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청소년부 대표기도를 준비하다보니 올해도 벌써 반년이 다 지난 거다.
올해를 시작하며 결심한 것, 다짐한 것을 돌아보며 다시 또다른 절반을 시작하는 시기이기 원합니다. 지난 시간들을 지혜롭게 바라보며 성찰할 수 있는 저희가 될 수 있도록 함께해 주세요. 또한 저희가 지난 반 년간, 하나님 앞에서 얼마나 성실했는지, 낮은 자들과 함께 얼마나 아파했는지, 불의한 것들 앞에서 얼마나 분노했는지 함께 바라보게 하시고, 남은 반 년은 하나님 앞에서 더욱 합당한 이로 살아갈 수 있게 되길 기도합니다.
라고 기도했는데, 나는 얼마나 그러하게 살았는지, 다시금 생각해보며 지난 반년을 정리해본다.
1. 성경공부 개근
우와. 나는 이거 제일 칭찬해주고 싶다. 매주 목요일 7시마다 시간을 내는 일은 쉽지 않은 건데, 흐흐. 올해 큰맘 먹고 시작한 일인지라, 이렇게 기특하게 해낸거다. 벌써 창세기부터 이사야까지 진도를 나갔다. 다행히 8월 한달은 방학이라 한숨 돌릴 수 있게 된 것 같다. 스스로 베이스라인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알기에 그 자가진단에 따른 것이었고, 결과는 꽤 만족스러운 편이다.
2. 나름 웹진 다섯개의 창간준비호
이건 뭐, 총대한번 맸다가 맡은 편집장 자리이긴 했지만 은근 부담이 컸다. 2주 발행에서 결국 1개월 발행으로 바뀌고, 그도 힘들어 한 호 쉬어가긴 했지만, 암튼 다섯개의 창간 준비호가 무사히 나왔다. 웹진을 만들고 발간한 것도 그렇지만 그를 통해 자꾸만 연결되는 새로운 관계들이 또 재밌다. 이제 하반기에는 창간도 하고, 글의 범위도 좀 넓혀보고, 이러저러한 기획도 좀 만들어내보고 싶은데 잘 되려나.
3. 영화/공연/전시회 등등 관람
무슨 강박증 환자처럼 영화나 전시회등을 찾아보고 친구 잘 둔 덕에 좋은 공연도 많이 만났다. 올 상반기에 봤던 영화 중에는 다우트, 더리더, 레볼루셔너리로드, 마더, 김씨표류기, 요시노 이발관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히힛. 그리고 영화제도 다녀왔고. ^-^ (영화제에 충실한 영화제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공연은 얼마전 봤던 고곤의 선물의 감흥이 여전히 잊혀지지 않으며, 박근형 작인 너무 놀라지 마라,도 참 좋았다. 그리고 상반기에 국내에서 있었던 굵직한 미술 전시회를 클림트 전만 빼고 모두 갔었는데 한국 근대미술걸작전과 인도 현대미술전이 좋았다. (국립미술관 만세) 하반기에 있는 보테로 전은 꼭 다녀올 생각이고 르누아르전은 여전히 고민중인데 그 이유는 그림들이 너무 행복해보여서...랄까. 하하하. ;;;;;
4. 책, 책모임...
1월에 굉장히 많은 책을 읽고는 다소 주춤. 특히 이것저것 벌여놓은 모임들이 많아서 그것들 따라가기에도 조금 벅찼던 것 같다. 그렇지만 우여곡절 끝에 토지모임도 어느덧 18권까지 나갔고, 그 외에 이러저러한 책들을 즐겁게 읽었다. 상반기에 읽었던 책 중 김승옥의 책들이 참 좋았고, 권정생 선생님의 우리들의 하느님이나 나쓰메소세키의 마음, 그리고 수전 손택의 타인의 고통도 참 인상적이었다. 특별히 학부 친구들과 하는 모임 덕에 조르바와 걸리버를 다시 만날 수 있었던 것도 참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5. 커피..커피..술..술...
나의 길티플레져, 커피를 끊으려 무던히 노력했으나, 뭐, 대략 두달 정도, 아니 명확히는 한달, 기특하게 지키고 나머지는 그저 패배자의 쓴 웃음을 짓게 하는 상황들 뿐. 그 좋은 걸 왜 끊느냐는 말에 명확한 대답을 못찾고, 일단 커피값이라도 좀 줄여보자는 목적 하에 가루커피를 구매해서 타서 마시고 있다. 커피를 끊고 술이 늘었다. (이런 일반화. 상관성은 입증할 수 없음 ㅋ) 암튼 이래저래 알콜중독 소리까지 들어가며 일주일에 2회 정도는 음주를. 하하. 뭐, 마신 양으로 치면 한달치가 남의 하루치일 수는 있겠다만, 슬로우앤스테디하게 꾸준히 마셨다는 게 중요. 게다가 엠비님 덕에 입도 걸어져서 이제 가끔 막말도 한다. 하하하하.
6. 그리고, 하반기.
뭔가 관심있던 분야에 대한 스터디를 시작하게 될 것 같다. 7월부터. 매주 금요일. 한 3개월 정도 잡고 있는데, 잘 모르겠다. 그리고 미국에 있는 민정언니와 책을 통한 교류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세계문학전집을 한권씩 읽는 모임인 <내가 읽는 책 이야기>라는 것도 시작할 예정. 다음 블로거 분들의 모임인데 나는 알라딘 블로그에 올리겠다고 이야기했다. 블로그에 새로운 손님들이 생긴 셈이다. 토지모임은 9월에 있는 내 생일에 마지막 모임을 하기로 했다. 다른 책을 읽는 모임이 될지 역사속으로 사라질지는 모를 일이다. 하하. 그리고 아까 말했듯 나름에도 뭔가 재밌는 코너들을 기획중이다. 그리고 국내/외 여행을 각 1회씩 다녀올까 생각중이다. ^-^
이건 아무리 봐도 백수의 스케줄인데, 하하하. 뭐, 뭐든, 적당히 할 생각이긴 하다. 일단 집에 오면 나는 쓰러져 아무것도 못하니 금요일날 있을 스터디모임의 첫 발제도 도무지 어찌해야할지. 배째라째라 모드이긴 하다. 흙.
그간 바빠 알라딘에 소원했으나, 하반기에는 좀 이것저것 많이 끄적여볼 생각이다. 흐흐. 그리고 이건 비밀인데, 글은 안써도 늘 들어와서 다 봤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