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13 #시라는별 57 

그러니까 사랑은, 꽃피는 얼룩이라고 
- 김선우 

네가 있던 자리에는 너의 얼룩이 남는다 
강아지 고양이 무당벌레 햇빛 몇점 
모든 존재는 있던 자리에 얼룩을 남긴다 

환하게 어둡게 희게 검게 비릿하게 달콤하게 
몇번의 얼룩이 겹쳐지며 너와 나는 
우리가 되었다 

내가 너와 만난 것으로 우리가 되지 않는다 
내가 남긴 얼룩이 너와 
네가 남긴 얼룩이 나와 
다시 만나 서로의 얼룩을 애틋해할 때 
너와 나는 비로소 우리가 되기 시작한다 

얼룩이 얼룩을 아껴주면서 
얼룩들은 조금씩 몸을 일으킨다 
서로를 안기 위해 
안고 멀리가면서 생을 완주할 힘을 얻기 위해 


김선우 시집 『내 따스한 유령들』 을 읽는 시간은 나에게 따스함과 고마움이 몸속으로 번지는 시간이다. ˝인간이 만든 참혹함˝으로 일그러지고 찌그러지고 더럽혀진 세상도 구석구석 가만히 들여다보면 어떤 모습으로든 아름다움이 존재함을 시인은 언어로써 증명해 보인다. 김선우 시인에게 ˝시집은 울어주는 집˝이다. 그는 소리 나게 혹은 소리 없이 우는, 가진 것 모자란 이들의 울음에 귀를 기울여 그들의 못다한 울음을 시로써 마저 흐르도록 돕는 시인이다. 그의 시가 아름다운 까닭이고, 내가 그의 시를 유독 좋아하는 까닭이다.

들고난 자리는 반드시 무언가를 남긴다. 시인은 그것을 ˝얼룩˝이라 표현했다. ‘얼룩‘의 표준국어대사전 의미는 <본바탕에 다른 빛깔의 점이나 줄 따위가 뚜렷하게 섞인 자국>이거나 <액체 따위가 묻거나 스며들어서 더러워진 자국>이다. ‘얼룩‘을 말할 때 우리 대다수는 더러움을 연상하곤 한다. 그러나 김선우 시인이 주목한 것은 너와 나의 얼룩이 겹쳐지는 것, 즉 ‘스며드는 것‘이다. 너와 내가 만나기만 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너와 내가 남긴 얼룩이 만나 ˝서로의 얼룩을 애틋해˝하고, 서로의 얼룩을 ˝아껴주˝고, 서로의 얼룩을 안아 일으켜 줄 때 서로에게
˝생을 완주할 힘˝이 되어 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사랑은, 꽃피는 얼룩이라고.˝ 멋진 비유다.

주말에 이런 얼룩들을 접했다. 한 달 보름 전 친지 중 한 분이 불의의 화상을 입었다. 이식 수술과 치료로 다행히 한 달 만에 퇴원은 했지만 이분의 삶은 이제 예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화상은 후속 치료가 평생 이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나도 이번에야 알았다. 그럼에도 원체 밝고 강하고 긍정적인 분이라 오랜만에 만난 친지들에게 예의 웃음과 유머를 잊지 않고 보여주셨다. 이 집의 식탁 위에 전에 없던 작은 액자가 놓여 있었다. 주먹 쥔 손들과 응원의 글귀들이 찍힌 사진이 들어 있었다. 이분의 사고 소식을 들은 초등학교 동창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친구에게 힘내라는 뜻으로 주먹 불끈 쥔 손들을 찍어 편집을 한 것이었다. 동창들은 이 액자와 함께 금일봉까지 전달해 주었단다. 명절 때면 음식 준비는 돕지 않고 친구들 만나러 가는 남편을 쌍심지선 눈으로 보았던 아내가 이 두 가지 선물에 크게 감동하여 앞으로는 동창들이 부르거든 눈치 보지 말고 냅다 달려 나가라고 했다며 우스개 소리까지 해주셨다.

그 친구들은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환하게 어둡게 희게 검게 비릿하게 달콤하게 / 몇번의 얼룩이 겹쳐지며˝ 어느 사이 ˝서로의 얼룩이 애틋한˝ 우리가 되었다. 그 액자는 삶이 더욱 무거워질 친구에게 ˝생을 완주할 힘˝이 되어 주겠노라는 마음 목발이었다. 그들의 우정으로 꽃을 피운 얼룩이 내 맘속으로도 스며들어 뭉클함이 뭉게구름처럼 피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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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9-13 07:0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와 지인의 사연은 너무 안타깝지만 친구들이 보내준 것은 너무 감동이네요 ㅜㅜ 시도 너무 좋네요. 추억이라는 것을 얼룩이라고 표현하니 뭔가 손에 잡히는 느낌이 듭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09-16 11:06   좋아요 1 | URL
그니까요. 시인들의 눈은 참 다르네요.^^

붕붕툐툐 2021-09-13 08:0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얼룩이 이리 아름다울 수 있다니요~
친지 분과 친구분들 우정이 참 아름답네요~ 우리는 누군가가 힘들 때 힘이 돼줄 수 있는 존재라는 걸 이 아침에 다시금 깨닫고 갑니다~ 행복한 책읽기님 감사합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09-16 11:08   좋아요 0 | URL
저는 이분들 보면서 나도 저리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 되고 있는가 묻게 되더라구요. 툐툐님은 아이들에게 힘 팡팡 주고 계시잖아요^^

막시무스 2021-09-13 11:5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아룸다운 손! 아름다운 얼룩들이네요! 얼룩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아름답게 해석될 수 있다니! 시인은 역시 시인입니다! 우정 오래도록 잘 가꾸시구요!

행복한책읽기 2021-09-16 11:09   좋아요 2 | URL
여기 이 공간도 얼룩들이 겹쳐지는 곳 같아요. 막시무스님 손 주십시오!!^^

scott 2021-09-13 23: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멋진 동창들 멋진 친구들!!
힘내라는 말 전해주세요 꼬옥!!

행복한 책읽기님의 [시라는 별]
알라딘 서재방 별도 공간에서 주르륵 보면 좋겠습니다
시를 읽으면 시구절을 새길 수 있게!!!


행복한책읽기 2021-09-16 11:11   좋아요 0 | URL
넵. 꼬옥 전달할게요.^^ 근데 별도 공간 말씀은?? 카테고리 따로 만들라는 뜻일까요?? 저는 아직도 이 서재에 익숙치 않아^^;;;

han22598 2021-09-14 1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화상의 상처가 없어질 수는 없지만, 친구들 하나하나의 주먹이 그 참상을 덮을 수 있을 것 같아요..친구들 진짜 감동이네요 😭

행복한책읽기 2021-09-16 11:13   좋아요 0 | URL
그죠. 넘 감동이죠. 사실 시보다 저 액자가 훨씬 감동이었어요. 진짜 심장이 젖더라니까요.^^

얄라알라 2021-09-14 23: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얼룩의 스며듬....
얼룩에 양의성이 있는데도 늘 어두운, 제거하거나 감춰야 할 부분만 보다가
오늘 책읽기님의 친지분 이야기와 시를 읽고, 이 밤 화악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09-16 11:15   좋아요 1 | URL
네에. 시인의 눈은 세상을 다방면으로 볼 줄 알아, 저희에게 색다른 의미를 전해주죠. 저 친구들이 따스한 유령들이더라구요^^

희선 2021-09-15 01: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을 보면서 저는 동창 하나도 없는데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화상을 입어서 몸도 마음도 안 좋으실 텐데, 친척분 밝으셔서 다행이네요 그뿐 아니라 친구분들도 다 좋네요 함께 오래오래 가시겠습니다


희선

행복한책읽기 2021-09-16 11:17   좋아요 1 | URL
동창은 몰겠지만 알라딘서재에 희선님 친구들 엄청 많네요~~~^^ 희선님 우리 같이 조금 더 밝게 살아보자구요^^
 

20210909 #시라는별 56 

우리가 없는 이튿날에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아침에는 안개가 끼고 서늘하겠습니다. 
서쪽에서 비구름이 몰려와 시야가 흐려지겠습니다. 
도로는 미끄럽겠습니다. 

한낮에는
북쪽에서 다가오는 고기압의 영향으로 
곳에 따라 점차 날씨가 개는 곳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강한 돌풍이 불어와 
천둥 번개가 칠 수도 있겠습니다. 

한밤중에는 
전국에 걸쳐 화창한 날씨를 보이겠습니다. 
남동부 지방에서는 
곳에 따라 비가 내리는 경우도 있겠습니다. 
기온은 급격히 떨어지고, 기압은 오르겠습니다. 

내일은
대체로 날씨가 맑겠습니다만, 
여전히 살아 계신 분들에겐 
우산이 유용하겠으니 
외출 시 꼭 챙기시기 바랍니다. ​


자우메 카브레의  『나는 고백한다』  3권 58장에서 다음 문장을 만났다. 

˝당신에게 쓰는 이 길고도 긴 편지가 마침내 끝나 가네. 글을 더 줄일 시간이 없어 이렇게 긴 글을 남길 수밖에 없겠군.(프랑스어) 치열했던 수많은 날들을 보낸 후 드디어 휴식이 찾아왔지. 가을의 시작이야. 균형의 종착점인 아침이 밝아오고 있어. 현재는 영원히 내일이지. 나는 텔레비전을 켰어. 졸린 얼굴의 기상 캐스터가 앞으로 몇 시간 동안 극심한 기온 강하와 불규칙한 집중 호우가 예상된다는군. 심보르스카가
떠올랐어. 비록 대부분 지역에서 해를 볼 수 있겠지만 살아 있는 자들에게는 우산이 여전히 유용할 거라고 했지. 나에게는 물론 필요 없지만.˝ (3권 374쪽)

심보르스카? 올해 3월에 내가 읽은 폴란드 시인 쉼보르스카? 그랬다.  

『나는 고백한다』 에는 저런 식으로 불쑥불쑥 여러 작가와 문학 작품이 등장하곤 한다. 아는 이름들을 만나면 오랜 시간 못 만난 친구를 만난 듯 반갑다. 고백한다를 읽는 곁가지 묘미들 중 하나이다. 올해 쉼보르스카 시집『검은 노래』 를 읽지 않았다면 저 단락을 스쳐지나고 말았을 것이다.

인생은 새옹지마. 극심한 추위와 지독한 폭우로 세상이 얼어붙거나 물에 잠겼다가도 어느 순간 해가 쨍! 모습을 드러내며 대지를 데우거나 말린다. 날씨는 나의 존재 유무와 상관없이 무심히 흐른다. ‘우리가 없는 이튿날‘에도 해는 뜨고 안개도 끼고 비구름도 몰려오고 돌풍도 불고 천둥번개도 친다.

​내일은
대체로 날씨가 맑겠습니다만,
여전히 살아 계신 분들에겐
우산이 유용하겠으니
외출 시 꼭 챙기시기 바랍니다. ​​

살아 있는 자들을 위한 고별사로 이만한 당부를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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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9-09 07:3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여전히 살아 있다면 우산이 필요한 거죠? 사색에 잠기게 만드는 구절이네요~ 이 페이퍼는 <나는 고백한다>를 얼마나 풍성하게 읽으시는지 추측이 가능하네요~ 이 책은 배경지식이 있으면 더 재밌고 감동적으로 읽을 수 있는 거 같아요!!

행복한책읽기 2021-09-10 00:01   좋아요 2 | URL
우산을 퍼나를까 하는 생각도 했어요 ㅋ 툐툐샘은 고백한다를 어찌 읽을지 아주 궁금궁금. 1권 첫 부분에 슈테판 츠바이크 고문서 등장했었잖아요. 플친들 아니었다면 이 작가 모르고 살았을지 몰라요^^;;

새파랑 2021-09-09 08:3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좋아하는 책속에서 내가 좋아하는 작품을 만날때의 그 기쁨이란! 책읽기님의 최애 작품이 맞네요. 시가 예술이네요 ㅜㅜ

행복한책읽기 2021-09-10 00:03   좋아요 3 | URL
근데. 모르는 작가와 음악과 미술품과 지명이 훨~~~씬 많더라죠. 이 직가분 집안 배경이 짱 부럽게 좋더군요^^

막시무스 2021-09-09 09:1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우산은 챙기겠지만 내일만은 날씨가 좋았으면 좋겠습니다! 월욜부터 어제까지 희비의 쌍곡선이 드라마틱했네요!ㅎ 행복한 하루되시구요!

행복한책읽기 2021-09-10 00:05   좋아요 2 | URL
막시무스님 낼 아니 오늘 날씨 좋답니다. 제가 하늘에 전보쳤어요^^ 희비의 쌍곡선을 타셨다면 어질어질하실테니 코 주무세요~~~^^

초딩 2021-09-09 11:0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 해가 쨍 함을 흑백 서진으로 멋지게 담았네요 ㅎㅎㅎ

행복한책읽기 2021-09-10 00:06   좋아요 2 | URL
멋지죠. 저 사진 딸이 찍어준 거예요.^^

scott 2021-09-09 12:3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궁극적으로 삶의 의미를 알아낼 수 있는 존재가 있을까?
그런데 왜 그걸 알아내려고 그 많은 시간을 쓰는 건지.
당신은 야단법석을 떨고, 우린 살지.-메리 올리버 「잘 가렴, 여우야」중에서
[나는 고백한다] 작가가 이작품에 무려 7년동안 매달렸다고 하는데
읽다가 놓쳐버린 의미들이 많은 것 같아 저도 여전히 옆에 가까이 두고 있습니다.

행복한 책읽기님 가을 햇살 처럼 오늘 하루 풍성하고 따사롭게 ^.^

행복한책읽기 2021-09-10 00:08   좋아요 2 | URL
아니. 5독하셨는데도 여전히 끼고 계시다니. 역쉬 scott님 👍 저도 한동안 손을 놓지 못할 듯해요^^ 메리 올리버 시 고맙습니다. 바득바득거리지 않고 살기^^

희선 2021-09-09 23: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날씨는 사람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흐리기도 맑기도 하겠습니다 늘 그렇습니다 전날엔 엄청나게 비가 쏟아지다가도 이튿날엔 해가 쨍하기도 하니... 살아 있어서 우산이 있어야겠네요 그건 다행인지... 그 소설에선 다른 글을 많이 말하는가 봅니다 아는 게 나오면 반갑겠습니다


희선

행복한책읽기 2021-09-10 00:10   좋아요 2 | URL
네. 이 소설엔 아주 많은 책과 음악과 미술품이 등장해요. 바이올리두요. 희선님도 꼭 보심 좋겠어요^^
 
나는 고백한다 3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71
자우메 카브레 지음, 권가람 옮김 / 민음사 / 2020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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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했다. 시공 넘나들기 작법에 익숙해졌나 했더니 24장 못잖은 복병이 있었다. 53장을 조심하시라. 마지막에 줄리아 수사처럼 나도 ˝제멋대로 눈물이 흘러 내렸다.˝ 폭풍 감동. 미완의 결말도 만족스러웠다. 미로 속을 헤맨 책읽기, 그랬기에 쾌감 만땅. 나도 고백한다. 내 안에 악 있다. 별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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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9-08 16: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완독 축! ^♡^

행복한책읽기 2021-09-08 17:43   좋아요 4 | URL
감사해요. 여운이 길겠어요^^

새파랑 2021-09-08 16:4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완독 축하드려요 🎂 🥳 🎉 저도 빨리 읽어보고 싶어요 ㅜㅜ 전 명절때 시도를 해봐야 겠습니다~!! 역시 결말은 미완이 최고~!!

잠자냥 2021-09-08 17:25   좋아요 4 | URL
그러다가 명절 때 책에 빠져서 가족과의 대화 단절 옵니다. ㅋㅋ

새파랑 2021-09-08 17:28   좋아요 4 | URL
앗 그걸 생각 못했네요 😑 단편위주로 읽어야 겠어요 ㅋ

행복한책읽기 2021-09-08 17:44   좋아요 4 | URL
ㅋㅋ 자냥님 말씀에 고개 끄덕끄덕. 자냥님껜 다시 한 번 인사 꾸벅꾸벅^^

mini74 2021-09-08 17:4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완독 축하드려요 ~~ 마지막까지 멋지지 않나요. 믿었던 이에 대한 반전의 슬픔 ㅠㅠ

행복한책읽기 2021-09-08 18:00   좋아요 5 | URL
네 진짜루 느무느무 멋졌어요. 믿었던 이의 반전은. 책의 흐름상 예견된 거더라구요. 한동안 다른 책이 눈에 안 찰 듯합니다 ㅋ

페넬로페 2021-09-08 18:3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왼독 축하드려요^^
결국 내안에 악이 있다 인건가요?
더 궁금해집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09-09 00:06   좋아요 1 | URL
넵. 그렇습니다. 완전 찔립니다.^^

Falstaff 2021-09-08 19: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오, <나는 고백한다>를 위한 최고의 고별사입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09-09 00:07   좋아요 3 | URL
아오, 저 아직 보내지 못했습니다. 손이 안 떨어집니다 ^^;;

붕붕툐툐 2021-09-08 23: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완독 축하드립니다!!! 전 독서모임 책 읽어야 해서 지금 2권 못 읽고 있는데 독서모임 책 읽기 싫어서 완전 슬럼프... 근데 짧은 후기가 임펙트가 강하네용!! 멋지심!!❤

행복한책읽기 2021-09-09 00:08   좋아요 3 | URL
아. 그러시구나. 2권 첫장 미칩니다. 툐툐님이 그 전율을 맛보셔야 하는데. ㅋ

독서괭 2021-09-09 04: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내 안에 악 있다. 아 궁금해라~~ ㅠㅠ 완독 축하드립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09-09 23:55   좋아요 0 | URL
괭님. 감사해요 이 책은 진짜 물건이에요. 괭님도 아주아주 좋아하실겁니다^^

희선 2021-09-09 23: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 안에 악 있다’ 악은 누구한테나 있겠지요


희선

행복한책읽기 2021-09-09 23:56   좋아요 0 | URL
맞아요. 누구에게나 있는데. 정작 내가 모르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20210906 #시라는별 55 

몸이라 불리는 장소에 관하여 
미야자키 하야오풍의 질문 
- 김선우 

낡아가는 거라고 생각했지. 늙어보기 전의 일이지. 팔십 년쯤 살아보니 알겠어. 늙을수록 이 장소가 좋아지더라고. 여기는 절벽. 한해 한걸음씩만 허락되는 정직한 장소라네.

열개의 손가락으로 움켜잡은 당신이라는 절벽, ˝뛸까, 우리?˝ 말하곤 하지. 꽃이 지는 느낌으로 아니, 막 새로운 꽃이 피어나는 느낌으로 나는 대답하곤 해. ˝걸어요, 우리.˝ 하루를 느리게 살아낸 뒤 쓰다듬어줄 수 있는 이 장소가 있어 얼마나 고마운지. 한해 한해 한걸음이
갈수록 소중해지는 때라네. 그래, 충만하지.

알지 않나? 어떤 시간과 장소는 아주 낡은 채 불쑥 다가와 아예 드러눕기도 하거든. 무례하지. 하지만 이 장소는 낡지 않아. 늙을 뿐이지. 고통도 허기도 늘 새롭게 당도한다네. 내가 자네 나이 땐 깊게 패는 주름이나 검버섯 같은 게 무척 신기하더라고. 경험해보지 않은 새것들이니까. 아직도 새로 도착하는 낯선 것들이 여전히 있어. 궁금하지, 늘 궁금해. 이 장소가 말이야.

낡지 않고 늙을 수 있는 장소에 대해 자네는 얼마나 알고 있나? 낡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새로워지는 곳, 몸이라 불리는 장소에 관하여. 


김선우 시집 『내 따스한 유령들』 을 절반쯤 읽었다. 책을 볼 짬이 나지 않는 9월 첫 주 주말을 보내다 겨우 허락된 두어 시간 평화의 시간을 가졌다. <몸이라 불리는 장소에 관하여>는 늙어가는 몸을 달리 보는 시각 전환을 안내한다.

˝한 해 한 걸음씩만 허락되는 정직한 장소˝, ˝하루를 느리게 살아낸 뒤 쓰다듬어줄 수 있는˝ 장소, ˝낡지 않고 늙을 수 있는 장소˝, ˝낯선 것들이˝ ˝˝늘 새롭게 당도하는˝ 장소, ˝낡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새로워지는 곳.˝

늙어가는 몸을 팔십 년쯤 살아본 이 화자처럼 궁금해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꽃이 지는 느낌˝이 아닌 ˝막 새로운 꽃이 피어나는 느낌으로˝ 오늘 하루도 느리지만 어떻게든 살아낸 자신의 몸을 쓰다듬으며 수고했다 토닥이고 대견했다 칭찬할 수 있을 것 같다. 내 늙어갈 인생도 그런 방향으로 흘러가기를 바란다. 그러나 . . . . . .

하고많은 시들 중 이 시가 오늘 내 몸으로 쑤욱 들어온 것은 늙어가기보다 낡아가는 내 어미의 몸뚱이를 보고 만지고 온 탓이었다. 어미의 몸이 점점 말라간다. 이주일 사이 어미의 몸은 살점들이 녹아내린 듯 살의 거죽만 뼈에 붙어 있으려는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내 어미는 풍채가 좋은 여인이었다. 한창 시절엔 저 멀리서 물동이 이고 오는 모습만으로도 광채가 난다고 동네 어른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한 처자였고, 내가 만난 중년의 어미도 신수 훤하고 건장한 여인이었다. 그랬기에 자그마한 나는 늘 고양의 앞의 생쥐 꼴이었는데(물론 엄마의 기억은 다르다), 이제 어미는 작아지고 작아져 자그마한 내가 어미를 내려다보게 생겼고, 약해지고 약해져 내가 힘껏 부축해야 버티고 선다.

양쪽에서 거들어도 자꾸만 주저앉으려 하는 어미를 보면서 늙어가는 몸은 중력의 열기에 녹아내리는 하드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녹아내린 자리에 가느다란 나무 조각만이 남는 하드. 그리 단단했던 살덩이가 어떻게 저리 흐물흐물해질 수 있을까.

내 어미는 팔순을 기점으로 그렇게 악착같이 부여잡고 있던 생의 의지를 조금씩 놓기 시작했다. 이 시의 화자는 ˝팔십 년쯤 살아보니˝ 자신이 살고 있는 ˝장소가 좋아지더라고˝ 말하지만, 내 어미는 그 나이 이후로는 이전까지 곧잘 내뱉곤 하던 ˝내가 5년만 젊었어도˝ 라는 말조차 꺼내지 않았고 당신 몸을 돌보지 않았다. 나는 많은 자식이 그러하듯 안일했고 소홀했다.

‘피골이 상접한‘이라는 몸을 책 속의 활자가 아닌 실물로 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 날과 젊은 날엔 징글징글하게 미워했던 어미였지만, 어쨌든 내 어미여서, 어쨌든 저 몸뚱이로 날 먹이고 입히고 재우고 했던 어미여서, 말라서 더욱 아픈 앙상한 다리를
˝열개의 손가락으로 움켜잡는˝ 어미의 앙상한 두 손이 자꾸만 어른거려 시를 읽다 몇 번이나 눈시울이 불거졌다.

늙고 병들어가는 어미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 비도 내리지 않은 맑은 가을 하늘에 무지개가 떠 있었다. 가족 구성원 모두 탄성을 질렀고, 딸은 핸드폰을 챙기지 못한 엄마를 대신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나는 저런 아름다운 풍경을 앞에 놓고 엄마와 행복에 젖어본 적이 거의 없다는 사실에 혼자 목이 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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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1-09-06 06:2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와 “한 해 한 걸음씩만 허락되는 정직한 장소” 표현 너무 좋네요. 행복님 힘든 시기를 겪고 계시군요.. 글을 읽으며 저도 덩달아 목이 메입니다. 잘 견뎌내시길 빕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09-07 11:33   좋아요 4 | URL
괭님. 고마워요. 올것이 오려는 건가? 이런 맘이 들고 있지만 힘들지는 않아요. 다만 이 나이에도 고아 되는 건 두려운 거 있죠.^^;;;

막시무스 2021-09-06 07:33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저도 격을 시간이 얼마남지 않아 마음이 너무 무겁네요!ㅠ 어머니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손 많이 잡아드리세요! 행복한 한주되시구요!ㅎ

행복한책읽기 2021-09-07 11:35   좋아요 3 | URL
손 많이 잡아드리고 싶은데. 집에 모시지를 못해서. ㅠㅠ 막시무스님도 비슷하신거예요? 그럼 같이 손 잡아 드려요.

얄라알라 2021-09-06 08:2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확 들어와 사진 먼저 보고, 글을 나중에 읽었는데 풍경을 같이 보는 따님과 어머님의 모습을 상상하며 저 역시 목구멍이 뜨끈해집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09-07 11:37   좋아요 3 | URL
풍경이 넘 예뻐서 더 저릿했던가봐요. 같이 뜨끈해주셔 고마워요 북사랑님^^

페넬로페 2021-09-06 08:4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한 해 한걸음씩만 허락되는 정직한 장소
라는 문장이 왜이리 먹먹하고 씁쓸한지요~~행복한책읽기님의 어머님과 함께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이 건강하고 편안하연 좋겠습니다.
하늘 속 무지개처럼 우리 인생의 모든것이 일회적이지 않고 늘 행복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행복한책읽기 2021-09-07 11:48   좋아요 2 | URL
그죠. 저 시구, 정직한 말이어서 씁쓸하죠. 늙어가는 건 순리라, 그저 받아들이고 있어요. 저는 할머니 엄마를 볼 수 있는 것도 복이라 여긴답니다. 이만큼 나이 든 모습으로 제 곁에 있어 주셔 감사해요. 저에겐 엄마가 그 어떤 책보다 귀한 숨쉬는 책이셨거든요^^

2021-09-06 08: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07 1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파랑 2021-09-06 09:1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어머니의 건강이 걱정이네요 ㅜㅜ 잘 보살펴 드리길 바랍니다. 시처럼 거꾸로 생각해보면 낡아가는게 어저면 새로워지는 거라고 할 수 있을거 같아요~!!

행복한책읽기 2021-09-07 11:43   좋아요 2 | URL
그렇습니다. 우린 늙음을 저런 시선으로 바라보며 살아요. 물론 어렵겠지만^^;;

2021-09-06 1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07 1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붕붕툐툐 2021-09-06 12:23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이잉~ 마지막에 울컥..ㅠㅠ

행복한책읽기 2021-09-07 12:00   좋아요 3 | URL
죄송해요. 플친들 울리려던 게 아닌데^^;;

초딩 2021-09-06 23:5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아 사진이 모두 너무 몽환적이고 예뻐요!

초딩 2021-09-06 23:53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ㅜㅜ 어머니랑 오래 살다가 어머니가 내려가 계신데
너무 보고 샆은데 오랜만에 보면 도 늙으셨을까봐 슬프고 그래요.
코로나 때문에 왕래가 요즘 뜸해서 .. 그래도 보고 싶고 ㅜㅜ

행복한책읽기 2021-09-07 12:06   좋아요 3 | URL
초딩님 어머님과 오래 함께 사셨군요. 저도 엄마랑 삼십해 넘게 살다 독립했더랬어요. 코로나로 저도 요양원 계신 엄니를 자주 못뵜어요. 지금은 건강이 안 좋아지셔서 ㅡㅡ 보고 싶으실 때 달려가세요. 저는 늙어가는 부모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작은 복 중 하나라 생각해요. 우리의 거울이잖아요.^^

희선 2021-09-08 02: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머님 만나고 돌아가는 길이 마음 아팠겠습니다 그 길에 해무리를 만나셨군요 그게 조금 마음을 낫게 해주었기를 바랍니다 좋은 걸 함께 보는 것도 기쁜 일이죠 어머님하고 못한 거 따님하고는 많이 하세요


희선
 

20210902 #시라는별 54 

작은 신이 되는 날 
- 김선우 

우주먼지로 만들어진 내가
우주먼지로 만들어진 당신을 향해 
사랑한다
말할 수 있어 
말할 수 없이 찬란한 날 

먼지 한점인 내가 
먼지 한점인 당신을 위해 
기꺼이 텅 비는 순간 

한점 우주의 안쪽으로부터 
바람이 일어 
바깥이 탄생하는 순간의 기적 

한 티끌이 손잡아 일으킨 
한 티끌을 향해 
살아줘서 고맙다 
숨결 불어넣는 풍경을 보게 되어 
말할 수 없이 고마운 날 


9월의 첫 시집은 김선우의 최신작 『내 따스한 유령들』 을 집어들었다. 2012년 시집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 에서 

​지금 마주본 우리가 서로의 신입니다 
나의 혁명은 지금 여기서 이렇게

라고 말했던 시인은 이 시집에서 그 생각을 더 넓고 더 깊게 파고 들어간다. 우리 모두는 ˝우주먼지로 만들어진˝ ˝티끌˝처럼 작은 존재지만, 한 티끌이 스러지려는 또 한 티끌을 일으켜 주려 손을 내미는 것, 그런 것이 혁명이고 아름다움이라고 시인은 읊조린다. 나는 김선우 시인의 이런 시선이 참 좋다. 이 시인에게선 언제나 사람 내음이 풀풀 난다. 우리가 우리 속의 비루함들을 조금이나마 털어낼 길, 그 길을 시인은 ‘연대‘로 본다.

인간이 만든 세상의 참혹함

그럼에도 존재하는
어떤 아름다움들

​고통에 연대하는 간곡한 마음들.

작고 여리고 홀연한 그 아름다움들에 기대어
오늘이 탄생하고 내일이 기다려집니다.

고맙습니다. 세상의 무수한 스승들이여. (<시인의 말> 중)

김선우 시인이 지난 1년간 많이 아팠던가 보다. 자신의 건강을 염려해준 독자들에게 응답을 하는 마음으로 이 시집을 엮었다고 한다. 그에게 시인의 책무란 ˝시로 눈물과 기쁨과 위로와 아름다움이 되는 자리를 돌보는 일˝이기에.

김선우 시인을 누나라고 부르는 박준 시인의 추천사는 부러운 정겨움을 담뿍 담고 있다.  

<『내 따스한 유령들』 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사실 나는 시인의 시를 이야기할 수 없다. 다만 언제나 그랬듯 읽을 뿐이다. ‘너 무슨 일 있지‘ 하고 안부를 물어주는 시. ‘나도 무슨 일 있어 그런데 이제 괜찮아‘ 하고 말해 오는 마음. 그리고 이 끝에서 들려오는 깔깔.>

깔깔. 웃음소리가 가장 아름다운 사람. 김선우. 아침저녁 날은 스산해졌지만 이 시집으로 마음은 더욱 따스해질 듯하다.

더불어, 글로만 마주하는 당신들, 그대들도 나의 신이자 스승이자 내 따스한 유령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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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9-02 10: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1등!💓ㅅ💓

행복한책읽기 2021-09-02 15:23   좋아요 4 | URL
감솨~~~^^

scott 2021-09-02 16:47   좋아요 3 | URL
행복한 책읽기님이 북플에서 시를 읽어주시는 날에는
그 시를 읽은 저는 하루 죙일 올려주신 시 구절을 마음에 품고 있습니다

비록 전 북플에서 티끌 같은 존재 이지만
저에게 행복한 책읽기님의 시와 사진이 담긴 포스팅은
우주 만큼 깊고 생태계의 생물 처럼 모르는 시와 시어들을 배우며
티끌에서 솜뭉치로 조금씩, 배워갑니다 ^ㅅ^

행복한책읽기 2021-09-02 22:08   좋아요 2 | URL
무슨 말씀. scott님은 북플계 독보적 거목이에요. 저야말로 scott님에게서 넘 많은걸 배우는걸요. 그렇다면 플친들은 상부상조하는 사이로군요. 제겐 여기가 참 새로운 세계입니다. ^^

초딩 2021-09-03 00:30   좋아요 1 | URL
정녕 올 1등입니다 ㅎㅎ

청아 2021-09-02 10: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따뜻한 시집들을 찾아내는 책읽기님이야 말로 인간미 풀풀 글에서도 정겨움 줄줄~^^*♡

행복한책읽기 2021-09-02 15:25   좋아요 4 | URL
어. 제 인간미가 북플 바람 타고 미미님 계신 곳까지 날아간 겁니까. 아싸. 시 내음을 만방에 퍼뜨리겠습니다.^^

새파랑 2021-09-02 12: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행복한책읽기님은 큰 신 입니다 😆 작은 신이 되는 날 너무 좋네요. 시가 아름다워요~!!

행복한책읽기 2021-09-02 15:27   좋아요 4 | URL
와우. 새파랑님 덕에 이 작은 사람 졸지에 큰 신으로 승격했네요. 9월 경사입니다. 감사해요^^

라로 2021-09-02 12:4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우주의 먼지에서 시작한 제가 이제는 우주의 덩어리,,ㅎㅎㅎㅎㅎㅎㅎ
암튼 시 좋고요, 늘 시를 소개해 주시는 책님도 좋고요 제가 좋아하는 책이 두 권이나 보여서 좋아요.^^(코스모스와 티끌같은 나)

행복한책읽기 2021-09-02 15:29   좋아요 4 | URL
코스모스를 읽은 덕에 이 시가 더 와 닿았어요. <티끌 같은 나>는 아직 안 읽었으나, 라로님이 이 책 읽고 느무느무 좋았다고 올린 글이 생각 나, 이 시랑 넘 어울려 같이 올렸답니다. 북플의 파워!! 라로님은 우주의 덩어리!! ^^

초딩 2021-09-03 00: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그 티끌이 되어도 서로 느끼고 알기를 바랍니다 :-) 너무 좋네요

행복한책읽기 2021-09-03 00:41   좋아요 3 | URL
그죠. 이곳은 티끌들이 북적대며 끌어주고 당겨주고 밀어주는 곳^^

희선 2021-09-03 01: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시집 나온 걸 보고 행복한책읽기 님이 보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했는데, 구월에 보시는군요 저는 그냥 스치듯 봐서 내 따스한 유령들이 뭔가 했습니다 좋은 뜻이군요 사람은 우주 먼지 같죠 그걸 잊지 않아야 할 텐데 그러지 못하네요


희선

행복한책읽기 2021-09-06 18:15   좋아요 2 | URL
네. 김선우 시인 좋아요. 이번 시집은 오랜만이어서 더 반갑답니다^^

han22598 2021-09-05 13: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티끌같은 존재이지만,..티끌이기만 하지 않은 존재.
심져 때로는 위대한 티끌이 되게 만들어 주는 티끌들.
아. 김선우 작가님...시 너무 좋네요. 행복한님 덕분에 알게 되어서 장바구님에 담습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09-06 18:17   좋아요 1 | URL
ㅎㅎㅎ 한님도 시의 마력에 빠지실듯^^

얄라알라 2021-09-05 23: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따뜻한 유령이 기꺼이 되겠습니다^^ 따뜻한 글 기분 좋게 읽고 갑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09-06 18:17   좋아요 1 | URL
이미 유령이십니다. 신기하죠. 글에도 온기가 있다는 것이^^