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진태 <조선민담집>(1930)  : 조선군이 대거 일본을 정벌하러 갔다가 에비야 벌판에서 몰살당한 이야기

- 김해 호계사 바사석탑 : 계관석 재질(한국에서 나지 않는 돌)

- 초기 프랑스 선교사들의 연구 : 한국어와 드라비다어 사이의 유사성 주목. Homer B. Hulbert, <Comparative Grammar of Korean and Dravidian>(1906?)

- 삼국지 위지동이전 왜인편 : 구야국 관리 우두머리는 비구(卑狗) 버금 벼슬은 비노모리(卑奴模離)

- 김해김씨 보첩 : 수로왕과 허황옥 왕비 사이 10남 2녀. 거등왕과 거칠군 제외한 일곱 왕자는 출가. 공주 한 명은 신라 벌휴왕에게 출가.

- 야스시로 도쿠노후치 가랏파 3천명 상륙 설화, 가랏파 마츠리(5월 18일) '오래오래 데라이다' 축제

- 허황옥의 허(許) 가 '해'(태양숭배)에서 왔을 가능성.

- 우리말 아궁이 : 인도 신화의 불의 신 '아그니'와 연관성

- 야스시로 레이후 신사(일본 최초의 신사로 알려짐) 태상왕 상 : 납작한 이마, 뱀과 거북이, 소매 좁은 옷, 칠성광배

- 한반도 남부 : 뱀을 '비미'라고 함. '비미히'(귀신같이 아는 것)

- 구마모토 이쓰키 지역 : 일본 민요 장단과 판이한 3박자 자장가

- 마조 축제 : 매년 음력 7월 26일부터 28일까지. 수로왕이 허황옥 왕비 맞아들인 것도 7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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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첫왕은 한국인이었다.
이종기 / 동아일보사 / 1997년 4월
평점 :
절판


상당히 오래 전 내용이다. 책이 출판된 시기만을 말하는 게 아니라, 원고 자체의 작성 시기를 말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논지는 1970년대 중반에 완성되었고, 이 책의 일본어판인 <卑彌呼渡來の謎>가 1976년에 나왔기 때문이다.(二見書房, 발매 직전 회수) 지금이야 해외여행이 자유로운 시절이지만 그 무렵 일본과 인도를 오가며 취재, 답사를 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용 곳곳에 보이는 탁견은 동시대 역사학자들의 틀에 박힌 연구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주장의 요지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허황후의 인도 아요디아 기원설이 역사적 사실이란 것이며, 두번째는 일본사에서 최초로 나타나는 야마다이(邪馬臺)의 여왕이 수로왕의 공주라는 것이다. 원고의 작성 시기를 감안해볼 때, 수로왕릉의 쌍어문과 아요디아 라마 사원의 물고기 문양을 비교하는 등의 허황후 인도기원설은 오늘날에야 널리 알려진 이야기지만, 발표 시기를 감안해볼 때 저자의 주장이 퍼진 결과인 듯하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지만 두번째 주장 역시 독창적이며 나름대로 주목할 만한 근거들을 제시한다. 구마모토현 야쓰시로 신사와 마루야마 산의 어원 추적, 마루야마 산 정상의 증토산성 유지, 미야지에서 발견한 고깔모자 쓴 아난도상, 3첫명의 가랏파가 상륙했다는 전설과 '오래오래 데라이다' 구호, 레이후 신사의 납작머리 신상, 이쓰키 마을의 3박자 민요, 에비야 벌의 전투에 얽힌 민담 등은 쉽게 넘길 것들이 아니라 생각된다.

그러나 이런저런 자료가 부족하기 마련인 1970년대인 데다, 기본적으로 역사학자가 아닌 문인이라 군데군데 오류와 상상력에 의한 논리 비약이 보인다. 예를 들면 허황후의 아요디아 기원설을 펼 때 펜클럽대회에서 인연이 닿아 만난 인도 문인 나가르(Nagar)씨의 이야기를 권위의 근거로 내세우는데, 샴 족의 아유타야 왕조가 라마 왕조의 후예라고 주장하는 것이 대표적인 오류이다.(도읍의 이름은 힌두 신화에서 빌려왔지만 그런 관계는 아니다.) 또 김해김씨 보첩 기록의 10남 2녀 가운데 1남 1녀가 행방이 묘연하다는 것과 선견왕자가 '선녀와 더불어 구름을 타고 떠났다'는 부분을 일본으로 건너간 부분으로 해석한 부분도 그럴듯하긴 하지만 다른 증거가 전혀 없이 단지 상상력으로만 재구성하고 있어 아쉽다.

게다가 아난도상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김유신 수련설화를 끄집어내고, 답사기를 쓰는 중에 생뚱맞게 자신이 30년 전에 썼다는 동시를 끼워넣는 등 세련되지 못한(역사학 연구서로서는) 글쓰기가 시선을 어지럽힌다.

정연한 논리와 적확한 증거를 갖춘 책은 아니나, 이곳저곳에 담긴 발로 뛰며 수집한 자료가 돋보이는 원고이다. 한일고대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짚어보고 갈 만한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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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유산 2
아사다 지로 지음, 한유희 옮김 / 시아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절판


<태양의 유산>은 감수성 어린 글체 속에 감춰진 아사다 지로의 군국주의 속내를 잘 드러내는 책이다. 1권에서는 그나마 평화주의자의 면모를 보여주던 줄거리가 2권 말미로 갈수록 노골적인 일본 정신 찬양으로 치닫는다. 1권에서 그리도 강조하는 것처럼 보였던 목숨의 소중함에 대한 배려도 갈수록 엷어진다.

금괴의 행방을 아는 마지막 대본영 수뇌부 우메즈 장군이 함구한 채 죽고, 패전 직전에 뒷처리를 맡았던 대장성의 천재관료(이름을 잊었다)는 맥아더의 눈앞에서 창 밖으로 뛰어내려 자살한다. 이 소설의 하이라이트는 금괴 은닉작업에 동원되었던 35명의 13세 소녀 가운데 34명이 한 마음이 되어 음독자살하는 장면이다. 물론 소설적 처리는 훌륭하다. 집단자살 장면은 단도직입적으로 묘사되지 않는다. 읽어가는 가운데 그 34명이 정확히 어떻게 되었는지는 맨 마지막, 맥아더와 미군이 그 금괴를 찾아내는 장면에서야 비로소 나온다.

그리고는 더 가관인 것은 맥아더의 반응. 갖은 고초를 겪어가며 금괴의 행방을 추적해온 그가, 금괴 앞에 옥쇄한 소녀들의 백골을 보고는 투덜대며 보관소 봉쇄령을 내리면서 "일본의 패전은 일본2600년 역사에서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 언젠가는 저들이 다시 미국 서해안을 치러 올 거야."라며 사뭇 비굴한 모습을 보이는 것. 거의 코미디 수준이다. 맥아더는 일본인이 아니니까 사무라이처럼 공손히 머리를 숙여 경의를 표하는 건 어색하다고 생각했나보지?

문학작품으로서는 꽤 잘 쓴 글이며, 재미도 있다. 그러나 너무나 황당한 결말과 가미가제의 그림자에 좋은 점수를 주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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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dohyosae님의 "남.북국 시대"

저는 왕청리(王承禮)가 쓴 <발해의 역사>(한림대학교 출판부, 1988)를 통해 처음으로 발해라는 실체와 접했습니다. 평면적인 서술 위주로 되어 있어 읽는 재미는 별로인 책이지만 충격으로 다가왔던 것은, 국사책에서 한두 페이지 나오고 마는 발해에 대해 한 권 분량의 글을 쓸 만큼의 자료가 중국에 있었다는 사실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그 뒤에 발해사만 전문적으로 다룬 책들이 몇 권 더 나오긴 했지만, 대부분의 한국인들에게 있어 발해는 아직도 까마득히 멀리 있는 나라입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발해사 연구의 주춧돌이라 할 이런 책들이 더 많이 나오고, 관심 있는 사람들은 이제 이야기 발해사 수준이 아닌 사료를 파야 하겠죠.

사실 <발해의 역사>에서부터 이미 동북공정의 싹은 보였습니다. 대응이 늦어도 너무나 한참 늦어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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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유산 1
아사다 지로 지음, 한유희 옮김 / 시아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절판


아사다 지로를 제대로 이해하겠다는 사람에게라면 나는 <철도원>과 함께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아사다 지로가 왜 일본 우익의 목소리를 대변한다고 하는지를 이 소설을 읽으면서 비로소 알았다. 그의 작품들 가운데 가장 선명하게, 그리고 노골적으로 대화혼(大和魂)을 드러내는 글이기 때문이다.

소설의 시작은 아주 흥미롭다. 경마장에서 우연히 만난 노인 때문에 대박을 놓친, 파산한 부동산업자가 자신의 눈앞에서 절명한 노인의 품 안에서 나온 수첩 기록의 비밀을 캐기 시작한다. 그리고 드러나는 진실... 태평양전쟁이 끝나기 전에 일본이 은닉했다는 수억달러어치의 금괴의 행방이다.

순수하게 소설적 관점에서만 본다면 <태양의 유산>은 뛰어난 작품이다. 막대한 보물, 사연많은 과거, 한맻힌 군인들, 전쟁에 신음하는 군상들... 그 세부 묘사가 생생하고 스토리 전개도 일급 지적 스릴러소설로서의 면모를 제법 갖추고 있다. 게다가 전쟁에 희생된 여고생들의 내면적 심리 갈등, 상부의 명령을 거역하고 소녀들의 목숨을 살리는 군인들, 얼핏 보고는 상당한 휴머니즘이 스며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하권에서 아사다 지로의 붓은 이상한 방향으로 흐른다. 아마 그 결말을 알았다면 출판사도 이 작품을 감히 번역할 생각을 못 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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