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현상
언니언니, 정줄놓이 뭔줄 알아요?
뭔데?
정신줄 놓고다닌다의 약자요
반차를 냈으나, 우여곡절 끝에 반차를 낼 수 없게 된, 하여 부장님 허락 하에 2시간 먼저 퇴근하게 된 오후, 반차대신 땡땡이가 되버린 그 한가롭던 시간에, 길을 걸으며 언니들에게 물었다. 그 뜻을 들은 언니들은 오늘 우리가 정줄놓이로구나, 라고 이야기하며 정말 정줄놓 모드로 웃으며 길을 걸었다
점심겸 저녁을 먹으러 들어간 곳에서, 역시나 정줄놓 모드로 대화를 하는데 ㅅ언니의 주머니에서 나사가 나왔다. 어머, 언니, 정신줄 놓더니, 그건 또 어디서 풀린 나사에요- 라고 얘기하고 우리는 또 쓰러질 듯 웃었다. 안되겠다. 이제 언어개그가 안되니 몸개그를 넘어 소품개그의 세계로 진입해야겠다. 한손에는 줄을, 한손에는 나사를 들고, 나 이제 정신줄 놓는다, 하고 줄을 놓아버리고 어, 어, 어, 나사 빠졌다, 하면서 손에 쥔 나사를 보여주는거야, 그러다가 발에 끈을 하나 묶고는 발끈! 하는 거지. ㅋㅋㅋ
2. 원인
점을 잘 보지 않는 편인데, ㅈ과장님이 보는 타로점은 두번째로 봤다. 우리는 ㅈ과장님께 약간 신기가 있다고 얘기하곤 하는데, 글쎄, 믿는다기보다는, 타로카드 해석에 플러스 알파로 가미될수 밖에 없는, ㅈ과장님의 평소에 우리를 보는 시각이 묻어나서 재밌다고나 할까.
막내 ㅎ씨에게, 잡생각이 많다고, 계속 다른 생각을 하게 되는 시기라고 얘기하셔서 그렇구나 했는데, 내 카드들을 보시더니, ㅎ씨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내가 잡생각은 정말 최고라고, ㅎ씨의 잡생각은 그래도 수습이 좀 되는 잡생각인데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잡생각들은 뭉탱이 뭉탱이로 덩어리져있어 여러개 카테고리로 나눠져 있어서 끝도 없고 수습도 안되고 일도 손에 안잡힌다고. 난 또 그만 뜨끔. 요즘들어 정말 심각하다는 자각이 있었는데 말이다 ;; 이렇게 잡생각에 빠져 있으니, 정줄놓이 될 수 밖에...
3. 부작용
얼마 전, 대학 때부터 알았으나, 최근들어 부쩍 친해진 친구 ㅎ의 생일이어서 케잌을 사들고 가는데, 초 몇개 드릴까요? 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나는 얘가 빠른 81이니까 28개를 달라고 해야지, 라고 생각하고는 그렇게 얘기를 했다. 그리고 달랑 달랑 케잌 상자를 들고가 잠시 후 초를 꽂는 내게 사람들이 '너 초를 몇개 가져온거야?'라고 묻는다. '28개'라고 대답하는 내게 '왜?'라고 되묻는 사람들. '왜긴 ㅎ는 빠른 81이니까, 우리보다 한살 어리잖아' 순간 정적- '야, 7월생이 어떻게 빠른 81이 될 수 있니' 쿠쿵! 그렇구나 -_- 갑자기 급 충격
그리고 오늘, 매거진 T에서 김현진과 함께 연애상담소라는 칼럼을 시작한 김명현의 글 밑 소개를 읽는데 '천칭자리'라고 나와 있다. 여기서 어이 없는 생각의 진행.
'어, 천칭자리라니, 나와 동갑이군'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