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광기를 참고 견딜 길을 가르쳐 달라
오에 겐자부로 지음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6년 10월
평점 :
절판


"실제로 (죽은) 페니 뒤에 남겨진 우리도 이 핵전략 체제하에서 언제까지 호흡하고 배불리 먹고 성교를 계속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당황해한다면 오히려 살아 있는 우리들 자신을 위해서 당황해해야 하지 않겠니?"- p. 35

 

 

오에 겐자부로 전집 중 한 권으로 출판되었다.

고려원에서 출판되었으며, 대강 B5면적의 하드커버이다.

책이 그렇게 두꺼운 편은 아니라서 술술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내용에 너무 심취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또 인터파크에 올라온 책이 없다. 그렇다면 이 책은 그냥 다시 번역되어 출판되는 일 없이 그냥 절판되어 버린건가... 매우 아깝다고 생각한다. 번역이 거의 일본 문법을 그대로 따온 것에 지나지 않아서, 문장을 우리나라 문법으로 해석하기 위해선 몇 번씩 반복해서 읽어야 했다. 아무래도 번역가가 오에 겐자부로의 문체를 살리려고 과하게 노력한 듯하다. 하지만 오에 겐자부로는 오에 겐자부로고, 번역가는 번역가이고, 독자는 어쨌던 일본 사람이 아니라 한국 사람이 아닌가. 좀 더 유연하게 번역할 수는 없었을까? 무튼 소설의 내용 자체는 매우 흥미로웠다. 사실 전에 그의 단편소설 <이 땅에 버려진 아이들>을 보고 무지하게 실망했었는데, 지금 그의 장편소설을 보니 왜 그런 내용을 썼는지 얼추 이해가 간다. 그의 소설 전체에 무엇이 써 있을지도 얼추 짐작이 간다. 처음엔 작가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잘 몰라서 혼돈이 올 수 있지만, 그의 소설을 침착하게 읽어나가다 보면 그가 전달하려 하는 메세지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다. 가급적이면 오에 겐자부로의 소설을 읽으려면 장편을 읽으시기를.

 네이버책에서는 이 책에 대한 점수가 낮다. 전부터 책에 대해선 점수를 그닥 따지지 않지만, 이 책에 대한 평가를 읽고 이 책을 읽으면서 더더욱 사람들의 평가를 따지지 않기로 마음을 굳혔다. 왜 사람들이 이 책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낮게 보는지 생각해보았다. 첫째로, 이 책의 분위기가 그렇게 유쾌하지는 않아서일 것이다. 제목 그대로 이 책은 광기에 찬 사람들이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고의던 우연이던 침해하면서 전개되는 스토리를 띄고 있다. 평범한 사람들은 그 광기에 찬 사람들을 보면서 두려워하기도 하고, 그들처럼 되지 못하는 자신을 싫어하기도 한다. 무지막지한 열등감과 질투심이 이 소설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좌우한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이 책은 단편들이 합쳐져있는 소설이다. 각각이 서로 관련이 없는 것 같은 소설들인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얽혀있다. 예를 들어, 시코쿠 숲이 계속 반복하여 등장한다. 도망치듯이 한 소설에서 다른 소설로 도망쳐도, 독자는 그 광기가 시작된 음침하고 어둡고 매혹적인 시코쿠 숲에서 절대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요즘 가볍고 즐거운 내용의 책만 보려는 사람들에겐 상당히 부담가는 내용이라 할 수 있다. 누구나 내부에 뿌리깊은 광기가 도사리고 있다. 그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끄집어내기란 어려운 일이니까. 두번째, 오에 겐자부로의 개인적인 감정이 소설에 뿌리깊게 박혀있다. 그는 말할 수 있기는 커녕 말이 통하는지도 의심스러운 아들을 두고 있었다. 겐자부로는 차마 아들에게 다 풀어놓을 수 없는 그의 모든 절망과 분노와 사랑을 소설에 다 퍼부은 것이다. 나름 냉정하게 자신의 감정을 자제했다고는 하지만, 독자들은 책을 읽으면서 그 감정의 폭포수에 기가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무튼 자폐성 아들을 두는 경험은 흔치 않으니까. 세번째, 철저히 고전문학적인 작품이기 때문에, 사회적이고 현실주의적인 내용을 기대하면서 읽은 사람들은 분명히 실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오에 겐자부로가 핵발전에 반대하고 사회적 운동에 참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는 소설에 '막'을 드리움으로서 '가시'를 보일락말락하게 가려버렸다. 소설을 소설답게 쓰려는 그의 의도라고 짐작된다. 본인은 그의 그런 집필방법이 마음에 들었다. 현실문학이랍시고 문학다움을 무차별하게 깨뜨려버리는 문학이 이 세상에서 얼마나 많은가. 물론 사회상의 부패를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래도 문학은 문학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겉으로 보기엔 그냥 순박해보이는 할아버지인데, 어떻게 이런 무시무시한 발상들을 생각해 낼 수 있었는지...

 

 광기, 유백색의 끈적끈적한 막에 드리워져있는 무언가 가시가 있는 구체, 하얀색 도화지에 찍힌 안개색 얼룩... 본인은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것을 느꼈다.

그런데 신기한 건 이 키워드가 이 소설 하나에 전부 다 빠짐없이 등장했다는 사실이다. 중반부에는 신기해서 본인이 생각했던 문구들을 구분하려 줄쳐놓았다. 오에 겐자부로의 색깔이 그만큼 강렬해서이거나, 아니면 나와 저자 사이에 무언가 통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이 분의 소설들은 나중에 전집이 있는 도서관을 찾아내서 천천히 읽어보려 한다. 적어도 내 취향엔 매우 잘 맞았다.

 

 P.S 근데 일본인들은 무슨 미국에 대한 단체 피해의식이라도 있나 아니면 단체매혹에 걸려 있는 건가...

 일본 남자가 미국 여자한테 호구 취급당하는 장면은 무라카미 류랑 똑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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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2012.01.31 - 960호
위클리경향 편집부 엮음 / 경향신문사(잡지)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1. 청와대 오더->전당대회

① 정두언 의원- 친이계 핵심

 

2. 박정근 세계 최초 리트윗 행위로 구속

① 친북사이트 우리민족끼리 리트윗- 국가보안법 비판

② 2012년 최초 기네스북 등재자 기록

③ 반북좌파- 사회당: 반조선노동당 & 반자본주의

: 역사=1997 민주노동당 전신 국민승리 21 반대 -> 1998 청년진보당

 

3. 30대 여성의 현 정부 반감

① 30대- 매우 잘못하고 있다 46.2%

② 30대 여성- 매우 잘못하고 있다 38.5%

③ 안티 한나라당 세대- 계층적 불만: 하위계층 생각 62.7%, 계층상승 전망 가장 암울

- 정치적 불신: 학력수준 높음

- 미래에 대한 불안: 인생의 중요한 시기 -> 불리한 정책(복지)

- 엄마 & 주부 정체성: 물가고민

- 90년대 초반 사회와 비교: X세대 & 신세대 대접=호황기, 문민정부 출범 이후 민주화시기, 문화적 폭발

=자율적, 개인주의적

: 졸업 후 IMF(구직시장 얼어붙음) & 2008년 펀드 반토막

④ 여성의 정치적 의사표현- 2008 촛불집회: 소울드레서, 쌍화차코코아, 화장발 -> 생활정치

- 도가니 구매: 30대 35.9%

- 정치효능감: 자신의 정치행위가 정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경제적 양극화 완화 소망

⑤ SNS- 중요도: 공천심사 반영, 한나라당 비대위 자문위원 트위터 잘하는 30대 여성으로 물색

- 키워드: 공감, 참여의 즐거움, 약한 연대(소속감O, 구속력X)

- 장점: 피드백 빠름, 비장X, 쉬움

 

4. 4.11 총선 5대 변수

① 안풍 vs 박풍

- 재대결: 서울시장 보궐선거 & 총선 (미리 보는 대선)

- 간접대결: 안철수 현상=기존 정치인 & 정당 불신

=특정 정당 or 후보 지지발언?

- 박풍: 쇄신

- 안풍: 강남 출마X, 신당 창당X, 민주통합당도 절실X

② 돈봉투 & 디도스 사건

- 돈봉투: 박희태 국회의장 연루의혹

- 디도스: 10. 26 서울시장 보궐선거날 중앙선관위 공격

: 건국대 & 이화여대 등 시국선언, 민주통합당=진상규명하라 (절차적 민주주의 훼손) but 야당도 연관

③ 물갈이 & 인재 영입

- 한나라당: 강세지역=18대 비례대표 의원 공천X

: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80% 당내경선 20% 전략공천

- 민주통합당: 호남지역=3선이상 호남 중진의원 수도권 or 영남 차출론

: 청년 비례대표 모집=25~35세 4명 비례대표 당선 가능권 배치

④ 낙동강전투

- 부산 & 경남지역: 반MB정서=서민경제 침체 장기화,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부산저축은행사태, 한진중공업사태

- 민주통합당: 문재인 & 문성근 & 김정길 트리오

: 목표=부산지역 18석 중 최소 1/3 이상 당선

=경남지역 친노계 인사 & 김두관 지사측 핵심 인사들

: 문재인 대선가도=민주통합당이 5석 이상이어야 & 추가적 역량 있는 후보 내보내기

⑤ 재외국민선거 & 북한

- 재외국민선거: 2/11까지 투표인 등록 신청, 3/28~4/2까지 투표

: 정당투표만(비례대표 선출), 최종등록율 5% 이하 예상 -> 대선에서 올라갈 것

- 북한: 총선 전 변수시 메가톤급 이슈

: 장기적으로 진보진영에 유리=잘못 다루면 전쟁세력으로 낙인

 

5. 용꿈

① 용- 하늘과 인간 이어줌, 부귀

- 사물 가지고 다니기: 용 문양 부적, 물건, 용 문양 베게머리 & 이불

②  용과 싸움- 용에 물려 죽는 꿈: 사업성공

- 용을 죽이는 꿈: 재력가 or 권력가를 꺾어 이김

③ 용이 집안으로 들어옴- 큰 인물 잉태 or 좋은 배우자 얻음(처녀의 용 타고 나는 꿈)

④ 용이 몸에 감김- 관록을 얻을 자식 태몽

⑤ 수험생이 용이 토한 불에 맞음 or 올라탐- 합격

⑥ 두려워서 쫓기다 깸- 권세X(<->용이 크게 울음)

- 승천하는 용이 떨어짐: 명예X

⑦ 로또당첨- 조상님 꿈 or 대통령과 악수하는 꿈이 효력 or 돼지꿈 or 피 흘리는 꿈 (용과 관계X)

⑧ 용이 승천함- 출세 or 타인의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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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에 스마트워크라고 생겼다는데, 근무 줄어드는 대신에 새벽에 사장님에게 카톡오면 닥치고 일해야 하는 구조임. 그리고 제주도에 KT 스마트워크센터가 들어온다는데 대충 이럼.

제주에 여행오더라도 자신의 사무실처럼 불편함없이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한다. - <주간경향 960호> p. 76

우리는 밤에도 제주도 가서도 일해야해요 ㅅ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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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판 란마 1/2 4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2년 4월
평점 :
절판


알겠어? 아카네는 내 약혼자다! 절대 손대는 건 용납 못해! - 란마 1/2 中 3권

 

 어렸을 때 만화책방에서 이 책을 접했었다. 몇 번 읽다가 다른 만화책으로 바꿨었던 기억이 난다. 책방에서 책을 빌리다보니, 중요한 부분(?)만 오려진 만화책들이 너무 많아서 내용을 제대로 파악할 수도 없을 정도였던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어렸을 때 란마는 제대로 완결이 나지 않았던 상태였고, 루미코 씨가 란마를 중도포기한다는 소문이 한창 돌고 있었다. 그러나 알고보니 루미코 씨는 작품을 중도포기하는 일이 없으며, 한 번 작품을 시작하면 끝을 보는 사람으로 유명했다. 결국 란마 1/2를 완결냈으며, 본인도 그 마지막을 봤다. 하지만 10권대까지밖에 읽지 않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볼 마음도 아직 남아있었다. 결국 이 책을 오늘까지 합쳐서 7권 봤다. 하루에 한 권씩 읽는데, 내용도 그닥 진지한 것이 없고 액션코미디가 많아서 진도가 쑥쑥 나간다.

 약간의 설명을 덧붙이자면 이렇다. 란마와 아카네의 아버지들은 사실 자식들이 태어나자마자 결혼시키기로 몰래 약속을 했었다. 그러나 란마는 주천향에서 수련을 하다가 여자가 빠져 죽었다는 전설이 있는 호수에 빠져 버린다. 결국 그는 찬 물을 뒤집어쓰면 여자가 되고, 뜨거운 물을 뒤집어쓰면 남자로 돌아가는 저주에 빠진다. (아마도 결투하다가 져서 호수에 빠지면 온갖 저주 중 하나를 입게 되는 듯한데 이들은 그 사연을 모른 채 '최고의 수련장'이라는 말만 듣고 간 듯함.) 그러나 '일단은' 남자의 기능에 이상없으므로(...) 아버지들은 예정대로 란마와 아카네를 결혼시키려 한다. 하지만 란마와 아카네는 '결혼은 스스로 결정해야 할 일이다'라고 반발한다. 결국 란마는 아카네의 집에서 식객으로 살게 되고 그로 인해 일어나는 여러가지 스토리.

 

 

찬물을 뒤집어쓰면 이렇게 여자란마가 된다.

언뜻 구성을 들으면 징그러울 듯하나, 묘사나 그림을 보면 그냥 남자가 여자화가 된 게 아니다.

묘하게 색기까지 있다.

 

 지금 와서 완전판 란마 1/2를 보니 여러모로 적나라한 부분이 많다(...) 이건 뭐 에반게리온에서도 레이의 전신이 나올 때 유방 부분은 심의에 걸려 삭제되었다고 하던데, 이 책에선 에반게리온보다도 더 거리낌이 없다. 란마가 여성이 되었을 때 유방쯤은 아무렇지도 않게 나온다. 여자란마로 변신할 땐 찬 물을 끼얹다보니 옷은 헐렁하지 몸은 물에 흠뻑 젖었지... 뭇 남성들에겐 여러모로 위험한 캐릭터가 아닐 수 없다. 뭐 이렇다보니 란마는 여자의 몸에 왠만하면 익숙한 상태.

 그러나 속은 영락없는 중딩 남자애다. 여자의 몸에 익숙하다고 하지만, 그 유용한 여자의 몸을 '미인계'로 쓴다. 밥도 얻어먹고 왠만하면 여자와의 싸움을 피하려는 남자적도 견제하고 아주 별별 짓을 다한다. 한 마디로 여자가 되는 자신의 몸이 싫다고 하면서도 그 이점을 얄팍하게 써먹는 것이다. 심지어 자신의 몸이 섹시하다고 으스대기까지 한다. 자신도 남자이니 남자가 원하는 여성의 패턴을 잘 파악하고 있으리라.

 자신에게 달라붙는 샴푸의 공세엔 약한 구석을 보이기까지 한다. 처음엔 약혼자가 이미 있다며 싫어하던 녀석이 샴푸가 앙앙거리며 달라붙으니 "서로 좀 더 알아갈 필요가 있다"라는 식으로 말을 바꾼다. 우와... 아무리 세나가 앞뒤 사정도 듣지 않고 발끈하는 측면이 있다곤 하지만 이 정도면 나라도 화나겠다. 무튼 5권까지 등장한 란마의 주요 첩(?)으로는 흑장미 코다치, 그리고 샴푸 정도? 또 다른 강력한 적수 우쿄가 아직 안 나왔지만 그럭저럭 스토리가 잘 진행되는 편이다.

 그나저나 샴푸가 먼저 란마한테 달라붙은 줄 알았는데, 코다치가 먼저였네...

 

 

예전에는 그저 재수없는 여자애로만 봤는데 지금은 여자란마 다음으로 정이 가는 샴푸.

사실 이 아이도 뭣도 모른 채 중국 풍습대로 란마랑 결혼하려 한 건데,

란마가 "난 여자다" 이런 사기를 쳐서 충격받았었음. (비겁한 놈)

근데 란마가 사실 남자였다 하지도 않았는데 중국에서 할머니를 끌고 온 걸 보면 같은 여자라도 상관없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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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이 아름답다 2012.1 - 해오름달
녹색연합 편집부 엮음 / 녹색연합(잡지)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입시만을 위한 삭막한 공간에 아이를 두고 싶지 않았어요. 끊임없는 선행학습으로 아이들이 미래에 저당잡힌 삶을 살고 있잖아요. 몸과 마음, 영혼이 자라는 시기인데 어떤 길로 가게 할 것인가 고민이 많았어요."- p. 64

 

 음... 무슨 생각인진 모르겠지만 작은 것이 아름답다 1월호가 새롭게 바뀐 점이 많은 듯하다. 달을 대표하는 먹거리에 대한 소개도 간단히 끝내지 않는다. 이번 달에 소개된 음식은 팥죽이었는데, 생협에서 마을이 협심하여 만든 팥죽을 팔고 있다고 한다. 처음엔 사회적 기업들에 대한 소개로 해석해서 마음이 약간 찝찝했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지방 마을을 살리려는 최전선에서의 노력으로도 해석할 수 있겠다는 짐작이 간다. 최근 미국과의 FTA뿐만 아니라 중국에서의 FTA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다고 하는데, 농작물을 '통 크게' 기르는 미국과 '어떻게든 최대로 값을 내려서' 파는 중국에 의해 우리나라의 농업이 어려워질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다. 그러므로 사회적 기업과 마을기업을 직접적으로 밀어주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다른 작아 읽새들에겐 새로 생겨난 이 코너들이 어떻게 해석되었을지 궁금하다. 정치면만 제대로 나와도 내가 작은 것이 아름답다 정기구독을 했을텐데 말이다...ㅠ

 

 

마을기업에 대해서는 이 제목의 책을 추천하는 바이다.

본인도 일단 음식같은 것은 마을 자체에서 기업을 만들어 파는 것이 나쁘진 않다고 생각한다.

레토르트를 제외하면 음식은 원래 대량생산해서 팔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새만금 삼보일배에 참여했던 윤현석이라는 아이에 대한 기사가 있었다. 뭐 사실 아이도 아니지, 지금은 훤칠한 20대 대학생이 되었다고 하니 말이다. 인터넷에서 새만금 삼보일배에 대한 기사를 본 것만으로 감화가 일어 참여했다니! 그 마음 안에 어떤 용기가 잠재되어 있었을까. 사실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윤현석을 잘 키워낸 윤현석의 어머님이었다. 그녀는 아들이 7년 동안 길바닥에서 걷고 절하는 것을 그대로 지켜볼 수 있는 강한 부모였다. 그뿐만 아니었다. 그녀는 이 일을 계기로 아들을 미국의 숲학교에 보내는 결정을 했고, 뉴욕 코넬대학교까지 보내면서 아들이 환경에 대해 공부하도록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그녀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투쟁은 꽤나 긴 시간이 걸리며, 그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쌓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갈 수록 손해라는 사실을. 아마 어머니가 정치나 시민모임의 운동가들마저 잘 모르고 지나가는 사실을 정확히 간파하고,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는 학교를 제대로 찾아냄으로서 아들을 지지해 준 것이 아닐까. 그렇게 아들을 신뢰할 수 있는 기반은 무엇이었을까? 어떻게 아이가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지도했을까? 이 분이 양육도서를 낸다면 의심하지 않고 기꺼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윤현석 군을 기꺼이 삼보일배하게 만든 새만금의 모습.

매우 작아 우리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작은 생명들이 저 사진 안에 무수히 들어가있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설레면서 한 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하다.

 

 뒷장에서는 그리 반갑지 않은 소식들이 실려있었다. 생태학교 이야기를 담은 코너였는데, 지체아와 문제아가 나란히 입학했다고 한다. 전자가 후자보다 훨씬 상태가 나아질 기미가 보였는데, 결국엔 후자 쪽이 많이 나아졌고 전자는 새로운 문제를 일으켰다고 한다. 그 글을 쓰는 생태학교 선생님은 전자의 부모님들이 아이가 바뀌는 상황에 적응을 하지 못한 탓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추측하는 듯했다. 결국 아이가 문제가 있다고 여겨 생태학교에 보냈지만, 정작 바뀌어가는 아이를 신뢰하지 못해 아이와 자신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는 것이다.

 요즘 육아전문가들 중 대다수는 단호하게 이렇게 말한다. '과한 사랑이 아이를 죽인다.' 결국 아이를 너무 사랑하는 탓에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져, 아이와 같이 대화할 기회를 놓치는 것이다. 그러다가 자기 나름대로 결론을 내리면 그 아이가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소유물인 마냥 이 쪽 저 쪽으로 끌고가는 것이다. 결국 아이를 물적심적으로 지지해줄 수 있는 사람은 부모밖에 없기 때문에 부모 아이는 부모가 하라는 대로 할 수 밖에 없다.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길을 갈 수도 있겠지만, 초반부터 매우 힘들게 된다. 무엇보다도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대해 거부한다면 그 것은 아이에게 큰 상처가 될 수밖에 없다. 가끔은 부모 스스로 '사랑하는 마음'을 억눌러야 하고, 부모 스스로 '손길'을 거둬줄 수는 없는가. 아이가 앞으로 갈 수 있도록 믿고 지켜봐주는 일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여성들, 특히 주부들에게 유익한 내용이 많다. 아이를 키우는 일이 요새 더욱 힘들어졌고, 쏟아져나오는 온갖 육아법들은 부모들을 짓누른다. 어차피 우리 아이들을 갈수록 열악해지는 자연 속에서 지켜야 한다면, 이 책을 보면서 나름대로 육아에 대한 기준을 설정하시길 권고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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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카세론
캐서린 피셔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난 어디든지 존재한다."
감옥이 속삭였다.
"어디든지."- p. 258

 

 일단 세계관과 인물상이 상당히 잘 짜여져 있다고 칭찬을 해주고 싶다.

 일단 이름 자체가 흥미있었다. 이 책 제목의 의의에 대해서 남자친구와 토의했었는데, 본인은 Inca/r/ceron으로 나누어서 발음을 한다고 보았으나 남자친구의 이론이 훨씬 더 흥미있었다. 첫부분 '들어간다' 혹은 '내부'라는 뜻의 in, 그리고 마지막 부분 '작동한다'라는 뜻의 on을 빼면 carcer이 남는데 그걸 검색하면 뭔가 의미있는 단어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말이 되는 듯해서 일단 검색을 해보니 이런 그림과 영어 설명이 나왔다. 아무리 감이라지만 영어영문학과인 여친보다 더 영단어 내부의 의미를 파악하고 있다니 우리 남친은 천재인가보다... (은근슬쩍 염장지르기!)

 

 

 

Carcer는 로마에 있는 성당 중간에 겹쳐진 또 다른 건물 구조라 보면 된다.

Mamertime Prison이라고도 하는데, 주로 이 안에다가 이국의 왕자연사할 때까지 가두었다고 한다.

(생긴 것도 으스스하게 생겼군;;;)

이 소설 안에 존재하는 복선 중에 하나는 제목 하나로 추측해볼 수 있는 셈이다.

출처: http://blog.naver.com/yoosun_shim/50099352307

 

 뭐 여기에서 나오는 인카세론은 다시 말하자면 실험체 생물이다. 이 안에다가 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가둔 다음, 사피엔트라는 마법사 비슷한 현자들을 같이 넣고 그들이 이상적 시스템을 구축하여 살아가는 구조이다. 그러나 문제가 없을리 없다. 첫번째, 나중엔 클로디아조차 간과한 사실이지만 사피엔트도 아무튼 인간이기 때문에 늙어가고 허약해지며, 결국엔 죽어간다. 두번째, 뭐 선악론은 둘째치고 악한 인간들끼리 모인 세상이 어차피 잘 돌아갈리 없다. 선한 인간들끼리 모인다고 해도 저희들끼리 지배체계가 만들어질 판에 죄수들끼리 모인 세계가 이상적이라 상상했는지. 세번째, 왜 그랬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가지만 인카세론을 인격체로 만든 것 자체가 실수이다. 이 감옥생명체는 인간들의 잔혹함에 어느 정도 물린 상태인 듯하다. 오죽하면 자기 자신에게서 벗어나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고 싶어할까. 따지고보면 그는 철저히 법칙에 맞게 행동한다. 인간들의 혐오스런 싸움을 저지하기 위해 차라리 인간들을 없애버리는 쪽을 선택한다. 죽은 시체는 자신의 몸 안에서 살아가게 하고, 다른 시체들과 융합시켜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나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인간들이 태어날 때부터 악하다는 쪽에 한 표를 던지며, 인간들을 혐오한다. 인간들을 불신하고, 나 자신을 가장 불신하는 나로서는 어느 정도는 이야기가 잘 맞는 친구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인간들은 인간의 관점으로서 인카세론을 실패작이라고, 지옥이라고 평가한다.

 인카세론 안에는 핀이 있고, 인카세론 밖에는 클로디아가 있다. 인카세론에 대한 설명은 다 했으니 굳이 핀에 대해선 거론하지 않겠고, 밖의 세계에 대한 설명을 잠깐 하겠다. 이 세계는 아마도 우리의 미래 시대인 듯하다. 그러나 이 시대는 왜인지 모르지만 중세시대로 되돌아간 컨셉을 잡았다. 다시 말해 홀로그램으로 중세를 이미지화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조약들을 만들어 더 이상 환경을 파괴하는 진보를 만들지 않게 제약하려는 듯하다. 모순적인 듯하나 듣기엔 나름 그럴 듯하다. 하지만 이 세계에서도 문제는 있다. 첫번째, 중세시대의 모습을 너무 닮으려고 노력한 나머지 중세 시대의 문제들까지 같이 가져와버렸다. 클로디아는 태어나면서부터 여왕이 되기 위해 숨막히는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고, 망나니 캐스퍼가 여왕의 아들이라는 것 하나 때문에 왕위에 오르는 일이 발생한다. 두번째, 아무리 홀로그램 등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더라도 문명의 이기를 마음껏 사용하지 못해 불만인 사람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여왕을 암살하려는 공작이 비밀리에 실행되고 있고, 그것도 역사가 꽤 긴 듯하다.

 사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인물은 클로디아였다. 그녀는 부귀한 자신의 집안에 대해선 반발하지 않으며, 여왕이 되려고 나름대로 노력한다. 단지 캐스퍼가 왕이 되면 불행해질 자신의 처지, 그리고 혼란스러워질 왕가와 국가를 걱정한다. 그녀는 사고사로 처리된 자일스가 살아있다고 생각하며, 그를 구해내기 위해 노력한다. 사실 그녀의 터프한 성격 때문에 일이 빨리 진행되었지, 이런 인물이 등장하지 않았더라면 핀의 구출은 상당히 시간을 끌었으리라 생각한다. 상당히 충격적인 반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상처를 돌아볼 여유조차 주지 않고 앞으로 자신을 몰아친다. 저런 여자가 현실에 있다면 벌써 국가 하나는 꿰어찼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그녀의 등쌀에 휘둘릴 자일스가 더 걱정된다고 해야 하나(...) 결국 그녀는 핀을 구출한다. 하지만 그들에겐 과제가 있다. 먼 듯하면서도 사실은 매우 가까이에 있는 인카세론을 구해내기 위해, 그리고 세계를 구해내기 위해, 그들은 제 3의 국가를 건설해야 한다. 현재진행형 결말이다.

 본인이 지금 읽고 있는 '작은 것이 아름답다 1월호'에 어떤 분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정치란 선악을 판단하는 종교행사가 아닐세. 덜 나쁜 놈을 골라 뽑는 과정이라네. 그래야 '더 나쁜 놈들'이 점차 도태돼, 종국엔 '덜 나쁜 놈'이 좋은 사람으로 바뀌어 갈 것이 아닌가."

결국 평강공주가 바보온달을 사람으로 만들어 놓았듯, 클로디아도 핀에게 그렇게 대해야 하리라.

그가 얼마나 인카세론의 험한 분위기에 찌들어있던 간에.

그래서 사실 이 책은 자신의 남편감이자 이 나라의 왕으로서 '덜 나쁜 놈'을 선택하려는 '클로디아의 모험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P.S 본인이 이 책을 보면서 계속 생각나는 인물들이 있어서 뽑아봤다. 이른바 가상캐스팅?

 만화캐릭터로만 뽑아서 <인카세론 만화영화판>을 제작한다는 설정 하에 가능하겠지만 ㅋㅋ

 

 

왼쪽은 클로디아 역으로 선정된 <하트나라의 앨리스>의 하트여왕.

오른쪽은 핀 역으로 선정된 <디스가이아>의 라하르.

 

 어딜 보나 클로디아는 여왕으로서의 자질이 충분하다고 해야 하나... 말 그대로 포스가 풍긴다. 구불구불한 머리에 냉철한 시선, 정말 하트여왕이 맡기에 적당한 역할이 아닌가 생각한다.

 핀 역은 사실 좀 갈등을 많이 했다. 원래 라하르는 아무래도 고자세에 건방진 캐릭터라서. 하지만 왕족이라는 설정이라던가, 시니컬한 자기 의형제마저도 주춤하게 만드는 타고난 언변이라던가, 특히 깡마른 몸이라는 설정을 보면 라하르가 가장 적절한 듯하다.

 이렇게 여러가지 상상을 해보다가 리뷰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길어지고(...) 뭐 그런거죠. 근데 솔직히 맨 처음에 읽었던 <굿메이어>가 훨씬 재미있었던 듯. 여러모로 <인카세론>은 세계관이 어째서 이렇게 되었는지에 대한 기초적인 설명이 없고, 인물들이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에 대한 개연성이 부족하다고나 할까. 역시 판타지는 좀 길어야 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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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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