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 Economy 2013.08.14 - 1720호
매경Economy 편집부 엮음 / 매일경제신문사(잡지)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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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이 리뷰는 처음으로 우클릭 경제잡지를 본 본인의 소감만으로 이루어지게 되겠다.

 정치에 관해선 그 유명한 신율 교수의 코너를 따로 마련했는데, 우클릭에서 상당히 보기 싫어할 교수인데도 아무래도 중도성과 이슈성을 높이기 위해 불러온 듯하다. 어째 모두 우클릭을 누르고 있는 사이에 끼어 고전분투하고 있는 느낌이긴 하지만 그 가상함만은 높이 칭찬해주고 싶다.

 그리고 짧고 핵심적인 단어 설명 덕분에 어려운 경제 단어들에 대해서 좀 더 쉽게 알 수 있었고, 본문에서도 전체 내용의 흐름을 끊지 않을만큼 간간히 정세에 대한 설명이 나와서 마음에 쏙 들었다. 말 그대로 경제의 기초에 대해서 알 수 있으면서도 현재의 경제 대세에 대해서 알 수 있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유익한 잡지였다.

 경제에 대해서 뿐만이 아니라 최근 소비의 흐름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예를 들어 소형가전에 대한 기사는 앞으로 본인이 2인 가구를 꾸릴 때 어떤 가구를 저렴하게 살 지에 대한 윤곽을 대강 잡을 수 있어서 좋았다. 기타 여러 생활과 관련한 짜투리 지식도 많았다. 본인은 만화 쪽을 전문으로 하는 서점에서 일하고 있는데, 이 잡지를 계기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또봇이나 폴리의 근원(?)이 무엇인지 대충 흐름을 잡았다. 그리고 본인이 전부터 생각했던 자동차 만화의 강한 홍보성을 이 잡지에서도 똑같이 문제시하는 것 같아서 기뻤다. 이 기사에서만큼은 서로 마음이 통했다고나 할까.

 

 

최근에는 쏘울로도 로봇을 만들었다고 한다.

문제는 이 모델이 차 매니아에게선 호불호가 매우 큰 디자인이라는 점...

 http://mirror.enha.kr/wiki/%EA%B8%B0%EC%95%84%20%EC%8F%98%EC%9A%B8

 

 그러나 전체적으로 기사가 짧아 어떤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룰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여기에서는 현재 본인이 구입한 월간지 이코노미 21의 힘이 필요할 수 있겠다. 그리고 컬쳐란이 너무 많은 것도 본인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논어나 우파니샤드는 기본적으로 읽어야 하는 게 아닌가...?<퍽

 아무튼 다음엔 현대와 기아차에 대한 강성노조의 폐혜 어쩌고 하는데 설마 정치를 건드리는 건 아니겠지 쩝쩝... 뭔가 찝찝하긴 하지만 역으로 상당한 지식을 알게 되었으므로 답례로 매번 구입해봐야겠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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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절도 18
쿠스노키 케이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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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여자라는 것도ㅡ, 분명히 있을 거야.- <귀절도 20> p. 18

 

 

보고 싶긴 하지만 도저히 그림체는 봐줄 수 없는 귀절도 극장판(..)

확실히 이게 오니기리마루를 들고 있는 이름없는 요괴의 첫사랑이자 나름 중요한 장면이긴 한데

이런 중요한 장면에서도 이런 작붕이라니 ㅠㅠ

 

 귀절도 혹은 오니기리마루는 철자 그대로 귀신잡는 검이다. 이 만화책에서는 자세한 사정은 나오지 않지만 이 검에도 전설이 있다. 대대로 퇴마검을 만드는 야스츠나 가문이 있었는데, 그 도공의 집에 요괴가 들어와 집안 식구를 다 죽이자 복수를 꿈꾸던 도공이 식구들의 시신을 철에 녹여 검을 만들어 그 요괴에게 복수했다고 한다. 현실에서는 그 검이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여러 무사들이 그 검을 찾으려 했고, 결국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검을 찾아서 도쿄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중이라 한다. 그렇지만 이 만화책에서는 요괴를 벨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검이라고만 나와있다. 인간의 천적은 요괴, 요괴의 천적은 오니기리마루. (20권에서 나오지만 마음만 먹으면 인간도 공격할 수 있다. 바가지머리 요괴가 그렇게 하지 않을 뿐.) 그런 식으로 생태계가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이름도 없고 뿔도 없는 요괴가 그 검을 가지고 있으며, 오니기리마루를 사용하여 요괴를 다 베어 없애면 자신도 인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을 것이다.

 그러나 여러 요괴들이 지적하듯이 이 희망은 매우 의심쩍다. 순수한 혈통의 요괴의 등장이 그렇다. 바가지머리 요괴 말고도 키미카라는 애도 등장하는데, 아름다움에 관련된 남성 혹은 여성의 욕망으로 인해 죽여도 죽여도 다시 생겨나는 요괴이다. 게다가 오니기리마루도 몇 차례나 베는 데 애를 먹은 반승가라는 존재로 인해 악귀라는 존재까지 생겨나고 말았다. 나중에 바가지머리 요괴마저도 스스로 그 희망을 부정하는 데까지 이르고 만다. 하지만 확실히 요괴라는 존재가 모두 없어진다면 요괴라는 존재까지 사라지고 말테니 본성만 잘 숨긴다면 인간의 모습으로서 살아갈 수는 있겠지... 처음으로 바가지머리 요괴가 불쌍하다고 생각했고 격려해주고 싶었던 마지막화랄까.

 개인적으로 고토랑 잘 되었으면 했는데 그게 끝까지 아쉽다 ㅠㅠ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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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한 짐승의 연애
이응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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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천과 멍청함이 가끔 일치하듯, 어떤 지성은 그 어떤 폭력보다 무자비하다.- p. 62

 

 

<달의 뒷편으로 가는 자전거 여행>이 고야의 그림을 닮았다면

이번 소설은 에곤 쉴라를 닮았다.

좀 더 에로틱하고 좀 더 제대로 된 형태를 갖췄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전에 그랬던 것처럼 사랑 이야기만 나오는 건 아니다. 감정이 없는 섹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고, 도를 통달한 살인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고, 뜬금없이 아버지 이야기가 툭 튀어나오기도 한다. 물론 맨 마지막 이야기를 제외하고는 주인공이 꿈도 희망도 없는 상황에 처하는 건 다 똑같다. 그러니까 이 책은 대강 사람 살 때 한 번 쯤은 있을 듯한 이야기들을 담은 것이라고 보면 된다. 사막여행이라도 갔다가 왔는지 계속 모래와 낙타에 대한 이야기를 반복하기도 하는데, 아무래도 여행이라던가 무언가를 계기로 하여 많은 심경의 변화를 겪은 듯하다. 그나마 소설집 마지막에 완성도라고 할 만한 형태가 잡혀있는 걸 보면 이것으로 작가의 성장도를 볼 수 있다고 쳐도 되겠지.

 성을 다루고 있다지만 무라카미 류처럼 강한 야성미를 담고 있는 건 아니다. (살인자에 관한 이야기 하나만 뺀다면.) 오히려 이야기 하나하나의 남자주인공들을 들여다보면 하나같이 거세당한 야생동물을 연상시킨다고나 할까. 그렇다고 여성이 강력하게 남성을 짓누르고 있는 형태는 아니다. 어떤 단편소설에서는 '마리아'라는 이름을 빌려 그 남성을 감싸주고 있으니까. 소설의 형태는 하나같이 다 어떤 특이한 사물이라던가 사건을 계기로 남성이 숨기고 있는 연약한 감수성을 액면 그대로 꺼내어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응준의 소설은 읽으면 읽을수록 책 하나하나가 다른 형태로 이루어져 있어서, 그 와중에서는 내가 싫어하는 형태의 소설도 있지만, 그래도 책을 잡는 순간의 기대감은 크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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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이 아름답다 2013.8
녹색연합 편집부 엮음 / 녹색연합(잡지)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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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앉아서 보면 참 좋지? 여긴 덕적도보다 공기가 더 좋아. 맑은 날은 별이 하늘에 가득해. 하늘이 안 보이고 그냥 별만 봐야 해. 여긴 그냥 뒀으면 좋겠어. 얼마나 좋아. 여기 사는 사람이 설계도가 무슨 소용이 있어. 무슨 상관이겠어.- p. 49

 

 

보면 볼수록 참 신기한 코끼리바위.

씨제이에서 섬을 매수하면 이 바위는 골프장 한복판에 기념물로 세워져있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밀려든다 시바.

 

 본인은 매우 옛날에 굴업도와 관련된 만화를 본 적이 있다. 설명을 듣고서도 믿기지 않았다. 세상에 이런 섬이 존재할 수 있다니. 실컷 책을 읽고 나서 엄니에게 굴업도 가고 싶다는 소리를 했다가 싸움으로 번져서 얻어맞고 다신 그 소리 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건 여담이다. 가보진 않았지만 언젠가는 꼭 가고 말리라 결심했던 섬이 지금 씨제이의 개인 섬으로 팔려갈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환경단체의 단점이라면, 사람을 너무 믿다가 믿고 있던 그 사람들에게 배신당한다는 점이다. 예전에 핵폐기장 세우는 건 반대했던 인천 주민들을 믿고 이번 일도 잘 처리될 지 믿었다는 환경단체들. 그런데 이 사람들이 씨제이에서 골프장 세우는 건 찬성했다고 한다. 4대강 자전거길을 세운 지역에서 자전거를 타보니 주민들이 연속으로 세 번 '자전거 얼마에요?'라고 물어봤던 것과 같은 꼴이다. 핵폐기장은 관광수입이 안 되고, 골프장은 관광수입이 되니까 찬성한다는 심보가 너무 훤히 보이잖아...

 게다가 씨제이의 굴업도 사유화를 찬성하는 이장을 실었다길래 나름 중도적으로 보일려고 작정했나 했는데 이건 뭐... 굴업도는 멋이 없다느니, 국가를 위해 몸을 바쳐야 한다느니 하다가 마지막엔 '나는 어업 안 하고 어차피 여기 개발 끝나면 자식들하고 있을 거니까 ㅇㅇ' 이러질 않나 완전 자기 중심적인 꼰대 할아버지를 올려 놓은 것이다. 일부러 작아 독자들의 분노를 돋우기 위해 그런 건가 의문이 들 정도. 인터뷰 자체를 올려놓지 않았으면 최소한 나에게 눈꼴 시림을 받진 않았겠지. 대한민국에서 전기를 쓰는데 왜 핵폐기를 100%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논리적으로 설명했다면 모를까. 참 그 나이에 교육을 다시 받으라 할 수도 없고 (사실 지금 우리나라 상황을 보면 늙어서도 배울 수밖에 없는 처지인 듯하다.) 이런 노인들 때문에 우리나라가 지금 쑥대밭이 되고 있는 것 같고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4대강 건설이 완료된 이후로 우리나라에선 계속 암울한 소식만이 올라온다. 물고기는 물론 강에 사는 나무까지 떼죽음을 당하고 있다는데 아무리 봐도 보통 일이 아닌 듯하다. 미래에 과연 우리나라에 이대로 살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온전히 물을 마실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저 두렵기만 하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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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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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살아갈 거야. 우리는 살아갈 거야. 다 잘 될 거야."

 

 

알리바이를 위해 자신이 죽인 사람으로 둔갑하는 희귀한 케이스는 물론이고,

워낙 주인공의 삶을 감정이입 하나 없이 남 보듯 바라보는 소설인 데다가,

무엇보다도 나에게는 어렸을 적 되고 싶은 것에 대한 강력한 꿈 같은 게 없었던지라 공감이 안 감;;;

아니 그보다 하고 싶은게 있었다면 에둘러 할 것 없이 당장에 하면 좋았잖아? 왜 남 탓을 함?

 

 아무튼 여러가지로 공감이 안 가는 설정이지만 무엇보다도 놀라운 건 완벽범죄에 반전이 없는 범죄소설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자신에게 살인의 동기가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없다는 직감하에 쿨하게 자살로 끝맺는 푸른불꽃과는 달리, 이 주인공은 어떻게든 자기만 살아보려고 발버둥을 치는 케이스라 그닥 정이 안 간다. 결말을 보면 차라리 죽는 게 나을 것 같은 인생인데... 여자를 만나서 애까지 낳아놓고도 자신의 '전 아들'이 보고 싶어서 가출을 했다는 건 뻔한 거 아닌가?

 아무튼 이 책이 데뷔를 한 이유는 내가 생각하기엔 책이 매우 간단해서. 그거 하나인 것 같다. 에드가 앨런 포가 이런 문체를 써서 범죄소설을 만든 끝에 유명해진 케이스이다. 주로 탐정이 나와서 범인의 살인 방법과 심증까지 유추하는 전개방식을 채용하던 보통 문학과는 달리, 그는 인물의 감정표현을 최소로 하고 신문을 읽는 듯한 딱딱하고 간단한 문체를 써서 살인현장을 그대로 재현해냈었다.

 확실히 그런 문체로 선정적인 느낌과 진한 피의 향기를 되살리는 데엔 성공한 듯하다. 그러나 육체적 제스처도 없이 대화가 너무 많이 진행된 탓에 인물의 대화에 감정을 실으려면 육성지원이 필요할 정도였다. 아무래도 이건 의도한 게 아닌 작가의 문체 특징인 듯한데... 이것 때문에 더글라스 케네디의 글은 더 찾아 읽지 못할 듯하다. 개인적으로 딱 싫어하는 문체라..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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