읽으세요. // 답변하지 못했던 질문들에 대해서만 올릴게요.



2. (질문자 : 민정) 좋아하는 이성상?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은 쓸 때마다 바뀌는 것 같아요. 일단, 돈이 많고 잘생긴 남자를 좋아하고요. (이 나이에 시집 못간 거 변명하려면, 뭔가 터무니 없이 눈이 높은 척이라도 해야....;;;) 예전에는 똑똑한 사람을 좋아했는데, 요즘은 지혜로운 사람이 좋은 것 같아요. 진중하면서도 다소 수다스러운 부분도 있으면 좋겠고, 술을 잔뜩 마신 후에는 커피도 같이 마셔줄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네요.


3. (질문자 : 민정) 스스로 생각하는 가장 안 좋은 습관은?

고칠 의사가 없긴 하지만,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거요. 그래서, 회사에도 종종 지각을 했고, 큰 코를 다쳐 집을 옮겼죠. 집은 옮겨도, 잠 드는 시간은 못 옮겨요. 저는, 2시 전에 잠드는 건 제 삶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전 소중하니까요. (피부는 어쩔거니)


4. (질문자 : 도치님) 본인을 동물로 표현한다면?

본인이 대답하기 쉬운 거라고, 그러는 거 아닙니다. 도치님. 저는 스스로를 동물에 빗대어서 생각해본 적이 맹세코 한 번도 없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한마리 사슴이라고 답하고 싶지만, 도저히 양심상 그럴 수가 없네요.


5. (질문자 : 후니마미님)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자신과 현실의 자신이 왜 다른가?

이상은 이상이니까요. 자기객관화만큼 세상에서 어려우면서도, 또 비참한 게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자기 자신이라도 좀 속이면서 살아야, 편해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아무도 안 속아줄 때, 그래도 끝까지 날 위해서 속아주는 건 자기 자신 밖에는 없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뭔말이래?) 앞으로도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저와 현실의 저는 계속 다를 예정이에요. 이 간극을 좁혀나가기 위해 노력이라도 좀 하면서 살았으면, 싶어요.


6. (질문자 : 후니마미님)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의 이중적인 면은? 혹은 맞다고 생각하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운 가치는?

후니마미님. 반칙이에요. 번호 하나에 질문을 두개씩이나 하다니. 저 이중적인 면, 매우 많지요. 너무 많아서, 부끄러워서 이야기할 수가 없네요. 맞다고 생각하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운 가치. 와. 이것도 엄청 많지요. 이를테면, 우리 KTX 타고 수많은 터널 지나면서 얘기했던 것처럼. 그게 문제인 걸 알면서도 뿌리치지 못하는 것들. 그저 몸 좀 편하고, 돈 좀 절약되면, 목에 핏대 세우던 가치 정도는 살짝 눈감아주는 놀라운 센스를 발휘하는 일이 점차 많아지는 것. 을 예로 들 수 있겠어요.


7. (질문자 : 후니마미님) 당신의 성격 중 당신을 실패/성공으로 이끄는 요인은?

와. 후니마미님. 또 반칙이다. 실패. 성공. 둘다 얘기해야 하나? 질문 하나에는 하나의 답으로만 이야기하자면, 저는 혼나는 것에 대한 공포가 있어요. 그래서 혼나기 전에 좀 알아서 잘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칭찬도 종종 받고, 잘한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오히려 그것 때문에, 혼나야 할 시기에 혼나면서 배워야 할 것들을 배우지 못하고 넘어가 나중에까지 쩔쩔 매는 경우가 종종 생겨요.  


8. (질문자 : 후니마미님) 타인이 당신을 안다고 하면서 어떻게 표현할 때가 속상한가 (혹은 반가운가)

일단, 안다, 라고 하는 자체가 속상한 일 아닐까요. 나는 보여준 적이 없는데, 자신이 저를 좀 안다,는 식으로 답을 하면, 화가나고, 속에서는 반항심도 슬 솟아오르죠. 그렇지만, 그냥, 그래, 니가 나를 아나보다, 라는 식으로 웃어넘기고 말지요. 그리고, 딱 그 지점에서 멈추죠. 그 사람이 아는 내가, 그냥 내가 되는 거죠. 안다, 라는 말은 누구에게건, 참 함부로 할 말은 못되는 것 같아요. 대신 안다, 가 아니라, 알겠다, 라고 말하면 조금 더 반갑겠지요.


12. (질문자 : 민정) 스스로 나 이럴 땐 꽤 괜찮은 사람이네 싶어질 때는?

이번에 이사를 하면서, 참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어요. 그 분들의 손길을 접하면서, 내가 꽤 괜찮은 사람이네, 싶었다기 보다는, 그래도, 괜찮게 살아온 편이구나, 생각하면서 참 고마운 마음이 들었었어요.


13. (질문자 : 민정) 내가 정말 참을 수 없어서 덮어버리는 책은? 구체적으로.

스파르타쿠스의 죽음이라는 책이었는데, 예전에 네이버 북꼼이라는 서평단(민정언니와 굿바이언니를 만난 곳이지요)에서 서평 도서로 받았던 책이었어요. 읽다가 너무 재미없어서 지하철 기다리다가 주저 앉아서 울었어요. 나는 야근을 했었고, 너무 지쳐 있었는데, 유일하게 허락되는 몇 분 안되는 독서 시간에, 이렇게 재미없는 책을 의무적으로 읽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속상했어요,


17. (질문자 : 웬디, 민정) 블로그 방문자 숫자/답글을 의식해서 글을 썼거나 썼던 글을 지운 적이 있는가? 

예전에는 그런 일이 별로 없었는데, 요즘에는 서재에 글을 자주 쓰지 않으니까, 마지막 글로부터 시간이 많이 지나 서재브리핑에 댓글이 하나도 안나올 때가 있어요. 저로서는 새로운 경험인데, 이게 사라지면, 제가 썼던 댓글들을 찾는 메뉴 자체도 같이 사라져서, 적어도 서재 브리핑에 최근 댓글은 계속 나올 정도로만 글을 쓰자, 뭐 이런 어처구니 없는 결심 같은 걸 한 적이 있어요. 가급적 한번 쓴 글은 지우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대신 다른 글을 써서...덮죠. ㅜㅜ


19. (질문자 : 웬디, 민정) 내가 정말 집요하다고 느껴질 때는?

궁금하거나, 바라는 게 있거나 할 때,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계속 조르거나 물어보거나 해서 상대를 질리게 한 적이 몇 번 있어요. 아. 그리고, 마피아 게임 하다가 세명 남았을 때, 독하게 게임해서 결국 이긴 적이 있었는데, 그러다 친구를 여럿, 잃을 뻔해서, 요즘에는 속은 부글부글 끓어도, 그냥 쿨한 척 하고 있어요.


20. (질문자 : 쟁님) 자신이 그릇이라면 어떤 모양의 그릇인지 그림으로 표현한다면?

제일 마음에 들었던 질문이에요. 정작 뭐라 답해야할 지는 모르겠지만, 상대를 많이 알 수 있는 질문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제가 그림을 못그려서. 스캐너도 없고, 해서 말로 설명해요. 투명한 유리볼이에요. 그 볼이 지름 15cm정도 되는 거라면, 맨 위에, 지름 4cm 정도의 구멍이 있어요. 그리고 그 안에는 지름 5cm정도의 은색 쇠구슬이 하나 들어있어요.


- 숙제 일단 끝. (다음은 여행 후기가 남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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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숙제-부족민 탐구 생활 질문지 작성
    from 바느질하는 오후 2010-04-16 11:43 
    1. 질문자* 동우님: 나와 남편의 위치 남편의 오른쪽에서 자야 편하고( 대개 침대 바깥쪽에 내가 있어야 함, 왜냐하면 우리 신랑이 침대에서 떨어질 것 같아서) 걸을 때는 내 오른팔을 남편의 왼팔에 끼는 게 ..
  2. 부족민 탐구생활 - 애니어그램 유형별 질문지
    from moratorium life 2010-04-16 12:10 
    1번 유형: 완벽주의자 혹은 개혁자 "나는 모든 것이 올바르게 되기를 원한다." 높은 인격과 이성으르 가질 수도 있고, 완벽주의와 분노를 가질 수도 있다. 13가지 문장중 자신을 가장 잘 말해주는 것 같은 문장..
 
 
Mephistopheles 2010-04-14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나마미님의 성별은 무엇인가요?

웽스북스 2010-04-14 01:15   좋아요 0 | URL
후니일지, 마미일지,를 잘 생각해보시면답이나옵니다. ㅎㅎ

Mephistopheles 2010-04-14 10:02   좋아요 0 | URL
엥 우리 어머니가 언제 저런 질문을..??

웽스북스 2010-04-14 12:49   좋아요 0 | URL
아이쿠나. 후니마미님. 여기 큰아들이. ㅋㅋㅋ

후니마미 2010-04-14 16:12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후니마미는 전데요

pjy 2010-04-14 0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읽는 부족이래서 한참 다른 상상했잖아요^^; 옛날 서당에 있는 훈장선생님처럼 주구장창 건들건들 박자 맞추면서 낭낭한 목소리로 소리높여 하루죙일 책읽는ㅋㅋ
부족민은 아니지만 질문에 대답할래요! 어려운 질문은 내맘대로 패스~

웽스북스 2010-04-14 12:49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 pjy3926님 쓰신 것도 자알~읽었습니다.

turnleft 2010-04-14 0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번은 저를 묘사하신 듯한 기분이 드..쿨럭;;

다락방 2010-04-14 09:42   좋아요 0 | URL
하하

웽스북스 2010-04-14 12:49   좋아요 0 | URL
어머. 들켰네요.
하지만 눈물을 머금고, 다락방님께 양보를...(아. 이 일관성. ㅋㅋㅋ)

리샤 2010-04-14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와! 언니^^

웽스북스 2010-04-14 12:50   좋아요 0 | URL
오! 알리샤!

굿바이 2010-04-14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캭! 질문지도 해야 하는 거였군요. 오호~ 질문지를 찾아야겠어요. 20번 답변 마음에 드는데요

웽스북스 2010-04-14 12:50   좋아요 0 | URL
아. 언니.
전 그나마 여행 후기보다는 이게 쉬워서. ㅎ
하나씩 클리어.

도치 2010-04-14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나마 댓글이라도 달 수 있어서 알라딘님께 감사부터 드립니다. (--)(__)

마피아 게임은 친구간에 의절을 유도하는 게임인것 같습니다. 남자들도 술자리 등등의
모임에서 게임을 하긴 하지만 즐기지는 않아요. 모임자리에서의 게임은 한사람의 희생이 반드시 필요한데 그 희생을 누가 하고 기꺼이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분위기는 달라지는것 같습니다.

질문1. 회원가입 안한 사람은 방명록 못 쓰나요? ^^;;;

웽스북스 2010-04-14 12:51   좋아요 0 | URL
아. 그러게요. 확인해봤더니, 정말 그렇군요.

암튼, 뭐, 그날 이후로 마피아로 의절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전 불끈불끈 열정을 뒤로하고, 주로 사회를 봤거든요. ㅎㅎ

웽스북스 2010-04-14 13:03   좋아요 0 | URL
방명록은 로그인 안하면 못쓴대요. 아. 이를 어쩌나.
댓글은 비로그인회원 쓰기 권한 설정할 수 있는데,
원래 안되게 해놨다가 책읽는 부족 시작하면서
작년에 풀어놨었어요. ㅎㅎ

메르헨 2010-04-14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피아..게임하면서 내가 완전 거짓말을 잘하는구나...하고 생각했었죠.
사기꾼 기질이 있다고 느꼈더랬죠.ㅎㅎㅎ
아호...웬디님 올만에 인사하고 갑니다.^^ 이사이후 어찌 지내시는지 궁금하여요.
저는 계속 감기 또 감기 감기 였어요.ㅋㅋ

웽스북스 2010-04-14 23:45   좋아요 0 | URL
메르헨님. 우리 한판 떠야겠는데요.
이사 이후, 매우 잘 지내고 있습니다.
다행히 아사는 하지 않고 있어요. ㅎㅎ후

후니마미 2010-04-14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제가 답을 하려니 제 질문이 제일로 답변하기 싫어요
무슨 질문이 저래요?
끙끙

사실은 이거 누가 언제, 숙제로 올리라고 그랬죠?
도치님이 올리셔서 오해를 하셨나 했는데
그런 숙제가 있었나 봐요.
제가 낡아가면서 어린 시절의 총기가 자꾸 흐려지는 바람에
알림장에 적혀 있지 않은 것은 숙제를 안 하는 학생으로 변하고 말았죠.

도치 2010-04-14 23:33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민정님께서 하달하신 명령이었습니다. ^^

웽스북스 2010-04-14 23:46   좋아요 0 | URL
히히. 후니마미님. 질문들이 어려우면서도 본질적이어서 그래요. 저도 후니마미님 질문들 때문에 어려웠지만, 즐거웠어요!!!!

숙제는 도치님 말씀대로 민정언니 하달사항 맞습니다. 민정언니가 제일 무서운 관계로 무조건 해야되요. 무조건.

건조기후 2010-04-14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중하면서도 다소 수다스러운 부분이 있는.. 저도 완전 원하는 이상형이에요.ㅎㅎㅎ 남자다운데 약간 아줌마기질 있는 사람.ㅋ

웽스북스 2010-04-14 23:46   좋아요 0 | URL
건조기후님. 우리 나중에 서로 목청 높일 일 생기는 건 아니겠지요? ㅎㅎ

멜라니아 후니마미 2010-04-15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2번과 3번 질문은 제게 있는 종이엔 없던 질문인데요.

안 보이던데...

그래서 안 했는데....

민정이가 숙제를 냈으니까 패스해도 될 거에요
숙제를 낸 사람이 자기가 숙제를 안 학 있으니까 뭐..

그나저나 숙제 안 한 질문에는 대답을 하고 싶네요.


좋아하는 이성상.
- 이 세상에 없음.

웽스북스 2010-04-18 02:35   좋아요 0 | URL
멜라니아님.
앞쪽 질문은 개인 질문, 뒤쪽 질문은 공통 질문이었어요.
그러니까, 그날 우리가 받은 질문지는 모두 달랐던 거죠.

그러니까, 동안 유지비결, 이런 건
멜라니아님만 받은 개인 질문이셨다는 겁니다. ㅎㅎㅎ

風流男兒 2010-04-16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마피아 하면 항상 죽어요. 정말 제 양심과는 도무지 안맞는 게임이랄까..
그나저나, 결국 사슴이라고 얘기한 거잖아요.

웽스북스 2010-04-18 02:37   좋아요 0 | URL
이봐요. 누가 그렇대요. 네?
지나가던 사슴의 웃음소리가 다 들리는 것 같네.
이렇게 저에게, 사슴의 비웃음까지 사게 하셔서야 되겠습니까.

그런데, 사슴의 웃음소리 저 너머로,
마피아의 웃음소리도 들리는 것 같은데요. ㅎㅎㅎㅎ

2010-04-16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게 질문지가 각자 달랐나봐요. 저는 어제 도치님네 가서 복사하기가 안되서 질문 어제 밤에 타자 다 쳐놓고 답변 몇가지 달았놨더니 민정이가 이메일을 보내놨더라고요.

웬디양님이 어떤 분인지 왠지 옷깃을 슬쩍 스쳐지나간 기분이에요.

웽스북스 2010-04-18 02:38   좋아요 0 | URL
아. 그러셨군요.
지금 휘릭. 날아가면 쟁님의 답변도 볼 수 있는 걸까요?

얼른 구경하러 가야겠습니다.


이번에는 옷깃을, 다음에는 마음을,
그리고 언젠가는 눈길을 주고 받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아이들이 뛰노는 땅에 엎드려 입 맞추다
김용택 지음, 김세현 그림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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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사람이구나. 이것도, 참, 복이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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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 2010-04-13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빌려 볼래용 ㅎㅎ 사려고 했으나 요즘 너무 다른 책 많이 질러주신 관계로 ㅋㅋ
누가 나한테 김용택은 너무 다정다감해서 못보겠다고 하더라
다정도 능력이야 병이고 ㅎㅎ

웽스북스 2010-04-13 00:29   좋아요 0 | URL
ㅎㅎ 네. 오라버의 것은 오라버에게 드리고
그대에겐 새로생긴 제것을 빌려드리도록 하지요.

(오라버의 책은 사인본으로 돌아간다 ㅋㅋ)

2010-04-13 0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13 0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風流男兒 2010-04-16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인본으로도 좀 부탁... ㅡ.ㅡ;

웽스북스 2010-04-18 02:38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 '')
 
바람이 분다, 가라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제13회 동리문학상 수상작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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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릿저릿, 참 아프다.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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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 2010-04-13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봄 되셔요, 파르르...

웽스북스 2010-04-13 00:37   좋아요 0 | URL
파르르...좋은 봄이나 보내보자꾸나.
 
[테스코마] 우노비노 진공 와인 세이버(펌프 1개, 마개 2개, 스탠드 포함)
Tescoma
평점 :
절판


좋긴 좋은데, 공기를 언제까지 빼야될지 잘 모르겠어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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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0-04-12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0자평 집안살림 대공개? ㅋㅋㅋㅋ

순오기 2010-04-12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 이건 뭐에 쓰는 건가요?

웽스북스 2010-04-13 00:37   좋아요 0 | URL
와인 한 병을 다 못마셨을 때, 보관해주는 마개에요.
공기가 있으면 산화되니까, 공기는 빼주고, 더 공기가 못들어가게 막는..

레와 2010-04-13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님 살림 엿보기, 재미있어요` ^^

웽스북스 2010-04-13 22:45   좋아요 0 | URL
언제한번 알라딘에서 살림 장만하기, 페이퍼라도 한번 쓰고 싶은데.
갈길이 멉니다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