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집의 명품
(먼 댓글로 연결해놓은) 지난 번 수제 노트 파는 아저씨에게 다시 노트를 사야 할 일이 있어 종로에 갈 일이 있을 때마다 여러 번 그 앞을 지났지만, 아저씨를 만날 수가 없었다. 그 때마다 노점은 열려 있고, 노트들은 펼쳐져 있는데, 아저씨는 자리에 안계신거다. 몇번을 허탕을 치고, 그렇게 아저씨를 만났다. 노트를 집으며 나는 아저씨에게 물었다.
"아니, 그렇게 가게를 비우시면 어떻게 해요? 저 여러번 왔었는데"
"아, 그러셨어요? 죄송합니다"
"네네 기다려도 잘 안오시더라고요"
"이쪽 노점협회 회장을 맡고 있어서 제가 자리를 비우는 경우가 많아요"
그랬구나, 어쩐지, 너무 자주 없더라. 그런데, 이 노트들을 어쩌려고 -_-
"아니, 그럼 이 노트들을 다 펼쳐두고 자리를 비우신다는 거에요?"
"네"
"누가 훔쳐가면 어쩌려구요?"
여기서 아저씨의 대답
"저희 노트를 사고 싶어하는 분들은 훔쳐가지 않아요"
"아뇨아뇨, 굳이 노트를 사고 싶지는 않더라도, 그냥 훔쳐가는 사람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은 저희 노트를 탐내지 않아요"
그랬구나, 그런 자부심으로 만드는 노트였구나.
여러번 사가던 것을 빌미로 노트값을 천원, 이천원씩 깎곤 하던 나는
그날만큼은 제값을 다 주고 노트를 사왔다
내가 그날의 개시손님이기도 했고 ^_^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며, 아저씨는 작은 가죽노트 (가로세로 2*3센치?)를 내게 줬고
나는 잠시 후 만난 B에게 그 작은 노트를 선물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